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는 왜 그렇게 생각할까? - 2019 세종도서 교양부문 선정도서
아트 마크먼 외 지음, 이은빈 외 옮김 / 글로벌콘텐츠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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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심리학
인간의 심리만큼 복잡하고 미묘한 것도 없다. 처한 상황, 가지고 있는 가치관, 느껴온 경험들에 따라 똑같은 일에 대해 사람마다 다른 심리를 지니게 된다. 

#02. 뇌는 왜 그렇게 생각할까?
심리학 교수와 음대 교수가 공동저술한 심리학 책이다. 두 사람은 라디오 토크쇼와 팟캐스트를 통해 '심리'에 관련된 다양한 이야기를 했었는데, 그 결과물은 담은 것이 바로 이 <뇌는 왜 그렇게 생각할까?> 라는 책이다. 거짓말하는지은 어떻게 알 수 있을까? 이야기식으로 들은 것이 더 잘 기억될까? 멀티태스킹을 하면 일을 더 많이 할까? 기억력은 반드시 쇠퇴하게 되어 있을까? 등 40가지 질문과 그에 대한 답이 이야기 형식으로 실렸다. 

#03. 일상 속의 심리학
사실 심리학 만큼 우리 삶에 밀접히 맞닿아 있는 학문도 드물다. 인간이라는 존재 자체가 자기 자신의 불안정한 마음에 기반을 두고 있기 때문에 옛날부터 사람의 행동을 예측하고 대비하려는 연구가 굉장히 많았다. 하지만 너무 깊게 들어가면 일반인들은 이해하기 어려운 영역으로 들어간다. 이 책에 쓰인 심리학 예시들을 쉽고 이해하기 좋다.

#04. 총평
그렇게 재미있진 않다. 일상 생활 속에서 누구나 흔히 해봤을 법한 생각들이지만 책에 나와있는 답이 시원찮다. 뇌과학 쪽으로 상세히 풀어 쓴 것도 아니고 심리에 대한 사례가 충분히 들어 있지도 않다. 챕터 끝마다 뜬구름 잡는 식의 자기계발 이야기로 끝나서 쌩뚱맞은 느낌도 들었다. 


<p.69>
통증은 두뇌에서 처리되기 때문에 몸에 붙어 있던 팔다리가 없어져 버린 경우에도 그 없어진 팔다리의 통증을 느낄 수 있따. 예를 들어 사고나 전쟁 또는 질병 등으로 팔다리를 잃어버린 사람들이 오랜 시간이 지난 후에도 계속해서 그 잃어버린 팔다리에 통증을 지속적으로 느끼는 경우가 있따. 가장 고통스러운 느낌은 잃어버린 수족에 실제로 통증을 느끼는 것인데, 이것을 환상 통증(phantom pain)이라고 부른다. 

<p.96>
당신이 주의를 한 곳에서 다른 곳으로 옮길 때마다 거기에는 일종의 '전환비용'이 따르기 때문이다. (...) 즉 단기기억에서 앞의 일에 대한 정보를 삭제해야 한다.

<p.168>
언어를 배우는 과정에서 생기는 일 중에는 말소리의 통계적인 분포를 알아차리는 일이 포함되어 있다.모든 언어에는 음소라고 부르는 말소리가 있다. 인간의 뇌는 갓난아기 떄부터도 어떤 음소 뒤에 어떤 음소들이 따라 나올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계산하기 시작한다. (...) 이런 계산과정은 아이들이 무슨 말인지 이해하기도 전에 문장의 기본구조를 파악하도록 도와준다.

<p.231>
여학생들이 수학시험에서 실제 능력보다 점수를 낮게 받는 것은 편견 위협이라고 부르는 압박감의 한 유형 떄문에 나타나는 현상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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쓸모인류 - 어른의 쓸모에 대해 묻다
빈센트.강승민 지음 / 몽스북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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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쓸모인류
소확행을 추구하며 사는 '빈센트 리' 라는 사람과 함께 지내며, 저자가 얻은 일상의 깨달음을 엮어낸 책이다. 테마는 '쓸모란 무엇인가' 십대나 이십대는 물론 나이를 먹고 인생에 깊이가 더해지며 더 자주하게 되는 질문이다.  어릴 때야 주변에서 '나'의 쓸모를 규정해주지만 성인이 되면 스스로 자신의 쓸모를 찾아야 한다. 저자가 빈센트에게서 얻는 깨달음은 소소하다. 책 서두에서 밝히듯 이 책에서 쫓는 것은 거대한 담론이나 정답찾기가 아니라 '삶의 태도' 변화 정도다. 

