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자동차 캠핑 가이드 - 캠핑카부터 차박까지 차에서 먹고 자고 머무는 여행의 모든 것, 2022년 최신 개정판 대한민국 가이드 시리즈 5
허준성.여미현.표영도 지음 / 중앙books(중앙북스)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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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핑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이 책보다 더 설레게 하는 책이 있을까?


그냥 손에 들고 있는 것만으로도 좋은 그런 책이다.

하지만 캠핑을 자주 가지는 못한다. 올해도 딱 1번, 그래도 좋다. 내년에는 자주 갈 거니까.


목차를 보는 것만으로도 좋다. 얼마나 재미있는 내용들이 들어있을까?


그렇다. 캠핑카 참 다양하다. 물론 모터홈을 사면 좋을 것이다. 그러나 가격이 보통 7~8천만 원대였다. 하지만 원자재 가격이 상승하면서 모터홈 가격도 많이 올랐다. 이제 보통 1억 정도가 되었다. 과연 1억짜리 모터홈을 사야 할까?라는 생각은 계속 머릿속에서 왔다 갔다 한다.



캬~~~ 책 속에 나온 모터홈 사진이 너무 예뻐서 한 컷, 역시 집이든 차든 하얀색이어야 한다. 그러면서 내 차는 왜 검은색인지.



차 박 캠핑에는 역시 평탄화가 관건이다. 내 차는 카니발 R 9인승이다. 뭐 아무 짓을 안 해도 이미 평탄화가 되어있는 기종이다. 그런데 나는 왜 못 떠나고 있는지 ㅜㅜ.




그렇지, 캠핑은 장비 빨이다.

캠핑을 해보니 걸리는 게 몇 가지가 있다.

일단 변기, 아무리 혼자 간다고 해도, 화장실이 없는 곳이면 난감하다. 변기가 꼭 있기는 있어야 한다.

냉난방, 더우면 더워서 문제고, 추우면 추워서 문제다. 그래서 냉난방기, 특히 난방기는 있어야 한다.

배터리, 냉난방기를 쓰려면 어쩔 수 없이 배터리도 있어야 한다. 요즘 이동형 배터리도 좋은 것이 많이 나왔다. 한 150만 원이면 괜찮은 것을 살 수 있던데, 내년에는 장비를 좀 준비해 보고 싶다. 싶기만 하지 막상 사지는 않는다. ㅜㅜ


자, 이제 어디 가 좋은지 한 번 가봄세



책에서는 이렇게 계절별 여행지 8곳을 뽑아놨다. 이렇게 깔끔하게 정리를 해주니 그냥 어디 갈까 생각 말고 책 나온 곳을 가면 되겠다. 

진짜 1년 딱 8번씩만 가면 좋겠다. 아니 한 달에 한 번씩 가면 딱 좋을 것 같다.


다음 페이지에는 테마별로도 나와있으니, 테마별로 가봐도 좋겠구나.

나는 '강'테마가 제일 마음에 든다.



수도권 : 자라섬 오토캠핑장

'한 번도 안 가본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가본 사람은 없다'라는 말이 가장 잘 어울리는 캠핑장이라고 한다. 

그리고, 대한민국 최대 규모의 오토캠핑장이라고 한다.


강원도 하면, 홍천강 아닌가? 여기에도 오토캠핑장이 있다고 한다.

이렇게 생겼단다. 우와. 진짜 가고 싶다.


각 지역별 오토캠핑장을 안내하고 있다.



 이 책을 보니 정말 더 떠나고 싶어졌다.

내년에는 정말 여기저기 돌아다녀 봐야겠다. 한 달에 딱 한 번은 캠핑장에 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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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 극한 경제 시나리오 - 팬데믹 이후 회복과 성장을 위한 생존지도
리차드 데이비스 (Richard Davies) 지음, 고기탁 옮김 / 부키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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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 리처드 데이비스 (RICHARD DAVIES)


경제학자이자 작가다. 런던정경대학교와 브리스톨대학교 경제학 교수, 영국경제학관측소 소장으로 일하고 있다. 옥스퍼드대학교, 런던정경대학교, 뉴욕대학교 스턴경영대학원에서 경제학을 공부했으며 영국 재무부 경제자문위원회 의장, 잉글랜드은행 이코노미스트, 《이코노미스트》 경제 편집장을 지냈다. 대규모 마이크로 데이터를 활용해 인플레이션, 생산성, 임금을 포함한 총체적 퍼즐에 대한 답을 찾는 연구에 주력하고 있다. 또한 경제에 대한 접근성 개선과 확장을 목표로 하는 여러 자선 프로젝트에 활발히 참여하고 있다. 브리스톨경제학페스티벌의 공동 책임자, 스피커스포스쿨스의 공립 학교 대상 강연자, 전 세계 대학의 경제학 교수와 학생에게 오픈 액세스 리소스를 제공하는 자선 단체 CORE의 창립 이사 겸 책임자로 활동하고 있다. 《뉴욕타임스》 《이코노미스트》 《파이낸셜타임스》 《선데이타임스》 《더타임스》 《와이어드》 등에 다양한 글을 기고해 왔으며, 2019년 첫 책 《2030 극한 경제 시나리오》를 출간해 학계와 언론으로부터 찬사를 받았다. 이 책은 에드워드 스탠퍼드 트래블 라이팅 어워즈, 론리플래닛 올해의 신인 작가상, 인라이튼드 이코노미스트 프라이즈를 수상하고 《파이낸셜타임스》 올해의 경제경영서, 《뉴스테이츠먼》 올해의 책, 《뉴욕타임스》 에디터스 초이스에 선정되었다.


역자 : 고기탁


한국외국어대학교 불어과를 졸업했으며, 펍헙 번역그룹에서 전업 번역가로 일한다. 옮긴 책으로 《공감의 진화》 《부모와 다른 아이들》 《야망의 시대》 《해방의 비극》 《문화 대혁명》 《침대부터 정리하라》 《자연 수업》 《독재자가 되는 법》 등이 있다.


