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댓 카피 - 카피라이터가 말하는 카피 쓰기의 모든 것
민재희 지음 / 이담북스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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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어렸을 때 '광끼'를 재밌게 본 기억이 난다. 광고가 무엇이고 카피라이터가 어떤 일을 하는 직업인지도 모르면서 광고에 대한 환상을 키워준 드라마였다. 드라마에서 봤던 주인공들의 쿨하고 지적인 모습이 멋있어서 '카피라이터'라는 단어를 대할 때면 언제나 광끼가 떠올랐다.

카피라이터가 늘 쿨하고 지적이며 멋진 모습인 건 아닐 테다. 단 한 줄의 카피를 뽑아내기 위해 아이디어를 짜내고 글을 쓰고 몇 시간마다 회의를 거듭해야 한다. 하지만 카피라이터가 쓴 한 줄의 문장으로 이미지가 바뀌고 매출이 올라가고 사람들의 행동이 바뀌는 상황 즉 세상이 변하는 모습을 보는 것은 참으로 짜릿한 일이다. 그 하나의 카피가 변화시킨 많은 것을 <올 댓 카피>에서 보여주고, 그런 카피를 쓰는 방법에 대해 알려준다.

나는 이 책을 글쓰기의 교재 중 하나로 생각하며 책을 읽기 시작했다. 예전과 달리 글을 쓰는 일이 쉬워진 요즘, SNS에 올리는 글이라도 공감할 수 있고 사람들의 반향을 일으킬 수 있으면 더 인정받는 시대이기 때문에 도움을 받고 싶었다. 물론 내가 좋아하는 책을 더 잘 홍보하고 싶기도 했고.

책을 읽을수록 드라마로 막연하게 알았던 '카피'라는 작업에 대해 속속들이 알게 되었다. 카피는 막연히 무언가를 알리는 행위를 하는 것이 아니라 전하고 싶은 대상, 알리고 싶은 내용, 강조하는 내용을 먼저 정해놓고 정해진 내용에 맞는 글귀를 정하는 일이라는 것을 말이다.

이 책에서 가장 도움이 되었던 부분은 문장을 수집하고 응용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내용이었다. 직접적으로 가져와 쓰는 것이 아니라 재가공하여 나의 문장으로 새롭게 탈바꿈하는 방법은 실전에 바로 써먹을 수 있는 노하우였다.

카피가 무엇인지 알고 싶다면,

잘 쓰인 카피 한 줄의 덕을 보고 싶으시다면,

효과적인 카피를 만드는 과정이 궁금하다면,

카피라이터가 되고 싶다면

이 책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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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후감상문 - 먹고 마시며 행복했던 기록
이미나 지음, 이미란 그림 / 이지앤북스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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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쌀 밥에 스팸만 얹어먹어도 맛있는 사람, 스시를 제대로 먹는 법을 아는 사람, 흰죽에 들어있는 엄마의 정성과 아이스크림에 담긴 아빠의 사랑을 느껴 본 사람 그리고 무엇보다 먹고 마시며 행복했던 기억이 있는 사람이라면 이 책은 공감 도서가 될 것이다. 내가 그랬듯이.

연한 살구색 바탕에 날 쳐다보는 듯한 고등어 한 마리가 떡하니 그려져 있는 <식후감상문>은 표지가 참 인상적이다. 먹고 마시며 행복했던 기록이라는 부제에 비해 똥그랗게 눈을 부릅뜨고 있는 고등어 한 마리는 차마 먹기 힘들어 보인다. 고등어조림도 아니고 고등어 구이도 아니고 왜 생 고등어를 그려놓은 표지일까. 그건 아마 작가가 모든 고등어 요리를 좋아한다는 포괄적인 의미가 아닐까 싶다.

이 인상적인 표지만큼 내용도 인상적이다. 본래 식탐이 많아 먹을 것을 찾아다녔던 작가는 음식 때문에 부끄럽기도 했고 음식 때문에 울기도 했고 음식 때문에 병도 났었다. 다이어트를 위해 음식을 거부해도 음식으로 인한 행복은 다른 무엇으로도 채울 수 없어, 결국 음식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음식 예찬론이며, 음식 감상문이자 음식에 대한 기억을 쏟아낸 <식후감상문>을 써냈다.

