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을 찍어내는 제왕, 연준 - 미국 중앙은행은 어떻게 세계 경제를 망가뜨렸나
크리스토퍼 레너드 지음, 김승진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23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인플레이션 이후 전세계의 눈과 귀는 연준을 향해 있다.

미국의 금리를 결정하는 연준의 발표가 있을 때마다 온 세계의 주가가 출렁이며 각국의 경제 정책이 수정된다. 인플레이션의 시대, 물가 안정이라는 막중한 짐을 짊어진 연준의 무게는 무겁기만 하다.

그러나 경제학 《돈을 찍어내는 제왕, 연준》은 우리의 믿음에 의문을 제기한다.

과연 연준은 미국의 경제 그리고 세계 경제를 지키는 수호신일까?

과연 연준의 판단은 인플레이션을 막는데 도움을 주는 역할을 하는가?

연준은 과연 대중의 믿음에 부합하는 역할을 하는가?

그 질문에 대해 경제 전문 저널리스트인 크리스토퍼 레너드는 '연준'의 역사를 통해 잘 알려지지 않은 연준의 본 모습을 밝혀낸다.

먼저 이 책의 원제부터 제대로 이해해야 한다.

《돈을 찍어내는 제왕, 연준》의 영어 원제목은 『THE LORDS OF EASY MONEY』 이다.

여기서 우리가 주목해야 할 부분은 바로 EASY MONEY이다.

바로 제로 금리 시대를 만들어 쉽게 이자를 대출하고 돈을 불릴 수 있게 만들어놓은 그 시발점이 연준의 '양적 완화'정책 때문이었기 때문이다.

경제학 《돈을 찍어내는 제왕, 연준》은 실제 인물인 전 캔저스 시티연방은행 총재를 지낸 토머스 호니그의 행적을 통해 연준이 '양적 완화'로 돈을 찍어내고 제로 금리를 만들어낸 역사를 거슬러 올라간다. 1990년대 불경기에서 빠져나와 경제 회복기에 접어들었지만 실업률은 여전히 높은 이 흔하지 않은 현상에서 연준은 경제 회복을 위해 금리 인하를 단행한다. 실업률을 내리기 위한 합당한 조치였다.

하지만 경제 회복과 실업률이란 두 마리의 토끼를 잡았음에도 연준의 정책은 바뀌지 않는다.

돈을 더 풀어내고 제로 금리를 유지하면서 시중에 돈은 넘쳐난다. 모든 것이 풍요로워 보인다.

그런데 연준의 정책이 바로 모순되는 지점은 바로 이 지점에서이다. 이 양적 완화가 바로 불평등의 근거지가 되었다는 사실이다.



제로 금리 시대를 통해 돈의 융통이 쉬워졌다. 하지만 이는 일부 상류층에게만 속하는 일이었다.

있는 자들은 더 많은 돈을 가지게 되었고 돈보다 더 나은 수익률을 찾아 자산들을 구매해나갔다.

흔히 우리가 말하는 '돈이 돈을 만드는 시스템'이 바로 연준의 정책이었고 연준과 그 관계자들 모두 이 현실을 알고 있었음을 저자 크리스토퍼 레너드는 이 책을 통해 폭로한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매파와 비둘기파등 의견이 나뉘고 있다지만 결국 한 조직에 있기에 연준의장의 의견을 주로 좇는 이 조직의 특징, 그리고 일반 대중에게 자신의 본모습을 감추기 위해 공개석상에서는 어렵고 애매모호한 말로 핵심을 숨기는 '연준어' 의 진실등을 말하며 우리가 연준을 제대로 이해할 것을 알려준다.


《돈을 찍어내는 제왕, 연준》은 토머스 호니그의 이야기를 통해 소설식으로 이야기를 풀어간다.

이 책에서 누군가는 연준의 역할을 너무 부정적으로만 묘사한 것 아니냐고 반문할 수 있다. 실제 책을 읽어나가다 보면 의회의 개입도 받지 않고 좋은 대우를 받는 연준의 모습을 보면서 그들이 과대포장되어 있다고 느끼게 하고 결국 이들도 있는 자들이기에 상류층을 위한 역할을 하는 있는 자들의 수호자들처럼 보이게 한다. 그 부분은 나와 같이 경제 부분이 약한 사람들에게 연준에 대한 선입견을 가지게 하는 위험요소도 있다.

그렇지만 이 책은 실제 세계 경제의 양적 완화의 배경과 그 결과물인 현실의 모습을 통해 현재를 더 잘 바라보게 해 준다. 어렵기만 했던 금융의 흐름이 과연 어떤 배경으로 이제까지 이르게 되었는지를 경제에 초보인 나와 같은 사람조차도 쉽게 이해할 수 있다는 게 이 책의 묘미이기도 하다.