목차


1부 미래를 열어젖힌 회복과 성장 이야기

1장 자연이 삶을 유린할 때: 아체

2장 전쟁이 모든 것을 앗아갈 때: 자타리

3장 자유를 잃고 세상과 단절될 때: 루이지애나


2부 미래를 잃어버린 실패와 몰락 이야기

4장 천혜의 자연이 무법 지대로 변할 때: 다리엔

5장 자원의 보고가 극빈 도시로 전락할 때: 킨샤사

6장 최고의 산업 도시가 파산할 때: 글래스고


3부 미래를 선도하는 최첨단과 초극한 이야기

7장 고령화의 초극한: 아키타

8장 디지털화의 최첨단: 탈린

9장 불평등화의 초극단: 산티아고


책 소개


저자는 10년 후 초고령화, 초디지털화, 초불평등화의 극한 경제가 닥친다고 얘기한다. 과연 우리는 이런 3가지 주요한 추세 속에서 어떻게 생각하고 살아야 할 것인가?에 대한 생각을 해보게 한다.

대격변이 점차 심화되면서 경제뿐만이 아니라 정치와 사회 전반에 걸쳐 완전히 새로운 세상이 될 것이라고 얘기한다. 이 책은 변화에 대한 책이 아니다. 우리의 생존의 문제를 심도 있게 다루고 있는 책이다. 


과연 우리는 어떻게 살아남을 것인가?


책 속에서

책의 한국어판 서문에서 저자는 자신이 책을 쓴 이유를 명확히 밝히고 있다.

이 책이 한국 독자들에게 전하는 메시지는 간단하다. 경제와 삶이 생각보다 쉽게 무너질 수 있다는 것이다. 코로나 팬데믹과 같은 극한 상황은 어디에서나 발생할 수 있다. 18p

한국은 경제를 어떻게 이해하고 개선해야 할까? 어떻게 회복탄력성을 강화하고 극한 사태에 대비해야 할까? 이러한 질문과 관련해 이 책이 한국 독자들에게 유익한 아이디어를 전해 줄 수 있기를 고대한다. 32p


1부 미래를 열어젖힌 회복과 성장 이야기


이 책 1부에서는 온갖 역경에도 불구하고 경제가 존속하고 번창하는 지역들의 극한 사례를 소개한다. 


아체 이야기


아체는 인도네시아의 외딴 구석에 위치한 잘 알려지지 않은 이 지역의 주민들은 비할 데 없는 정신적인 압박을 받았고, 수많은 사람이 떼죽음을 당한 해변을 떠나라는 조언을 들었다. 하지만 그들은 떠나지 않았다. 오히려 서둘러 터전을 재건했으며 이내 번창하기 시작했다. 54p

전체 인구의 약 55%인 거의 17만 명에 이르는 사람들이 삶의 터전을 있었다.  지진해일 파도는 반다아체의 곶을 완전히 뒤덮은 뒤에도 높이가 10미터에 달했다. 하지만 지역 이슬람 사원 부지와 나란히 해안까지 곧장 이어져 있는 거리는 이제 예전 모습을 되찾았다. 55p

이크발 가족이 이곳에 사는 걸 좋아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이슬람 사원과 인접해 있어 모든 활동의 중심지인 까닭이다. 55p

금으로 저축과 보험을 대신하는 방식은 비공식적이고 따로 정해진 규칙이 없지만 아주 오래된 전통이다. 이 전통은 지진해일이 지나간 뒤 수개월에 걸쳐 빠르고 효율적으로 작동했다. 63p

공식 경제가 타격을 입었을 때 가장 먼저 등장해 회복의 원천이 되어 주는 것은 대개 비공식적이고 전통적인 형태의 상거래와 교역, 보험이다. 서양 전문가들의 눈에는 시대에 뒤떨어지고 비효율적인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빠르고 효율적으로 작동하기 때문이다. 64p


자타리 이야기

타즈위드를 찾는 구매자들에게는 현찰이 없다는 중요한 차이가 있다. 대신에 그들은 가상의 지원금이 든 전자 카드를 이용한다. 대신에 그들은 가상의 지원금이 든 전자 카드를 이용한다. 각 고객들이 계산대에서 카드를 제시할 때마다 그들에게 청구될 금액이 합산되어 카드에서 차감된다. 103p

세계식량계획은 타즈위드와 세이프웨이에 각각 사용된 가상 지원금에 따라 차후에 현금이 지불한다. 이런 시스템을 고안한 건 돈이 난민의 손을 거치지 않고 기부자에게서 슈퍼마켓 주인에게로 직접 흘러가도록 하기 위해서다. 계획대로라면 자타리는 현금이 필요 없는 체제가 될 것이다. 104p

자타리 난민들은 큰 자루에 든 분유를 전자 카드를 이용해 9디나르에 산 다음 곧장 밀수꾼에게 현찰로 7디나르에 판다. 그러면 밀수꾼은 시리아난민사무국 경비대를 따돌리고 난민수용소를 빠져나가 지나가는 요르단 사람들에게 8디나르에 판매한다. 요르단 사람들은 이 가격에 분유를 사면서 만족해한다. 이 돈은 남민수용소가 제공하는 모든 물건을 구매하는 데 사용될 수 있다. 그리고 난민수용소 안에 사는 사람들의 이런 창의성 덕분에 자타니를 많은 것을 제공하고 있다. 


경제학자들은 '창업률'을 한 나라가 얼마나 기업 친화적인지 판단하는 지표로 여긴다. 미국의 연간 창업률은 20퍼센트에서 25퍼센트 사이다.