빈센트는 뉴욕에서 살다 퇴직 후 한국으로 돌아왔다. 예순 일곱이라는 나이가 무색하게 매일매일 Just do it을 실천하며 스스로의 행복을 쫓아간다. 젊은 말로 풀어쓰면 YOLO를 즐기는 삶이라 말할 수 있다. 이런 자세는 그의 집이나 물건, 사소한 습관 하나하나에서 드러난다. 한옥을 개조해 만든 그의 집은 그의 손길이 닿지 않은 곳이 없다. 물건 역시 그렇다. 그가 가장 중요시 여기는 가치들에 따라 세심하게 고려 후 구매한 물건들 밖에 없다. 

그의 모습을 보면 난 노후에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지 그려보게 된다. 

#02. 총평
가볍게 읽기에 나쁘지 않은 책이었다. 서두에 밝혔듯 자신이 이미 쓸모가 있다고 생각하면 굳이 읽을 필요는 없다. 




<p.11>
여기서 말하는 쓸모는 세상을 살아가는 자세, 힘든 날을 버티는 기술, 생활 공간을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방식, 인간관계를 정리하는 과정, 그 모든 쓸모에 관한 기록이다. 별 볼 일 없는 어른들에게 특화된, '쓸모 인류로 살아가는 법'일고 하면 조금 더 친절할 것이다. 이미 쓸모 있따는 말을 충분히 듣는 당신이라면 굳이 이 책을 읽을 필요는 없다. 

<p.60>
"젓가락 수집은 집사람의 취미야. 결국 나의 정리 정돈에는 함께 사는 사람의 취향이 담겨 있어. 결국 각자 사는 만큼의 정리 정돈이 중요한 거야."

<p.79>
나이 든다고 다들 쓸모 있게 사는 것은 아니다. 한 나무의 쓸모가 오랜 세월을 버틴 덕이라면, 한 인간의 쓸모는 어디에서 비롯될까.

<p.86>
내 삶에 쓰일 물건은 사는 게 아니라 만난다는 말이 인상적이다. 

<p.141>
어른이 된다는 건 한편으로 자기 살아온 삶만큼 쓸데없는 고집이 붙었다는 것. 부쩍 고집이 붙은 나이는 주변의 말을 듣고 움직일 때가 아니다. 속으로만 지켜보는 나이가 된 게 아쉽다. 

<p.180>
인간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이 사치인 시대가 되었다. 그래서 혼자 있는 시간에 감동을 받으려 애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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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오면 연락해
백인경 지음 / 꿈공장 플러스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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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시
가슴을 울리는 시에는 두 가지 종류가 있다고 생각한다. 첫째, 시의 의미가 명확히 이해되어 가슴을 울리는 시. 둘째, 시에 쓰인 모든 심상이 이해되는건 아니지만, 언어 자체가 너무 아름다운 경우. ( 난 프랑스어를 보면 뜻을 이해하지 못하는 데도 가슴이 뭉클해질 때가 있다.) 이 책의 시는 대체로 후자에 속한다. 화자가 의도한 바가 뚜렷히 보이는 시도 있는 반면, '이건 대체 무슨 뜻일까?' 곰곰히 생각해보게 되는 시도 있다. 

#02. 서울 오면 연락해
'백인경'이라는 문창과 출신 작가지망생이 크라우드펀딩을 통해 펴낸 시집이다. 작가가 되고 싶은데 그러려면 꼭 문단에 등단을 해야하는 건지, 거기에 회의감이 들어 다른 경로를 통해 시집을 냈다고 한다. 그녀가 인터뷰 때도 밝혔듯, 최근 문단에 불미스러운 사건들이 많이 터져 이런 추세가 더 강해지는 것 같다. (자비출판, 독립출판, 문단 외 집단). 개인적으로는 이런 경향성이 마음에 든다. 일반인에게 '문단' 이란 게 워낙 진입장벽이 높고, 또 무엇을 하는 집단인지 잘 알려져 있지 않아 문턱이 높은 게 사실이다 분명.


#03. 총평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스타일의 시가 많아 책을 넘기기가 아까웠다. 이런 언어를 구사하기까지 어떤 노력이 있었을지 저자의 노력이 상상이 간다. 분명 이 책을 쓰기까지 많은 작품을 썼을 것이고, 또 많은 책을 읽고 많은 고민을 했을 것이다. 아래는 책의 제목은 <서울 오면 연락해> 시.



