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을 죽인 여자들
클라우디아 피녜이로 지음, 엄지영 옮김 / 푸른숲 / 2023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 요즘 책친구님들 사이에서 자주 보였던 책이다.

여자들이 어떻게 신을 죽인걸까, 궁금하던 와중에
몽실북클럽 서평 이벤트가 올라왔고,운 좋게 당첨까지 되었다.

* 처음엔 책표지가 쇼핑백인가 싶었는데
띠지를 벗겨보니 완전 다르다ㅋㅋ
궁금증을 껴안은 채,바로 재빠르게 읽어본 책!

* 책의 처음은 리아의 이야기로 시작되었다.
30년 전, "귀염둥이"라고 불리던 아나의 죽음.
그녀는 토막 난 채 불에 탄 시신으로 발견되었다.
이 일이 있은이후, 리아는 더 이상 하느님을 믿지 않았다.

* 천주교를 믿는, 거기에 종교에 광적으로 집착하는
어머니와 언니가 있는 집에서 더 이상 살 수 없었던 리아는
스페인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에자리를 잡게 되었다.

* 집과의 연결 고리는 아버지와 주고받는 편지 뿐.
그런데 갑자기 리아의 언니인 카르멘과 형부 훌리안이 찾아와
있는지도 몰랐던 조카 마테오의 행방을 묻는다.
언니네 부부가 떠나고 얼마 뒤, 리아 아버지인 알프레도의 편지를 가지고
리아를 찾아온 마테오.
그는 무엇으로부터 도망쳐 아르헨티나에서 스페인까지 왔던 걸까?

* 가정은 사회의 작은 공동체라는 말이 있다.
낳고, 길렀다는 이유로 자식을 소유물로 생각하는 부모.
그들에게서 벗어나 할아버지의 편지를 들고
이모인 리아를 처음 만나는 마테오가두 번째 이야기를 장식한다.

* 아나의 사건이 있던 날, 머리에 충격을 받아
'선행성 기억상실'을 앓고 있는 마르셀라.
그녀는 아나의 하나뿐인 친구였고
아나의 사건을 가장 정확히 기억하고 있는 사람이다.

* 부인님이 뚜껑 잘 지키라고 했는데,
그게 이런 뜻이었을 줄이야.........
마르셀라의 이야기가 계속되면서
결국 나는 쌍욕을 입에 담았다.
마르셀라로부터 시작되는 그 날의 진실은
너무 충격적이고, 아프고, 아렸다.

* 그런데 그 뒤로 이어지는 애기가 계속 될수록
완전 뚜껑 열림. 매우 딥빡🤬
자신이 가지고 있던 욕망을 '하나님의 시험'으로,
그들이 지었던 죄를 '하나님의 뜻'으로 해석하는
사람들을 보면서 완전 미치는 줄 알았다.

* 그들이 내 옆에 있었다면
'내가 방금 하나님이랑 통화했는데
그거 하나님의 뜻 아니래!!'하고 외치고 싶었다.
왜 본인들이 지은 죄를 하나님 핑계를 대며
스스로를 용서하려고 하는지.
내 종교가 하나님을 믿는 종교는 아니지만
왠지 이렇게 이용 당하는 하나님이 불쌍해졌다.

* 일곱 명의 시점에서 이어지는 이야기는
중반부로 들어가면서 서서히 진실이 드러난다.
그렇기에 쨘! 하는 반전은 없지만
각 인물의 시점에서 상세하게 서술되는
그들의 감정으로 인해 굉장히 몰입도가 높다.

* 더불어 종교학, 건축학, 심리학 등
다양한 장르에 이르는 배움거리들.
종교와 가족, 사랑, 우정, 욕망 등
심리적인 묘사 또한 뛰어나다.
쌍욕을 하면서 봤지만 마지막 알프레도 이야기까지 읽으면
그 여운이 굉장히 길게 남는다.