이미나 저자의 이야기는 짧고, 강렬하고, 와닿고, 웃기다. 그리고 그녀의 글 옆에는 맛깔스러운 삽화가 더해져 음식 이야기를 더욱 풍부하게 만든다. 이 책을 읽으면 식욕이 없던 사람은 음식 앞으로 가게 될 것이고, 다이어트를 하는 사람은 포기하게 될지도 모른다. 그래도 책을 읽는 동안 살이 찌진 않으니 함께 맛있게 읽고 스트레스를 날려버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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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괜찮아
사노 요코 지음, 이지수 옮김 / 북로드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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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도 괜찮아> 저자는 시니컬하면서도 유머를 잃지 않는 작가이다. 밀리언셀러, 베스트셀러 작품이 많은 그녀는 동화작가이자 에세이스트인데 사물과 사람을 색다른 시선으로 보는 능력이 있다. 나는 그녀의 작품 중 <100만 번 산 고양이> 그림책을 읽고 그녀가 좋아졌다.


100만 번 산 고양이가 진정 사랑하는 상대를 만나 사랑을 하더니 함께 늙어가고 죽게 되었다는 이야기를 담은 <100만 번 산 고양이> 그림책 속 주인공 고양이는 시니컬함을 유지하다 끝에 사랑꾼으로 변모한다. 세상을 비관적으로 보던 남자의 변화가 재밌었다. 그리고 이 책에서도 그런 반전과 희망이 있을 거라는 생각에 읽게 되었다. 사람에 대한 믿음과 가능성을 보는 희망이 말이다.


<그래도 괜찮아>는 사노 요코 작가가 살면서 만났던 사람들과의 에피소드 모음집이다. 자신을 낳아준 어머니에 대한 기억부터 평생을 함께 한 친구, 홀로 키워온 아들 등 가까운 사람에서부터 결혼 전 잠깐 같이 일했던 동료, 아들을 좋아했던 아들의 초등학교 동창 여자애, 한번 만났던 택시 기사까지 다양한 사람들이 등장한다. 그들의 이야기는 냉담하기도, 밝기도, 어이없기도 하지만 한결같이 등장인물의 매력이 표현된다. 이는 사노 요코 작가가 짧은 만남에서도 사람에 대한 호기심을 놓치지 않았기 때문이다. 또한 외모나 학벌, 행동이나 말투로 선입견을 가지고 대하지 않았기 때문에 각자가 가진 개성을 찾아낼 수 있었던 것이다.


그 각자의 개성을 읽는 것이 바로 이 책의 묘미이다. 현실에서 만났다면 동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평범한 인물이었을 테지만 사노 요코 작가의 시선을 통해 각자의 삶이 녹아든 캐릭터로 완성되었다. 작가는 여러 사람을 이야기하며 이런저런 삶이 있으니 괜찮다고 우리에게 말하는 것이다.


책을 절반쯤 읽으면 그녀가 만난 사람들을 나도 만나고 싶어진다. 그러다 끝까지 읽게 되면 내 주변에 있는 사람들을 새롭게 보는 시선이 생긴다. 그리고 내가 부담스러워했던 그들의 독특한 성격을 받아 줄 수 있는 조금의 여유가 생긴다.

"그래도 괜찮아"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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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가 좋으면 찾아가겠어요 (드라마 방영 기념 한정판)
이도우 지음 / 시공사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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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을 보내고 따스한 햇살이 집안 깊숙이 찾아들 때 봄소식을 알리듯 온화한 표지의 책이 도착했다. 드라마로 더 유명해진 이도우 작가의 <날씨가 좋으면 찾아가겠어요> 도서였다. 어른 남자의 마음도 울리는 이도우 작가의 명문장이 가득 담긴 이 책은 읽는 사람마다 칭찬 일색이었다. 그래서 드라마가 기대되었고 드라마가 인기리에 방영된 만큼 책도 덩달아 인기가 떨어질 줄 몰랐다.

나는 유행에 민감하지 않은 편이고 베스트셀러에 이상한 거부감이 있어서 책 내용만 기웃거리고 있다가 드라마를 보고 이 책을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웃음이 끊이지 않고 설레고 밝은 느낌의 드라마였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고즈넉하고 아담한 '굿나잇 책방'이 매력적이었다. 굿나잇 책방 지기의 진짜 목소리가 궁금했다.

<날씨가 좋으면 찾아가겠어요>는 해원이 미술 강사 일을 그만두고 이모가 운영하는 호두하우스 펜션으로 내려오면서 시작된다. 미술 학원에서 받은 상처를 고스란히 가져와 이모와 갈등을 빚고 불편해할 때 은섭이 그녀에게 겨울 한정 책방 알바를 부탁한다. 가족과 친구 등 사람에게 받은 상처로 인물은 그리지 않던 해원은 책방에서 만난 좋은 사람들을 통해 자신의 과거를 돌아보고 꽉 쥐고 있던 슬픔을 흘려보내고 상처받은 자신을 다독이고 상처를 준 사람들을 용서하게 된다. 그 험난하고 다이내믹한 과정에는 은섭이 늘 해원 곁에 있었다. 그녀만큼 아픈 과거를 가졌지만 자신 곁에 남겨진 좋은 사람들로 인해 상냥함을 잃지 않은 남자 은섭으로 인해 해원은 마음의 문을 열고 화해를 향한 여정을 이루어낸다.