연준의 소식에 매번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독자라면 이 책을 꼭 읽어보기를 권하고 싶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고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형사 박미옥
박미옥 지음 / 이야기장수 / 2023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나는 과연 내 삶과 일에 어떤 정의를 내리고 있는지 고민하게 하는 에세이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형사 박미옥
박미옥 지음 / 이야기장수 / 2023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에세이 『형사 박미옥』을 이야기할 때마다 언론에서 함께 거론하는 드라마가 있다.

바로 시간을 초월한 무전을 주고받으며 사건을 해결했던 인기 드라마 tvN 드라마 『시그널』이었다.

그 드라마에서 김혜수씨가 연기한 여형사 역할이 바로 박미옥씨의 이야기를 기반으로 만들어졌다고 한다. 하지만 나는 이 에세이를 읽으면서 다른 인물이 겹쳐왔다. 바로 김희애씨가 주연한 <미세스캅>이다. <미세스캅> 드라마에서 범죄자는 무조건 처벌해야 한다는 신입 경위 후배에게 하는 대사가 있다.

"범죄와 사건을 사전에 철저히 막게 하려는 경찰청 행령 안 배웠어?"

처벌보다 예방, 그리고 인도적 행위가 먼저라는 주인공의 대사가 에세이 《형사 박미옥》씨가 말하고 있는 이 책의 주된 메시지이기 때문이다.

책의 겉표지처럼 전국을 떨게 했던 탈옥수 신창원, 연쇄살인범 정남규 사건 등의 이야기를 기대했던 독자라면 이 책은 다소 실망할 수 있다. 이 에세이는 그런 대형 사건보다는 우리 곁에 일어나는 사소하지만 중요한 사건들을 주로 이야기한다.

스토킹, 성폭행, 남대문 방화 사건 등등.. 어느 것 하나 쉬운 사건은 없다. 우리는 보통 사건을 대할 때 선과 악 이 두 가지만의 관점으로 바라본다. 사건의 겉면만을 보고 범죄자를 쉽게 정죄하며 판단한다.

그리고 이런 사건을 수시로 접하는 형사들 또한 더욱 그럴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 책에는 형사 박미옥씨는 시종일관 자신에 대한 경계심을 놓치지 않는다. 오히려 자주 접하기에 자신의 속단으로 억울한 누명을 씌우는 이가 없기를, 그리고 피해자들이 더 이상 괴롭힘을 당하지 않기 위해서 매 사건마다 겸손해한다. 가해자의 처벌 뿐만 아닌 가해자가 죄값을 치루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기 위한 역할까지도 자신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형사 박미옥씨는 강조한다. 형사란 직업이야말로 인간을 사랑해야 하는 직업이라고. 범죄에 대한 미움보다 사람에 대한 사랑이 먼저 전제되어야 한다고 힘주어 말한다.


사람을 더 알고 싶고 이해하고 싶기에 프로파일링 공부를 하며 자신의 입지를 넓혀 나간 형사 박미옥. 비록 사람들에게는 영웅의 모습처럼 보이기만 하지만 형사 역시 사람이기에 범죄자로부터 타격이 될 수 있다는 두려움 또한 안고 살아가야 한다. 하지만 그 두려움 또한 감당할 때 비로소 앞으로 나아갈 수 있음을 저자는 고백한다.

그 종잡을 수 없는 인간에 대한 두려움,

가늠할 수 없는 세상 속에서

계속 살아내는 것이 결국 내 길임을 깨달았다.

형사란

이 세상과 사람을 두려운 마음으로 지켜보는 자였다


화려한 활약담을 기대하며 읽었는데 읽으면 읽을수록 나에게는 질문이 쌓여간다.

매 사건을 통해 자신의 길을 찾고 자신의 일에 대한 정의를 해 나가는 저자의 모습을 보며

나는 과연 내 삶과 일에 어떤 정의를 내리고 있는지 고민하게 된다.

이 책에는 저자가 내린 형사라는 직업에 대한 저자의 소신과 사건들을 통해 사람들을 사랑해가는 과정을 그려나간다. 그 여정을 읽노라면 나도 내 하루 하루의 이야기를 통해 나의 역할에 서사를 부여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하는 에세이다.





- 출판사로부터 책만 제공받아 읽고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당신의 남자를 죽여드립니다
엘 코시마노 지음, 김효정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23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아침 8시 30분.

알 만한 사람은 알겠지만 대부분의 엄마들이 여차하면

누구 하나 죽이고도 남을 만큼 신경이 곤두서는 시간이다.


소설 《당신의 남자를 죽여 드립니다》 의 첫문장에서 눈치 빠른 독자는 바로 짐작할 수 있다.

이 소설이 바로 용감한 엄마의 이야기라는 걸. 전문탐정도 아닌 경찰도 아닌 두 아이의 엄마이자 스릴러 무명작가인 한 여자가 자신만의 방식으로 멋진 인생역전을 보여주는 이야기라는 걸 말이다.

인생역전을 하기 위해서는 전제조건이 있다. 바로 인생역전 이전의 삶이 초라해야 한다는 점이다.

그 점에서 《당신의 남자를 죽여 드립니다》의 주인공 핀레이 도너번은 그야말로 적격이다.

