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창 시절에는 지리 수업이 따로 있어서 매번 지도를 펴고 가보지도 못했던 장소를 배우곤 했었다. 땅에서 살아온 사람들, 그들이 만든 문화와 갈등, 지금까지 이어진 흐름까지 지도로 풀어낸다. 동남아시아나 중앙아시아의 역사는 잘 몰랐는데 이런 지역들이 지형과 강, 산맥을 통해 생생하게 다가왔다. 내가 살고 있는 동양의 복잡하고 다채로운 역사가 이렇게나 입체적인 줄은 몰랐다.
중국을 다룬 챕터에서는 강, 평야, 산맥이 어떻게 중국의 역사를 만들어 왔는지를 자세히 설명해준다. 중국의 강만 알아도 지리의 절반은 이해된다고 한다. 한족의 정체성이 어떻게 확장되었는지 중국은 왜 티베트를 손에 쥐고 놓지 않으려 하는지, 대만 문제에 왜 그렇게 민감한지를 지리적으로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중국의 통일과 분열의 반복이 한족의 형성과 함께 연결된다고 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중국이 정말 복잡한 내부 구조와 논리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솔직히 동남아시아와 중앙아시아의 역사는 거의 몰랐다. 관광지로서 이름은 익숙하지만 역사와 문화를 설명할 수는 없었다. 히말라야산맥이 만든 자연의 경계, 인도와 파키스탄이 분리된 이유, 동남아시아가 하나로 뭉치기 어려운 배경들이 지리에서 비롯된다는 점이 흥미로웠다.
특히 중앙아시아에 대한 설명은 정말 유익했다. 소련이 무너질 무렵 독립한 중앙아시아 5개국은 실제로 소련이 임명한 서기장들이 대통령이 되어 권력을 유지했다는 점이 놀라웠다. 이 지역들은 여전히 러시아에 정치적, 경제적으로 크게 의존하고 있다고 한다. 다섯 나라의 국경선이 얽힌 페르가나 분지는 지금도 분쟁의 상징적인 공간이라고 한다.
이 책의 큰 장점은 보이는 역사를 가능하게 해준다는 것이다. 각 나라의 자연지형, 문화 흐름, 정치 변화를 지도 위에서 읽을 수 있었다. 역사를 처음 공부하는 사람은 물론 기존에 배운 역사를 새롭게 바라보고 싶은 사람에게도 꼭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두선생의지도로읽는세계사 #세계사추천도서 #지도로보는역사 #동양사공부 #지리로이해하는역사 #유튜브두선생 #중앙아시아분쟁 #동남아시아지리 #지도한장으로세계읽기 #지리역사입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