자타리의 2016년 창업률은 놀랍게도 42퍼센트였다. 창업한 난민들이 얼마나 많은지 맘ㄴ약 자타리난민수용소가 국가였다면 세계에서 가장 기업 친화적인 나라 중 하나로 이름을 올렸을 것이다. 자타리의 사업가들은 친절하고 사교적이며 자신의 사업 요령을 기꺼이 공유하고자 한다. 111p


2부 미래를 잃어버린 실패와 몰락 이야기


다리엔 이야기


외견상 파나마와 콜롬비아에 걸쳐 있는 다리엔갭은 북아메리카대륙과 남아메리카대륙을 나누는 울창한 정글과 열대우림 지역이다. 다리엔과 킨샤사, 글래스고는 이론상 세계를 선도하거나 타의 추종을 불허할 만큼 번영했어야 할 지역들이다. 다이렌은 천연자원과 관련한 잠재력이 상당하다. 193p


다리엔의 대부분 지역은 규칙과 법규, 정부의 감시가 최소한으로 이루어지는 세상이다. 그 결과 원주민 부족에 더해 마약 밀수꾼이나 자유의 투사를 비롯한 도망자들이 사는 무법 지대다. 그들이 이곳에 머무는 이윤ㄴ 진입하기가 불가능하고 금전적으로 엄청난 가치를 지닌 열대우림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194p

다리엔으로 보낸 2500명의 스코틀랜드인 가운데 2000명 이상이 목숨을 잃었고 그곳으로 보낸 16척의 배 중 끝까지 남은 배는 겨우 1척에 불과했다. 스코틀랜드의 식민지 계획은 더 이상 나빠질 수 없을 정도였다. 202p

그러나 다리엔 같은 지역은 비공식 경제가 항상 좋은 것은 아님을 시사한다. 규칙과 규정이 없는 시장은 자원을 파괴하고 거주지의 가치를 떨어뜨려 장기적인 발전 가능성을 갉아먹을 수 있다. 212p


"만연한 기회주의적인 행동"이 지역 공동체가 지닌 잠재력의 발휘를 가로막고 있었다. 다리엔의 문제는 다리엔이 정확히 이런 장소 중 하나라는 사실이다. 2017p

다리엔갭은 안정된 상태와 거리가 멀며 인구 유동과 불법 이주가 극심한 지역이다. 일종의 자석과 같아 파나마의 모든 인종 집단을 만날 수 있는 전국에서 유일한 지역이다. 219p


오스트럼은 성공한 자율 시장의 지역민들이 서로 협력한다고 주장했다. 220p


3부 미래를 선도하는 최첨단과 초극한 이야기


아키타 이야기


이곳 축구는 여름 스포츠다. 건물 안에서는 70세 이상 선수들이 참가하는 대회인 JFA-70리그 소속 회원들이 지난 시즌을 곰곰이 돌아보며 다음 시즌을 계획하고 있다. 341p

2050년에 이르면 이 두 나라(일본, 한국) 모두 오늘날의 아키타와 비슷한 모습이 될 것이다. 즉 평균 연령이 53세에서 인구 중 3분의 1 이상이 65세를 넘길 것이다. 세계에서 인구가 가장 많은 나라인 중국은 같은 기간에 평균 연령이 35세에서 거의 50세로 늘어날 것이다. 343p

현재 일본의 100세 집단이 태어났을 때 그들의 평균 수명은 남성이 44세, 여성이 45세였다. 348p

한 달 평균 5~6건의 "고독사"를 처리하는 니시무라의 회사는 초여름에 가장 바쁘다. 360p


인구가 감소한다는 사실은 일본 전역에서 아름다운 마을들이 사라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후세가 지속될 경우 앞으로 21년 뒤에는 전체의 50퍼센트에 해당하는 869개 지방 소도시가 "사라질"운명이라고 한다. 젊은이들을 끌어오려면 후지사토의 정장은 수많은 경쟁자와 싸워야 한다. 365p

일본의 주택 가격은 추락한 것이 아니다. 거주할 사람이 없기에 아무리 가격을 낮추어 봤자 집은 팔리지 않을 것이다. 거래가 전혀 없으므로 "가격"이라는 개념 자체가 무의미해진다. 일본의 주택 시장은 곳곳에서 완전히 얼어붙었다. 369p


'지은이 리처드 데이비스'는 경제학자이자 작가다. 그는 대규모 마이크로 데이터를 활용해 인플레이션, 생산성, 임금을 포함한 총체적 퍼즐에 대한 답을 찾는 연구에 주력하고 있다고 한다.2019년 이 책'2030 극한 경제 시나리오'를 출간하고 파이낸셜 타임스, 뉴스테이츠먼 등에서 올해의 책으로 선정되었다고 한다.


이 책을 읽어보니 충분히 그럴만하다. 보통의 이론서들은 어떤 데이터를 가지고 분석을 하기에 바쁘다. 하지만 그런 데이터 분석의 한계는 그 안에서 살고 있는 사람은 그냥 누구나 다 알고 있는 사실을 마치 데이터를 분석해서 알아낸 것 마냥 멋진 이론으로 표현하고 있다는 점이다. 쉬운 길을 두고 굳이 어렵게 와서 자신이 얼마나 어렵게 왔는지에 대해서 설명하는 것 같은 느낌이다. 하지만 이 책은 많이 다르다. 저자가 실제로 그 수많은 지역들을 돌아다니며, 발로 뛰어 알아낸 것들과 데이터로 알아낸 부분을 너무도 잘 엮어냈다. 500페이지가 넘은 이 책의 글들 속에는 각 지역에서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고스란히 들어있다. 그들은 어떻게 살고 있고, 그들의 부모는 어떻게 살아왔고, 그들의 자손들은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에 대해 위대한 학자가 그들과 함께하며, 이론부터 실제 삶까지 그 모든 것을 책 한 권에 아주 상세하고 세밀하게 담고 있다. 책을 읽고 있으면 그 지역을 여행하고 있는 느낌마저 드는 정도다. 그러면서도 저자가 하고 싶은 이야기인 세상은 어떻게 돌아가는지에 대한 묵직한 주제도 참 잘 살려내고 있다.


저자는 황폐해진 지역의 재건에 필요한 것 중 가장 중요한 것이 '비공식 경제의 활성화'라고 꼽고 있다. 경제, 사회, 정치가 모두 무너졌을 때는 우리는 그런 것들이 없었던 시절의 삶으로 돌아간다. 그리고 이전 비공식 경제가 공식 경제의 역할을 대신한다. 이런 비공식 경제가 제대로 역할을 할 때면 그 사회는 재건되고, 비공식 경제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면 그 사회는 무너지고 만다.