가벼운 연애 소설을 상상했는데 사람 사이의 해묵은 갈등에 관한 이야기였다. 이제는 사소해졌지만 당시엔 큰일이었던 한 사건으로 멀어지고 어쩌다 다시 만나게 되어도 어색해져버린 사이, 시간이 너무 흘러 사과와 용서의 타이밍을 놓치고 인연이 끊긴 사이, 서로에 대한 섭섭함을 차마 말하지 못하고 아쉬운 내색만 하는 사이, 잘 안다고 생각했는데 너무나 모르고 있었던 사이, 마음의 빚으로 불편한 사이들이 얽히고설켜 있다. 가족, 친구, 동창, 지인이라고 규정할 수 없는 복잡한 사이들이 이 책의 구석구석 숨겨져있다. 그런 다양한 관계를 읽으며 표면적인 호칭에 맞는 역할을 하며 숨겨놓은 내 마음이 드러났다. 관계에 신경을 많이 쓰지만, 내가 해 준 것과 내가 받지 못한 것만 생각하는 옹졸하고 나만 생각하는 마음이 말이다.

나도 해원처럼 화해를 잘 못하는 사람이다. 아쉬운 마음, 섭섭한 마음을 표현하지 않고 혼자 끙끙 앓다가 조용히 인연을 끊곤 했다. 세월이 흐르며 자연스럽게 관계가 정리되고 있는데 정리할 수 없는 관계가 있음을 새삼 깨닫게 된다. 가족. 다른 어떤 관계보다 화해가 필요한 관계가 바로 가족이라는 것을 말이다. 지나온 시간만큼 쌓인 오해를 속시원히 털어놓는다고 화해가 이루어지진 않겠지만 미안하고, 여전히 사랑한다는 말을 건넬 용기를 내야 한다. 그것이 바로 <날씨가 좋으면 찾아가겠어요>를 통해 내가 얻은 교훈이다.

"날씨가 좋으면 찾아갈게요"라는 말은 인사치레라고 한다. "언제 밥 한번 먹자"라는 말처럼. 그 말이 안부성 인사가 되지 않기 위해 행동으로 옮긴 해원처럼 나도 화해를 향한 여정을 시작하고 싶다. 너무 오랫동안 붙들고 있었던 과거의 상처와 화해하는 여정을, 스스로를 부정적으로 보는 시선과 화해하는 여정을, 비교의식이 아닌 사랑으로 손을 내미는 여정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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숍 인[!n] 유럽 - 여행 속 취향의 발견 인[!n] 시리즈
안미영 외 지음 / 이지앤북스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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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인들의 인테리어가 궁금해서 유럽인들이 가는 숍, 유럽의 숍들을 살펴보면 인테리어에 대한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을까 해서 읽게 되었다. 숍은 유럽인의 일상을 반영하고 있다고 하니까 더욱 읽고 싶었다.

숍 인 유럽은 파리, 프라하, 런던, 암스테르담의 숍들을 4가지 테마(로컬 위주의 디자인 숍, 독특한 디자인 숍, 유럽 스타일 편집숍, 라이프스타일 숍, 빈티지 숍)로 분류하여 보여주고 있다. 4가지 테마로 나눠져 있지만 하나같이 유럽인들의 감성이 묻어나는 인테리어로 꾸며져 있다. 이 책에서 소개하는 숍 중 한곳이라도 들어가면 쉽게 나오기 힘든만큼 감성적인 인테리어와 독특한 물건들이 고객을 기다리고 있다. 

어떤 곳은 전시회장처럼 제품을 디피해 놓기도 하고, 한국에 가져가고 싶을 만큼 공간을 빛내는 소품이 있기도 하고, 따라 하고 싶은 인테리어로 꾸며져 있기도 하고, 흔히 볼 수 없는 유명 브랜드의 빈티지 의류가 걸려있기도 하다. 아, 이곳이 바로 유럽이구나 싶은 숍들의 행진이다.

동네에 있다면 매일 가보고 싶은 숍, 언젠가 가 볼 날을 기대하며 여행지 목록에 올려놓은 숍, 당장 갈 수 없어서 아쉽지만 책으로라도 만나서 아쉬운 숍들이 <숍 인 유럽>에 가득하다. 

유럽 분위기로 집을 꾸미고 싶으신 분, 유럽의 라이프 스타일이 궁금하신 분,

유럽 여행에서 마음에 드는 숍을 찾지 못하셨던 분,

유럽인들의 일상이 궁금하신 분들이 읽으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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