잃어버린 시절을 찾아서 8 - 소돔과 고모라 2 펭귄클래식 152
마르셀 프루스트 지음, 이형식 옮김 / 펭귄클래식코리아(웅진)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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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하게 내었나봅니다. 오탈자가 너무 많아서 흐름이 끊겨서...7권까지 읽고 8권은 도저히 못읽어서 포기했어요. ㅠㅠ 아무래도 회사 분위기때문인지..편집의 문제인건지 ㅠㅠ 너무 속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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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르만 헤세, 겨울 헤세 4계 시리즈
헤르만 헤세 지음, 두행숙 옮김 / 마인드큐브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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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르만헤세의 글이어서 너무 행복하게 읽고 있지만 자주, 아주 자주 보이는 오탈자들이 눈에 거슬립니다. 읽다가 자꾸 몰입을 방해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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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픈 영혼, 책을 만나다 - 김영아의 독서치유 에세이
김영아 / 삼인 / 200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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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마음속 무게를 온전히 이해하는 이로부터."

다른 사람들은 주인공 여공의 아픈 회상에 귀 기울일 때, 한 사람은 소설 속 주변 인물인 오빠의 쓸쓸한 뒷모습에 가슴 아파하고 있었다. 그의 발걸음에 실린 무게를 누구보다 잘 알기 때문이다.

빛깔과 무게가 다를 뿐 사람은 누구나 자기만의 상처를 안고 살아간다. 그래서 '상처를 지닌 한 인간'으로 사람을 보기 시작하면 그 누구도 미워할 수가 없다. 심리치료는 기본적으로 자기 상처를 씻는 과정이지만 그전에 남의 상처를 이해하는 일이다. 타인의 아픔을 내 것처럼 아프게 느낄 때 비로소 내 상처도 아물기 시작한다. 또 그런 공감과 이해를 바탕으로 나를 힘들게 했던 사람을 용서할 수 있다.

김영아 <아픈 영혼, 책을 만나다> 50p


작은 집안에서 지내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수시로 나는 책장의 위치와 책의 위치를 바꾸길 여러 차례 반복했다. 물론 책들도 정리하고 보관 서비스에 보내기도 하며 책들 간의 세대교체가 이루어지곤 했다. 그리고 두꺼운 고전이 아니어도 유명한 베스트셀러가 아니어도 내 시선에서 벗어난 곳에 두기 싫어하는 책이 늘 있었다. 이 책이 그중 한 권이었다.

아이를 낳고, 집에 있어야 하는 시간이 늘면서 자연스레 나의 시선은 '다시' 책으로 향했다. 서울로 올라와 텃세를 참아내며 회사 생활을 할 당시에는 책을 가까이하지 않았다. 그래서 그 존재를 까마득하게 잊은 듯했다. 그런데 이제는 책임져야 하는 사람이 생겼고, 나의 행동 하나하나에 영향을 받는 존재가 생겼다. 늘 울타리가 든든하게 날 지켜주었는데 이제는 그 반대가 되었다. 그런 내가 의지할 곳은 책밖에 없었다. 그때 만난 책이 <아픈 영혼, 책을 만나다>였다. 스스로가 아픈 영혼이라고 생각한 적이 없었지만 이상하게 이 책을 읽게 되었다. 그 당시 책을 읽고 들었던 생각은, 나도 이 작가님을 만나고 싶다는 것이었고 책이 사람들 감정에 파동을 만들어낼 수 있겠구나 하는 막연한 희망을 발견했다. 아이가 자라면서도 수없이 마주할 시련을 책에 의지하며 버텨낼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 그때부터 책을 향한 집착이 시작된 것 같다. 책으로 할 수 있는 일을 찾으려 했고, 독서심리 관련 일을 검색하기 시작하였다. 무엇이든 시작하고 싶었다. 어떤 전문 지식이 없었던 나로서는 이것이 유일하게 내가 매달릴 수 있는 것이겠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심리 분야는 전문 학과와 대학원 등을 나오지 않으면 힘든 세계라는 것을 익히 들어왔다. 그래서 그저 그 언저리, 책으로 통할 수 있는 세계를 찾으려 참 많이 헤매었다. 그리고 책으로 마음을 전하는 사람이 되고 싶어 하는 지금에 이르렀다.

