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래 (문학동네 30주년 기념 특별판) 문학동네 30주년 기념 특별판
천명관 지음 / 문학동네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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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1
금복의 파란만장한 인생
p540~ "일찍이 고향 바깥의 세계에 눈을 뜨게 되었고, 출분 이후 누구보다도 자신의 감과 욕망이 이끄는 바대로 대상을 바꾸면서 살아왔다. (중략)
외부로 그녀를 인도하고 남편. 아버지. 투자자의 역할을 수행한 생선장수를 통해 은원, 남녀관계, 재리(재물과 이익을 아울러 이르는 말) 등의 세상의 법칙과 처음으로 조우했다.
걱정의 원초적인 생명력에 본능적으로 매혹된 나머지 앞뒤 없이 살림을 차리고 심신을 다하여 몰입한 적도 있다.
칼자국을 통해 영화가 선사하는 환영의 세계에 매혹되고, 그가 제공하는 권력과 재화와 문화의 후광하에서 일신의 보호를 구하는 대가로 칼자국의 일생을 건 판타지를 충족하는 대체물로서 자신을 제공하는 식으로, 그와 그녀 사이에 형성된 욕망의 상호모방의 관계에 스스로 편입되기도 했다.
그러나 그녀가 연을 맺었던 그때그때의 욕망의 대상-아버지, 생선장수, 걱정, 칼자국 등-은 대개 비참한 파멸을 맞이했으며 그 관계는 결코 영속되지 않았다."
=시작이 어떠했던 간에 생선장수를 만나고 난 후 아버지는 자살을 했고, 살아내야했기 때문에 그 당시 상황으로봐서는 금복의 선택은 선택의 여지가 없었던 듯하다. 시대적 배경을 본다면 모두가 가난하고 밥 세끼 먹기 힘든 시기에 입 하나 줄고, 더군다나 여자로서의 모든 색끼가 갖춰진 금복에게는 그녀가 당시 몰입하고자해서 몰입된 것이 아니고 욕망의 대상에 눈에 띄였기 때문이 아닐까.

리뷰 2
노파의 금전욕과 모정
p537~ "노파의 경우는 오로지 돈을 모으는 데만 열중한다. 눈앞의 호구나 무뢰배의 위협에도 그녀가 모은 돈은 세상 밖으로 나오지 아니하며 생전에 사용된 적조차 거의 없다. 그것은 어떤 다른 가치로도 교환되지 않는다. 즉 경제적.사회적 의미를 갖는 것이 아니다. 그녀 자신이 밝히고 있는 것처럼 이것은 자신을 둘러싼 일체의 운명 내지는 _세상에 복수를 하기 위해서_라는 개인적 동기에 의해 축척된다."
=불우한 삶의 역정에서 비롯된 불신의 근원에서부터다. 남편으로부터의 폭력과 잠재되어 있던 욕정의 또 다른 분출이다.
자신의 딸을 학대하고 외면하면서 거울화되어 버리는 딸의 모습에서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게 된 것은 아닐까. 하지만 딸의 눈을 영원히 불구로 만들어 상황과 직면한 모든 것들을 철저히 무시하는 행동. 그럼과동시에 지키려고한 시도(곰보가 딸을 간음하려고 할때 살해한 것).
에필로그에서는 "자신의 행위의 결과 및 죄를 부단히 환기하는 거울과도 같은 딸의 눈빛 그리고 존재 자체로부터 필사적으로 도망치기 위한 시도"였다라고 이야기한다.
=과연 노파의 삶은 행복했을까.
자신의 거울과도 같았던 애꾸 딸이 돌아와 노파를 죽이게 되는 과정들. 부모로서의 책임감이 되물어지는 순간이다.

리뷰 3
<고래>는 한 여인의 삶을 서사적으로 그린 소설같기도 하고, 시대속 다양한 삶을 이야기하는듯도 하고, 인간의 가장 기본적 욕구인 성性 '리비도'를 묘사한 소설이기도 하다.
p556 "<고래> 전체를 통틀어 춘희 이상으로 내부의 세계를 풍성하게 구축한 개인은 사실상 존재하지 않는다. 낭만주의적 전통에서 연원한, 이와 같이 철저히 내부의 세계에만 구애되고 있는 자기 정향적 개인의 형상을 또한 어찌 소설의 주인공이 아니라고 단언할 수 있겠는가."라는 에필로그처럼 한 여인의 자기 본위적 세계를 일생에 걸쳐 자연과 사물과의 일치되는 과정을 그렸다고 하는 작가의 세밀한 작업이 이해의 폭을 넓히기도 했다.
한 인간의 흔적을, 관계를, 하나의 일상처럼 담아낸다면 지루하거나 관심을 끌지는 못했을 터이다. 첫 도입부분부터 뭔가 다른 전개가 일단은 관심을 집중시킨다.
그리고 읽는내내 다시 앞부분을 들춰보며 실화인가? 소설맞나? 물음을 던지게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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