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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설 - 한국 사회의 위선을 향해 씹고, 뱉고, 쏘다!
한홍구.서해성.고경태 지음 / 한겨레출판 / 2011년 8월
평점 :
한국 사회의 위선을 향해 씹고 뱉고 쏘는 걸 목표로 한다는 이 책이 겨냥한 사람들을 우선 훑어 보자. 조국, 안철수, 박원순, 문재인 등 최근 정치적인 언급을 하고 있는 인물들이 다수 포함되었다. 거기에 진중권, 류승완, 김제동과 같이 서로 다른 방식으로 쓴소리를 하는 사람들도 있다. 사회적 사건에 실질적으로 연관된 분부터 시작해서 시대와 역사를 조망할 수 있는 분까지 그야말로 총체적인 인터뷰라 하겠다. 변명이든 희망이든 마지막에는 지금 정계에 있는 분들의 이야기까지 들을 수 있다. 적지 않은 분량이지만 이런저런 이야기를 맛깔나게 끌어내고 있는 진행자 한홍구, 서해성 덕분에 발 딛고 서 있는 사회를 향한 통찰력이라고는 없는 나 같은 사람도 생각보다 쉽게 읽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이는 책의 끝머리에 밝히고 있는 것처럼 구어체의 사용과 거칠고 투박한 표현도 한몫한다. 이 집 저 집 어르신들 찾아 다니면서 정치나 사회에 대한 각양각색의 이야기를 듣고 있는 기분이랄까. 한계는 분명하다.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다 보니 어느 한 사람의 생각을 깊게 건질 수는 없다는 점이다. 그러나 이 책은 사회를 향한 다양한 시선을 고찰한다는 점에서 애초의 목적에 맞게 구성되었다고 생각한다.
뉴스나 신문에서 자주 혹은 간혹 접하고 있는 정치사회적 현안들을 어떻게 바라볼 수 있는지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는 데서 새로운 의미를 발견하고 또 다른 해석을 엿보는 일은 그 자체로 흥미진진하다. 한겨레 창간 22주년을 맞아 기획된 프로젝트로 그간 연재된 50회 분량의 내용을 한꺼번에 묶은 것이라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던 것이 아닌가 싶다. 한겨레에 대한 반성과 더불어 한국 사회의 지난 10년을 되돌아보는 취지에 딱 들어맞는 내용만 추린 것은 아니지만 지금 벌어지고 있는 모든 일들이 실은 그것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하다못해 가수들의 경연에 순위를 매기는 예능프로그램에 너나 할 것 없이 감 놓아라 배 놓아라 하면서 그 어느 때보다 엄격한 기준과 공정한 진행을 바라는 것을 보라. 정의로운 사회에 대한 갈증과 욕구가 정치판이 아니라 예능판에서 보일 때 슬프지 않을 수 없다. 우리가 주목하고 있는 지식인들의 거침 없는 '직설'을 통해서 한심한 나라꼴에 대한 분노가 가득한 사람들의 '직설'이 조금 더 본질을 꿰뚫을 수 있길 책이 바라고 있는 것처럼 나 역시 바란다. 적어도 그러한 직설은 분노하는 이들에게 그저 말에 머물지는 않을 것이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