며칠 전 친일 논란이 된 군함도를 보고 왔다. 군함도 관람후 평가는 제국주의 시대의 우리 한국인들의 친일 행각과 일본의 무자비한 만행을 묘사가 이 영화의 핵심이긴 하지만 부분적으로 드러나는 감독의 역사관은 고개를 갸우뚱할 수 밖에 없긴 했다.
맞아, 우리 나라 지식인들이나 사회 지도층들이 친일 앞장이가 되어 저 모습 저대로 무지한 국민을 우롱했을텐데, 우리 근대 문학이 일본제국주의에 맞서 싸우는 이야기보다 작가의 사소설이 더 많은 이유도 결국 개인의 안위에 촛점을 맞춰 소재로 다뤘고, 제국주의에 대한 저항이나 독립의지가 애시당초 그들의 문제가 아니었던 이면에는 뼛속까지 친일 감정이 더 그들의 삶에 유리하다는 판단 때문일 것이다. 영화 군함도의 친일 묘사는 그 당시 우리들의 자화상을 그대로 묘사함으로써, 이광수나 김활란같은 지식인들이 버젓히 현재까지도 칭송되고 있는 것이라고 짐작할 수 있었다.
단, 감독이 놓친 것은 부분적으로 보이는 그의 역사관이었는데, SNS에 추상적으로 떠돌아 다니는 친일문제를 구체적으로 제시하지면, 이정현이 소지섭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하면서 위안부문제에 관한 것인데, 얼핏 보면 전쟁 내내 학대당하는 위안부의 모습으로 보이지만, 한국인 포주와 한국인 포주의 착취는 지금 공론화 되고 있는 박유하의 위안부 주장과 맥을 같이 한다는 점에서 감독의 분명한 입장을 밝힌 필요는 있어 보인다. 물론 난 감독이 우리의 일본에유린된 역사를 저 버리고 친제국주의 시대를 묘사할 생각은 추호도 없었을 것이다라고 생각은 한다.
사실 군함도의 강제 징용이나 위안부에 대한 역사적 사실을 밝히는 추적은 우리 역사가들의 몫이긴 한데, 우리 역사학계가 박유하같은 어중이떠중이 친일학자들와 이명박이나 박근혜 친일 정부와의 콜라보레이션으로 길을 잃고 헤매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다른 한편으론 서울대 역사학자들의 친일 역사가 위안부나 군함도에 대한 일본 제국주의의 착취에 대한 역사적 사실을 아예 밝히려 하지 않고 있다는 직무 유기가 한 몫한다고 생각한다만!)
군함도의 앞장면, 반도호텔 클럽에 모여 흥겹게 춤추는 그 장면은 지금 현재, 그 일본 부역자들이 정권을 잡아 김활란의 동상이 이대 앞에 떡 버티고 있고 이인성같은 강성 뉴라이트가 kbs 이사가 되고 류석춘 같은 사람이 자유한국당에 추대되서 살생부를 만들어도 아무렇지도 않은, 과거 제국주의와 21세기의 한국의 모습은 전혀 다른 모습이 아니다란 생각이 요 며칠 머리 속에 맴맴 돌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