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림지옥 해방일지 - 집안일에 인생을 다 쓰기 전에 시작하는 미니멀라이프
이나가키 에미코 지음, 박재현 옮김 / 21세기북스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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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은 순환만 잘하면 다음 세대로 멋지게 생명이 이어진다. 그런 식으로 생각하면 자신도 틀림없이 사회의쓰레기가 아니다. 타인의 시선이나 평가를 신경 쓸 필요가 없다. 그저 열심히 살면 그뿐이다. - P107

아무리 힘든 일이 있어도, 이를테면 미운 상사에게 눈총을 받아 매일이 지옥이거나 사소한 실수로 친구에게 무시당하거나 부모가 이혼하거나 육아를 방임하거나 나이 - P154

가 들어 세상의 변화를 따라가지 못해 깊은 외로움을 느낀다고 해도, 자신이 자신을 위하여 할 일이 있다면, 즉 맛있는 음식을 먹고 말끔히 치워진 방에서 지내고 마음에 드는 옷을 입고 생활하는 것을 자신의 힘으로 분명히 해낼 수 있다면 나는 아직 괜찮다고 안도한다. 확실히 땅에 발을 딛고 살아간다는 조용한 실감이 마음 깊은 곳에서샘솟는다.
그것이 바로 지금의 나다.
언짢은 일이 있을 때는 모든 게 생각처럼 되어가지 않을 때, 왠지 불안을 느낄 때, 그저 조용히 바닥을 닦는다.
5분 후에는 바닥도 그늘진 내 마음도 반짝인다. 이 얼마나 쉽고 빠르며 확실한 해결법인가! 자, 그 분명한 희망을하나하나 획득하자! 괜찮다. 간단하니까! 누구라도 할 수있으니까! - P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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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밀이나 폭스 같은 전사들은 실수하고 번복하고 수모를 당하면서도 엄청난 지위를 얻는다. 전사들은 게임의 엘리트다. 게임에서 눈에 띄는 참가자이자 게임에 가장 밀접하게 연결된 참가자로서 중요한 도덕적 지위를 생성할 방법을 찾는다. 전사들의 공격은 쉽게 분노에 휩쓸리고 야망은 크지만 지위는 낮은 참가자들이 열심히 소문을 퍼트리고 군중 행동에 동참한 덕에 가능하다. 한 연구에서는 SNS의 음모론과 ‘가짜 뉴스‘를 비롯해 ‘적대적인 정치적 소문을 퍼트릴 가능성이 가장 큰 부류는 주로 "지위에 집착하지만 사회적으로소외된 사람들이고, 이들의 행동은 "높은 지위를 향한 욕망이 좌절되면서" ‘급발진‘하고 이들의 목표는 "대중을 선동해서 워낙에 반감을 많이 산 엘리트들을 공격하는 것"이라는 결과가 나왔다. 2818 - P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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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크애비뉴의 영장류 - 뉴욕 0.1% 최상류층의 특이 습성에 대한 인류학적 뒷담화
웬즈데이 마틴 지음, 신선해 옮김 / 사회평론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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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벼우면서도  지적인 자극과 (초엘리트의 삶을 엿볼수 있다는 점에서) 선정적인, 흥미로운 넷플리스 시리즈를 시청하고 싶은 욕망이 든다면 이 책을 읽을 타임이다. 이 책을 읽다가 명품 브랜드 몇개를 알게된 지 모른다.( 티 쪼가리 하나에  3~4백이나 하다니. 오래전 <라스트 보이스카웃>의 브루스 윌리스 대사처럼 바지에 티비라도 달렸나? 수십만원 짜리 플랫슈즈 정도는 나도 감당할 수 있을 것 같긴 한데.) 옥상이 있다면 옥상옥이 있다. 여유있게 맨해튼 어퍼이스트 명품매장에서 버킨 백을 사는 부유층이 있다면 명품매장이 폐점 후 프라이빗 쇼핑을 하는 초부유층이 있다. 저자가 엉겹결에 끼게 된 어퍼이스트 어머니 모임은 문명의 이기가 집약된 생태해방적인 공간이지만, 역설적으로 (야만적) 부족주의와 지위경쟁이 난무하는 곳이다. 아파트는 주거지가 아니라 회원제클럽이고, 어린이집 복도는 침팬지가 서열을 정하듯 지위경쟁이 벌어지는 전쟁터다.(아 웃겨 , 어린이집 복도인데!)  이런 어머니 모임에서 초짜로 끼어들어 무시당하는 저자의 모습을 보면 안쓰럽기도 하고, 그냥 부자동네로 이사한 것 뿐인데  '생존기'를 써야 하는게 어이없기도 하다. 엄마들이 어린이집부터 명문을 따지고, 심지어는 아이의 출생월조차 학업에 맞춰 조절하는 모습을 보면 스카이캐슬이 한국의 특수한 현상이라고 개탄할게 아니라 실은 미국이 원조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부족한 것 없는 이곳의 여성들을 지배하는 정서는 불안과 공포다. 자신의 지위를 유지시켜주는게 남편의 돈이니 자신을 계속 보톡스와 스피닝57로 다듬어야 하고 , 망가진 몸매는 또다른 지위게임에서 패배하는 것이다. 게다가 그 부도 대부분 대물림된 것이라 시어머니,장인 장모의 간섭도 피할 수 없다. 지나친 지위경쟁은 완벽주의로 연결되어 언제 게임에 탈락하게 될지 모르는 공포와 수치심이 정서의 주를 이루게 된다.  저자는 이런 문화에 저항하기도 하고 동화되기도 한다. 마지막 반전도 아니러니하고 우습다. 