* 스포가 될까봐 다 적지는 못했지만
그들의 마음이 느껴지는 단어와 문장들.
눈에 선하게 그려지는 풍경 묘사와
끝까지 아나를 잊지 않는 이야기.
'진정으로 우리를 구원하는 것은
종교가 아니라 웃음이다.'라는 문장까지.
와~ 이 책 최고다👍

* 역시, 책친구님들 피드에 자주 보이는 책은다 이유가 있다.
토막난 채 불에 탄 시신으로 발견된 소녀에서 시작해
종교와 가정, 사랑, 우정, 믿음과 욕망 등
우리의 삶을 어우르는 이야기였다.
언제고 다시 책장에서 빼들고 싶은 이야기를 가진 책이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벽사아씨전 안전가옥 오리지널 29
박에스더 지음 / 안전가옥 / 2023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 겨울만 되면 겨울왕국이 되는 우리 집!
덕분에 나는 11월 말부터 2월까지는
도서관 방문을 쉰다.
대신에 그동안 사놓았던 아껴둔 책들을 읽는다.
그렇게 오늘 꺼낸 벽사아씨전.

* 늘 표지보다 책의 내용을 보고 고르는 편인데
특이하게도 이 책은 제목과 표지가 먼저
눈에 들어왔던 책이었다.
벽사아씨와 부적이 붙은 칼을 뽑는 여인.
표지부터 삿된 것에 홀린 기분이었다.

* 태어날 때부터 귀를 보는 체질을 타고난 빈.
'서문'가의 장녀이자 귀한 반가의 여식이지만
이 체질때문에 집에서 환영받지 못한 존재이다.

* 삿된 것을 쫓고 복을 불러들인다는 벽사진경.
빈은 남장을 한 채, 이 벽사가의 길을 걷는다.
한때는 아끼던 남동생도 있었고
정혼자도 있었던 몸이었지만 지금은
혈혈단신, 온 세상에 저 하나뿐인 것만 같다.

* 영의정의 별장 사곡정에서 벽사의 일을 하다가
일등신랑감으로 불리는 은호와 마주치는 빈.
그런데, 이 현은호가 그 '현은호'였다.
자신의 기억을 모조리 잊은 빈의 정혼자.

* 왕의 총애를 받는 동부승지인 은호는
빈이 닿을 수 없는 거리에 있는 머나먼
사람이 된 것만 같았다.
그런데, 왜 자꾸 눈앞에서 알짱대는거지?

* 빈에게 접근하는 이는 은호뿐만이 아니었다.
이승과 저승의 경계에 머무는 파려.
그는 빈의 소원을 들어줄터이니,
자신을 도와달라고 얘기한다.
예나 지금이나 빈의 대답은 단 하나뿐이었다.

* 벽사를 한 뒤에 나온 구슬 108개를 모으면
원래의 운명으로 되돌아갈 수 있다며
그저 평범하고 조용하게 살고 싶다던 빈.
기억에 없는 정혼자이지만
다시 한번 그녀를 사랑하게 되는 은호.
저승에서 자신을 구해주고
업신의 자리를 준 '그 분'을 찾는 파려.
파려가 찾는 '그 분'의 자리를 노리고
그를 없애려는 전륜.
끝도 없는 인간의 욕심에
스스로 파멸의 길을 걷는 채령.

* 조선시대를 배경으로한 오컬트 판타지 로맨스.
생각했던 것보다 스케일이 훨씬 커서
깜짝 놀랐다.
그저 삿된 것을 쫓는 일만 하는 줄 알았는데
빈이 가지고 있던 운명이 이런 것일 줄은😱

* 빈과 은호가 보여준 사랑 이야기는 더없이 흐뭇했다.
심장이 먼저 반응하는 사랑이랄까?
주변의 불행에 늘 위축되어 있던 빈이
은호의 앞에서는 편안하고 안전한 느낌이어서
보는 내가 다 행복했다.

* 그런데....... 파려...........
등장이 너무 강렬해서일까.
거의 파려를 버리다시피 한 작가님이
잘 이해가 되지 않았다.
파려가 뭔가 크게 한 건 해주기를 바라고 있었는데
이건 뭐...... 뱀이라고 하더니
지렁이만도 못한..........😭😭😭

* 오히려 '그 분'과 파려의 이야기를
회상신으로라도 조금 더 상세히 알려줬다면
파려의 마음이 더 와닿았을지도 모르겠다.
빈의 동생인 환의 죽음도 마찬가지고.
어떻게 동생을 잃게 되었는지 조금 더
명확하게 보여줬더라면 빈이 가지고 있는
상실감과 타인이 자신 옆에 있는 두려움이
더 잘 전달되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았다.