-


울 오면 연락해

누가 온다고 한 것처럼
냄비를 데우고 칫솔을 샀다
너는 떠나기 전 양치질을 하는 습관이 있고
매운 치약을 다 삼키고 엄살을 부리는 건 내 몫이었지

뱉어놓은 침 모양대로
아스팔트에 얼룩이 졌다
집 밖의 일은 늘 모호했지만

1월의 방아깨비나 내가 버린 고양이처럼
사실은, 죽어버린 것들이 세상에서 제일 예뻐
나는 네 앞에서
박하를 띄운 청산가리를 흔든다

이를 닦으면 
잠을 자거나 하루를 더 살아야 한다
오래된 잇자국이 선연한 너의 살갗
언니, 뭐라고 하는지 잘 모르겠어요
입술이 오므라들어서
네가 나를 못 알아볼 것 같다

익숙한 자음들이 흩어졌다
알파벳의 세계로
너는 외로워 보이는데

나는 이제 시를 안 써
그래도 여기는 네 사랑니가 있는 곳 그러니
서울 오면 연락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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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범생이가 시공 청소년 문학
이상권 지음 / 시공사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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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어떤 범생이가
기본적으로 성장소설은 어느 정도 정형화 된 구조를 따른다. 어린 나이의 주인공, 그런 주인공에게 깨달음을 주는 조력자적 존재, 불우한 가정환경과 라이벌 구도를 만드는 형제 혹은 자매. 내가 본 성장소설들은 대개 그랬다. <데미안>, <앵무새 죽이기>, <호밀밭의 파수꾼>, <완득이> 등 

<어떤 범생이가> 이 책은 약간 다르다. 성장소설보다는 작가의 '자전적 소설'이라고 보는 게 맞을 것 같다. 주인공은 '선비'라는 중학생으로, 불우한 가정환경과 생각없는 형, 누나가 더해져 항상 미래를 걱정하는 '애늙은이' 같은 성격을 지녔다. 

보통 성장소설은 주인공의 '성장'이 있지만 <어떤 범생이가>엔 오히려 '형'과 '누나'의 성장이 나온다. 주인공의 정신적 성숙이야 이미 익을대로 익어있었으니. 주인공의 가족은 고양이 '깜박이'를 중심으로 일련의 사건을 겪게되고 소설은 약간은 열린 결말로 끝났다. (굳이 표현하자면 반쯤 열려있다.)

등장인물들이 주고 받는 대사는 요즘 청소년들을 생각하면 리얼리티가 조금 떨어지긴 한다. 이 위화감을 어린 나이의 화자 입장에서 쓰여진 '중학생 시선의 문장'들이 커버한다. 아무래도 성인이 청소년 소설을 쓰면 '성인의 생각'으로 쓰여진 문장들이 눈에 띄게 마련인데 이 소설은 그런 부분이 몇몇을 제외하면 거의 없었다.

#02. 총평
나쁘지 않았다. 가독성이 높아 빠르게 읽을수 있었고 이야기로서의 완성도는 높았다고 생각이 된다. 중간중간 좋은 표현들이 눈에 많이 띄였다.


-



<p.59>
선비가 어렸을 때만 해도 어머니는 반찬 씹는 소리를 거의 내지 않았다. 그런데 언제부턴지 어머니의 입에서 반찬 씹는 소리는 아무런 통제를 받지 않았다. 어머니는 그것을 꼭 붙잡고 있다가 어느 순간에 놓아 버린 것 같았다. 어머니의 나이가 마흔이 넘어가고, 아버지가 무기력해지고, 식구들의 밥 먹는 속도가 빨라지고, 식구들이 남기는 반찬이 많아질수록 어머니의 위아래 턱은 입으로 들어온 반찬들을 더욱 단호하게 씹어 댔다. 그래야만 살 수 있다고 위아랫니들이 강조하는 것 같았다.

<p.95>
결국 어머니가 뭔가를 마구 집어 던지면서 흐느끼자, 그제야 둘은 으르렁거림을 멈췄다. 어머니는 비닐처럼 펄럭이는 그림자를 끌고 밖으로 사라졌다. 아무도 그런 어머니의 그림자를 보지 않았다. 선비만이 신발장 앞에서 한 시간이 넘도록 제 그림자를 밟아 대고 있을 뿐이었다. 

