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은 회색 말 산문이 있는 집 1
온다 리쿠 지음, 박재현 옮김 / 이야기가있는집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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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다 리쿠의 책을 매우 좋아한다. 그녀의 모든 책을 소장하고 있으며(절판된 클레오파트라의 꿈 제외) 
곧 출간 예정인 몽위를 애타게 기다리고 있다. 사실 에세이 보다는 소설을 좋아하는 편이지만 그래도 '온다 리쿠'기 때문에
티움 책방 까페에서 이벤트를 신청해서 이 책을 보게 되었다.​
이 책은 조금 독특하게도 독서 에세이다. 그동안 여행 에세이를 많이 내온 온다 리쿠의 독서 에세이라서 더욱 흥미가 있었다.
자신이 읽은 책을 소개하고 그에 대한 감상을 이야기하는데, 역시 소설가답게 날카롭고 재미있게, 그녀가 소개하는 책을
읽어보고 싶게 만든다. 대부분의 책들을 읽어보지 않아서 나중에 기회가 되는대로 차근차근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책에 대한 소개나 감상보다는 온다 리쿠 자신에 대한 내용 부분을 더 흥미롭게 읽었다.
책을 쓰기 전에 광고를 만들어보는 것은 정말 특이했다. 포스터도 만들고 소개글도 넣으면 정말 도움이 될 것 같긴하다. 
소재에 대한 힌트를 어디서 얻는가 등에 대한 내용은도지금까지 몰랐던 것이라 좋았다.
사실 본격적으로 책이 시작되기 전인 프롤로그 격의 '유리창 너머로 속삭이다' 부분이 가장 좋았다.
소설이 아님에도 소설 같은 글은 매혹적이고 삼월은 붉은 구렁을에서 마지막 파트인 회전 목마가 생각났다.
그 부분에서도 작가는 소설과 자신의 말을 동시에 진행하여 사실 그 당시에는 호불호가 꽤 갈린 소설이었다.
여기서도 중간중간 좋아하는 소설이라든지 원고를 쓸 때, 연재를 어떻게 하는지 등등이 깨알같이 잘 나와있다.​
연재를 할 때 자신이 던진 미끼와 후에 그를 수습할 때 앞뒤가 맞지 않아 지옥을 경험했다고 나와있는 부분은 매우 웃겼다.
​실제로 앞뒤가 잘 맞지 않는 소설이나 영화도 심심치 않게 나오는 것으로 보아
소설가 혹은 각본가들은 누구나 그런 고민과 경험을 할 것 같다.​
글을 마치며에는 왜 제목이 토요일은 회색말인지에 대한 온다 리쿠의 설명이 나오는데, 잘 납득은 가지 않지만
분명한 것은 온다 리쿠의 제목은 항상 매력적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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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일락 붉게 피던 집
송시우 지음 / 시공사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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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시우의 '라일락 붉게 피던 집'은 처음부터 끝까지 매끄럽게 읽히는 소설이었다.

