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디톨로지 (스페셜 에디션, 양장) - 창조는 편집이다
김정운 지음 / 21세기북스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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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톨로지

 

이 책은?

 

문화심리학자 김정운의 창조는 편집이다라는 부제를 단 책이다.

 

이 책은 2014년도 출판한 책을 개정한 것인데. 초판과 비교하여 보면,

첫째는 책의 말미에 스페셜 부록으로 김교수의 서재를 소개하고 있다.

(이 부분 꼭 읽기 바란다, 어쩌면 이 책의 진수라 할 수 있다.)

둘째, 초판에 집어넣었던 아재개그를 뺐다한다. 그 말은 저자가 '편집'에 대하여 더 진지하게 접근했다는 말이기도 하다.

 

이 책의 내용은?

 

먼저 제목이 말하는 에디톨로지(Editology)란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

편집학(編輯學)이다.

 

<정보 독점은 이제 불가능하다. 세상의 권력은 정보를 엮어내는 편집자들의 몫이다.>(42)

 

<오늘날의 지식인은 정보와 정보의 관계를 잘 엮어내는 사람이다. 천재란 정보와 정보의 관계를 남들과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엮어내는 사람이다.> (45)

 

저자는 그런' 편집'을 독립된 학문으로 정립해 놓고 있다.

 

이 책은 다음과 같이 세 개의 파트로 이루어져 있다.

지식과 문화의 에디톨로지

관점과 장소의 에디톨로지

마음과 심리학의 에디톨로지

 

각 장별 내용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지식과 문화의 에디톨로지에서는 마우스의 발명과 하이퍼텍스트가 핵심 주제다.

마우스라는 도구의 발명이 인간 의식에 가져온 변화를 중심으로 지식과 문화가 어떻게 편집되는가를 구체적인 예를 들어 설명하고 있다.

 

관점과 장소의 에디톨로지에서는 원근법을 중심으로 공간 편집과 인간 의식의 상관관계를 다루고 있다. 원근법의 발견이 가져온 혁명적 변화의 내용을 살펴보고, 시간을 다루는 역사학에 밀려있는 공간학 혹은 공간 연구가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 것인가를 설명하고 있다.

 

마음과 심리학의 에디톨로지에서는 심리학이 주인공이다. 심리학의 대상이 되는 인간, 즉 개인이 어떻게 역사적으로 편집되고 있는가를 설명하고 있다. 또한 이장에서는 프로이트의 정신분석학이 어떻게 성립하고 몰락했는가를 설명하고 있다.

 

새롭게 알게 된 것들

 

미국에서 경영학이 오늘날 대학의 최고 인기분야가 된 이유를 그동안 찾고 있었는데, 이 책에서 그 해답을 찾았다. (277-278)

 

바로 미국의 심리학에서 행동심리학이 주류를 차지하고 있다는 것이 그 단초가 된다.

특히 보상과 처벌이라는 강화 시스템을 도입함으로써 유기체의 행동을 통제할 수 있다는 미국식 이데올로기가 확립된 것이 미국식 자본주의의 토대가 된다. 즉 성과에 따른 보상과 처벌을 다양한 방식으로 부여함으로써 인간의 행동을 통제할 수 있다는 자본주의적 자신감을 심어준 결과, 미국식 경영학이 발달한 것이다.

 

밑줄 긋고 새겨볼 것들

 

인문학을 공부한다는 것은 세상을 해석하는 다양한 방법을 배우는 일이다. ......인문학은 나와 다른 시선에 대한 관용과 이해를 전제로 한다. 세상을 보는 다양한 해석이 가능하다는 것은 세상을 보는 다양한 관점을 인정하는 일이다. (126)

 

인류는 공간에 대한 공포를 근원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냈다. 재현이다. 재현의 대부분은 3차원 공간을 2차원의 평면으로 환원시키는 방식으로 일어난다. ‘무한한 공간을 통제 가능한 유한한 공간으로 바꾸는 것이다. (147)

 

3차원을 2차원으로 편집하는 방법은 문화적으로 아주 다양하게 발전해 왔다.(159)

 

다시, 이 책은?

 

이 책을 읽으면서 새삼 독서의 의미를 생각해 보게 된다.

<독서는 내가 가진 개념과 저자의 개념이 편집되는 에디톨로지 과정이다. 그래야만 저자의 생각이 내 생각의 일부가 된다. 우리는 저자의 생각을 그대로 받아들이기 위해 책을 읽는 것이 아니다.>(326)

      

또한 편집의 중요성을 확실하게 알게 되었다.

일단 이런 일화로 편집의 중요성을 짚고 넘어가자.

흔히들 스티브 잡스의 능력을 칭송하는데, 이렇게 말하곤 한다.

<편집이야말로 스티브 잡스식 창조성의 핵심이다.> (말콤 글래드웰)

더 상세하게 그의 말을 인용하면 다음과 같다.

<스티브 잡스의 천재성은 디자인이나 비전이 아닌, 기존 제품을 개량해 새로운 제품을 만들어내는 편집 능력에 있다.>(10)

 

저자의 조심스러운 조언 한마디, 여기에 옮겨 본다.

 

저자는 이 책을 읽는 독자에게 하고 싶은 말이 많은가 보다.

비록 그 말들이 이 책의 주제와는 다르게 보일지 모르나, 지식 추구에 열정인 저자의 삶을 살펴볼 때에 그 말이 지니는 가치는 적지 않다고 생각하여 여기에 옮겨 본다.

 

<자신의 생각을 풍요롭게 편집하려면 무엇보다 언어가 자유로워야 한다. ....고작 영어 자료 하나 소화하는 것만으로는 한참 부족하다. 그 정도는 누구나 하기 때문이다. ...글로벌 시대를 살아가려면 영어 이외에 꼭 한 가지 언어를 더 배워야 한다.>(330-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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