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사실들을 직면하는 공포와 막다른 골목인 죽음의 공포. 이것을 능가하지 못한 채, 자기 기만적으로 방어하는 ‘성격‘이란 특질. 인간은 스스로에게 거짓말을 하면서 살아간다.....
초반부 100여 페이지를 읽으면서 내가 생각한 건, 인간은 그 머릿수 만큼의 실험이란 것이다. 출생, 성장, 사회성, 필멸의 방식인 죽음을 어떻게 극복할 지 사람 머릿수 만큼의 방법론이 있다. 보편성을 띈다고 보지는 않는다. 나로선... 유한하게 태어나서 무한한 신에게로의 완전한 회귀를 경험하거나 무에의 완전한 소멸을 겪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위로가 된 지 오래되었다. 난 숨이 막히는 경험이 두렵지 죽음이 두렵진 않다.
생의 경이가 어디에 있었는지! 문명이란 집단 거짓말 속에서 타인의 거짓말을 배우고, 날 방어할 거짓말을 익혀가며 서서히 억압되어간다. (삶은 자유롭지 못하다.)난 늘 삶이야말로 진정한 지옥이라고 생각해 왔다. 과장된 즐거움과 쾌락은 행복을 알지 못하고, 슬픔과 절망은 삶 앞에서 무력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침은 온다. 이 고약한 사실이 난 너무 싫다.

이제 5장 키에르케고르로 넘어가기 전, 실존이란 인간 이해를 다루기 전에... 삶을 다루는 거짓말, 성격에 격하게 공감. 그리고 유년기의 무한에의 애정이 삶에 종속되며 좌절되고... 좌절감을 사회 영입을 위해 감추면서 거짓 성격 속에서 살아가면서도... 평생 무한에의 의지... 회한... 욕망을 품을 수 밖에 없는 필멸의 인간에게 신은 진정한 소멸이자 회생, 유년기의 부활이고, 진실의 수호자이란 걸 덧붙인다. 난...... 어차피 죽을 거라면 영원을 믿거나, 소멸을 꿈꾸고 싶지 삶이란 거짓 역할 놀이에 너무 심취해서 죽음을 의심하고 싶진 않다. 최소한 그 정도까지 우스워지고 싶진 않은 게 나의 실존인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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