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짝 욕심이 생겼어
요시타케 신스케 지음, 고향옥 옮김 / 김영사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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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가장 솔직하고도 발칙한 '욕심'에 대한 이야기와 삽화로 채워진 책이다.
읽는내내 삽화속 작가의 표정이나 사람들의 작은 동작과 감정의 차이에 몰입해서 봤다.
가장 공감됐던 부분은 '실제로 좋은 일이 없더라도', '필요한 곳만 방해물을 치운다', '저런 게 재미있을까', '옳고 그름의 문제가 아니라 직성이 풀리는가의 문제', '적당히 얼버무릴 줄 아는 어른이 되고 싶다', '어느 선까지면 실패해도 되나요?', '자신을 긍정할 수 없다면, '그 문제에 가장 흥미 없는 사람의 시점' 등이다.
"욕심이 있기에 성공도 하고 욕심이 있기에 실패도 한다"는 공식의 말처럼 성공이라는 개념안에 모든 것을 평가한다. 서로의 치관에 대한 차이를 무시한 채.
작가는 맥락없고 꼭 그래야하나싶은 사소한 감정의 꼬투리를 삽화로 그려내 인간의 가장 민낯을 끄집어냈다.
누군가가 규정지은 것들에 규칙인양 맞춰 살아가고, 꼭 그렇게해야만 하는 것도 아닌 것을 그렇게하지 않으면 나만 바보가 된 듯 거름지고 쫓아가는 식이다. 나도 마찬가지다.
자신이 감당할 수 있는 만큼의 욕심은 그 사람 몫이다. 욕심을 부릴 줄 아는 것 또한 용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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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래 (문학동네 30주년 기념 특별판) 문학동네 30주년 기념 특별판
천명관 지음 / 문학동네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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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1
금복의 파란만장한 인생
p540~ "일찍이 고향 바깥의 세계에 눈을 뜨게 되었고, 출분 이후 누구보다도 자신의 감과 욕망이 이끄는 바대로 대상을 바꾸면서 살아왔다. (중략)
외부로 그녀를 인도하고 남편. 아버지. 투자자의 역할을 수행한 생선장수를 통해 은원, 남녀관계, 재리(재물과 이익을 아울러 이르는 말) 등의 세상의 법칙과 처음으로 조우했다.
걱정의 원초적인 생명력에 본능적으로 매혹된 나머지 앞뒤 없이 살림을 차리고 심신을 다하여 몰입한 적도 있다.
칼자국을 통해 영화가 선사하는 환영의 세계에 매혹되고, 그가 제공하는 권력과 재화와 문화의 후광하에서 일신의 보호를 구하는 대가로 칼자국의 일생을 건 판타지를 충족하는 대체물로서 자신을 제공하는 식으로, 그와 그녀 사이에 형성된 욕망의 상호모방의 관계에 스스로 편입되기도 했다.
그러나 그녀가 연을 맺었던 그때그때의 욕망의 대상-아버지, 생선장수, 걱정, 칼자국 등-은 대개 비참한 파멸을 맞이했으며 그 관계는 결코 영속되지 않았다."
=시작이 어떠했던 간에 생선장수를 만나고 난 후 아버지는 자살을 했고, 살아내야했기 때문에 그 당시 상황으로봐서는 금복의 선택은 선택의 여지가 없었던 듯하다. 시대적 배경을 본다면 모두가 가난하고 밥 세끼 먹기 힘든 시기에 입 하나 줄고, 더군다나 여자로서의 모든 색끼가 갖춰진 금복에게는 그녀가 당시 몰입하고자해서 몰입된 것이 아니고 욕망의 대상에 눈에 띄였기 때문이 아닐까.

리뷰 2
노파의 금전욕과 모정
p537~ "노파의 경우는 오로지 돈을 모으는 데만 열중한다. 눈앞의 호구나 무뢰배의 위협에도 그녀가 모은 돈은 세상 밖으로 나오지 아니하며 생전에 사용된 적조차 거의 없다. 그것은 어떤 다른 가치로도 교환되지 않는다. 즉 경제적.사회적 의미를 갖는 것이 아니다. 그녀 자신이 밝히고 있는 것처럼 이것은 자신을 둘러싼 일체의 운명 내지는 _세상에 복수를 하기 위해서_라는 개인적 동기에 의해 축척된다."
=불우한 삶의 역정에서 비롯된 불신의 근원에서부터다. 남편으로부터의 폭력과 잠재되어 있던 욕정의 또 다른 분출이다.
자신의 딸을 학대하고 외면하면서 거울화되어 버리는 딸의 모습에서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게 된 것은 아닐까. 하지만 딸의 눈을 영원히 불구로 만들어 상황과 직면한 모든 것들을 철저히 무시하는 행동. 그럼과동시에 지키려고한 시도(곰보가 딸을 간음하려고 할때 살해한 것).
에필로그에서는 "자신의 행위의 결과 및 죄를 부단히 환기하는 거울과도 같은 딸의 눈빛 그리고 존재 자체로부터 필사적으로 도망치기 위한 시도"였다라고 이야기한다.
=과연 노파의 삶은 행복했을까.
자신의 거울과도 같았던 애꾸 딸이 돌아와 노파를 죽이게 되는 과정들. 부모로서의 책임감이 되물어지는 순간이다.

