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대중문화> 파트의 주목 신간을 본 페이퍼에 먼 댓글로 달아주세요.
7월, 도약의 정점에서...
... 그리고 예견한 지점으로의 착지를 위해
<회화론>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탐독했다는 알베르티의 <회화론>. 비록 미술 전공은 아니지만 현재까지 500년이 넘도록 미술가들의 지침서 역할을 해왔다는 사실 만으로도 이 책을 꼭 한 번 읽어보고 싶었다. 화가들을 위한 수학적 원리와 시각미술의 대 변혁을 일으킨 원근법, 그리고 다양한 회화의 구성원리와 개념들을 살펴볼 수 있는 <회화론>은 미술학도뿐만 아니라 미술 애호가들에게도 가치있는 필독서가 될 것이다.
<내맘대로 드로잉>
사실 신간평가단에서 예술 실기에 대한 책이 선정된 적은 한 번도 없었다. 나 또한 실기에 대한 책들은 서평쓰기가 까다롭거나(포토 위주의 리뷰) 막연해(너무 기초적이거나 기술적인 내용일 때-예>인체드로잉, 사진의 구도 등) 추천하지 않았었다. 그런데 <내맘대로 드로잉>은 설명위주의 실기서와 조금 다른 느낌이다. 아래 사진을 보면 알겠지만 이 책은 일러스트에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기법들을 중심으로 창의력을 한껏 끌어내고 있다. 미로처럼 재미가 느껴지는 책이다.
<느낀다는 것>
'느낀다'는 말의 의미를 재발견한다는 컨셉이 무척 마음에 든다. 이 책은 청소년을 위한 예술도서로 그림에 대한 지식이나 감상법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예술을 매개로 느끼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일단 예술은 차치하고서라도 예술과 교감할 수 있는 감성을 흔들어 깨우는 일에 집중해 보자. 그러면 예술뿐만 아니라 사물과 세상을 보고 마음으로 받아들이는 자세가 변화할 것이며 궁극적으로 자신의 내면으로부터 예술과 공명을 이루는 시적인 힘을 얻게 될 것이다.
<고마워 디자인>
이 책은 디자인에 대한 칼럼을 묶은 잡문집이라 한다. 추측컨대 일반적으로 말하는 예술에세이에 인문학적 비평이 녹아난 글들이 아닐까 생각한다. 늘 '디자인'이라고 하면 감각적이고 아름다와 보이는 것, 혹은 매혹시킬만큼 튀는 것을 떠올리게 마련이지만 실상 디자인에는 우리 삶의 작은 구석까지도 배려해주는 섬세하고 다정한 마음씨가 담겨있다. 그리고 이 책은 디자인의 숨은 측면, 기능과 효율을 위해 존재하는 평범한 디자인에 대해 말하고 있다. 문득, 이노디자인의 이현세대표가 "사람을 살리는 (자동차) 디자인"이라는 스승의 컨셉에 감동 받았던 일화가 떠오른다.
<궁궐 장식>
한국건축에 대해 공간적인 탐색과 미적인 탐색을 다루는 경우는 많이 보았지만 이렇게 집중적으로 궁궐을 다루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그것도 궁궐의 배치나 풍수, 공간구성이 아니라 '장식'에 초점을 맞췄다는 것은 더더욱 독특하다. 이 책은 궁궐장식의 조형적 특징과 기능에 대한 설명에 머무르지 않고 이에 담긴 유교정치의 이상과 세계관으로까지 의미를 해석해내고 있어 우리건축을 이해하는 또다른 시각을 배울수 있으리라 기대한다.
7월에는 유난히 예술/대중문화 분야가 조용하다. 다들 바다에 영감을 받아 휴가지로 떠나버렸을까? <안도 다다오의 도시방황>이나 <김점선 그리다>와 같이 알만한 대가들의 이름을 걸친 책들이 눈에 띄지만 개인적으로 안도 다다오의 책은 지면의 편집에서부터 실망스러워 제외했으며, 김점선의 경우 그녀의 그림을 감상하는데 비중을 둔 '작품집'이라 제외했다. 뿐만아니라 읽고 싶은 책들이 대부분 타 분야와 겹치는 경우가 많았는데, 타 분야와 겹친다 해도 예술/대중문화가 상위에 있다면 선택했겠지만 모두들 역사나 사회분야가 상위로 되어 있어 제외했다. 이에 속하는 책들은 <그림으로 읽는 한국 근대의 풍경>,<이것이 문화비평이다>,<시네마 온더 로드>이다. 사실 <궁궐장식>도 그러한데 이 책은 좀 특별하고 타 분야의 평가단에서 선택할 것 같지 않아 슬쩍 리스트에 올려본다. 마지막으로 음악 분야의 <이 노래, 아세요?>도 상당히 읽고 싶었지만, 스마트폰이나 주변기기가 없으면 제대로 음악을 감상할 수 없을 것 같아 제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