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괜찮아
사노 요코 지음, 이지수 옮김 / 북로드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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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도 괜찮아> 저자는 시니컬하면서도 유머를 잃지 않는 작가이다. 밀리언셀러, 베스트셀러 작품이 많은 그녀는 동화작가이자 에세이스트인데 사물과 사람을 색다른 시선으로 보는 능력이 있다. 나는 그녀의 작품 중 <100만 번 산 고양이> 그림책을 읽고 그녀가 좋아졌다.


100만 번 산 고양이가 진정 사랑하는 상대를 만나 사랑을 하더니 함께 늙어가고 죽게 되었다는 이야기를 담은 <100만 번 산 고양이> 그림책 속 주인공 고양이는 시니컬함을 유지하다 끝에 사랑꾼으로 변모한다. 세상을 비관적으로 보던 남자의 변화가 재밌었다. 그리고 이 책에서도 그런 반전과 희망이 있을 거라는 생각에 읽게 되었다. 사람에 대한 믿음과 가능성을 보는 희망이 말이다.


<그래도 괜찮아>는 사노 요코 작가가 살면서 만났던 사람들과의 에피소드 모음집이다. 자신을 낳아준 어머니에 대한 기억부터 평생을 함께 한 친구, 홀로 키워온 아들 등 가까운 사람에서부터 결혼 전 잠깐 같이 일했던 동료, 아들을 좋아했던 아들의 초등학교 동창 여자애, 한번 만났던 택시 기사까지 다양한 사람들이 등장한다. 그들의 이야기는 냉담하기도, 밝기도, 어이없기도 하지만 한결같이 등장인물의 매력이 표현된다. 이는 사노 요코 작가가 짧은 만남에서도 사람에 대한 호기심을 놓치지 않았기 때문이다. 또한 외모나 학벌, 행동이나 말투로 선입견을 가지고 대하지 않았기 때문에 각자가 가진 개성을 찾아낼 수 있었던 것이다.


그 각자의 개성을 읽는 것이 바로 이 책의 묘미이다. 현실에서 만났다면 동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평범한 인물이었을 테지만 사노 요코 작가의 시선을 통해 각자의 삶이 녹아든 캐릭터로 완성되었다. 작가는 여러 사람을 이야기하며 이런저런 삶이 있으니 괜찮다고 우리에게 말하는 것이다.


책을 절반쯤 읽으면 그녀가 만난 사람들을 나도 만나고 싶어진다. 그러다 끝까지 읽게 되면 내 주변에 있는 사람들을 새롭게 보는 시선이 생긴다. 그리고 내가 부담스러워했던 그들의 독특한 성격을 받아 줄 수 있는 조금의 여유가 생긴다.

"그래도 괜찮아"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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