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대중문화 분야 주목할만한 신간 도서를 보내주세요.
10월에 출간된 예술/대중문화 서적들을 둘러봤더니 건축 서적들의 대세였다. 건축의 대중화를 위한 노력이 점점 활발해지는 듯 여행과 접목시킨 건축서적, 에세이와 접목시킨 건축서적들이 많이 눈에 뜨인다. 반면 다른 분야의 서적들은 비교적 균등한 비율로 출간되었고 예술일반 서적들만 찾아보기 힘든 것 같았다. 미술 서적에서 한가지 주목할만한 점은 역사 분야에서 베스트셀러였던 <세계사를 움직이는 다섯가지 힘>의 저자 사이토 다카시가 이번엔 명화에 대한 책을 썼다는 점이다. <세계사를 움직이는...>에서 백과사전형 지식인의 시대가 다시 올거라 말하더니, 이 사람이 바로 백과사전형 지식인인가보다. 하지만 전작을 읽은 경험에 비춰 보면 청소들에게 적합할 듯...
결국 이번달은 대세를 이룬 건축분야의 책들과 예술일반, 그리고 조금은 만나기 힘든 주제의 사진책을 골라보았다. 영화분야에도 좋은 책들이 눈에 띄여 한참 고민을 했지만 역시 에세이나 기술서가 대부분인 사진책 가운데 이런 주제를 만나는 일은 드물거라는 생각에 사진책을 선택한다.
10월의 예술분야 도서중 단연 1순위로 눈에 들었던 책이다. 원로, 중견, 신세대 작가들이 한자리에 모였다는 점도 마음에 들었고, 다양한 예술분야를 대화형식으로 풀어간 점도 마음에 들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인생관이 많이 뭍어나 있다는 점에서 가을의 끝자락에 여운이 될 것 같아 감성의 양식을 위해 골라본다.
현재 학계와 실무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건축가들의 글이 담겼기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눈에 띄는 몇몇 저자들을 제외하면 새로운 저자들을 접할 기회가 드문 건축 분야이기에 다양한 생각들을 엿보고픈 욕심으로 챙겨본다. 일반 대중을 위한 건축 서적에서는 잘 등장하지 않는 '생태'와 '디지털'에 대해 언급하고 있는 점도 특이할만하다.
왠지 나는 낯선 이미지들이 좋다. 그들을 바라보며 호기심을 일으켜 상상해 보는 일들이 즐겁기 때문이다. 이 책은 난해한 현대 사진들을 '극과 극'이라는 컨셉을 통해 소개하고, 각 작품들을 읽어나가는데 초점을 맞췄기에 그동안 낯선 이미지들을 감상하다 이해되지 않았던 부분들에 대한 실마리를 제공할 것 같아 기대된다.
어쩌면 이 책은 전공자들을 위한 책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오래전 건축과 음악에 대한 논문을 흥미있게 읽었기에 그동안 이에 대한 연구가 얼마나 발전했는지 알아보고 싶었다. 건축과 음악뿐 아니라 '수'가 등장하고 건축계의 거장 르 꼬르뷔지에의 음악적 건축언어를 다루고 있는 점도 무척 흥미진진하다.
세계가 중국을 주목하고 있다는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 그렇다면 중국의 대표도시 북경을 둘러보지 않고는 지나칠 수 없는 일 아닌가. 이 책은 여행과 건축을 접목시킨 소재를 통해 북경 올림픽 전후로 왕성하게 성장한 그들의 도시와 문화를 소개하고 있다. '중국'하면 가지고 있는 고정관념을 벗어나 미래로 향한 도시 북경을 통해 새로운 시각으로 그들의 모습을 바라보고 싶다.
이밖에도 마지막까지 선정여부를 고민하게 했던 호러관련 영화서적 <죽음의 무도>, 흔히 접할 수 없는 트롱푀이유 작품들이 풍부하게 수록된 미술서적<눈속임 그림>, 역시 미술서적으로 참신한 젊은 작가들의 현대미술이 돗보이는 <미술의 빅뱅>, 개정판이라 선택하지 않았던 <사고와 진리에서 태어나는 도시>, 영화와 영화 이면의 이야기들을 풀어가고 있는 <영화, 영화인 그리고 영화제> 등도 읽어볼만한 좋은 책이라 생각된다.
하지만, 그래도, 역시...이번 달엔 건축 책을 읽으며 찬 바람 속에 우뚝 서있는 콘크리트 벽에 기대보고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