리뷰 3
<고래>는 한 여인의 삶을 서사적으로 그린 소설같기도 하고, 시대속 다양한 삶을 이야기하는듯도 하고, 인간의 가장 기본적 욕구인 성性 '리비도'를 묘사한 소설이기도 하다.
p556 "<고래> 전체를 통틀어 춘희 이상으로 내부의 세계를 풍성하게 구축한 개인은 사실상 존재하지 않는다. 낭만주의적 전통에서 연원한, 이와 같이 철저히 내부의 세계에만 구애되고 있는 자기 정향적 개인의 형상을 또한 어찌 소설의 주인공이 아니라고 단언할 수 있겠는가."라는 에필로그처럼 한 여인의 자기 본위적 세계를 일생에 걸쳐 자연과 사물과의 일치되는 과정을 그렸다고 하는 작가의 세밀한 작업이 이해의 폭을 넓히기도 했다.
한 인간의 흔적을, 관계를, 하나의 일상처럼 담아낸다면 지루하거나 관심을 끌지는 못했을 터이다. 첫 도입부분부터 뭔가 다른 전개가 일단은 관심을 집중시킨다.
그리고 읽는내내 다시 앞부분을 들춰보며 실화인가? 소설맞나? 물음을 던지게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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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란 무엇인가 - 2017 개정신판
유시민 지음 / 돌베개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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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장 혁명이냐 개량이냐

《노예의 길》에서 하이에크는 국가중심주의의 폐단을 꼬집으며 개인 한사람 한사람이 부속품화되는 경쟁과 시장형성에 자유를 침범당하는 결과를 초래하는 당위성을 서술했다. 국가가 나서서 개인의 수요를 결정하며 개인의 자유를 쥐락펴락하는 케인즈사상을 비판하기도 했다. 법질서나 원칙에 대해 입각하지 않고 민족에 의해서 대중에 의해서 국가의 정책이 좌지우지되는 것은 결론적으로 전체주의 성향으로 치우치게 된다는 주장.

1940년대 사회주의, 사회민주주의가 성행했던 시기. 이미 경제학의 선두로 케인즈의 사상은 경제전체의 운영을 펼쳐나갔던 시점이다. 문제점을 제시하고 시대의 변화에 맞춰 하이에크의 또다른 주장이 부딪혔을 것이다. 하지만 이상주의적 사상에 뜬구름잡는 이야기로 치부됐다. 케인즈의 사상도 옳고, 하이에크의 주장도 옳다. 서로 다른 주장에서 어느것 하나를 선택하고 어느것 하나를 배척해야한다면 분명 시장형성의 기본 구조를 이해한 경제전문가의 이론이 먹혔을듯.

제7장 진보정치란 무엇인가

《유한계급론》에서 자본주의는 제로섬게임이며 부의 불평등은 직접적으로 개혁을 방해하지만, 효과는 간접적방법으로 조장된다는 베블런의 주장은 머리로는 이해가 되지만, 계급이라는 실질적 단어가 주는 느낌은 좀 거리가 멀다.
타인의 시선에서 좀 더 자유로워지는 것이 진보로의 출발이라는 유튜브강사의 이야기. 자유로운 삶을 추구하며 살고 있는 보통의 사람들에게 유한계급사회가 주는 질문이 크게 와닿는다.
표면적으로는 개인의 선택이 커 보이지만 큰 인과관계에서 개인의 선택은 부차적 요인이라 주장한 에드워드 H. 카.
인식의 방법을 역사는 어떻게 이해하는지에 대한 혜안을 제시한다. 개별적 개인과 차이의 존재를 중시하는 것이 현대 철학의 특징이며, 구조의 작동에 의한 단일한 역사가 아니라 차이가 중시되는 차이의 역사라는 개념을 피력한다.
진보의 방향은 미래에 미리 결정되어 있지않고 역사 내부에서 진보의 방향성이 나온다고 한다.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변화되고 있고, 변화되는 과정에서 진보는 진보하지않는 방향성을 찾아가야한다는 것이다.