그 시간들을 지나 몇 년 만에 이 책을 다시 펼쳤다. 책은 변하지 않았는데, 책을 읽는 내가 변하였다. 나는 읽다가 목이 매이기도 했고, 당시에 낯설어했던 그 감정들을 헤아려보려 노력하기도 했다. 제3자의 시선에서 바라봤던 30대 초반의 나는 그 안으로 감정을 느끼려 하는 어설픈 타자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30대 후반의 내가 되었다. 무난하게 살아왔다고 하지만 나에게도 말 못 할 고민들이 있었고 상처들이 있었다. 큰 회오리에 갇히지 않았지만 태풍이 내 감정을 휩쓸고 여러 번 지나갔다. 쌉싸름한 그 과거의 기억을 돌이켜 보려 하지 않았다. 내가 이제껏 똑바로 마주치지 못하고 두려워하며 피하던 많은 것들이 지나고 나서야 나는 웃으며 이야기할 수 있게 되었다.

김영아 교수님은 이 책에서 함께 했던 이들의 이야기를 하며 그들의 상처를 보듬어주려 했다. 그 상처들은 모습만 약간씩 달랐을 뿐 우리가 지나쳐 온 많은 과거들 속의 우리들이 받아 왔던 상처들과도 그 흐름을 같이 한다. 그래서 이 책의 이들처럼 공감하고 위로하는 모습을 바라보며 나 역시 그들의 다정한 위로에 함께 동참하고 싶은 마음으로 책을 덮었다.

책으로 일을 하는 사람들이 많이 늘어났다. 하나의 직업이 되기도 하였다. 하지만 그 방향은 많은 사람들만큼이나 모두 다르다. 모두 다른 모습과 결과를 보일 거지만 '돈'이나 '책'만을 만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을 만난다는 것을 기억하길 바란다. 나 역시도 그런 생각을 더 강하게 되새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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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어린이.어른
폴 아자르 지음, 햇살과나무꾼 옮김 / 시공주니어 / 200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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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또 어린이들이 즐겨 머릿속에 그리는 것을 그대로 담은 책을 사랑한다. 온 세상 삼라만상 속에서 특히 어린이들의 취향에 맞추어 선택된 것, 어린이들을 해방시키고 기쁘게 하며 행복하게 하는 이미지, 눈 깜짝할 사이에 어린이들한테 덤벼들어 그들을 현실 세계의 굴레로 얽매어 버리지 못하도록 지켜 주는 신비의 세계, 그런 것을 어린이들에게 주는 책을 나는 사랑한다.

어린이들에게 감상이 아니라 감수성을 자각시켜 주는 책, 인간다운 고귀한 감정을 어린이들의 마음에 불어넣는 책, 동식물의 생명뿐 아니라 삼라만상의 생명을 모두 중시하는 마음을 심어 주는 책, 천지의 만물과 그 만물의 영장인 인간 속에 있는 신비스러운 것을 헛되이 하거나 소홀히 하는 마음을 결코 어린이들에게 심어 주지 않는 책, 그런 책을 나는 사랑한다.

폴 아자르 <책.어린이.어른> 60p


오랜만에 어린이 문학 이론서를 펼쳤다. 폴 아자르의 <책.어린이.어른>은 양질의 책만을 선별하여 번역하며 국내에 소개해 온 햇살과 나무꾼 편집팀의 번역서다. 사실 이것을 모를 때는 도대체 햇살과 나무꾼이 누구냐며, 누가 이런 필명을 쓰며 번역을 하는거냐는 우스운 호기심도 가졌다. 처음 만난 책이 <옛 이야기의 매력 1,2> 였고, 플래그가 부족할 정도로 나를 어린이 동화의 매력 속으로 끌어당겼다. 그리고 나는 어느새 햇살과 나무꾼에서 펴낸 이론서들과 동화책들은 믿고 읽는 책들로 인정하였다.