비공식 경제는 기본적으로 그 지역에서 내려오던 경제 방식으로의 회기를 말하고 있다. 그래서 비공식 경제가 잘 돌아가는 곳들은 토착민이 많고, 그들의 문화적 특성이 잘 보이는 곳에서 나타난다. 공식적이 아니어도 이전에 있었던 규범, 규율들이 다시 살아나며, 경제의 생태계를 유지내해가는 것이다. 하지만 문화가 망가지거나 외지인이 너무 많이 유입되어 기존의 문화와 경제가 무어진 곳에서는 경재의 제건이 어렵다. 혼돈의 세상이 되어버리는 것이다. 서평에도 소개한 '다리안'지역처럼 말이다.


저자는 이것을 회복 탄력성이라고 얘기하고 있다. 회복 탄력성이라는 것은 이전에 이미 가지고 있었지만 단지 사용하지 않고 있던 것을 의미한다. 그래서 어떤 문제가 생기면 한동안 사용하지 않았던 그 형태가 나타나며 기존의 모습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하지만 너무 많은 변화가 몰려오고, 서로 다른 모습을 가진 객체가 유입되면 이전의 모습은 사라진다. 회복을 하려면 과거의 일정 부분으로 돌아가야 하는데 그게 잘되지 않는다. 과거의 모습을 잊어버렸거나, 서로 다른 과거의 모습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의 모여있기 때문이다.


이런 관점에서 우리의 모습을 다시 생각해 봤다. 그 어느 민족보다 회복탄력성이 강한 민족인 한국, 그 이유는 무엇일까? 우리나라는 전 국민이 너무도 아픈 과거를 가지고 있고, 국민의 유입이 그리 많지 않으며, 땅이 작고 인구밀도가 높은 만큼 그리 큰 차이를 갖지 않은 상당히 비슷한 과거와 삶의 형태와 추억과 문화를 공유하고 있다. 어떤 문제가 터져서 현재의 것이 사라지고 일정한 과거로 회기 되었을 때 우리는 거의 대부분의 비슷한 과거를 가진 사람들이기에 비공식 경제의 기억이 거의 비슷하다. 무엇을 해야 하는지도 비슷하고, 서로의 합의도 빠르게 일어난다. 그래서 우리나라는 그 어느 국가보다 강한 회복 탄력성을 가지고 있는 국가이다. 위기가 닥쳤을 때, 우리가 그 위기를 정말 빠르게 극복하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한마음 한뜻'이라는 말은 정말 우리나라에만 적용 가능한 말이다. 큰 변화 없이 너무도 비슷한 추억과 기억을 가지고 있는 한국, 우리나라는 또 다른 위기가 찾아온다고 해도 '한마음 한뜻'으로 비공식 경제의 해결책을 찾아낼 것이다.


이 책을 통해 그동안 궁금해하고, 신기해하던 것에 대해 어느 정도의 답을 찾게 되어 정말 뜻깊은 독서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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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권으로 끝내는 손그림 일러스트 길벗스쿨 놀이책
페이러냐오 스튜디오 지음 / 길벗스쿨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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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 페이러냐오 스튜디오 페이러냐오 스튜디오는 8,90년생 일러스트레이터들로 구성된 그룹이에요. 10여 년 넘는 시간 동안 그리기를 가르치고, 그 노하우를 담은 그리기 책을 출간하고 있어요. 100종 이상의 책이 한국어, 태국어, 아랍어 등 여러 언어로 번역 출간되어 베스트셀러가 되었어요. 베이징, 상하이 등 중국 대도시 곳곳에 그리기 교육 센터와 R&D 센터를 설립하여 운영하고 있답니다. 대표작으로 <색연필 일러스트 10000>, <귀여운 손그림 일러스트 10000>, <아기자기 손그림 그리기>, <그림 그리기 좋은 날> 시리즈 등이 있어요. http://www.feileniao.com


이런 목차가 들어 있어요. 식물부터 동물, 인물, 소품, 취미, 음식까지 다양한 주제의 다양한 일러스트들이 들어 있어요. ​

그리기 전에 책을 열면, 이렇게 어떤 펜을 사용해야 하는지, 작은 소품들로 윤곽선을 그리는 꿀팁들이 먼저 나와요. 힘들게 그림을 그리는 것이 아닌 쉽게 그림을 그릴 수 있도록 도와주는 책이랍니다. 도형만으로도 이렇게 다양한 그림을 그릴 수 있어요. 네모, 동그라미, 삼각형으로 재미있는 그림을 만들어 보아요.

이런 장식 선도 여러 방식으로 사용할 수 있어요. 다이어리도 꾸미고 손 메모지도 꾸며보세요.

이런 프레임을 직접 만들어 사용하면 내꺼가 더 내꺼다워지겠죠?

​ 1장은 아름다운 식물 일러스트입니다.

2장은 동물이에요. 쉽게 따라 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어요.

이 외에도 많은 일러스트들이 있어요.

저는 마인드맵 그릴 때 그림을 참고하려고 이 책을 읽게 되었는데요. 정말 다양하게 쓸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리고 다른 책보다 일러스트의 예시들이 너무 많아서 좋아요. 생각나는 게 있으면 이 책을 뒤적거리면 웬만한 건 다 찾을 수 있을 것 같아요. 다이어리 꾸미는 걸 좋아하시는 분 마인드맵을 시작했는데, 그림을 어떻게 그려야 할지 모르시는 분 귀요미 일러스트를 그리면서 마음의 안정을 찾아보시려는 분 그림에 관심이 있으신 분 아이패드 샀는데 뭘 해야 할지 모르시는 분 아이와 함께 그림을 그리시려는 분 이런 분들께 추천드리는 책입니다. 요즘 NFT가 정말 핫하잖아요. 이런 귀요미 일러스트로 NFT를 만들어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구성도 귀엽고, 설명도 귀엽고, 색감도 귀여운 책이에요. 그림을 시작하시는 분에게는 많은 도움이 될 책이라고 생각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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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기는 사과, 취미는 반성입니다 - ADHD, 학교에 가다
조은혜 지음 / 아퍼블리싱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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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 우리, 학교 갈 수 있을까?

ADHD로 의심된다는 전문가의 판정을 받았을 때 아이는 일곱 살이었다. 세 살 적부터 나는 아이가 버거웠다.

특기는 사과, 취미는 반성입니다 14 p

》 우리는 너무 쉽게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나의 경험이라는 잣대로 판단하곤 한다. 그리고 별일이 아닌 것처럼 자신의 생각을 상대방에게 말하곤 한다. 그러게 우리는 누군가를 나의 경험으로 생채기를 낸다.