부유한 부동산 중개인과 바람나서 남편과 이혼하고 혼자 두 아이를 키우고 있는 싱글맘.

스릴러 소설 작가이나 가족도 알아주지 않는 무명 작가.

수북히 쌓인 밀린 청구서와 남편 명의의 집에서 살며 경제력 부족으로 양육권 소송에서 불리한 입장.

이만하면 인생 역전하기에 충분하지 않은가!

아이들이라도 잘 도와주면 좋으련만 다섯 살 딸 달리아는 덕테이프로 머리를 엉망진창으로 만들어놓고 아들 재크는 울음을 터뜨리며 핀레이 도너번을 제대로 도와주지 않는다. 자신의 에이전트 실비아와 약속이 있어 빨리 나가야 하는데 베이비시터 베로는 하필이면 이 때 연락도 없다.



이 작품의 주인공 핀레이가 범죄 사건에 뛰어들게 완벽한 조건을 조성한다. 아이를 닦아주면서 묻은 피 묻는 칼, 딸이 망쳐놓은 덕테이프 머리카락, 그리고 범죄 소설을 구성하기 위해 에이전트와 범죄 플롯 이야기를 나누는 장면. 그야말로 이 속사정을 모르는 사람이라면 핀레이 도너번은 전문 킬러처럼 오해하지 않을 수 없다. 그렇게 제멋대로 오해한 여자에게 몰래 남편 살인 의뢰를 받은 핀레이. 마땅히 해서는 안 되는 일이라고 생각하지만 당장 아이를 뺏길 상황에서 현금 $50,000은 참기 힘든 유혹이다. 얼마나 나쁜 남자이면 자신의 남편을 죽여달라고 할까 하는 의구심에 현장을 찾아간 핀레이. 그런데 웬걸. 의도치 않게 실수로 남자가 진짜로 죽어버렸다!

이대로 살인자가 되고 돈을 받아서 인생 역전이 되는 거에 끝난다면 소설이 아니다. 우리의 주인공이 그대로 범죄자가 될 수는 없으니까. 그리고 사회 정의도 지켜야 한다. 그래서 작가 엘코 시마노는 가장 어려운 임무를 맡긴다. 바로 이 죽음의 진실을 밝혀내야한다. 그래야 광명 찾고 진정한 인생역전이니까. 이 과정은 쉽지 않다. 그래서 주인공에게는 뜻밖의 조력자가 나타난다. 바로 그만둔다고 찾아온 베이비시터 베로 말이다. 그렇게 두 여자의 위험한 동거와 연합 작전이 시작된다.

당신한테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했어요.

내가 보기에 당신이 에이전트를 구할 확률은 만분의 일 정도였어요.

책 계약을 성사시킬 확률은 훨씬 더 낮았고요.

그런데도 당신은 둘 다 용케 해냈잖아요.

살인 혐의를 벗는 건 그보다는 쉽겠죠?


소설 속 주인공 핀레이 도너번은 이 사건 시작 전만 해도 자신의 처지를 동정하기 바빴다.

남편은 바람나서 다른 여자와 살고 있고 글을 쓰지 않으면 계약금을 무를 형편이고 산더미처럼 쌓인 청구서에 전기도 끊기기 직전이다. 자신은 운도 없다며 한탄하지만 자신의 인생을 구하기 시작하면서 비로소 빛이 난다. 새로운 만남이 찾아오고 자신이 그동안 쌓아왔던 여러 지식들이 사건의 해결 실마리가 되어준다. 그렇게 자신의 운명이 조금씩 조금씩 쌓여져간다. 그리고 그 모든 일들은 자신을 믿어주는 베이비시터이자 동거인 베로가 함께여서 이 모든 일을 함께 해쳐나갈 수 있었다.

《당신의 남자를 죽여 드립니다》를 읽다 보면 떠오르는 속담이 있다. 바로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은 있다'라는 속담이다. 그리고 그 솟아날 구멍은 결코 포기하지 않는 사람에게만 보인다. 소설의 주인공 핀레이 도너번처럼 말이다. 비록 모종삽으로 땅을 파서 시체를 묻기도 하는 웃픈 모습을 보여주지만 끝까지 사건을 추적해나가는 이 주인공을 응원하지 않을 수 없다.

미스터리와 재미 두 가지를 원하는 독자라면 이 소설을 적극 추천한다. 그리고 생활밀착형 미스터리를 선호하는 독자에게 이 소설은 시간 순삭 소설이 될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자산 경기가 호황일 때는 그렇지만, 불황일 때는 다들
‘역시 월급쟁이가 최고다‘라는 말을 해. 그러면서 소득에맞춰 살려고 머리를 써보지만 사실은 소득을 늘리는 데시간을 더 할애해야만 노동의 대가를 바탕으로 저렴해진자산을 살 수 있거든. 대부분의 부자들은 노동과 자산에치우치지 않고, 각각의 장점을 활용하고 있어."
- P80

"부동산은 딱 두 가지만 기억하면 돼. 환금성과 입지" - P89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