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기는 사과, 취미는 반성입니다 - ADHD, 학교에 가다
조은혜 지음 / 아퍼블리싱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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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 우리, 학교 갈 수 있을까?

ADHD로 의심된다는 전문가의 판정을 받았을 때 아이는 일곱 살이었다. 세 살 적부터 나는 아이가 버거웠다.

특기는 사과, 취미는 반성입니다 14 p

》 우리는 너무 쉽게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나의 경험이라는 잣대로 판단하곤 한다. 그리고 별일이 아닌 것처럼 자신의 생각을 상대방에게 말하곤 한다. 그러게 우리는 누군가를 나의 경험으로 생채기를 낸다.

하지만, 그렇게 무심코 던진 말 한마디가 상대방에게는 얼마나 큰 상처를 줄 수 있는지는 별로 생각하지 않는다. 모든 상처는 그렇게 시작한다. 내가 잘 알지도 못하면서, 내가 그 상태가 되어본 적도 없으면서, 단지 알고 있다는 것 같은 얄팍한 생각을 그대로 이야기하면서 상처를 만든다.

내가 잘 알지 못한다면, 혹시 잘 알고 있을지라도 말을 아껴야 한다. 내 밖으로 나가는 것들을 조심해야 한다. 상대방은, 그 당사자는 내가 생각하는 것과는 다른 상태일 수 있다. 나의 무심함이 힘든 사람을 더욱 힘들게 할 수 있다.

ADHD라는 단어가 아이와 나, 우리의 삶 속으로 들어와버리고 난 후 한동안은 허무감과 무력감에 힘들었다. 단어가 주는 무게감이 우리 집을 잠식해갈 즈음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까짓, ADHD면 어떻고 아니면 어때.'

맞든 아니든, 알든 모르든 엄마로서 내가 할 일은 같았다. 달라질 건 없다. 어제도 오늘도 나는 이 아이의 엄마고, 지금껏 해 온 엄마의 일을 계속할 터였다.

특기는 사과, 취미는 반성입니다 17 p

》 대부분의 경우, 우리는 결국 계속 나아가는 걸 선택한다. 사실 우리는 그리 많은 선택지를 가지고 있지 못하기 때문이다. 나아가던가 돌아가던가... 삶이라는 것은 그렇게 나아가는 것을 선택하도록 만든다. 뒤돌아 갈 수도 주저앉을 수도 없다면 결국, 우리는 나아가게 된다. 그것이 우리가 가진 숙명이 아닐까 싶다.

첫째는 "엄마 옆에 눕고 싶다"는 말 같은 건 하지 않았다.

다만 제게 허락된 아빠를 힘껏 끌어안았을 뿐.

둘째의 우는 소리가 싫어 그런 첫째의 마음을 알면서도 외면한 적이 많았다.

그런 첫째의 일화들은 두고두고 나를 울린다.

첫째는 왜 착한 것조차 부모를 마음 아프게 할까.

특기는 사과, 취미는 반성입니다 36 p

》 부모는 항상 그런 존재가 아닐까 싶다. 너무도 사랑하기에 그래서 가슴 아프다. 아이가 착해도 가슴 아프고, 아이가 못되게 굴어도 가슴 아프다. 항상 그 아픔을 간직하고 항상 미안한 존재, 부모는 그런 존재가 아닐까 싶다.

TIP ADHD 아이와 대화하기

1. "왜 그래?" 사용 금지

- 추궁이다. 답이 없는 질문 던지고 몰아세우지 않기, '하지 마!'라고 단호하게 주의 주는 편이 낫다.

2. 한 번에 하나씩 지시하기

- 한 문장 안에 주어지는 지시가 많으면 우선순위를 정하기 어렵다. 순서대로 알려주자.

- 예) 위아래 내복 벗자 → 바지 입자 → 양말 신자 → 웃옷 입자

3. 거절은 길게

- 아이들의 욕구에도 나름의 이유와 정당성이 있다.

- 대안을 주어 아이 스스로 선택하게 하는 대화 요령이다.

4. 반복해서 설명하기

- 반복되는 실수에는 반복되는 설명만이 답이다.

5. 아이의 감정에 호소하기 (공감형)

- '다칠 수 있다'는 사실보다 '엄마가 마음이 아프다'는 사실이 행동을 멈춰야 할 타당한 이유가 된다.

6. 본인에게 닥칠 수 있는 불이익을 구체적으로 설명해 주기 (논리형)

- 이성적 사고를 중시하는 아이에게는 감정에 호소하기보다 사실관계를 명확하게 짚어주는 것이 좋다.

특기는 사과, 취미는 반성입니다 46p - 55p

》 읽다 보니 ADHD 아이뿐만이 아니라 모든 아이와 모든 부모에게 필요한 얘기인 것 같다. 우리는 아이가 필요한 얘기를 하고 있는 걸까? 아니면 내가 하고 싶은 얘기를 하고 있는 걸까?