인간들의 능력이 합해지고, 창조적 과학의 힘에 의해 미래 역사는 진보하는 방향성이 정해진다고 말한 에드워드. H 카의 《역사란 무엇인가》를 들으면서 보수나 진보, 모두 역사속에서 방향을 잃고 자신들이 뜻한 주장을 잘 지켜나가고 있는지 되짚어볼 시기가 아닌가 싶다. 누가 맞고 틀리고의 이분법적 논리가 아니라 우리 모두는 역사속에서 방향성을 찾아가기위해, 잘 살기위해 서로 다른 생각들을 공유해야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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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하게도 나는 너를 우리학교 소설 읽는 시간
이꽃님 지음 / 우리학교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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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마음안에 갇힌 해주. 완벽해보이는 의사아빠와 대기업에 다니는 엄마의 외동딸. 서로의 의견차이로 늘 냉랭하기만 한 부모님에게 씩씩하고 공부 잘하는 딸이기만 했던 해주.
마음 한 구석 늘 외롭고 허전함을 감추며 아닌척, 괜찮은 척 고등학생이 되었다.
그런 해주에게 아이돌같은 외모의 완벽한 온주에게 보란듯이 잘나보이고 싶었던 욕심에서 출발한 가스라이팅.
분명 범죄같은 가스라이팅의 시작이 되었다.
그 가운데 ‘해록‘이가 있었다. 보란듯이 사귀는 연인이어야만 했고, 친구들의 부러움이 앞서야했다.
해주의 가스라이팅을 알아챈 해록이는 벗어나려 몸부림쳤지만 누가봐도 완벽한 해주의 손바닥안에서 벗어날수도 외면할수도 없는 덫에 걸려들고 만 것이다.

해주의 어느 부분까지가 진심이고, 어느 부분까지가 거짓인지 마지막까지 읽고나서도 머릿속이 희뿌였게 된다.
경찰관의 말처럼 곰팡이균에 잠식당한 해주의 의식은 점점 강도가 높은 거짓말로 모두를 옭아맸다.
˝사람의 마음은 눈에 보이지 않아서 알아차리기란 참으로 힘듭니다˝ 작가의 말처럼 사람의 마음은 눈에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알아차리기 힘들만큼 해주의 가면을 그저 지켜보기만 할 사람들은 그렇게 많지 않을 것 같다. 분명 소설이고, 소설 속 주인공 해주는 가족안에서의 채우지못한 마음의 병을 앓고 있었으니까.
집착이, 상대방에 대한 욕심이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대체될 수는 없을 것 같다. 그건 다른 이름의 폭력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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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든 - 완결판
헨리 데이비드 소로우 지음, 강승영 옮김 / 은행나무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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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려움 가득한 월든 숲 앞에서 나아가야할 지 되돌아가야 할 지를 내적갈등으로 고심했다. 보이지않는 길에 대한 두려움과 길의 끝에 만나게 될 새로움.
하늘이 보이지 않을만큼의 짙푸른 숲길을 무거운 발걸음으로 내딛었다. 주변을 탐색할 정도의 이성보다 그저 의식이 따르는 발걸음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였다.
내 안의 무수히 많은 생각들을 월든숲을 걸어가며 쏟아냈다. 그 이후 조금씩 숲안의 이야기가 들려왔다.
여전히 무언가를 응시하며 좇아가기엔 두렵다. 두려워서 자꾸 뒤를 보게 된다.
작은 벌레들의 사각거리는 소리,
이름모를 새들의 지저귐,
숲이 오롯이 뿜어내는 열기,
살짝살짝 내리꽂히는 빛의 화려함.
모든 것들이 세상과는 단절된 그들만의 세상안에서 조화롭게 살아가고 있었다. 나만이 외부인이라는 강렬한 외로움.

<월든> 그 짙푸른 숲속 사계절의 이야기가 소로우만의 감성으로 그려졌다. 셀 수 없는 생명체들과의 조우, 내가 원하든 원치않든 찾아오는 방문객들, 마을 사람들, 언제나 심오한 빛을 뿜으며 반겨주는 호수.

17장 봄을 읽으며 소로우의 삶이 인생이 다시 봄으로의 시작이며, 봄과 더불어 소생함이 느껴졌다. 누가 언감생시 호수바닥의 깊이를 궁금해하며 깊이를 잴 수 있을까?
자신만의 통찰력으로 지적 호기심을 쏟아낸 월든 숲 이야기는 자기 내면의 자잘한 욕망을 자신만의 방법으로 가꾸고 찾아가는 길을 내어주는 것 같다.
이젠 어설프지만 ‘나도 <월든> 읽어봤다.‘ 소리 할 수 있을것 같다.
˝각자는 자기 자신의 일에 열중하며, 타고난 천성에 따라 고유한 인간이 되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라는 작가의 맺음말처럼, 성공하기위한 삶이 아니라 지금보다 좀 더 나은 삶을 위해 터벅터벅 걸어가면 될 것 같다.
무언가를 이루기위해 노력하는 모습. 그 자체가 너무 아름다울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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