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이 김선달
양우석.신윤경 지음 / arte(아르테)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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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이 김선달

 

이 책은?

 

소설이다. 주인공은 당연히 봉이 김선달.

그런데 영 낯설다. 예전에 알았고, 알고 지내던 그가 아닌 것 같다.

 

이 책에 등장하는 주인공을 만나면, 먼저 이렇게 물을 것 같다.

대체 누구신지요? 내가 알고 있던 김선달이 아닌 듯한데.”

 

새로 만나는 영웅, 김선달

 

영 낯설다. 여기 등장하는 김선달은 대체 어떤 인물인가?

저자가 새로 창작한 인물이다.

 

예전의 김선달이라면 주변에서 만나지 않았을 인물들을, 이 책의 주인공 김선달은 많이 만난다. 임상옥, 홍경래, 김정희, 등등.

 

그런 사람과 만나 교류하며, 그들의 문제를 풀어주는 사람은 아무래도 영웅이라고 해도 될 것 같다.

 

저자는 예전의 김선달을 새로운 영웅 김선달로 탈바꿈해 놓았다.

임상옥이 홍삼을 가지고 청나라에 갔는데, 청나라 상인들의 담합작전에 당할 뻔한 것을 김선달이 해결해 준다.

어디에서 많이 보았던 장면이라 찾아보았다.

고 최인호 작가의 <상도>에 나오는 장면이다.

 

<상도> 2권에 등장한다. 176쪽이다.

임상옥이 말한다. 장작더미에 불을 붙여라.

바짝 마른 장작이라 불이 붙자마자 무서운 기세로 타올랐다.

불이 붙은 장작더미에 임상옥은 인삼을 집어 던진다.

 

그 장면이 지금 읽고 있는 <김선달>에서는 다르다.

사건은 같은데 주인공이 달라진다. 임상옥은 옆에 서있으면서 어쩔 줄을 모르고 그 대신 김선달이 인삼을 불에 집어 넣는다. 임상옥의 고민을 김선달이 속시원하게 풀어준 것이다.

 

또한 저자는 김선달로 하여금 홍경래와 만나게 한다.

 

저자는 그렇게 이름 없던 김선달을 우리 역사에 굵직굵직한 사건에 개입하도록 하여 새로운 영웅으로 바꿔 놓는다. 이름도 부여한다. 김사원.

 

잃어버린 것들

 

그렇게 이름 없던 김선달을 김사원이라는 새로운 인물로 재창조 한 것은 좋은데, 어찌 한 쪽이 허전하다,

 

예전 김선달에게서 보던 그 무엇이 사라진 것이다.

그런 것들은 김선달이 한양 생활을 하던 때의 잠시동안이었던 것일까?

 

그래서 평양으로 삶의 터전을 옮긴 후에는 다른 사람이 된 것일까?

 

그래도 아쉽다.

김선달은 어디에 가든 김선달이었으면 좋았을 것을,

그래서 그가 있는 자, 가진 자, 아랫 것들을 하찮게 여기며 거드름 피우던 사람들을 골탕 먹이던 그 예전의 김선달로 남아 주었으면 좋았을 것을,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그래서 비록 그런 큰일을 하는 영웅의 모습을 지녔을지라도 풍자와 해학, 그리고 읽는 자를 통쾌하게 만들어 주는 한 방, 말 그대로 한 탕 해서 벗겨 먹는 '작업'을 멋지게 해치우는 모습이 사라진 것, 그게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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