* 오히려, 파려와 환의 이야기가 없는 것이
이야기가 더 깔끔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뭔가 좀 껄끄러운 마무리였다.

* 파려와 환에 대한 아쉬움은 깊게 남지만,
은호와 빈의 이야기,
벽사가의 이야기는 더할 나위 없이 훌륭했다.
오컬트 로맨스에 맞는 이야기였다고나 할까.
영상으로 만들어져 한 여름 밤에 방영된다면
대단한 인기를 끌 것이라는 느낌이 든다.
약간 '주군의 태양' 조선판 느낌도 있고ㅎㅎ

* 시대 장르물을 좋아하시는 분들이나
오컬트나, 사극로맨스에 관심있는 분들은

충분히 재미있게 읽을만한 책이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살의의 형태
홍정기 지음 / 서랍의날씨 / 2023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 '혼숨'이라는 작품으로 홍정기 작가님을
알게 되었었다.
공포, 호러 소설 잘 쓰시는 작가님인줄은 알고 있었는데......
아니, 작가님
미스터리 소설도 잘 쓰시기 있습니까😍

* 책 도착 피드에 리뷰로도 작가님을
덩실덩실 춤추게 해보겠다!
호언장담 했었는데!!
왜 춤은 아직도 제가 추고 있는건가요ㅋㅋㅋ
오랜만에 어깨춤이 덩실덩실 합니다😁

* 여섯 개의 사건과 여섯 개의 살의.
그 첫 번째는 '무구한 살의'였다.
책의 첫 페이지를 넘기자마자 너무
순수한 모습으로 살의를 고백하는 꼬마.
그 순수하고도 무해한 모습에 내심 무서움이 생겨
옆에서 잠든 냥냥이의 손을 잡고 나는
책 속으로 빠져들었다.

* 학교 폭력과 촉법소년의 이야기인가 싶었는데
이게 뭐야+_+ 반전이 있었네요!
수더분하지만 날카로운 형사의 모습과
그 추리에 무릎이 탁!!
반전까지 더해져서 나는 이미 책에 완전히 빠짐!

* 두 번째 '합리적 살의'.
개인적으로는 가장 공포스러웠다.
자신의 불행을 아내에게로 돌리는 남자.
그리고 그 아내와 별반 다를 게
없어 보이는 나.............?
앞으로 남편이 주는 건 뭐가 됐든
먼저 먹어보라고 해야겠다.

* 세 번째 '보이지 않는 살의'.
'홍은기'라는 이름과 주인공이 처한 상황 곳곳에서
내심 작가님의 모습이 보였다.
'역시 공포, 호러 소설 작가님!!
이런 어려움이 있으셨구나~' 하며
내심 미소 지으면서 보고 있는데
이건 또 뭔가요+_+
코난 뺨치는 탐정이 나와서 뒷통수를 탁!!
여기까지 읽으니까 나는 충식이와 오형사의
콜라보도 보고싶었다.
작가님, 혹시 생각없으신가요ㅋㅋㅋㅋ

* 네 번째 '백색 살의'.
백색과 살의의 결합으로 봤을 때
처음엔 마약인 줄 알았다.
그런데 마약만큼 위험하고, 우리에게 훨씬 더
친숙한 물건이었을 줄이야~
뉴스에서도 가끔 볼 수 있었던 내용이라
더 현실적으로 다가왔다.

* 다섯 번째 '영광의 살의'.
개인적으로 가장 빡쳤던 작품이다.
사실 얼마 전, 나도 내 도서 리뷰와
문장 부호만 다른 리뷰를 보았다.
적절히 삭제해서 올리긴 했는데,
내가 내 글을 모를리가.
도서의 리뷰 특성상 우연의 일치이겠거니~ 하고
그냥 놔두고 지켜보고 있던 중에
비슷한 내용의 이야기를 읽으니까
나도 모르게 쌍욕 장전.

* 실컷 욕하면서 보고 있었는데
마지막에는 아..........
창작의 고통과 답답한 현실에
애먼 젊은 사람의 목숨만 앗아갔구나....
나쁜 X끼.....
근데, 또 이러한 일들이 아주 없다고는
말 못하는 현실이라
매우 안타깝고 또 씁쓸했다.

