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폐 제국의 숨결
이정욱 지음, 안성옥 그림 / 시대가치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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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입행동기이고 지금은 발권국 맡고 있는 이정욱 국장의 시집이다. 항상 자신의 일에 성실하고 진실된 친구다. 글재주도 많아서 이런 시집까지 내었다. 각국 화폐 도안에 그 국가 역사에 관한 인문학적 지식을 더한 감상을 전해준다. 그 가운데 베트남 "호아저씨"의 감상이 좋아 옮겨본다.


역사의 주인공

얼마나 길고 긴 세월을 
뭍과 떨어져
비 바람 맞고 견뎌야
하롱베이의 비경이 될까.
베트남 동(Dong) 화폐가 묻네.

얼마나 길고 긴 세월을 
그리운 조국의 집을 떠나
민족의 자유를 몹시도 열망하며
외세에 굴하지 않는 용기로 살아야
한결같은 역사의 주인공이 될까.
베트남 동(Dong) 화폐가 묻네.

외톨이 섬들의
길고 혹독한 고독이 없었다면
하롱베이의 비경이 없고
늘 민족의 운명 앞에서는
기꺼이 초라한 또돌이가 되는 운명을 살지 않고는
베트남 동(Dong) 화폐의 주인공이 될 수 없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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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사랑한 지구 - 판구조론, 지질학자들이 밝혀낸 지구의 움직임
최덕근 지음 / 휴머니스트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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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최덕근 교수님의 "10억년 전으로의 여행"을 읽고서 지구의 변천이 궁금하여 읽게 되었다. 책은 지구에 관한 이야기 가운데에서도 판구조론이 지질학계에서 형성되고 받아들여진 과정에 관한 소개이다. 최교수님에 따르면 지질학은 19세기 영국 귀족들의 취미로 시작하여 판구조론에 의해 비로서 과학이 되었다고 한다. 책에서 흥미로운 부분은 "과학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이다.


사실 일반인은 판구조론이 직관적이고 이해하기 쉽다고 생각한다. 남아메리카와 아프리카의 경계를 대충이라도 비교해 보는 것만으로도 판구조론을 모두 이해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19세기 중엽에 이미 이러한 주장이 제시되었다. 그러나 과학은 단순한 짐작과 과감한 가설로 성립하지 않는다. 

과학이란 뼈를 깍는 고통의 과정을 통해 귀납적 방법으로 이루어지는 것이지, 먼저 가설을 세운 다음 자연현상을 그 가설에 끼어 맞추어 가는 방식이 아니다.

과학은 시 또는 소설과 다르다. 이런 과학방법론이 인류를 무지와 빈곤에서 구원했다. 대륙을 경계를 따라 지도를 맞추어보면 정확히 맞지 않는다. 정작 맞는 부분은 바다속의 대륙붕이다. 


과학이기 위해서는 "왜?"에 대한 대답이 필요하다. 대륙을 움직인 힘은 어디에서 왔을까? 지구가 커졌는가? 그렇지 않았다면 벌어진 곳의 반대편인 함몰된 곳은 어디일까? 움직인다면 과연 얼마나 빠른 속도로 움직이는가?


판구조론이 과학이 되기 위해서 화석 연구, 지질구조 연구, 해저 지형 연구, 지진파를 활용한 지각구조 연구, 암석에 담긴 자기장 연구, 화산활동 연구 등이 필요했다. 그리고 학제를 넘다드는 상상력을 가진 수많은 과학자가 필요했다. 


최교수님에 따르면 판구조론이 탄생한 지 40여 년이 지난 지금도 우리가 잘 모르는 것은 어떤 힘이 어떻게 작용하여 현재 지구의 겉과 속의 움직임을 조절하느냐라는 점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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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경수의 제주 과학 탐험 - 탐험가가 발견한 일곱 가지 제주의 모습
문경수 지음 / 동아시아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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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곧 머나먼 미국에서 직장생활을 시작할 둘째가 귀국하기 전부터 집사람은 제주 가족여행을 계획했다. 지난해 겨울 잠시 여행했던 기억이 좋아서 두 딸에게도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 컸던 것 같다. 여행 일정을 준비하기 위해 관광안내 책자를 빌리러 회사 자료실에 들렸다가 함께 집어들었다. 아침 일찍 일어나는 습관 때문에 호텔방에서 나와 로비에 앉아서 책을 읽었다. 


책의 날개를 보니 저자는 TV에 출연하는 등 꽤나 유명한 듯하다. 그러나 책의 내용은 실망스럽다. 저자는 스스로 탐험가라고 하고 있으나 무엇을 하는 사람인지 손에 잡히지 않는다. 부족한 전문지식을 매꾸러 어줍잖은 경험을 과장하는 모습이 거슬린다. 뜬금없는 비유와 감상은 혼란스럽고 내용없는 과학지식 소개는 공허하다. 무엇보다 제주 지질에 관한 체계적인 소개를 찾을 수 없다.     