하지만, 그렇게 무심코 던진 말 한마디가 상대방에게는 얼마나 큰 상처를 줄 수 있는지는 별로 생각하지 않는다. 모든 상처는 그렇게 시작한다. 내가 잘 알지도 못하면서, 내가 그 상태가 되어본 적도 없으면서, 단지 알고 있다는 것 같은 얄팍한 생각을 그대로 이야기하면서 상처를 만든다.

내가 잘 알지 못한다면, 혹시 잘 알고 있을지라도 말을 아껴야 한다. 내 밖으로 나가는 것들을 조심해야 한다. 상대방은, 그 당사자는 내가 생각하는 것과는 다른 상태일 수 있다. 나의 무심함이 힘든 사람을 더욱 힘들게 할 수 있다.

ADHD라는 단어가 아이와 나, 우리의 삶 속으로 들어와버리고 난 후 한동안은 허무감과 무력감에 힘들었다. 단어가 주는 무게감이 우리 집을 잠식해갈 즈음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까짓, ADHD면 어떻고 아니면 어때.'

맞든 아니든, 알든 모르든 엄마로서 내가 할 일은 같았다. 달라질 건 없다. 어제도 오늘도 나는 이 아이의 엄마고, 지금껏 해 온 엄마의 일을 계속할 터였다.

특기는 사과, 취미는 반성입니다 17 p

》 대부분의 경우, 우리는 결국 계속 나아가는 걸 선택한다. 사실 우리는 그리 많은 선택지를 가지고 있지 못하기 때문이다. 나아가던가 돌아가던가... 삶이라는 것은 그렇게 나아가는 것을 선택하도록 만든다. 뒤돌아 갈 수도 주저앉을 수도 없다면 결국, 우리는 나아가게 된다. 그것이 우리가 가진 숙명이 아닐까 싶다.

첫째는 "엄마 옆에 눕고 싶다"는 말 같은 건 하지 않았다.

다만 제게 허락된 아빠를 힘껏 끌어안았을 뿐.

둘째의 우는 소리가 싫어 그런 첫째의 마음을 알면서도 외면한 적이 많았다.

그런 첫째의 일화들은 두고두고 나를 울린다.

첫째는 왜 착한 것조차 부모를 마음 아프게 할까.

특기는 사과, 취미는 반성입니다 36 p

》 부모는 항상 그런 존재가 아닐까 싶다. 너무도 사랑하기에 그래서 가슴 아프다. 아이가 착해도 가슴 아프고, 아이가 못되게 굴어도 가슴 아프다. 항상 그 아픔을 간직하고 항상 미안한 존재, 부모는 그런 존재가 아닐까 싶다.

TIP ADHD 아이와 대화하기

1. "왜 그래?" 사용 금지

- 추궁이다. 답이 없는 질문 던지고 몰아세우지 않기, '하지 마!'라고 단호하게 주의 주는 편이 낫다.

2. 한 번에 하나씩 지시하기

- 한 문장 안에 주어지는 지시가 많으면 우선순위를 정하기 어렵다. 순서대로 알려주자.

- 예) 위아래 내복 벗자 → 바지 입자 → 양말 신자 → 웃옷 입자

3. 거절은 길게

- 아이들의 욕구에도 나름의 이유와 정당성이 있다.

- 대안을 주어 아이 스스로 선택하게 하는 대화 요령이다.

4. 반복해서 설명하기

- 반복되는 실수에는 반복되는 설명만이 답이다.

5. 아이의 감정에 호소하기 (공감형)

- '다칠 수 있다'는 사실보다 '엄마가 마음이 아프다'는 사실이 행동을 멈춰야 할 타당한 이유가 된다.

6. 본인에게 닥칠 수 있는 불이익을 구체적으로 설명해 주기 (논리형)

- 이성적 사고를 중시하는 아이에게는 감정에 호소하기보다 사실관계를 명확하게 짚어주는 것이 좋다.

특기는 사과, 취미는 반성입니다 46p - 55p

》 읽다 보니 ADHD 아이뿐만이 아니라 모든 아이와 모든 부모에게 필요한 얘기인 것 같다. 우리는 아이가 필요한 얘기를 하고 있는 걸까? 아니면 내가 하고 싶은 얘기를 하고 있는 걸까?

학교가 무서운 건 잘못이 아니야.

학교 가는 게 정말 싫을 수도 있어.

학교가 무서우면 언제든 말해도 돼.

엄마가 도와줄게.

특기는 사과, 취미는 반성입니다 72p

》 이 말이 왜 이렇게 가슴을 파고드는지 모르겠다. 아마 나는 그런 부모가 못 되어서 그런가 보다.

2부. 기어코 학부모가 되어버렸다

"엄마, 오늘은 혼자 가볼래."

깜짝 놀라 아이를 돌아보았다. 아이는 등을 돌려 벌써 저만치 걸어가고 있었다. 아이가 점이 되어 시야에서 사라질 때까지 나는 아이에게서 눈을 떼지 못했다. 오래도록 기억될 뒷모습이라는 걸 직감했다.

특기는 사과, 취미는 반성입니다 83p

》 아이가 다가오는 앞모습도 보기 좋지만, 때로는 아이가 당당히 걸어가는 뒷모습이 보기 좋을 때도 있다. 멀어져 가는 것이 아니라 세상으로 나아가는 것임을 알기 때문이다.

"나는 하루 종일 계속 계속 실수만 하는데 나도 쓸모가 있어?"

"있잖아. 쓸모라는 건 다른 사람이 정해주는 게 아니야. 너의 쓸모는 네가 정하는 거야."

특기는 사과, 취미는 반성입니다 97p

》 가끔 아이들은 아픈 곳을 더욱 아프게 만들기도 합니다. 아마 본인도 아프기 때문일 겁니다.

"엄마."

"응."

"사랑해."

그렇게 잠이 들었다. 잠든 아이를 보며 생각했다.

쓸모를 증명하지 않아도 괜찮아.

너는 너 그대로 너니까.

사랑해.

