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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만적 연애와 그 후의 일상 (한정판 더블 커버 에디션)
알랭 드 보통 지음, 김한영 옮김 / 은행나무 / 2016년 8월
평점 :
품절
고등학교를 마치고 인관관계에 대한 갈망으로 가득할 대학 시절...그때 알랭드 보통의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를 읽음으로써 한층 성장과 더불어 상호감정과 상호관계의 이해와 현실로의 반영에 대한 첫 걸음을 함께했다고 생각한다. 그 책이 있었기에 조금더 빨리 지금의 불완전하지만 그럭저럭 완숙함을 가지게된 인생관을 확립할 수 있었으리라 믿는다. 이후 알랭드 보통의 여러 서적들도 읽었고, 그 여파로 최초의 저자에대한 이미지가 흐려져가고 있을적에 지금 서평의 대상인 '낭만적 연애와 그 후의 일상, 은행나무 2016 [원저: The Course of Love]'가 발표됐다는 희소식을 접하였다. 이것은 나에게 또는 알랭드 보통을 알고있는 모든이에게 약간의 희망적인-최소한의 흥미거리가 될만한-내용의 소설을 하나더 경험하고 또 다시 이 저자에 대한 경외감을 느낄 기회가 될 것이라는 기대 그 자체였다. 그래서 이 책을 읽기 바로 직전의 책 '신앙과 지식-세기와 용서, 자크 데리다'를 조기에 닫아버리게 되었고-조금은 양심의 가책을 느낄 수 있는 부분임을 설명하자면, 그 책은 너무 어렵고 반복적인 내용을 다른 단어와 문장으로 나를 혼란과 분노의 도가니로 밀어넣고 있어서 짜증스러움에 덮었지만-즐거움을 앞세워 아방가르드한 열린 마음으로 이 책의 첫 장을 가볍게 열어젖혔다.
총 5장 중 2장까지는 여느 기대감과도 부합되는 흥미진진한 사랑의 서론, 즉 연애와 신혼에 관한 것들과 그에 관한 그만의 통찰력이 묻어나는 잡이(덧붙이는 글)들로 내 마음의 기대치를 어느 정도 만족 시켜주었지만, 그 때까지는 와인잔의 주둥이에서 찰랑거리는 와인이 주는 풍족함 같은 느낌은 없었다. 하지만 이후 등장하는 실질적인 생활 (아이들, 금전, 섹스, 외도, 갈등 그리고 성숙)을 여지없이 받아들이는 동안 많은 것들을 공감하였다. 나도 딸이 이제 9개월이다. 내 삶의 변화된 부분들에 대한 설명들이 저자가 서술하는 것들과 상당부분 일치하는 경험은 놀랍지 않았다. 그러나 육아의 시기를 거친 외도와 갈등에 대한 서술을 내가 그저 믿기로 한 것같은 내 모습을 보았을 때이다. 이유는 거의 완성된 단일 인간사의 통찰력과 그에 합당하고 이해하기 쉬운 예시로써의 소설전개와 인물설정(+내면의 묘사)들이 나에게 합당하고 설득하기 충분한 근거가 되었다고 생각된다. 특히나 지금도 옆방에서 잠에서 깨어나 주변에 아무도 없음에 불안과 공포를 느끼고 울고있는 딸을 달래고 다시 이 글을 쓰기시작하는 나는, 육아와 가사가 얼마나 가치있는지 그 위신 (prestige)를 절실히 인정하는 바이다. 그리고 이것에 대한 위신을 깍으려는 시대착오적인 사상과 실천을 일삼는 우리네 generation male species를 고발하고 싶다. 찔리는가?? 그럼 이 책을 통해서라도 이 시대가 원하는 인간상이 되어보자.
내용의 디테일을 여기서 언급하는 것은 너무나도 무모하다. 결국은 잡이에서 설명된 허구의 인물들의 말과 행동은 재차 쓰여짐에 있어서 무의미하다고 생각된다. 그래서 마지막으로 한마디 하고 메모에서 감명받았던 글귀를 옮김으로 마무리 한.
자신의 인생에 '결혼'이란 것이 있는가? 지금의 결혼생활에 만족할 수 없는가?
그럼 이 책을 읽어라!!
메모
현대사회는 부부가 모든 면에서 평등하기를 기대한다지만, 실제로는 고통의 평등을 기대하는 것을 의미한다. -중략- 자신이 더 힘들게 살고 있다는 자기 위안식의 결론을 피하려면 초인적인 지혜가 필요하다.
페이지 194
타인들의 신의로부터 무의식적인 수혜를 받고 있는 한 외도라는 문제에도 태연자약할 수 있다. 한 번도 배신당해보지 않았다는 것은 신의를 계속 유지하기에 좋은 전제조건이 못 된다. -중략- 그러면 비로소 배우자를 배신하지 말라는 명령이 틀에 박힌 말이 아니라 영구히 뚜렷하게 빛을 발하는 도덕적 의무로 변모한다.
페이지 232
우리 눈에 정상으로 보일 수 있는 사람은 우리가 아직 깊이 알지 못하는 사람 뿐이다. 사랑을 치유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사람을 더 깊이 알아가는 것이다.
페이지 236
하잔과 셰이버가 최초로 고안한 이 설문조사(1987)는 애착 유형을 평가하는 데에 널리 이용된다.
1. 회피 애착
2. 불안정 애착
3. 안정 애착
페이지 260
이 세상에 항상 나쁘기만 한 사람은 거의 없다. 우리에게 상처를 주는 사람 스스로도 고통스럽다. 그러므로 적절한 대응은 냉소나 공격이 아니라, 드문 순간이나마 우리가 할 수 있다면, 사랑해주는 것뿐이다.
페이지 27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