책은 제목과는 달리 과학적 관점에서 전혀 흥미롭지 못하다. 그럼에도 책을 끝까지 읽을 수 있었던 것은 책에 소개된 제주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 때문이다. 고향 제주를 사랑하며 연구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분들이 있어서 제주는 단순 관광지가 아니라 품위가 더해지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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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억 년 전으로의 시간 여행 - 지질학자, 기록이 없는 시대의 한반도를 찾다
최덕근 지음 / 휴머니스트 / 201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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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이면 북한산을 오르거나 수락산, 불암산, 망우산 자락의 둘레길을 걷는다. 한적하게 걷다보면 바위를 많이 보게된다. 백운대와 같은 봉우리 바위, 길가에 흩어진 수많은 크고 작은 바위, 깎아서 계단을 만든 바위길도 있다. 바위는 색깔도 다르고 강도도 다르다. 사실 북한산의 많은 바위는 쉽게 부스러진다. 반면에 북한산 인근에 있는 수락산에는 채석장이 있는데 단단한 화강암이 많다. 바위를 걸으면 바위가 뭔가 들려주고 싶은 것이 있다고 말하는 듯하다.

회사 자료실에 들렸다가 우연하게 책을 집어 들었다. 낯설고 어려운 지질학 용어로 채워진 두서없이 긴 만연체 문장을 만날지도 모른다는 걱정으로 먼저 서문을 읽었다. 다행히 지질학 관련 책을 읽은 적이 없어도 이해할만한 책이라는 확신이 들어 대출했다. 책은 지도와 사진을 많이 포함하고 용어를 친절하게 설명하고 있다. 책 끝에는 용어해설까지 덧붙여서 편리하다. 

저자인 최덕근 교수는 서울대 지질학과에서 1억년전, 5억년전, 7억년전 시간을 거슬러 여행을 하셨다고 한다. 교수님이 평생을 걸쳐 연구한 암석을 따라가다보면 우리나라 지형의 형성을 조금이나마 이해하게 된다. 우리나라는 작은 크기에 비해 아주 복잡한 내력을 가지고 있다.  

지질학은 19세기초 영국 상류층의 취미생활로 출발해서 자원개발을 목적으로 발전했다. 그러나 학문으로서 지질학은 1970년대에 판구조론이 정설로 인정되며 최근에야 연구의 틀이 정립된 것으로 보인다. 경제학이나 천문학과 비슷하게 실험이 불가능하고 오직 관찰을 통해서 과거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를 추정하는 학문이다. 지질학에서는 과감한 상상력이 가장 중요한 자질인 듯하다.

최교수님에 따르면 지질조사는 조사용 망치, 나침반, 돋보기와 노트만 있으면 충분하다고 한다. 물론 아는 만큼 보이기 때문에 지질 지식이 필수겠지만 말이다. 앞으로 주말에 산에 오를 때면 암석을 좀 더 유심히 관찰해 봐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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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강의 식사 - 인생을 바꾸는 실리콘밸리식 완전무결 2주 다이어트
데이브 아스프리 지음, 정세영 옮김, 양준상 감수 / 앵글북스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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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내용은 단순하다. 지방이 공복감을 줄이기 때문에 지방을 먹음으로써 체중을 쉽게 조절할 수 있다는 내용이다. 지방으로는 코코아를 먹고 커피에 곁들여 방탄커피로 만들어 마시면 좋다는 것이다. 탄수화물은 포만감을 가져오지 않기 때문에 과다섭취하기 쉽다. 과일과 곡물에 탄수화물이 많으므로 가급적 억제할 필요가 있다. 채소는 탄수화물이 없어 좋지만 익혀먹는 것이 좋다.

저자의 탄수화물과 지방에 관한 주장은 놀랍고 흥미롭다. 그리고 책의 많은 주장은 상식적이다. 곰팡이가 있거나 농약이 남아 있거나 상한 음식은 피해야 한다. 유기농 식품이 좋고 유전자 조작제품은 위험하다. 식품 규제가 높은 유럽산 제품이 미국 농산물에 비해 안전하다. 결국 비싸고 질 좋은 음식을 먹어야 한다는 것이다.  

책의 단점으로는 서술방식에서 다소 개인적인 체험을 지나치게 일반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자신이 초밥을 먹었더니 정신 집중이 되지 않았던 점을 볼 때 간장과 생선이 나쁜 음식이라는 식이다. 자기는 돈이 많아서 이것저것 실험할 수 있었기 때문에 알려주니 독자들은 믿으라는 식의 논리는 황당하다. 자신의 주장을 증명하기 위해서는 통제집단과 실험집단을 나누어 효과를 통계학적으로 비교하는 과학적 방법론에 대해 조금의 관심도 보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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