특기는 사과, 취미는 반성입니다 98p

》 그래도 우리가 '사랑'이라는 단어를, 의미를 알고 있어서 참 다행입니다.

TIP 독서 교육? 책 놀이!

1. 잠자리에서 이야기 들려주기

2. 일상의 언어로 말하기

3. 많이 읽어 주기

4. 책꽂이를 아이의 관심사로 채워주기

5. 만화책 차별하지 않기

- 폰 대신 책을 집어 드는 것만으로도 감사할 일이다.

6. 주기적으로 읽을거리 마련해 주기

- 어린이 잡지를 구독한다. 가장 먼저 본인의 글과 그림이 실렸는지부터 확인한다. 본인의 이야기가 선정되면 아이들은 상상 이상으로 몹시 기뻐한다.

7. 시각과 청각을 비워두기

- 보지 않을 때만이라도 TV를 끄자. 불필요한 자극을 차단하자.

특기는 사과, 취미는 반성입니다 129~134p

3부. 정신건강의학과를 찾다

"너는 틀리지 않았다. 나라도 그렇게 했을 것이다. 최선의 선택이었다."는 선생님의 말은 큰 위로가 되었다.

선생님과 이야기를 나누며 그동안 아이를 챙기느라 지나쳤던 나의 감정을 꺼내 보았다.

상처받았음을 인정하고 나서야 나는 서서히 회복되어갔다.

특기는 사과, 취미는 반성입니다 166p

》 모든 건 마음이 시킨 일이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곤 한다. 내가 지금 살고 있는 세상은 내 마음이 만들어놓은 세상일지도 모른다. 내가 나의 마음을 바꾸는 것만으로도 치유가 되고, 나를 둘러싼 세상이 변화하기 시작한다. 마음을 바꾸는 것은 내가 살고 있는 세상을 바꾸는 작업이기도 하다.

힘든 일은 극복해나가는 것이 아니다. 그저 인정하는 것이다. '그럴 수 있다'라고 받아들이는 것이다. 그렇게 내려놓을 때 힘든 일은 더 이상 힘든 일이 아니게 된다. 그저 그런 일상의 하나의 일이 된다.

4부. 관계를 맺다, 결실을 맺다

인사라는 건 오늘 하루 동안 그 사람이 안녕하길 빌어주는 마음이야. '안녕'이라는 말에는 '나쁜 일 없이 편안한 하루를 보낸다'는 뜻이 들어있거든, 그러니까 인사는 매일 건네는 선물 같은 거야.

특기는 사과, 취미는 반성입니다 212p

》 인사에 이런 의미가 있었다는 걸 잊고 있었다. 듣고 보니 '안녕하세요?'라는 인사에는 '안녕하시길 바랍니다'라는 말이 숨어 있었다. 오늘 하루 모두 안녕하시길 바랍니다.

아이가 ADHD인 것, 그 자체를 미안해해서는 안된다. ADHD는 누구의 잘못도 아니다. 121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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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체와 함께 산책을 - 세상의 속도에 휩쓸리지 않고 나를 여행하는 법
시라토리 하루히코 지음, 김윤경 옮김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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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글쓰기가 어렵다. 그래서 글쓰기에 집중해 보려고 한다. 어려우면 집중한다.

'니체와 함께 산책'을 선택한 이유

책 표지만 보고 신청했다. 다산초당에서 나온 니체 관련 책이니 믿고 볼 수 있을 것 같았다.

니체, 인류 최고의 철학자라고 생각한다.

다산초당, 이 출판사의 책이 나를 실망시킨 적은 거의 없다. 다른 것보다 편집자의 힘이라고 생각한다. 문체와 짜임새가 극강이다. 처음으로 책을 펴낸 저자들의 글도 그 짜임새와 문체를 보면 기성작가 이상이다. 이는 아마도 저자 원고의 힘이라기보다는 다산초당의 능력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다산초당의 책들을 상당수 읽었고, 거의 다 성공했다. 항상 배울 점이 있다. 소재서부터 글을 책으로 엮는 스킬까지 나에게는 교과서 같은 책을 내는 출판사이다.

저자 소개

시라토리 하루히코

깨달음을 얻었는가?

이름처럼 일본 사람이다. 처음 들어보는 이름이다. 하지만 저자 소개에 보면 '초역 니체의 말'은 전 세계에서 200만 부 이상 판매가 되었다고 한다. 다산초당도 그래서 이 책을 출판하지 않았을까 싶다.

저자는 철학자이자 베스트셀러 작가라고 한다. 일본 최고의 니체 전문가로 공부는 독일 베를린자유대학교에서 했다고 한다. 저자 소개 글에 특이한 내용이 나온다.

저자는 인류의 생각과 삶을 바꾼 사상들이 어떻게 탄생했는지 의문을 가졌고, 그들이 특별한 체험을 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고 한다.

바로 '관조', '명상', '깨달음'이라고 말한다. 그래서 이 책의 집필 의도 또한 우리가 각자 일상에서 깨달음을 이를 수 있도록 돕고자 했다고 쓰여있다.

내가 독서 방법 중에서 강조하는 것 중의 하나도 '화두 독서법'이다. 어떤 하나의 질문을 얼마나 깊이, 얼마나 오래 생각할 수 있는가는 매우 중요한 문제다. 그리고 그 사색의 결과로 자신만의 답을 찾아내는 것은 독서의 목적과도 직결되어 있기도 하다. 이 책의 집필 의도에 나온 세 가지 단어도 결국 사색을 통한 답을 찾는 것으로 연결되어 있다. 철학자든, 성공자든 삶에 대해서 진지하게 고민을 해본 사람, 인생에 대해 심각한 고민을 해본 사람은 어떤 혜안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그 혜안은 항상 자기로 말미암아 나온 것이다. 다른 사람의 뜻에 따른 것이 아니고, 프레임의 외각, 정형화되지 않은 곳을 자신이 탐험하고 그 안에서 어떤 진리를 찾은 것이다. 크게 보면 그런 혜안을 갖게 되는 방법은 모두 동일하다. 틀을 넘어 보았는가? 얼마나 깊이 생각했는가? 그래서 깨달음을 얻었는가?이다.

이 책 속에는 어떤 깨달음이 있을지 궁금하다.