저자가 아이를 유산하자 그 전에 저자를 왕따 시키던 엄마들이 저자를 돌봐주고 친구가 되기 시작한 것이다. 마치 아이들이 전쟁놀이하면서 티격태격하다 한 명이 코피나면 우루루 몰려드는 것 같다. 이거 여기 규칙이라서 그냥 당신에게 그렇게 대한 거지 악감정 없는 거 속으로는 전부 다 알잖아 하는 것처럼. 아기 돌보는 보모 연소득이 1억원이 넘는 세계, 부동산중개업소의 중개사마저 명품으로 옷을 휘감는 세계. 이들의 지위경쟁을 보면 <꽃들에게 희망을>이라는 동화책이 생각난다. 서로 위로 올라가려고 경쟁하는 애벌레들에게 왜 위로 올라가냐고 주인공 애벌레가 묻자 나도 몰라, 근데 남들이 다 그렇게 하니까. 위에 대단한게 있대. 라는 식의 대답이 돌아오는 장면. 어퍼이스트의 엄마들이 이렇게 지위게임에 몰입해서 승리한다 한들 그 위에는 동화에서처럼 아무것도 없는 게 아닐까?.  키득거리면서( 물론 자괴감이 웃음으로 변해서)  재밌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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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망계급론 - 비과시적 소비의 부상과 새로운 계급의 탄생
엘리자베스 커리드핼킷 지음, 유강은 옮김 / 오월의봄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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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치있고 도덕적인 행동조차 "돈"이 있기 때문에 가능하다는 저자의 성찰. 구찌핸드백이나 페라리에 돈 쓰는 졸부보다 유기농식품과 공정무역에 돈 쓰는 엘리트 시민들이 훨씬 더 유해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그들의 일상행동이 사회경제적 바탕을 은폐한 채 그런 선택지조차 없는 계층을 도덕적으로 판단하고, 그들이 예전의 졸부와 달리 주로 투자하는 교육, 연금, 의료 등 비과시적 소비가 계층간 이동가능성을 극단적으로 불가능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먼저 강조하는 것은 '소비'의 중요성이다. 소비는 단순히 재화를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보여주는 정체성을 나타내고, 비슷한 다른 집단과 연결되고 분리되는 수단이다. 예전에는 베블런의 유한계급이 물질적인 과시적 소비를 했다면 지금의 능력주의, 권리의식, 도덕의식으로 무장한 '야망계급'이 교욱,연금, 의료 등의 비과시적소비를 통해 계층이동을 극단적으로 막는다. 예전의 사치재는 대량생산의 시대가 도래한 이후 더 이상 계층구별의 표지가 되지 않는다. 프린스턴 대학의 학생들은 물론 열심히 공부하겠지만, 이들은 애초에 그런 문화적, 경제적 자원을 갖춘 엘리트집단 소속일 가능성이 많다. 중간계급은 신형아이폰을 사며 플렉스를 할지 모르지만, 프린스턴 등록금을 감당하는 것은 아예 언감생심이고 때문에 오히려 소소한 플렉스를 할 가능성이 많다. 저자가 계층이동의 요소로 강조하는 것은 특히 지식습득이다. 야망계급은 베블런의 유한계급과 달리 여가에서도 생산성과 효율을 중시하는 경향이 있고 실업자보다 여가시간이 부족하다. 저자는 유기농 매장에 가고 공정무역 제품을 사는것이 긍정적인 측면이 있다는 것을 인정하지만, 이런 실천자체가 지위의 표지라고 한다. 자발적 가난이 가능한 이유는 이미 축적된 부가 있기 때문이다. 돈이 있다고 문화자본을 살 수는 없지만, 문화자본은 돈이 필요하다. 이제 이런 문화적 표지는 일상에서 암호화된 형태로 은밀히 나타나며 이런 표지에 접근하는 정보비용이 필요하다. 여러가지 데이터가 나오고, 전개가 산만한 편이라  약간 지루하지만, 논지는 인상적이다. 내가 지금 살고 있는 세상의 한 표정이라고나 할 까, 저자가 묘사한 '야망계급'의 초상화가 어떤 형태로든 우리 곁에도 있을 것이다. 이 책을 읽고 알 수 없는 자괴감을 느끼는 나는 루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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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신은 어떻게 삶을 움직이는가 - 불확실한 오늘을 사는 우리가 놓치고 있는 확신의 놀라운 힘
울리히 슈나벨 지음, 이지윤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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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가 네임벨류가 있는 걸로 알고 있다. 여러가지 인문학적 소양을 바탕으로 내 놓은 매끈한 2차 저작물이다. 잘 빠진 수준높은 자기계발서라는 느낌이지만, 한번 읽어볼만 하다. 나쁘게 말하면 짜집기지만 좋게 말하면 실용적이다. 언급된, 삶에 힘을 주는 여러 요인들에 관한 팁들을 실생활에 곧바로 응용할 수도 있을 것이다. 오히려 이 책에서 담담하게 서술된 여러 진술들은 겪어보지 않은 이상 그 진가를 알 수 힘든 것들일 수 있다. 저자가 말하는 삶에 대한 확신은 낙관주의, 삶에 대한 애정, 공감,연결감, 단순히 긍정적 감정을 말하는 행복 대신 의미 같은 것들을 아우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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