<책.어린이.어른>은 1장, 어린이들이 어른들에게 보호받지 못했던 시간들에도 끊임없이 그들은 '날개'로 인식되는 '그들만의 책', '이야기'를 염원해왔다는 것으로 시작한다. 그럼에도 어른들은 그들에게 그 이야기들을 온전히 안겨 주지 못하였다. 이런 어른들을 철저히 비판하고 위트있게 비꼬았다. 존 뉴베리의 서점이 시작된 이야기도 물론 빠지지 않고 들어가 있었는데 서점에 놓여진 그 당시 책들에 대한 이야기도 역시 흥미롭게 독자의 시선을 끈다.

그리고 2장 부터는 본격적으로 어린이 책에 대한 폴 아자르의 더 상세한 이야기가 전해진다. <로빈슨 크루소>, <걸리버>, <돈 키호테>의 이야기와 함께 아이들이 어른을 위해 나온 책을 스스로 어린이에게 오게 만든 이야기를 전한다. 비록 그 내용이 어린이를 위한 것이 아님에서 시작하였으나 어린이들의 감정에 대해 걱정할 것이 필요없다는 이야기를 한다. 오히려 어린이는 그들에게 필요했을 이야기들을 '지켜냈다'는 것에 응원을 보내는 어른의 입장을 전하는 느낌이다.

<걸리버 여행기>를 읽으면 치명타를 얻어맞은 기분이 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린이들은 "저건 우리 거야, 저건 우리 거야." 하면서 바로 이 책을 가리킨다. 어른들이 다정한 미소를 지으며 내미는 달콤한 책은 어린이들 마음에 들지 않는다. 어른들에게는 쓰디쓴 음식으로 보이는 것을 어린이들은 자기 것으로 여긴다.

-위의 책 87p

원작이 지니고 있는 가장 중요한 특징은 절대 훼손시키지 말아야 한다. 마치 점쟁이가 지하의 물줄기를 감지해 내는 것처럼 어린이들은 원작의 급소만은 확실히 붙잡고 놓지 않기 때문이다. 더구나 그 환상의 샘이 원작 어디에서나 용솟음쳐 나오는 것을 보면, 그것이 놀랄 만큼 풍부하고 균일하게 원작의 저변을 흐르고 있음이 분명하다. 또 환상은 기발하고 현실에는 존재할 수 없는 것이지만, 완전한 논리가 떠받치고 있어 현실과 밀접하게 연결되고 어떻게든 진실에 가까워진다.

-위의 책 88p

우리가 늘 이야기해오던 '원작', 완역본의 중요함을 폴 아자르가 이야기하고 있다. 어떤 부연 설명도 없이 아주 깔끔하고 확실하게 전하고 있다. 어른들이 생각하는 것만큼 아이는 그 동화들 속에서 길을 잃지 않는다는 것이다. 어린이들은 현실과 밀접하게 연결될 길을 찾아낸다.

이 책에서 또 인상적인 것은, 프랑스가 자국인 본인의 입장에서도 전혀 프랑스를 옹호하려 하지 않는 모습이었다. 남쪽 나라와 북쪽 나라로 구분지으며, 영국인들의 어린이들과 어린이 책을 향한 시선에는 그것이 옳다고 적극 지지하였다. 반면 프랑스의 모습에서는 적극적으로 객관적인 시선으로 비판하였다. '민족적인 특색'이라는 제목의 4장에서는 이탈이리아, 프랑스, 영국 그리고 모든 나라들(물론 동양은 포함되지 않았지만)로 구분을 두어 그 나라 고유의 민족적 특징들 때문에 생겨난 어린이를 향한 시선과 책들의 차이들을 말하였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어린이가 바라는 이야기들과 영웅 이야기들을 남기며 긴 서사는 끝을 낸다. 폴 아자르는, 아주 철저하게 객관성을 지키려 노력하였다.

어린이들을 곁에서 지켜보는 어른들에게는, 따끔한 지침서로 존재할 책이다.

