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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언니들의 갱년기 - 70년대생 여자 셋의 지극히 사적인 수다
김도희.유혜미.임지인 지음 / 일일호일 / 2021년 10월
평점 :
요즘 언니들의 갱년기 : 70년대생 여자 셋의 지극히 사적인 수다
이제 나에게도 곧 닥쳐올 시간이기에
제목만으로도 어떤 이야기를 할지.. 너무나 궁금했던 책!
나보다 선배인 70년대생 언니들의 지나온 시간의 이야기가 너무 궁금해졌습니다.
책은 세 분의 저자 김도희, 유혜미, 임지인님의 함께 나눈 대화들을 엮었는데..
"갱년기"라는 예전엔 생각조차 할 수 없었고,
이제는 막연하게 '나에게도 오겠지?'하는 알 수 없는 마음만 가득했기에
책의 방향이 어떻게 나를 안내할지 너무 기대되고, 두근대는 마음으로 읽기 시작했습니다.
정말 책을 읽다가 느낀 건
우선 너무 편안해서 잘 읽혀지더라구요.
정말 옆집 언니와 이야기하는 것처럼.. 세 분의 대화의 글을 보며..
혼자서 '맞아! 그렇지!', '아~ 그렇게도 생각할 수 있겠구나..'
하며 얼마나 혼자서 궁시렁 거렸는지 몰라요^^;;
사실, 갱년기를 맞딱뜨린 누군가를 만나본적이 기억이 없어요.
그래서 이런 이야기를 해주는 사람도, 할 사람도 없었는데 그런 제게 이 책은 갱년기를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을 갖게 했습니다.
책의 앞 부분을 보다보니 친정 엄마 생각이 나더라구요.
저희 친정 엄마의 시간을 생각해보니,
갱년기가 왔을 즈음의 엄마는 이미 손주를 돌보고 있는 할머니였고,
작은 몸으로 손주보랴, 가족들 챙기랴 너무나 헌신적이셨던 엄마의 시간 속에 조금의 불편함도 발견해주지 못했던
지난 젊은 딸로서의 시간을 반성하게 되더라구요.
세 분의 갱년기를 바라보는 시각을 보며 참 공감이 가던 것들이 있었어요.
"갱년기는 지금까지 살아왔던 몸의 환경을 한번 클로징해야 하는 순간임을 자각하게 되는 시기라 생각해요."
사실 저도 결혼하고 세 아이를 키우며 살다보니 저를 돌아볼 시간이 없더라구요.
몸이 좀 찌뿌둥하면 피곤한가보다, 비가올려나.. 그저 무심하게 하루를 지나칠 뿐이지..
내 몸이 변하고 있구나 하고 생각하지는 못했던 것 같아요!
주변에서 다들 40대가 되면서 아프기 시작하니 몸관리 잘해야된다고 했는데..
그 말이 30대에는 잘 들리지 않더라구요.
근데 40대가 되던 해는 그냥 똑같은 느낌이었는데 41세가 되던 해부터 몸이 조금씩 고장이 나는듯하고,
마음도 힘들어지는 일들이 좀 있더라구요.
그런데 그런 시간도 그러려니 바쁜 시간 속에 묻어두고 지나왔는데 책을 읽다보니 아직 갱년기 증상은 아닐지라도
내 삶을, 내 몸의 변화를 잘 관찰하고 자각해야한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혜미님께서는 갱년기 증상이 시작되면서 남편과 딸에게 이야기를 했대요.
갱년기 증상들이 나타나고 있는데 혹시라도 이전보다 예민하게 감정변화를 보이면 말해달라고요.
전 이 부분이 참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나의 감정변화, 호르몬의 변화로 겪어질 시간들을 가족과 함께 공유하는 것이 건강한 시간을 함께 지나는 길이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리고 책을 읽으면서 중간중간 여러 많은 분들의 인터뷰 내용들과,
70년생 선희언니의 인터뷰가 신선했어요.
동시대를 살아가고, 또 겪어왔던 그 분들의 이야기가 아직 겪지 않은 시간에 서 있는 제게 뭔가 힘이 되고,
미리 격려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예전에 어릴 때 갱년기는 여자들만 겪는 증상으로 알고 있었어요.
폐경 = 갱년기
공식처럼 폐경이 오면 갱년기인거구나..
그런데 그 호르몬 변화에 따른 몸의 변화에 대해서는 알지도 못했고,
남성의 갱년기도 결혼하고 나서 듣기만 했지 잘 알아봐야겠다는 생각도 하지 않았습니다.
저는 가끔 신랑이랑 우스갯소리로 "자기 갱년기야? 나도 갱년기야! 그러니까 건들지마" 하며 장난을 치곤 했습니다.
그만큼 갱년기는 제게 아직 겪지 못한 것에 대한 무지로 이렇게 하나의 농담거리의 소재로 거론되곤 했습니다.
갱년기가 뭐 별거 있겠나? 하는 생각이 컸던 것 같아요.
근데 책을 읽다보니 생각보다 심각하게 반응이 되는 사람들도 있고, 수월하게 지나가는 사람들도 있지만..
분명히 증상은 있는데 그 정도가 나에겐 어떻게 적용이 될지 모르니 공부를 해서, 인지하고 있는 것이 중요하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신랑과 동갑인 저희 부부에게 각자의 갱년기의 시간이 언제 올지 모르겠지만,
공부해서 내가 아는만큼 이 시간을 잘 지나갈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간혹 어디서보면 지금이 갱년기라는 것을 말하는 게 부끄럽게 여기거나 이제 여자인생 끝이다! 뭐 그런 말씀을 하는 것을 들은적이 있어요.
그게 아마 갱년기=폐경=여자로서 끝이라는 지난세월의 암묵적인 공식처럼 자리잡았던 것은 아닐까 안타깝더라구요.
자연스럽게 나이가 들면서 겪게 되는시간이라 대수롭지 않게 여기기보다 공부를 해야하는구나 싶었습니다.
그러면 한 과업을 끝낸 시점, 그래서 다른 일을 생산적으로 또 할 수 있는 준비를 할 시기인 갱년기를
저도, 신랑도 좀 더 다른 마음으로 이해할 수 있겠구나 생각이 되더라구요.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시간에 대한 이야기를 이렇게 재미있고, 편안하게 읽다보니
막연한 두려움이 아닌, 그 시간을 잘 견딜 수 있는 면역력이 조금은 생성이 된 듯한 마음이 들었어요.
80년생인 제가 70대생 언니들의 이야기로 인식이 변하고, 힘을 얻은것처럼 90년대생에게도 잘 전달해주고싶다는 마음도 들었습니다^^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