학교가 무서운 건 잘못이 아니야.

학교 가는 게 정말 싫을 수도 있어.

학교가 무서우면 언제든 말해도 돼.

엄마가 도와줄게.

특기는 사과, 취미는 반성입니다 72p

》 이 말이 왜 이렇게 가슴을 파고드는지 모르겠다. 아마 나는 그런 부모가 못 되어서 그런가 보다.

2부. 기어코 학부모가 되어버렸다

"엄마, 오늘은 혼자 가볼래."

깜짝 놀라 아이를 돌아보았다. 아이는 등을 돌려 벌써 저만치 걸어가고 있었다. 아이가 점이 되어 시야에서 사라질 때까지 나는 아이에게서 눈을 떼지 못했다. 오래도록 기억될 뒷모습이라는 걸 직감했다.

특기는 사과, 취미는 반성입니다 83p

》 아이가 다가오는 앞모습도 보기 좋지만, 때로는 아이가 당당히 걸어가는 뒷모습이 보기 좋을 때도 있다. 멀어져 가는 것이 아니라 세상으로 나아가는 것임을 알기 때문이다.

"나는 하루 종일 계속 계속 실수만 하는데 나도 쓸모가 있어?"

"있잖아. 쓸모라는 건 다른 사람이 정해주는 게 아니야. 너의 쓸모는 네가 정하는 거야."

특기는 사과, 취미는 반성입니다 97p

》 가끔 아이들은 아픈 곳을 더욱 아프게 만들기도 합니다. 아마 본인도 아프기 때문일 겁니다.

"엄마."

"응."

"사랑해."

그렇게 잠이 들었다. 잠든 아이를 보며 생각했다.

쓸모를 증명하지 않아도 괜찮아.

너는 너 그대로 너니까.

사랑해.

특기는 사과, 취미는 반성입니다 98p

》 그래도 우리가 '사랑'이라는 단어를, 의미를 알고 있어서 참 다행입니다.

TIP 독서 교육? 책 놀이!

1. 잠자리에서 이야기 들려주기

2. 일상의 언어로 말하기

3. 많이 읽어 주기

4. 책꽂이를 아이의 관심사로 채워주기

5. 만화책 차별하지 않기

- 폰 대신 책을 집어 드는 것만으로도 감사할 일이다.

6. 주기적으로 읽을거리 마련해 주기

- 어린이 잡지를 구독한다. 가장 먼저 본인의 글과 그림이 실렸는지부터 확인한다. 본인의 이야기가 선정되면 아이들은 상상 이상으로 몹시 기뻐한다.

7. 시각과 청각을 비워두기

- 보지 않을 때만이라도 TV를 끄자. 불필요한 자극을 차단하자.

특기는 사과, 취미는 반성입니다 129~134p

3부. 정신건강의학과를 찾다

"너는 틀리지 않았다. 나라도 그렇게 했을 것이다. 최선의 선택이었다."는 선생님의 말은 큰 위로가 되었다.

선생님과 이야기를 나누며 그동안 아이를 챙기느라 지나쳤던 나의 감정을 꺼내 보았다.

상처받았음을 인정하고 나서야 나는 서서히 회복되어갔다.

특기는 사과, 취미는 반성입니다 166p

》 모든 건 마음이 시킨 일이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곤 한다. 내가 지금 살고 있는 세상은 내 마음이 만들어놓은 세상일지도 모른다. 내가 나의 마음을 바꾸는 것만으로도 치유가 되고, 나를 둘러싼 세상이 변화하기 시작한다. 마음을 바꾸는 것은 내가 살고 있는 세상을 바꾸는 작업이기도 하다.

힘든 일은 극복해나가는 것이 아니다. 그저 인정하는 것이다. '그럴 수 있다'라고 받아들이는 것이다. 그렇게 내려놓을 때 힘든 일은 더 이상 힘든 일이 아니게 된다. 그저 그런 일상의 하나의 일이 된다.

4부. 관계를 맺다, 결실을 맺다

인사라는 건 오늘 하루 동안 그 사람이 안녕하길 빌어주는 마음이야. '안녕'이라는 말에는 '나쁜 일 없이 편안한 하루를 보낸다'는 뜻이 들어있거든, 그러니까 인사는 매일 건네는 선물 같은 거야.

특기는 사과, 취미는 반성입니다 212p

》 인사에 이런 의미가 있었다는 걸 잊고 있었다. 듣고 보니 '안녕하세요?'라는 인사에는 '안녕하시길 바랍니다'라는 말이 숨어 있었다. 오늘 하루 모두 안녕하시길 바랍니다.

아이가 ADHD인 것, 그 자체를 미안해해서는 안된다. ADHD는 누구의 잘못도 아니다. 121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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