프롤로그

관조

관조란 '있는 그대로 보는 것'이다. 관조란 어떤 대상을 볼 때 사고와 감정을 완전히 배제하는 것이다. 따라서 객관적으로 보는 것과도 다르나. 객관적으로 볼 때는 사고가 개입하기 때문이다.

명상

명상은 꼭 가만히 앉은 상태에서만 하는 것이 아니다. 사고를 멈추고 무언가에 집중한 상태라면 언제든지 명상이 될 수 있다.

깨달음

관조와 명상이 깊어지면 깨달음에 이르기도 한다. 따라서 이 세 가지는 경계 없이 서로 이어져 있다. 깨달음은 특정한 방법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모든 것을 내려놓았을 때, 비로소 깨달음이 불현듯 찾아온다. 18p

우리가 있은 것을 있는 그대로 본 적이 있을까? 우리 누구도 그럴 수는 없다. 컵을 보면 용도를 떠올리게 되고, 사람을 보면 나와의 관계를 보고, 편의점을 보면 먹을 것을 떠올리게 되고, 돈을 보면 욕심이 깃든다.

우리는 그 어떤 것을 볼 때도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볼 수가 없다. 이미 너무 많은 것을 정의해놓고 있기 때문이다. 각 사물은 어디에 쓰이는 것이고, 어떤 일은 마땅히 그래야 한다는 기준을 정해 놓는다. 그래서 한 번이라도 경험이 있는 일을 다시 하게 된다면 그 기준에 기대어 판단한다. 이 판단이 너무도 확고하면 배척이라는 것이 생긴다. 기준이라는 잣대의 틀로, 현상을 파악하니 옳고 그름이 발생하고, 잘 된 것과 잘못된 것이 발생한다.

하지만 어린아이들을 보자. 처음 만나는 것이 너무도 많다. 누가 가르쳐주지 않으면 그것은 아이의 장난감이 되어버린다. 용도는 모른다. 좋고 나쁨도 없다. 그냥 가지고 놀면 된다. 선입견이 없고, 기준도 없다. 그래서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바라본다.

어른이 되고 나서 이렇게 기준 없이 무언가를 본 적이 있는가? 단 한 번도 없을 것이다. 어떻게 해서든 기준을 찾는다. 그래서 자신의 경험 속 유사한 것을 찾아들어간다. 그리고 결국 그 무엇이든 비슷한 것을 찾아와 그 틀을 새로 만난 것에 대입한다. 그리고 제단을 한다. 우리는 어른이 되고 나서 단 한 번도 있는 것을 그냥 있는 그대로 바라본 적이 없다.

관조라는 것은 그런 것이다. 지금까지 재단하고 기준에 맞추던 작업을 내려놓는 작업을 하는 것이다. 있는 것을 있는 것 그대로 바라보는 작업이다. 내가 지금까지 생각하고 행동하던 모든 기준을 적용하지 않고 어린아이가 되어 바라보는 작업이다. 이런 과정 속에서 우리는 그 일을 진정으로 이해할 수 있게 된다. 사견이 들어있지 않은 있는 그대로의 본질에 다가설 준비가 된다. 그제서야 우리는 제대로 된 사색으로 들어갈 수 있고 깨달음을 찾을 수 있고, 혜안을 가질 수 있다.

1부 철학자처럼 자유로워지는 법

니체

철학자의 명상법

니체는 자연에서 찾아낸 세 가지를 사랑했는데, 바로 광대함, 고요함, 햇빛이었다. 그는 하루에 여덟 시간 동안 혼자 자연 속에 있다 보면 15분간의 깊은 침잠이 몇 번 찾아온다고 말했다.

그 여덟 시간 동안 몇 번인가 아주 깊은 15분이 찾아온다. 그때야말로 내 안의 가장 깊은 샘에서 솟아나는 활성 음료를 마실 수 있다. 27p

궁금해진다. 과연 니체의 내면 깊은 샘에서 솟아나는 활성 음료는 과연 어떤 것일까? 우리 같은 일반인이 생각할 수 있는 그런 정도의 것은 아닐 것이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시간의 고귀함

현대사회의 생활 속도는 두려울 만큼 점점 빨라지고 있다. 현대인들은 생각하는 시간도, 생각하는 데 필요한 정적도 잃어버렸다. 명상하는 삶이 점점 사라지고 있다. 본래 명상 생활을 하려면 여유로운 시간이 있어야 한다. 그 시간에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은 고귀한 일이다. 33p

우리 말 중에 오만가지 생각이라는 말이 있다. 그런데 신기한 것은 사람이 하루에 하는 생각이 45천 가지 정도 된다는 연구결과가 있다는 점이다. 물론 생각의 수를 측정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기에 정확하다고는 보기는 힘들다. 아무튼 사람은 하루에 상당히 많은 생각을 한다. 그리고 단 한순간이라도 생각을 하고 지내는 시간은 없다.

명상 강의를 몇 번 했다. 강의를 하면서 짧게나마 실습 시간을 갖는데, 역시나 생각을 하지 않는 시간을 가지는 것을 정말 어려워한다. 단 한순간도 생각을 하지 않고 지내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우리는 깨어있는 시간 동안 무언가를 계속해서 한다. 그리고 잠자는 시간마저도 생각은 계속해서 무언가를 만들어낸다. 우리는 24시간 단 1초도 가만히 있는 시간이 없다.

그런데 생각해 보자.

그렇게 1초도 쉬지 않고 무언가를 하고 있는데 이런 얘기는 왜 나오는 걸까?

'아~ 오늘은 진짜 아무것도 한 것이 없구나.'

'오늘 뭐 했지? 기억나는 게 하나도 없는데?'

그렇다. 우리는 분명 무언가를 하지만 기억에 남을 무언가를 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대부분은 기억에도 남지 않는 그냥 그런 무언가를 하면서 하루를 보낸다. 그냥 대부분의 날들을 그렇게 보내다. 어쩌다가 한 번 기억날 무언가를 할 뿐이다.

