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한 말을 내가 오해하지 않기로 함
문상훈 지음 / 위너스북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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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글이 단출해 좋다. 애써 멋 내지 않은 듯 보이지만 실은 그러기까지 그가 얼마나 많은 멋쟁이 단어들을 탈락시켰을지를 상상하면 웃길 것도 없는데 미소가 스쳐 지나간다."
유병재(코미디언)의 추천글처럼 어려운 말들로 자신을 포장하려 하지 않고 단출하고 솔직해서 공감이 훅 간다.
좋은 것을 좋다고 표현하면 너무 솔직하다하고,
싫은 것을 싫다고 표현하면 너무 직설적이다 하고,
여름보다 겨울이 좋아고하면 너무 감정이 메마르고 차다한다.
이쁘다고 입모아 이야기하는 유행템들이 내 눈에는 그리 이뻐보이지 않고 관심이 없는데 그들 속에서 내가 그들의 생각을 쫓아갈 이유도 크게 느끼지 못한다.
이쁜 것을 이쁘다 말하는 것도, 이쁜 것이 이쁜지 잘 모르겠는 나도 표현방법인데 그냥 서로 다른거 아닌가?
그런 나를 이해하라는 말도, 납득시키고픈 마음도 크게 없다. 나는 네가 아니고 나니까.
<내가 한 말을 내가 오해하지 않기로 함>책을 알라딘에서 보고 북밴드에 킵했었다. 내가 한 말이 누군가에게 상처가 되기 전에 나 스스로가 내가 뱉은 말에 뜨끔해 하지 않기 위해서다. 이렇게 저렇게 너무 생각을 많이 하고 한 말들이 오히려 잔상이 많이 남는다. 내 경우엔 그렇다.
문상훈 작가의 글은 내 마음같다. 내가 하고픈 말들을 적어놓은 글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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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치백 - 2023 아쿠타가와상 수상작
이치카와 사오 지음, 양윤옥 옮김 / 허블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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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반 도입부터 허걱~하는 스토리를 처음 접하며 읽었다.
읽는내내 감출수 없었던 느낌은 '일본스럽다', '일본 작가답다'였다.
파격적이고 모험에 도전하는 신인을 발굴하여 문단에 새바람을 일으키는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는 '아쿠타가와상'의 의도가 <헌치백>과 잘 맞아 떨어진다는 생각도 들었다.
처음부터 끌고 나가는 작가의 힘이 크다기보다는 삐걱거림없이 흘러갔다.
만약 책의 두께가 300쪽을 넘어갔다면 아마 성공?하지 못했을 작가만의 최대치를 느낀 부분이다.
책의 두께로 가늠할 수 없는 전체적 줄거리가 충분히 얇음으로도 전해졌다.
작가는 무슨 말을 전하고 싶었을까? 생각해본다.
장애인으로서 살아가는 삶에 비장애인들의 눈으로 생각하는 모든 틀을 깨버리고 싶었을까?
아니면 장애인으로 살아가는 삶에 비장애인이 겪지못하는 애로사항을 말하고 싶었을까?
그것도 아니면 장애인도 당당한 사회구성원으로서의 삶을 살아가고 싶다는 토로의 말을 전하고 싶었을까?
"평범한 여자 사람처럼 아이를 임신하고 중절해 보는 게 나의 꿈입니다."
중절, 낙태에 대한 서로 다른 관점을 생각해보게 되는 책이다.
또한 장애인으로서의 인권적 삶에 한 개인과 여성성을 생각해보게 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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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시간을 복원하는 사람입니다 - 어느 문화재 복원가가 들려주는 유물의 말들
신은주 지음 / 앤의서재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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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라는 단어를 접할 때마다 광대한 시간을 느낀다. 인물 관련 책을 읽거나, 유물 관련 책을 읽고 직접 그 현장(사찰, 유적지)을 찾아가 보고싶은 그래서 다양한 곳을 접했다.
