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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왕 1
이사카 고타로 지음, 오스가 메구미 그림 / 대원씨아이(만화) / 2008년 7월
평점 :
절판
이사카 코타로..내가 좋아하는 일본 작가 중 한명이다. 그의 <오듀본의 기도>를 처음 읽었을 때, 처음에는 난해하고 어려운 내용에 읽다 말다가를 반복했었다. 그러나 뒤로 갈수록 빠져드는 스토리와 독특한 설정으로 인해서 나는 이사카 월드에 풍덩~ 빠지고 말았다. 역시 열심히 읽기 잘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중간에 포기해 버렸다면 나는 좋은 작가와 만나는 기회를 잃고 말았을 것이다. 그 이후로 그에 대한 신뢰로 이사카 고타로의 책들에 대한 기대와 설렘으로, 그의 책이라는 이유만으로 읽고 싶어지는 책들이 많아졌다.
마왕도 그 중 하나였다. 많은 분들이 재미있다는 추천을 많이 했던 책이었고 꼭 한번 읽어봐야 겠다고 생각했었는데, 만화로 발간되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는 정말 많은 기대를 했었다. 히가시노 게이고나 온다리쿠등 유명작가들의 책이 드라마나 영화화 되는 것은 많이 보아왔지만 동명의 책을 만화로 접할 수 있는 기회는 흔치 않기 때문이다.(내가 알고 있는 한은~;;)
자신이 생각한 것을 다른 사람이 말하게 할 수 있는 복화술을 가진 고등학생 안도와 그의 동생 준야, '그래스 호퍼'라는 단체의 수수께기같은 인물 이누카이가 주된 등장인물이라고 할 수 있다. 얼핏보면 이누카이는 정의의 인물같지만 세상을 바꾸겠다고 나타난 그는 과연 이 세상을 바꿀 수 있을까..그래스 호퍼에는 어떤 비밀이 있는 것 같은데 안도가 그 비밀을 파헤치고 앞으로 그에게 맞서나갈 것 같다. 어쩌면 이누카이가 마왕일지도, 세상을 더럽히는 모든 인물들이 마왕일지도 모르겠다. 아마 이 연재가 끝날때 쯤이면 '마왕'의 정체에 더 다가 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안도는 남들과 조금 다른 생각, 능력들로 인해 자신을 숨기려고 했다. 눈에 띄지않고 쓸데없는 위험에 뛰어들려 하지 않는 그런 학생이다. 남들과 '다르다'는 것은 숨길일도 나쁜것도 아니지만 세상의 시선들은 다른 성향을 가진 그들을 숨어들게 만드는 것이다. 또한 괴롭힘을 당하던 카나메가 안도에게 했던 '방관자'라는 말은 우리모두에게 외치는 소리인 것 만 같았다. 불의를 보고도 가끔은 못 본 척, 횡령이나 공공연한 뇌물,성추행등을 목격하고도 그 상황에 휘말리기 싫어서 그저 묵과하고만 있는 사회와 구성원들에게 가하는 일침이라고 생각된다. 우리는 모두 그저 그런 방관자일 뿐..좀 더 용기를 가지고 대응해야 사회를 바꿀 수 있지 않을까..
스토리 구성도 좋고, 만화에 빠져드는 몰입도도 아주 크다. 오랜만에 읽어보는 약간은 비뚤어진 세계에 일침을 가할 것 같은 내용도 왠지 모를 희망과 기대를 갖게 한다. 많은 것을 생각해보고 느낄 수 있게 만들었다. 1권밖에 읽지 않았지만 벌써 부터 다음편이 기대되고, 어떻게 상황이 흘러가게 될지 궁금해 진다. 이사카 코타로를 좋아하는 독자들이라면 기대하고 봐도 좋을 듯 하다.
나는 책을 읽고 나서 동명의 영화나 드라마등을 자주 찾아 보곤 하는데, 내가 생각했던 등장인물들과 이야기들을 생생하게 눈으로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만화도 그런 면에서는 좋은 것 같다. 등장인물들을 모습과 배경들을 자세히 볼 수 있고, 또한 책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에게는 만화로 재미있는 책 한권을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생기는 것이니.. 가볍게 부담없이 책을 즐길 수 있는 방법이 될 것이다. 앞으로도 좋은 책들을 만화로 많이 만날 수 있다면 좋을 것 같다. ^^
'엉터리라 해도 스스로를 믿고, 대결해 간다면 세계는 바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