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요한 저녁이 왔다 오후시선 1
복효근 지음, 유운선 사진 / 역락 / 2018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잔잔해 지고 고용해 지네요. 사진도 글도 좋았습니다. 마음의 여백을 느끼고 싶을 때 읽는 시네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어쩌면 스무 번
편혜영 지음 / 문학동네 / 2021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편하지 않는 내용의 편혜영. 기대에 못 미쳤으나 그럭저럭 읽을 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
박민규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09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한국 연애소설의 백미. 박민규의 대표작이라 생각한다. 강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날씨가 좋으면 찾아가겠어요
이도우 지음 / 시공사 / 2018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날씨가 너무 좋은 오늘이었다.

날씨가 좋으면 찾아오겠다는 사람이 있었다면 바로 오늘 와야 하지 않을까? 싶을 만큼.

미세먼지도 없었고 기온도 21도로 적당했고 바람까지 살랑살랑 불어 오래간만에 동네 한 바퀴 뛰러 나갔다.

사회적 거리두기(내가 건전하고 모범적인 시민임을 다시 확인)로 두어 달을 바깥출입을 삼가 했는데 이렇게 화창하고 아름다운 날에 방에만 있는 것도 피고 있는 꽃들에게 예의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 마스크를 하고.(뛸 때의 마스크는 걸을 때의 방독면 착용과 비슷하다)

겹황매화, 박태기, 철쭉, 이 팝, 산딸나무, 모란.

뛰는 도중 인사를 나눈 아이들은 이정 도고 낮고 잘게 피어 구분을 할 수 없었던 꽃과 숨어 있어 정확히 보이지 않는 꽃들에겐 이름을 불러주지 못했다.

날씨가 좋다는 건 이래저래 고맙고 감사한 일이다. 아무도 채근하지 않아도 때에 맞춰 꽃을 피우고 잎을 내밀고 시간과 공간을 조화롭게 채색할 줄 아는 풍경들을 볼 수 있어 행복했다. 작은 것에 대한 소중함과 늘 있어 왔던 것에 대한 감사를 말할 줄 아는 사람이 되다니- 스스로 대견해 하며 칭찬을 했다.

'날씨가 좋으면 찾아가겠어요'가 몇 주 동안 베스트셀러 1위에 올라오길래 베스트셀러에 현혹되지 않겠다, 팔랑귀로 생을 마감할 수는 없다는 각오로 그런가 보다 하고 있었는데 작가 이름을 확인하는 순간, 누워보다가 벌떡 일어나지 않을 수없었다.

이도우 작가의 신작이라닛!!!

'사서함 110호의 우편물' 2004년 출간 이후 '잠옷을 입으렴'을 2012년 2월에 내고'날씨가 좋으면 찾아가겠어요'를 2020년 2월에 냈으니 8년마다 신작을 내는 셈이다.

이렇듯 오랜 시간을 기다려야 이도우 작가의 신작을 읽을 수 있다니... 성마른 사람은 답답해서 죽을 수도 있는 세월이다.

TV를 잘 보지 않아 모르고 있었는데 드라마로 방영되고 있었다. 내가 주문했을 때는 드라마 방영 기념 한정판을 팔 때여서 '굿나잇책방 겨울 통신' 기간 한정 증정 본의 뜻밖의 득템까지. 아, 좋다.

배경이 겨울이었지만 읽는 내내 봄날 같았다.

연애소설을 이렇게 부드럽고 달달하게 잘 쓰는 작가가 현존해 있다는 건 로맨틱을 선호하는 독자들에겐 무한 축복이다. 가뜩이나 핍진한 현실에 이런 달달한 연애 소설 한 권쯤은 읽어 줘야 잊고 있었던 로맨틱의 피가 다시 흘러 세상이 좀 더 아름답게 보인다고 믿는다.

은섭과 해원.

그들의 사랑이 무사하기를!

내 꿈이 바다가 보이는 맥줏집을 하는 것이었는데 이 책을 읽고 바다가 보이는 책방을 하는 것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바다가 보이는 맥줏집 한 켠에 책을 넣고 '바다가 보이는 책도 파는 맥줏집'으로 꿈을 확장 시켜 봐? 꿈이란 게 실현 가능성이 없더라도 꿈꾸는 자의 마음이니- 내 꿈의 평수가 좀 더 넓어졌다면 이 책 덕분이다.

은섭이 알바로 일하는 큰아버지의 논두렁 스케이트장과 해원의 이모가 사는 호두하우스 펜션, 그리고 은섭의 굿나잇서점. 그들이 사는 북현리는 이 땅 어디에나 있을 법한 풍경들이고 둘이 서로 사랑하지 않았다면 먹고 살아야 하는 상업의 풍경이 되고 말았을 것이다.

특별하지 않은 생업에 몰두하는 상업의 풍경 속에 사랑하는 사람들이 들어가면 그 공간들이 얼마나 아름답고 다채롭고 풍성한 공간이 될 수 있는지 이도우 작가라서 그릴 수 있었던 것 같다.

최고, 최고,요새 아이들 말로 쵝오!

겨울이 와서 좋은 이유는 그저 한 가지.

내 창을 가리던 나뭇잎들이 떨어져

건너편 당신의 창이 보인다는 것.

40 도는 술이 아니다

영하 40 도는 추위가 아니다

400킬로미터는 거리도 아니다

- 러시아 속담

그리고 40세는 나이도 아니다

- 배근상( 책방 회원인 아저씨)

이런 웃을 수 있고 마음을 따뜻하게 하는 간간이 넣는 추임새들의 이야기도 너무 좋았다.

이제 와 새삼 이 나이에~ 최백호의 낭만에 대하여 가사가 생각나기도 하지만 죽을 때까지 가슴 떨리는 일로 살아볼 수 있다면 그 삶도 나쁘지 않지.

이도우 작가의 책은 RHK에서 양장본으로 나와 좋았는데(소장용이니까) 이번엔 아니어서 "양장본으로 나오면 사러 가겠어요'다.

연애의 세포는 빙하기 공룡이 얼어 죽을 때 함께 죽었다고 느끼시는 청춘이거나 읽으면서 따뜻해지고 슬픈데 위로가 되네.. 하는 책을 찾으신다면 이도우 작가의 책을 읽으시라고 권하고 싶다.

한때 건강이 좋지 않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 있는데 부디 건강하시어 다음 신간은 반으로 줄여 한 사 년 만에 볼 수 있기를 고대하고 파마도 해본다.

그리고, TV 방영된 주요 장면들을 몇 개 봤는데 아, 실망, 실망.

연기나 분위기는 나쁘지 않았지만 내가 상상하던 은섭과 해원과는 거리가 있었고 책이 이백삼십아홉 배쯤 더 낫다는 걸 알려드림.

연애를 못해 성격까지 까칠해지고 물리적 달달함으로 몸과 마음을 채우는 딸아, 너에게 선물을 할까 하노라.

후한이 두려워 여기서 끗.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날씨가 좋으면 찾아가겠어요
이도우 지음 / 시공사 / 2018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빙하기 얼어붙은 연애의 세포에 다시 피를 흐르게 할 달달구리 이야기.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