니체는 얘기한다. '그 시간에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은 고귀한 일이다.'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무언가를 하는 것이 아니다. 의미 있는 무언가를 하는 것이다. 그래서 오히려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 아무거나 하는 것보다 훨씬 의미 있는 일이 될 수 있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 자체로도 의미가 있고, 동시에 아무거나 하던 그 시간에서 벗어나는 것이다. 누구에게는 평생이 가도 하지 못하는 그런 일을 하는 것이다. 그리고 아무것도 하지 않는 시간은 다시 무언가를 할 때 의미 있는 일을 하도록 도와주기도 한다. 아무것도 하지 않음으로써 생각을 리셋하고, 다른 생각이 들어올 공간을 열어 놓을 수 있다. 내면 깊이 있는 생각이 올라올 수 있도록 준비할 수 있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시간 그 시간은 정말 고귀한 시간이다.

괴테

파우스트,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등을 쓴 작가 괴테, 정말 예정하는 작가이다. 물론 인격적인 건 아니고 글이 그렇다. 특히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은 50번 이상 읽은 것 같다. 책에서 괴테의 글이 소개된다.

겨울이 나는 사실을 깨달을 수 없을 정도로 정원의 상록수가 푸르다. 태양은 밝게 빛나며, 북쪽 저 멀리 산등성이를 뒤덮은 눈이 보인다. 정원 벽을 따라 심어진 레몬 나무는 서서히 갈대로 뒤덮이고 있지만, 등자나무는 아직 갈대에 덮이지 않은 채 서 있다.

이 나무에는 더없이 실한 열매가 수백 개 달려 있다.

독일에서처럼 잘 깎여 손질되거나 화분에 심어진 것이 아니라, 비옥한 땅에서 자유롭고 무성하게 우거져 여러 나무와 사이좋게 어울려 있다. 이런 풍경을 바라보는 것만큼 즐거운 일은 상상할 수 없다. 40p

도대체 어떻게 하면 이렇게 쓸 수 있는 걸까? 얼마나 많은 연습을 해야 이런 글을 쓸 수 있는 걸까?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을 보면 이렇게 묘사하는 글들이 자주 나온다. 그리고 그 글 하나하나가 모두 예술이다. 글을 풀어내는 실력, 그림을 그리듯 글을 쓰는 능력은 세계 최고가 아닌 역사상 최고가 아닐까 싶다. 읽으면 읽을수록 감탄이 나온다.

나는 이런 감탄을 하고 있었지만, 이 책에서는 괴테는 '융화하는 사람'이라는 설명을 하기 위해 괴테의 글을 가지고 왔다. 괴테는 '친화력'이라는 소설도 썼고, 자연과 사람 모두와 어우러지는 능력이 있었다고 한다.

프롬

프롬은 사람은 진정으로 사랑하기 위해서도 명상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인상적인 통찰이다. 명상 없는 상태에서 이루어지는 사람은 사람들의 생각과 달리 자유롭지 않고, 때때로 망상에 지나지 않기 때문이다. 62p

2부 일상에서 깨달음을 얻는 법

명상은 일상이다

명상이라고 해서 별달리 고상한 것도, 종교적인 것도 아니다. 110p

길가나 창가에 서서 노을이 지는 풍경을 바라보며 명상할 수도 있고 자전거를 타면서 명상할 수도 있다. 손을 씻으면서도 할 수 있다. 또는 단순한 작업을 하다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명상 상태에 빠지기도 한다. 111p

명상은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는 것이다. 그 이상의 깊은 의미는 없다. 111p

보기 위해서는 여기에 있어야 하네. 하지만 자네는 대개 어딘가 다른 곳에 있지 않은가.

엔서니 드멜로가 쓴 선사와 제자의 대화

"어디서 깨달음을 추구해야 할까요?"

"여기서 찾으면 되네"

"언제 일어납니까?"

"바로 지금 일어나지."

"그렇다면 저는 왜 그걸 체험하지 못하는 거죠?"

"자네가 보지 않기 때문이지."

"무엇을 찾으라고 하시는 건가요?"

"아무것도. 다만 보기만 하면 되네."

"무엇을 보라고 하시는 겁니까?"

"눈에 머무는 것을 보는 거지."

"무언가 특별한 방법으로 봐야 하는 건가요?"

"그렇지 않다네. 지극히 평범한 방법이면 충분하지."

"저는 언제나 평범한 방법으로 보고 있는걸요?"

"아니, 보고 있지 않아."

"왜 보고 있지 않다고 말씀하시는 건가요?"

"보기 위해서는 여기에 있어야 하네. 하지만 자네는 대개 어딘가 다른 곳에 있지 않은가." 150p

제자는 깨달음을 이해하려고만 하고 있다. 하지만 그렇게 해서는 깨달음을 얻을 수가 없다. 자신이 현재 속에서 찾아야 하는 것이다. 여기서 현재는 두 가지를 얘기할 수 있다. 시간과 공간이다. 우선 시간을 보면 내가 현재라는 순간에 머무르고 있는지 보아야 한다. 선사는 제자에게 지금 여기에 있어야 한다고 얘기한다. 깨달음을 찾아 과거와 미래를 오가는 것이 아니라 지금 이 순간 깨달음을 찾아야 하는 것이다. 하지만 제자는 그 의미를 알지 못한다. 깨달음을 자신의 과거 속에서 찾고, 미래에서 찾으니 찾을 수가 없는 것이다.

공간으로 보면 내 마음이 지금 머물러 있는 곳을 봐야 한다. 나의 마음이 지금 나에게 있는가? 아니면 다른 사람, 다른 곳에 가 있는가? 깨달음을 찾고자 하지만 마음이 나를 떠나 다른 사람에게 가 있으면 그곳에서는 깨달음을 찾을 수가 없다. 깨달음을 찾는 것은 나임에도 불구하고 다른 사람이 어떻게 하고 있는지 찾아 나서고, 다른 사람을 걱정해 주고, 다른 사람이 하는 얘기를 듣고 있어서는 깨달음을 찾을 수가 없다. 내 안을 들여다봐야 한다. 원래 가지고 있던 것 그 안에 깨달음은 들어있다. 멀리서 깨달음을 가지고 와 내 안에 넣는 것이 아니라 원래 내 안에 있던 깨달음을 끄집어 내는 것, 그것이 깨달음을 찾는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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