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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이 지고 나면 잎이 보이듯이 - 이해인 산문집
이해인 지음, 황규백 그림 / 샘터사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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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인 수녀님에 대해서 여러번 들어본적이 있었다. 그냥 들어보기만 해서 어떤분인지는 잘 모르고 이 책을 통해서 이해인 수녀님의 생각들을 옅보게 되었다. 암투병을 겪고 있는 이해인 수녀님의 일상, 그리고 지난 일기들이 적혀있다. 친구들에게 전하는 우정일기, 수도원일기, 매일같이 기도하는 기도일기, 묵상일기, 떠나간 이를 그리워 하는 추모일기가 짤막한 일기 형식으로 편지 형식으로 적혀있다.

 

<꽃이 지고 나면 잎이 보이듯이>  제목이 참 이쁘다. 당연한 이야기인데 왠지 모르게 새롭게 다가오는것 같았다. 작은 것에도 감사하고 행복함을 느끼는 모습이 참 좋았다. 살아가다 보면 욕심이라는게 생긴다. 그래서 모두가 누릴수 있는것에 어느순간부터 무뎌지게 된다. 그리고 그런 것들에 감사함을 모르고 당연하다고 생각하고 만다. 나만 그런게 아니라 모두가 누릴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당연한걸 누리지 못하는 사람들도 있다는걸 알게 된다. 그때서야 고마움. 감사한 마음을 갖게 되는것이다. 그러면 안되는데 살다보면 나도 모르게 그런 마음을 갖게 되는 나의 욕심. 그런 수녀님의 모습에서 반성하고 '그러지 말아야지' 하고 다짐해본다.

 

여름이 나에게 주는 선물이라는 말 한 번도 생각해본적이 없다. 그냥 나는 더운 여름이 무조건 싫었다. 그런데 이해인 수녀님의 표현에 또 한번 감탄해본다. 밝고도 뜨거운 햇볕, 몸에서 흐르는 땀, 자주 내리는 비, 크고 오래된 나무들이 주는 그늘과 시원한 바람 한줄기. 나는 이런 것들이 여름이 주는 선물이라고 생각해보지 못했다. 그 모든것을 부정적으로 받아들이고 무작정 싫어했던 것 같다. 여름에 뜨거운 햇살이 싫고 걸을때마다 흘러내리는 땀방울이 나를 찝찝하게 만들어 싫다고 생각했다. 물론 그게 선물이라고 생각이 드는건 아니다. 그 부분은 솔직히 인정하기 힘들지만 크고 오래된 나무들이 주는 그늘과 시원한 바람 한줄기는 정말 여름이 나에게 주는 선물이었다. 아주 살랑살랑 부는 바람인데도 더운 여름 나무 그늘에서 살랑살랑 부는 바람은 정말 아주 시원하다. 그것 또한 그냥 당연하다고 생각했는데 여름이 주는 선물이라고 하니깐 정말 선물이다. 라는 생각을 해본다. 올 여름에도 나에게 그런 선물을 자주 주길 바래본다..

 

난 계절중 가을을 가장 좋아하지만 봄이 주는 산뜻함도 좋아한다. 봄은 시작을 알리기 때문에 항상 새롭게 느껴지고 느낌이 좋다. 책 속에서 봄과 같은 사람을 이야기한다. 늘 희망하는 사람, 기뻐하는 사람, 따뜻한 사람, 친절한 사람, 명량한 사람, 온유한 사람, 생명을 소중히 여기는 사람, 고마워 할 줄 아는 사람, 창조적인 사람, 긍정적인 사람 등 봄과같은 사람은 플러스적인 부분이 참 많았다. 그리고 나는 어떤 사람인가 잠시 생각해보았다. 나는 봄에는 참 거리가 먼 사람이었다. 계절에 비유하자면 겨울 같은 사람. 겨울이 주는 플러스적인 것 보다. 마이너스에 더 가까운.. 차가운 사람, 어두운 사람 등등.. 그래서인지 나도 봄같은 사람이 되고 싶었다. 사람들에게 있어서 좋은 영향을 주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친구들에게 우정일기를 쓰는 이해인 수녀님. 난 친구들이 너무 소중하다는걸 알면서도 한번도 표현해보지 못했던것 같다. 그리고 알아주길 바랬다. 있는 그대로의 나를 그냥 봐주고 좋아해주길 바랬다. 생각해보면 내 입장에서 너무 바래기만 했구나.. 또 한번 반서해본다.

 

친구야 내일 너를 마난기로 하였는데 오늘부터 좋아서 자꾸만 웃움이 나네.

설레는 마음으로 시간을 보는데 동그란 시계 위에서 네 얼굴이 웃고 있다.

기다리는 시간은 왜 이리 지루한지!  p91

 

요즘들어 누군가를 만나는 시간들이 설레이고 좋은시간임을 느끼고 있다. 왜 진작 알지 못했을까.. 아니 지금이라도 아는게 어딘가 라는 생각을 해본다. 함께 수다를 떠는것도 밥을 먹고 차를 마시는 것도 하나하나가 친구들과 함께 쌓아가는 정이라는것을 느낀다. 바쁜 하루속에 잠시 만나 얘기 나누는것이라도 삶의 활력소가 되고 기쁨이 된다. 그래서 지금이라도 더 많은 사람을 만나려 하고 좋은 시간을 보내려고 한다.

 

행복한 얼굴

사는게 힘들다고 말한다고해서 내가 행복하지 않다는 뜻은 아닙니다.

내가 지금 행복하다고 말한다고 해서 나에게 고통이 없다는 뜻은 정말 아닙니다.

마음의 문 활짝 열면 행복은 천개의 얼굴로

아니 무한대로 오는 것을 날마다 새롭게 경험합니다

어디에 숨어 있다 고운 날개 달고 나타날지 모르는 나의 행복

행복과 숨바꼭질하는 설렘이 기쁨으로로 사는 것이 오늘도 행복합니다.   p113

 

나는 행복한 얼굴을 하고 있나? 누군가에게 '나 지금 행복해요' 라고 말할 만큼의 표정은 아니지만 그래도 행복한 얼굴을 갖고 싶다. 거울보고 웃는 연습도 해보고 사람들의 말 한마디 한마디에 귀 기울이고 웃긴 이야기가 아니여도 많이 웃어주는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

 

이 책은 내가 어떤 사람인지 다른사람에게 나는 어떤 사람인지 이런것들을 생각해보고 나를 돌아보는 시간이었다. 그리고 많은 것을 느끼게 되었다. 느낀다고해서 모두 실천할 수 없다하여도 적어도 내가 알게 되었다면 바뀔 수 있는 사람이 되길 바래본다. 그리고 언젠가 "넌 참 봄 같은 사람이야" 라는 말을 들을 수 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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