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억 년 전으로의 시간 여행 - 지질학자, 기록이 없는 시대의 한반도를 찾다
최덕근 지음 / 휴머니스트 / 201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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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이면 북한산을 오르거나 수락산, 불암산, 망우산 자락의 둘레길을 걷는다. 한적하게 걷다보면 바위를 많이 보게된다. 백운대와 같은 봉우리 바위, 길가에 흩어진 수많은 크고 작은 바위, 깎아서 계단을 만든 바위길도 있다. 바위는 색깔도 다르고 강도도 다르다. 사실 북한산의 많은 바위는 쉽게 부스러진다. 반면에 북한산 인근에 있는 수락산에는 채석장이 있는데 단단한 화강암이 많다. 바위를 걸으면 바위가 뭔가 들려주고 싶은 것이 있다고 말하는 듯하다.

회사 자료실에 들렸다가 우연하게 책을 집어 들었다. 낯설고 어려운 지질학 용어로 채워진 두서없이 긴 만연체 문장을 만날지도 모른다는 걱정으로 먼저 서문을 읽었다. 다행히 지질학 관련 책을 읽은 적이 없어도 이해할만한 책이라는 확신이 들어 대출했다. 책은 지도와 사진을 많이 포함하고 용어를 친절하게 설명하고 있다. 책 끝에는 용어해설까지 덧붙여서 편리하다. 

저자인 최덕근 교수는 서울대 지질학과에서 1억년전, 5억년전, 7억년전 시간을 거슬러 여행을 하셨다고 한다. 교수님이 평생을 걸쳐 연구한 암석을 따라가다보면 우리나라 지형의 형성을 조금이나마 이해하게 된다. 우리나라는 작은 크기에 비해 아주 복잡한 내력을 가지고 있다.  

지질학은 19세기초 영국 상류층의 취미생활로 출발해서 자원개발을 목적으로 발전했다. 그러나 학문으로서 지질학은 1970년대에 판구조론이 정설로 인정되며 최근에야 연구의 틀이 정립된 것으로 보인다. 경제학이나 천문학과 비슷하게 실험이 불가능하고 오직 관찰을 통해서 과거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를 추정하는 학문이다. 지질학에서는 과감한 상상력이 가장 중요한 자질인 듯하다.

최교수님에 따르면 지질조사는 조사용 망치, 나침반, 돋보기와 노트만 있으면 충분하다고 한다. 물론 아는 만큼 보이기 때문에 지질 지식이 필수겠지만 말이다. 앞으로 주말에 산에 오를 때면 암석을 좀 더 유심히 관찰해 봐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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