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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념의료 - 왜 병원에만 가면 화가 날까
박재영 지음 / 청년의사 / 2013년 8월
평점 :
작년 8월, 미국에서 돌아온 박재영 청년의사 편집주간이 책을 하나 보내왔다.
<개념의료>라는 제목의 책 속지에는 다음과 같은 글귀가 쓰여 있었다.
‘공들여 쓴 저의 새 책을 마태우스 ’서민‘ 교수님께 기쁜 마음으로 드립니다.“
책은 꽤 두꺼웠고, 그땐 내가 좀 바빴을 때라 책을 읽을 짬을 내지 못했다.
그러다 올해 2월, 신학기 때 학생들과 토론할 만한 의학관련 책을 찾던 중
다음과 같은 리뷰를 발견했다.
“아무래도 xxx의 탁월한 책 선택에 대해 말해야 할 것 같다. 이 책 하나로 본과 1학년 내내 배운 예방의학 시간 동안 배운 내용보다 훨씬 알기 쉽게, 심지어 더 자세하게 의료 체계 및 현실에 대해 “개념”을 쌓았다. 교수님께 심지어 이 책을 권해드리고 싶을 정도이다ㅡㅡ"
이럴 수가. 그가 권해드리고 싶다는 책은 내가 작년에 받은 <개념의료>였다.
더구나 이 리뷰를 쓴 분은 의료계에 대해 약간의 피해의식이 있을 한의학업계 분이었으니,
이 책이 얼마나 균형잡힌 시각으로 한국의료의 현실을 기술하고 있을지 짐작이 갔다.
이번 학기 학생들에게 읽힐 책 중 하나에 이 책을 포함시키려고
서둘러 책을 읽기 시작했다.
다시금 이럴 수가.
이 책은, 훌륭해도 지나치게 훌륭했다.
몇 권의 저서를 펴냈고, 매주 청년의사에 사설을 썼으니 문장력이 탁월하리라는 건 짐작할 수 있었지만,
세밀한 자료조사와 그에 근거한 객관적인 진단은 읽는 중간중간 ‘아!’ 소리를 지르게 만들었다.
기초의학 전공자라 막연하게만 알았던 한국의료의 현실과 문제점을 이 책보다 더 잘 말해주는 책은 지금까지 없었고, 앞으로도 없을 터였다.
저자랑 알고 지내는 것의 장점을 살려 그에게 문자를 보냈다.
“그때 주신 책 읽고 있는데 정말 훌륭한 책이더군요. 감동입니다.”
그가 답을 했다.
“미국 연수 기간 동안 시간이 좀 있어서, 정말 정성들여 썼습니다.”
그 말을 듣고 다시금 책의 속지를 폈다.
‘공들여 쓴’이란 구절이 눈에 들어온다.
이 정도 되는 책을 썼다면 공들여 썼다고 거 자랑해도 전혀 흉은 아니겠다 싶었다.
그리고 이 정도 되는 책을 읽으라고 추천할 수 있다는 건
쉽게 갖지 못할 행운이라고 생각한다.
의사 여러분, 개념의료를 읽고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모색해 봅시다.
일반인 여러분, 하나도 어렵지 않으니 한번 읽어보세요. 의사에 대한 이해의 폭이 훨씬 더 넓어질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