<p.101>
아침부터 내리던 비가 그치자 이 세상 모든 된장잠자리들이 쏟아져 나왔다. 대단한 굿판이었다. 선비네 집으로 통하는 골목은 잠자리들 세상이 되어 버렸다. 녀석들은 인간들의 상상력이 닿을 수조차 없는 어느 비밀스러운 뜰에서 군무연습을 한 모양이었다. 

<p.110>
선비의 눈에는 길을 걷는 사람들 얼굴도 하얀색이었고, 하늘과 땅도 하얀색이었다. 택시를 탔다. 솔비는 오른쪽 세상만 보았고, 선비는 왼쪽 세상만 보았다. 병원이 보이자 차창 속에 있는 작은 남자아이의 가슴이 끓어올랐다. 

<p.122>
선비의 기억 속에서 새롭게 걸어 나온 아버지는 뜻밖이었다. 농담을 자유자재로 부리고 수다스러울 정도로 말이 많은 사람이었다. 지금까지 선비가 생각해 온 아버지하고는 전혀 다른 모습이었다. 어쩌다가 아버지는 당신의 색깔을 다 잃어버렸을까. 그렇게 아버지가 잃어버린 색깔이 하나씩 떠오를 때마다 슬픔이 조금씩, 조금씩 선비의 가슴으로 흘러내렸다. 

<p.137>
"개병신! 정말 그렇게 생각해? 시간이 지나면 저절로 잊혀져? 정말? 뭐가 잊혀져? 넌 아버지에 대해서 뭘 아는데? 뭐 아는 게 있어야 잊고 말고 하지. 이 바보야, 네가 그래서 수학을 못하는 거야. 원리를 알려고 하지 않고 정답만 찾으려고 하니까. 아버지를 알아 가는 건, 실은 우리가 서로를 알아가는 거야. 우리가 하나의 완전한 원소가 되기 위해서는 자신을 알아야 하고, 서로를 알아야 하는 거야. 넌 나에 대해서 뭘 알아? 내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무슨 노래를 좋아하는지, 무슨 음식을 좋아하고 가리는지, 내 혈액형이 뭔지 알고 있어? 너랑 나랑 교집합이 뭐야? 공통점이 뭐냐고? 이 바보야, 나도 너 몰라! 네가 내 형인지 외계인인지 전혀 모른다고! 그래서 같이 가자는 거야, 이 멍청한 기름병 새끼야! 아버지랑 어머닐아 기름병이랑 외계인일아 고양이랑 뭐가 달라? 다 유령이잖아?"
: 가장 좋았던 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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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어줘서 고마워
이창민 지음 / 진한엠앤비(진한M&B)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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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믿어줘서 고마워
굉장히 특이한 책이다. 국내 최초로 증강현실 AR을 적용한 책이라고 한다. 표지도 감각적이라 홀린 듯 책을 읽게 되었다. 

저자는 국내 최초 1호 SNS작가 이창민씨이다. 이미 2권의 책을 집필한 바가 있고 그 외에도 굉장히 많은 활동을 한다. 방송에 출연해 얼굴이 알려지기도 했다. 다 읽어보고 내린 결론은 이 책은 '자서전'이다 라는 결론이었다. 이 책에는 그가 SNS작가가 되기까지의 험난한 과정과 고난이 고스란히 담겼다. 그 과정을 옆에서 묵묵히 지켜보고 도와준 이들에게 보내는 메세지가 <믿어줘서 고마워>이다.

이 책을 특별하게 만드는 부분은 QR코드가 박혀있는 인터뷰 페이지이다. 이창민 작가는 약 200여명의 유명인사들을 인터뷰하여 그 내용을 책 속에 담았다. 활자가 아닌 AR 형태로! 기존의 텍스트, 활자를 뛰어넘어 다른 차원의 접글을 시도했다는 점에서 굉장히 신선했다. 책은 책인데 동시에 책이 아니다. 흥미롭다.

그가 살아온 궤적 자체도 굉장히 인상 깊다. 이십대 후반이라는 나이에 걸맞게 도전과 실패, 청춘, 활력 등으로 무장한 그의 다음 행보가 기대된다. 작가, 디렉터, 감독, 방송인, 기자, 멘토, 자문위원, 심사위원, 강연가. 등 그 짧은 나이에 이만한 성취를 이루었으니 다음 행보 역시 이에 준하리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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