역사는 나에게 꾸준한 관심을 가져야하는 친구같은 어른이다.
《나는 시간을 복원하는 사람입니다》는 내가 접해보지 못했던 새로운 부분이다.
어릴 적 '인디아나 존스' 영화를 보며 고고학의 신비로움을 알게 되었다. 주인공의 연기또한 한 몫을 했지만, 끊임없이 찾아내려는 자와 어떤 목적을 가지고 빼앗으려는 자의 싸움은 흥미진진함으로 다가왔다.
오랜 시간 사람들의 관심밖에 있던 유물들이 쓸모의 존재를 알고, 선이든 악이든 현재의 시간으로 돌아오게 된다는 것은 그것이 가진 쓰임새의 역할을 알지 못하는 무지함에 두려움마저 느낀다.

책 속 작가의 글처럼 알아내기위한 것이 아닌 지키기위한 것임이 기본개념이며, 영원히 유有한 것은 없고 언젠가는 소멸되는 것이 자연의 섭리임을 우리는 깨달아야 함이다.

문화재를 복원하는 소명을 가진 사람들의 손 끝과 마음의 깊이를 조금은 알게 되었다.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사명감을 가지게 된다는 작가의 담담하면서도 일에 대한 애정을 느끼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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뭉우리돌의 들녘 - 국외독립운동 이야기 : 러시아, 네덜란드 편 뭉우리돌 2
김동우 지음 / 수오서재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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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라딘 서점 검색을 하다가 우연히 보게 된 책이다. 제목이 눈에 띄었고, 국외독립운동 이야기라는 소제목이 궁금했다.
사진 작가의 렌즈 속에 담긴 사진들은 쓸쓸했다. 사계절을 들여다보면 늦가을같은 분위기다.
2023년은 '한인 연해주 이주 160주년'이 되는 해란다.
독립운동의 다양한 활동지를 보긴 했지만, 러시아, 네델란드는 잘 몰랐다.
작가는 빈약한 배경지식으로 연해주 일대 사적지를 답사하고 촬영하고 글로 정리하는 일을 하면서 서툰대로, 낯설은대로 책에 담아 전하고자 했다.
러시아에 정착하게 된 배경과 독립운동이 해외까지 이어지면서 운동가들이 하고자했던 활동이 어떤 것이 있는지 조금 알게 되었다.
그들의 이름 앞에 독립운동가, 열사, 의사라는 칭호가 붙기까지 자신의 몸을 살피지않고 가족들의 안녕에 몸달아했던 그저 평범한 한 인간으로서의 모습도 보게 되었다.
서로에게 총과 칼을 드리대며 이념의 다름이 가져온 혼돈안에서 러시아와 네델란드는 잊혀가는 흔적들이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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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통 없는 사랑은 없다 정호승의 시가 있는 산문집
정호승 지음 / 비채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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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모든 생명들은 거저 태어나고 생겨나는 것이 아니라 저마다의 탄생의 고통을 겪어내며 이름을 가진다. 정호승 작가님의 책을 먼저 읽기 전에 문학관을 방문하여 작가님의 담백한 톤의 목소리와 자리를 메운 사람들의 열정을 느끼는 시간을 가졌다.
한 편의 시가 제자리를 찾기까지 얼마나 많은 시간을 고뇌했을까? 탄생배경을 이야기해주셨다.
작가는 고민하며 썼을 시 한 편을 우리는 그저 얻어 먹었다. 무엇이든 사랑이라는 단어를 붙이면 말랑말랑한 글이 되고, 고통이라는 단어를 붙이면 살을 깎아내는 아픔의 통증이 덕지덕지 붙는다.
눈에 비치는 온갖 물체들의 움직임에 허투루 여기지 않는 작가만의 시선이 평범한 우리네와 다름이 분명하게 느껴지고, 나는 어제도 지나간 길을 한번 더 쳐다보며 어제와 달라진 그 무엇을 찾아보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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