한 번의 완독으로 두기에 아쉬워 또 읽어보고 생각날때마다 이곳 저곳을 펼쳐보게 될 책이다.

개인적으로는 동화의 왕, 안데르센(본 책에 실린 제목이 "동화의 왕, 안데르센"이다)에 대한 이야기에서는 모든 글을 다 줄 긋고 싶을 만큼 좋았었고 아껴둔 안데르센 동화집을 펼쳐볼 때가 되었나보다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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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지 8 - 2부 4권 박경리 대하소설 토지 (마로니에북스) 8
박경리 지음 / 마로니에북스 / 201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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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기고 억센 삼베 같은 마음, 부드러우나 역시 질긴 명주 같은 마음, 지나간 세월이 억세고 부드러운 반복으로써 서희를 놓았다 붙잡았다 하는 것이었다. 잊어버리고 싶기도 했다. 묘향산이나 구천이를. 잊어버리고 싶을 뿐 잊어지는 일은 아닌 것이다. 지나간 세월은 세월이고 또 술을 들고 있는 눈앞의 사나이는 누구냐, 이 사나이는 처자를 버리고 떠날 사나이냐, 이쪽과 저쪽 사이의 깊은 도랑은 결국 메워질 수 없단 말인가. 아집이 고개를 치켜들고 아우성을 친다. / 숨이 껄떡 넘어가기까지 울부짖었던 어린 계집아이는 아직 서희 마음속에 그 편린을 남겨놓고 있었다."

"두 대의 마치는 빤하게 난 가도를 달리기 시작했다. 남은 여자들은 손수건을 흔들고, 그리고 속력을 낸 마차는 활시위에서 떠난 화살같이 가는 것이었다."

-박경리 <토지 9>

월선의 죽음과 그 이후의 이야기들, 김두수의 끈질긴 생. 입원하여 그동안 참아온 모든 감정을 토해내듯 통곡하는 그의 모습, 환과 길상의 동행이 지나가고 서희는 환국이와 윤국이를 데리고 고향으로 돌아가려 한다.

구천이를 다시 만나고 그에 대한 이야기를 길상에게서 전해 듣지만, 길상은 끝내 하얼빈으로 떠났고 서희만이 아이를 데리고 돌아간다.

서희의 떨리는 목소리, 눈물. 울음. 남편을 용서하지 않는 마음속의 울분에 가득 찬 말들. 도도하고 찔러도 피 한 방울 나오지 않을 것 같던 여자는 아이의 말에 결국 눈물을 흘리고 감정을 또 안으로 삭힌다.

어느 인물 하나도 하찮고 사사롭지 않은, 우리들 모습이 그대로 투영된 듯한 것을 읽는 내내 느낀다.

갈수록 몰입이 되는 소설을, 이런 대작을 남겼다는 것은 아직도 어느 누구도 쉽게 여길 수 없는 일이다.

사실, 역사는 나에게 너무나 높은 벽같이도 느껴지고 역사를 들여다보면 눈살이 찌푸려질 뿐 잊고 싶은 '사실'로만 치부해왔었다.

하지만 누구나 아는 또 하나의 중요한 사실은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는 것이겠지.

조금씩, 과거를 들여다보고 거기서 현재를 살아가고 미래를 기다리는 의미를 발견하는 것에 대해 더 많은 용기를 내어본다.

토지가 그 시작이라면 시작이겠지.

토지 속 이들에게 역사는 그들의 '삶' 그 자체였으니 어찌 그냥 흘려보낼 수 있었을까.

그들은 그 시간을 살아 왔던 수많은 이들의 목소리를 조금이나마 내어준다.

많은 속내들을 모두 말하진 못하겠지만 !

차라리 돈이라도 있어서 친일파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이라도 해봤으면 좋겠다는 넋두리가 그래서 더 아리게 느껴지기도 하고.

그저 자신의 삶이 하나의 소명으로 변해가는 것조차도. 때로는 울음을 토해내고 때로는 모든 걸 안으로 안으로 숨기고.

그래서, 이 책은 읽어야만 하는 책이 되었고, 가슴이 아려감을 느끼는 것이 당연할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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