소설의 내용은 주인공 현수빈이 옛날에 자기가 살았던 집인 라일락 하우스에 대한 칼럼을 쓰면서 추악한 진실을 알아가게 되는 것이다.
소설은 안채 건넌방에 살던 세 언니인 황경자, 황미자, 임계숙​과 문간방의 영달이 오빠, 별채 방의 과일장수 부부와 신혼부부까지
매우 많은 등장인물을 내세워 서로 얽히고 설킨 과거를 ​풀어 나간다.
사실 1980년대에는 태어나지 않았기 때문에 칼럼에 나와 있는 연탄이라든지 셋방을 잘 알지 못해 공감을 할 수는 없었지만, 
​오히려 현재의 이야기에서 공감되는 부분이 많았다. 중간에 현수빈은 자신은 의도하지 않은 부분에서 논란이 되며 큰 곤란을 겪게 되는데,
실제로 그런 일이 많이 일어나고 있는 ​사회에서 있을 법한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소설은 매우 매력적인 소설이라고 생각했지만 새롭다는 느낌은 들지 않았는데,
몇몇 일본 추리 소설이 이와 비슷한 형식을 가지고 있어서 그런 것일지는 모르겠지만 그래도 단숨에 읽을 수 있었다.
각자의 사람들은 저마다 다른 기억을 가지고 있었던 것은 서로 다른 목적과 욕망을 가지고 있어서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현수빈이 쓰게 되면서 등장 인물 거의 모두가 곤란에 빠지게 되는데, 추억은 추억으로만 남겨놓는게 좋다는 말이 떠올랐다.
괜히 그 추억을 들쑤셔서 현재로 가져오면 더 이상 아름다운 추억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물론 이 소설에서의 추억은 그 이면에 추악한 사실이 있었지만​..
아마 이 소설이 매력적인 이유는 등장 인물이 매우 많았음에도 불구하고 그 인물 모두의 개성이 느껴지기 때문일 것 같다. 
모두가 개성이 살아 있어서 각자 자신의 입으로 주장을 펼치는 점이 생생하게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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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이 순간의 행운
매튜 퀵 지음, 이수영 옮김 / 중앙books(중앙북스)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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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문화충전 서평 이벤트로 지금 이 순간의 행운을 읽게 되었다.
지금 이 순간의 행운은 매튜 퀵이라는 인기 작가의 작품으로 그가 2008년에 내놓은 실버라이닝 플레이북은
관객과 평단을 모두 사로잡은 것으로 유명하다.
주요 인물은 바솔로뮤와 맥내미 신부님, 웬디와 맥스, 엘리자베스이다.
이 다섯은 모두 큰 결함을 가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바솔로뮤는 39살의 나이에 변변한 직업도 없으며 위장 속의 화난 남자로 곤란을 겪는 '저능아'
맥내미 신부님은 알코올 중독
웬디는 심리상담가를 꿈꾸면서 폭력에 시달리며
맥스는 욕을 입에 달고 살고 엘리자베스도 말못할 상처를 안고 있다.
정말 다들 한 명만 주인공으로 나와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매우 큰 단점을 가지고 있는데
처음에는 읽으면서 정말 다들 꼴보기 싫었다. 
하지만 이런 소설의 특성상 역시 소설의 끝이 다가올수록 등장인물 모두를 이해하고 좋아하게 됐을 뿐만 아니라
내 옆에서 생생히 살아있는 것처럼 느껴졌으며 감동과 기쁨을 가지고 책을 덮을 수 있었다.
요새 별것도 아닌 일로 우울할 때가 많아 이 책을 신청한 것도 있는데, 확실히 이 책을 읽고나니
책의 제목인 '지금 이 순간의 행운'에 집중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바솔로뮤는 어머니가 돌아가신 것에 큰 충격을 받고 독립적으로 살아가지 못하지만 결국에는 협력과 자립을 조금씩 이뤄나가게 된다.
아무리 슬프고 힘든 일이 있어도 긍정적인 부분을 찾으라는 것이 소설의 핵심이다.​
책은 내용 뿐만이 아니라 형식도 눈여겨볼만 한데, ​아직 생존한 유명 배우인 리처드 기어에게 편지를 쓰는 형식이다.
편지는 일반 글보다 조금 더 빨리 읽을 수 있어서 가볍게 읽히지만 다 읽고나면 조금이라도 긍정적으로 생각을 하게 하는 책인 것 같다.​
그런데 작가인 매튜 퀵이 소설 끝에 감사하는 사람들 목록에 리처드 기어가 없는 것은 조금 의외였다. 나름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p.s. 맥스는 처음에 틱장애라고 생각했는데 알바를 할 때는 욕을 안한다고 하니 심한 욕쟁이인가보다.
그리고 바솔로뮤의 위장 속 조그만 화난 남자는 나의 라임 오렌지나무에 나오는 제제 마음속의 악마였나? 그게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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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베르터의 고뇌 세계문학의 숲 42
요한 볼프강 폰 괴테 지음, 김용민 옮김 / 시공사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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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괴테의 젊은 베르터의 고뇌를 읽었다. 잘 알려진 제목은 사실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인데, 이번에 시공사에서 번역을 할 때에

베르테르는 일본체이며 원래 발음의 가까운 표현은 베르터이며, 베르터의 복잡다단한 마음을 단순히 슬픔이라는 말로 번역하는 것보다 

고뇌가 더 적절할 것 같아 바꾸었다고 나와있다. 적절한 제목이라고 생각이 되었다.

사실 이 책은 초등학교 때에 청소년을 위한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으로 접한 적이 있다.

어린 나이였음에도 불구하고 책을 읽고 너무 슬퍼서 한동안 계속 떠올랐던 기억이 있었는데,

오랜 시간이 지난 후에 다시 읽어보니 드는 생각이 또 다른 것이

한 책을 읽어도 어느 때에 읽느냐에 따라 느낌이 다 다르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번에 이 책을 읽으면서 드는 생각은 주인공인 베르터보다 베르터가 짝사랑하는 로테에게 더 많이 갔다.

베르터가 친구 빌헬름에게 보내는 편지를 읽어보면 베르터의 입장에서 쓴 편지여서 그런지는 몰라도

로테는 베르터가 자신을 사랑하는 것을 일찌감치 눈치 챈 것으로 보인다.

그도 그럴것이 베르터는 거의 매일같이 로테의 집에 가고 로테와 대화를 나눈다.

그 시대적 배경이 지금과 같지 않더라도 약혼자가 있는 집에 그렇게 자주 가는 것은 누구라도 오해할 만할 일인데,

로테의 속마음이 궁금했다. 하지만 책은 오로지 베르터의 시선에서만 이야기를 이끌어 나간다.

책의 중간에는 로테를 짝사랑하다 미친 사람도 있다는 것을 나타내는 것으로 보아 로테는 팜므파탈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책에서는 정말 로테를 사랑스럽고 매력이 가득하며 이해심 가득한 인물로 그려지는데,

베르터를 밀어내지 않은 이유는 개인적인 생각에서 로테도 흔들렸던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이번에 책을 다시 읽으면서 알베르트가 가엾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베르터는 한 가정을 결국 부숴버리는 것이다. 

베르터가 자살한 후는 책에 나와 있지 않지만, 죽기 전에도 이미 이웃들이 수근댄다는 구절이 나오기도 하고,

또 자신 때문에 자살을 한 것이니 로테는 자괴감에 빠져 무너질 것이며, 결국에는 알베르트와 로테는 온전한 가정을 유지하지 못할 것이다. 하지만 그런 점에도 불구하고 이 책은 베르터에게 몰입할 수 있을 정도로 충분히 베르터의 마음이 너무나도 잘 묘사되어 있어서

결국에는 베르터를 동정하게 만드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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