* 마지막 '시기의 살의'.
트릭도 그렇고, 범인이 밝혀지는 과정도
여섯 개의 단편 중에서 가장 완벽했다.
마지막엔 그저 감탄만 우와아아아~ 대박-0-
SNS의 폐해를 적나라하게 보여주셨다.
세상에는, 분명 이런 사람도 있겠지?

* 감탄을 더하며 책을 덮고나니
냥냥이 손을 잡고 있던 손에 땀이ㅋㅋ
그만큼 긴장하고 몰입하면서 봤나보다.
일어난 냥냥이와 덩실덩실 어깨춤을 추고
어떻게 해야 작가님도 춤추게 할까 고민해봤지만
내 부족한 필력으론 어림도 없을성 싶다.

* 공포, 호러만 잘 쓰시는 작가님인줄 알았는데
홍정기 작가님은 그냥 글을 잘 쓰시는 분이었다.
사실, 나는 단편 소설보다는 호흡이 긴 장편을 더 선호한다.
그래서 내심 걱정도 되었다.

* '혼자서만 가지고 있는 작가님과의 내적 친밀감은
뒤로하고 객관적으로 봐 주겠어!!' 라고
다짐했는데, 객관적으로 봐도 매우 훌륭하다.

* 여섯 개의 단편에 학교폭력, 촉법소년,
층간갈등, SNS의 폐해 등 요즘 대두되는 사회문제들을
살의의 형태로 다양하게 보여주셨다.
현실에서 충분히 있을 법한, 있을 수도 있는
사건들로 몰입도가 높았다.

* 여섯 개의 사건 중에 다섯 개의 사건의 피해자가
여성이라는 점도 눈에 띄었다.
내가 보지 못한 작가님의 생각이 들어있는건가?
싶기도 했다.

* 가장 현실적이어서 더 무서웠고,
그랬기에 너무 좋았던 책.
내심 코난 뺨치는 충식이와 오형사님의

다음 추리들이 기대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이토록 완벽한 실종
줄리안 맥클린 지음, 한지희 옮김 / 해피북스투유 / 2023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 요즘 책친구님들 피드에서 자주 보였던 책!
자주 보이기도 했지만 평들이 너무 좋았다.
읽고 싶은 책으로 찜콩해두었던 와중에
서평으로 나와 당첨!!
눈이 오는 한가로운 주말에 바로 다 읽었다.

* '그때 그 말들을 하지 말았어야 했다.'로
시작되는 강렬한 첫 문장.
누구보다 행복했던 결혼생활을 즐기던 올리비아.
그녀의 결혼생활은 늦은 밤 걸려온 전화로 인해
완전히 바뀌게 되었다.

* 집으로 돌아오던 남편 딘의 비행기가
감쪽같이 사라져 버린 것.
이상한 딘의 무전 내용과 증발하듯
없어져 버린 그와 비행기는
각종 추측들을 난무하게 했다.

* 그리고 그의 죽음을 인정할 수 없었던 올리비아.
올리비아는 딘의 실종이 있은 뒤에
그토록 원하던 임신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녀는 딘이 돌아오지 않는다는 사실을 인지한 채
엄마가 있는 뉴욕으로 돌아갔다.

* 예쁜 딸을 가진 올리비아는
엄마로서의 역할에 충실했다.
딸 로즈가 어린이집에 다닐 무렵,
누구보다 자상한 전 남자친구였던 가브리엘과
새로운 가정도 꾸렸고, 아이도 더 생겼다.

* 다시 행복한 생활을 보내고 있던 올리비아는
경찰의 방문을 계기로 다시 딘을 생각하게 된다.
숲에서 발견된 임신한 여성의 시신.
그녀와 전 남편이었던 딘의 관계.
그리고 이젠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딘이
살인사건의 용의자가 되었다!

* 설상가상으로 경찰의 방문이 있은 뒤,
가브리엘은 올리비아가 자신을 피한다고 생각한다.
여기까지 읽었을 때 나는 올리비아가
사랑만 넘치는 여성이 아니라
매우 강인한 여성이라는 느낌을 받았다.

