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바, 혁명보다 뜨겁고 천국보다 낯선
정승구 지음 / 아카넷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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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무슨 책이라고 설명해야 할까

단순한 여행기도 견문기도 아니다. 한편의 소설 같기도 하고 쿠바의 내밀한 속살을 사실적으로 보여주는 르뽀 같기도 하다. 또한 쿠바의 어제와 오늘을 말하는 동시에 현재의 한국사회의 본질(세월호 참사)을 묻고 있는 시론(時論)이기도 하다.

 

저자는 시종 쿠바인들에 대한 따뜻한 시선을 유지하지만 쿠바라는 사회체제를 지상낙원이나 이상적인 나라로 말하진 않는다. 그곳 또한 많은 불합리와 비리가 있는, 사람 사는 곳이라는 것을 담담하게 보여주고 있다.

 

이 책을 알게 된 것은 지난 9월 <한겨레>에 실린 김흥식 서해문집 대표의 소개글을 통해서인데 정말 책값이 아깝지 않은 책이다.

저자의 웅숭깊은 눈과 글은 이 책을 읽는 이로 하여금 쿠바로 달려가고픈 마음을 불러일으킨다.

 

저자가 2015년 이 책 말미를 쓸 무렵 미국과 쿠바가 적대관계를 청산하고 양국의 수교가 발표되었는데 저자는 이에 대해 축하의 마음을 전하면서도 이제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때묻지 않은 2014년의 쿠바에 대해 아쉬움과 섭섭함을 내비치기도 한다.

따라서 이 책은 돈으로 뒤덮히기 직전 마지막으로 쿠바인들의 모습을 진솔하게 전하는 희귀한 책이 될지도 모르겠다.

 

쿠바의 겉모습뿐 아니라 그들의 내밀한 삶과 고난에 찬 역사 속에서도 희망을 품고 사는 쿠바인들을 만나고 싶은 사람들에게는 이 책을 꼭 권하고 싶다.

 

사족 : 아쉬움 하나!

수려하고 수준 높은 사진이 그득하여 쿠바 화보집으로도 손색이 없는 책이지만 사진에 설명이 전무하다. 저자의 색다른 의도가 있었을지 모르나 저자만큼 쿠바를 모르는 독자들을 위해서라도 수정판을 찍을 때에는 보완이 되길 희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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