* 남편이 실종되고, 혼자서 아이를 낳고, 기르고,
겨우 다시 사랑을 하고, 가정을 일구었는데
이번엔 전 남편이 살인사건에 연루되었단다.
나였더라면 진짜 미치고 팔짝 뛰었을 것 같다.

* 내가 알던, 내가 사랑했던 사람의 모습이
일순간 환상이었다는 생각은 물론이다.
여기에 더 숨긴 것은 없는지,
더 속인 것은 없는지 끊임없이 의심했을 것이고.
또 나의 과거를, 내 삶의 일부를 모조리
부정 당한 느낌이 들어서 나였더라면
제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을 것 같다.

* 특히 나는 올리비아가 딘을 어떻게 사랑했는지,
얼만큼 사랑했는지 모조리 지켜본 독자였기에
그를 잃고, 다시 그의 소식을 들은 올리비아의
심정을 가늠할 수조차 없었다.

* 왜 이렇게 많은 책친구님들이 이 책을
그리도 극찬했는지 알 수 있었다.
사랑과 이별의 감정은 물론이고
끊임없이 딘을 향한 진실을 요구하는
로맨스와 미스터리의 완벽한 조화였다.

* 책을 덮고나니 그제서야 눈에 보이는 표지.
요트와 비행기, 그리고 푸른 하늘.
아~ 이토록 완벽한 실종도 없었지만
이토록 완벽한 소설도 없었다.
좋은 책을 소개해준 책친구님들께
다시 한 번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1931 흡혈마전
김나경 지음 / 창비 / 2020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 토지 13권을 완독하고 나니,
왠지 1930년대를 배경으로 한 책이 읽고 싶었다.
그렇다고 너무 무겁지도 않은 그런 책.
책장을 뒤지다가 이번 국제도서전에서
데려온 1931 흡혈마전을 발견하고
이거다!! 하고 바로 읽어보았다.

* 1931년 경성, 진화여자보통고등학교.
1학년에 재학중인 희덕은 할아버지의 유언으로
보통고등학교에서 학업을 이어 갈 수 있었다.

* 철제 침대에서 일어나는 것도 이제
슬슬 적응이 되어갈 무렵,
기숙사 사감 선생님이 바뀌게 되었다.
새로 오신 사감 선생님은 온통 까만 옷을 입고
하얀 피부에 빨간 입술을 가진 여자였다.

* 딱히 사감의 일에 관심도 없어 보이고,
학생들을 귀찮아 해 보이기도 하는 사감 선생 계월.
그런데 희한하게 또 학생들은 모두 그녀를 좋아했다.

* 희덕의 친구 경애는 계월이 일본에서 보낸
스파이가 아닌지 의심했다.
하지만 희덕은 알고 있다.
진짜 계월의 정체를.
그녀가 살아있는 인간의 피를 빠는 모습을 본 것이다!

* 계월의 능력은 희덕의 상상을 초월했다.
눈이 마주치자 모든 사람들이 풀썩풀썩 쓰러진 것.
그런데 왜 희덕은 멀쩡한 거지?
계월도 자신의 능력이 먹히지 않는
희덕을 보며 당황한 기색이다.

* 흡혈마 사감 선생과 용감하고 씩씩한 희덕의 이야기.
1931년이 배경이다 보니 광주학생사건 이야기도 나온다.
학교에서 일본인 선생들과 다른 외국인 선생들의
차이도 뚜렷하게 보여주고 있었다.

* 1866년 병인양요의 이야기부터 시작된 이 책은
식민지의 여성으로서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이었는지,
그들이 어떤 마음과 어떤 모습으로 살았는지를 보여주면서
1931년의 흡혈마와 한 소녀의 이야기를
생동감있게 잘 그려냈다.

* 너무 가볍지도 않지만, 또 너무 무겁지도 않은 책.
광주학생사건에 대해 미리 알고 있지 않아도
충분히 읽을 수 있는 책이었다.
나는 토지에서 한번, 흡혈마전에서 한번 보다보니
뭔가 복습한 느낌이었다.

* 어째서 희덕에게 계월의 능력이 먹히지 않았는지는
아직도 잘 모르겠다.
한가지 확실한 건, 희덕은 계월을 비롯한 모든 이에게
용기를 주는 아이라는 것이다.
오랜만에 흐뭇하게 미소지어지는 책이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