펭귄 블룸 - 희망을 잃어버린 블룸 가족에게 까치 펭귄이 선물한 놀라운 기적
캐머런 블룸.브래들리 트레버 그리브 지음, 박산호 옮김 / 북라이프 / 2017년 4월
평점 :
절판


샘은 이제 잃어버린 과거의 자신을 위해 조용히 애도했다. 그녀는 울면서 잠이 들었고 울면서 잠에서 깨어났다. 아이들이 집에 와서 그녀를 볼 때면 애써 기운을 차렸다. 하지만 나는 생전 처음으로 그녀가 내면의 힘을 잃어가는 걸 감지할 수 있었다. 그녀의 미소는 빛을 잃어갔고 전처럼 자주 미소를 짓지도 않았다. 매일 아침 샘이 침대에서 일어나는 시간이 점점 더 길어졋다. 샘은 더 이상 잠에서 깨고 싶어 하지 않았다. - '프롤로그' 중에서

 

 

까치가 블룸 가족에게 희망을 가져 오다

 

2013년, 새끼 까치 한 마리가 거센 해풍에 휘말려 지상 20미터 높이로 우뚝 솟은 소나무 위에 있던 둥지에서 차가운 아스팔트 바닥으로 쿵 소리를 내며 떨어졌다. 한쪽 날개는 옆에 축 늘어져 있었고 추락 도중에 심하게 상처 입고 움직일 수 없는 작은 새를 블룸 가족의 둘째 아들 노아가 발견했다.

 

 

 

당시 블룸 가족은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태국 여행에서 엄마 샘이 불의의 추락 사고를 당해 척추를 크게 다쳐 몸을 쓸 수가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 가족은 생사의 기로에 놓인 어린 까치를 구하는데 온갖 정성을 다 기울였다. 즉 까치를 가족의 일원으로 받아들이고 희고 검은 깃털에서 영감을 얻어 '펭귄'이라는 이름까지 지어주었다. 책의 제목 '펭귄 블룸'은 바로 이 까치를 가르키는 말이다.

 

이 책은 블룸 가족과 까치 펭귄이 함께한 2년여 동안의 기록이다. 블룸 가족의 이야기에 BBC를 비롯해 <가디언>, <허핑턴포스트> 등 다양한 매체가 주목했고, 이로 인해 전 세계 많은 사람들이 그들의 이야기에 감동했다. 왜냐하면 이들 가족의 행복한 모습 이면에는 슬픈 사연이 숨겨져 있었기 때문이다. 즉 엄마 샘의 사고 말이다.

 

아이들이 태어나기 전 세계 각지로 여행을 다녔던 캐머런 블룸과 그의 아내 샘은 아이들이 성장하자 태국으로 가족여행을 떠났다. 신은 이들 가족의 행복을 시샘했는지 낡은 울타리가 붕괴되면서 6미터 높이의 안전펜스에 기대어 서 있던 샘이 추락하고 만 것이다. 샘은 기적적으로 목숨은 건졌지만 다시는 자신의 두 다리로 설 수가 없었다. 블룸 가족의 행복 시계는 여기서 멈추고 말았다. 이들이 하루하루를 힘겹게 버텨내던 어느 날, 까치가 나타난 것이다.

 

저자 캐머런 블룸은 블룸 가족의 아버지이자 사진작가로 열여섯 살 때 서핑 전문 사진작가로 일을 시작했다. 그의 여행, 광고, 예술 사진들은 <뉴욕 타임스>, <하퍼스 바자>, <보그>와 미식 여행 잡지를 포함한 국제적인 출판물에 꾸준히 실리고 있다.

 

 

 

 

"펭귄이 흑백 날개를 펼치고 하늘로 날아오른 모습을 보며
우리의 영혼도 함께 날았다. 그것은 순수한 기쁨의 순간이었다.
블룸 가족이 마침내 중력을 정복한 것이다"
 

 

 

마치 까치 펭귄은 블룸 가족의 세 아들들이 언제 학교에서 귀가하는지를 정확히 알고 있는 것처럼 오후 3시 30분이 가까워지면 집 가장자리에 있는 오렌지 나무 위에 자리를 잡고 아이들이 거리 모퉁이를 돌아오길 기다리다가 아이들이 다가오는 소리가 들리는 순간,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이에 아이들도 기쁜 마음으로 까치 소리를 흉내 내서 화답했다.

 

펭귄과 샘은 떼려야 뗄 수 없는 사이가 되었다.

뚤은 항상 서로를 보살펴줬다.

펭귄이 아프고 힘이 없을 때는 샘이 애정에 찬 손길로 펭귄을 돏봐서 건강을 회복시켰다.

샘이 움직이기 힘들어하면 펭귄이 샘에게 노랠를 불러주며 가운을 북돋워줬다.

샘이 집 안에서 사무를 보거나 일기를 쓰면 펭귄은 항상 그 옆에 있었다.

둘은 엄마와 딸이자 간호사와 환자이기도 했다.

그리고 강하지만 동시에 연약한 두 자매가 '위로'라는 한 단어로 묶여 있는 사이이기도 했다.

 

 

샘은 힘과 체력을 키워서 자립하고 싶어 했다. 그녀는 믿을 수 업슬 정도로 열심리 노력했다. 매일 운동 기구들을 들어올리거나 당기고 밀며, 또는 권투 글러브를 끼고 구슬땀을 흘리면서 마음 속의 어두운 생각들을 몰아냈다. 손에 물집이 잡히고 피가 날 때까지 몇 시간씩 카약의 노를 저었다. 샘은 도무지 포기라는 걸 몰랐다.

 

"재활 훈련이 진전을 보이면서 그녀의 시각 또한 밝아졌다"

 

처음엔 블룸 가족이 펭귄을 구했다고 생각했지만 이젠 이 작고 놀라운 새가 가족을 더 강하게 만들어줬고, 더 가깝게 만들어줬고, 아주 힘든 시기에 웃을 수 있게 해줌으로써 블룸 가족의 영혼과 육체가 치유될 수 있도록 도와주었던 셈이다. 말하자면 까치 펭귄이 현실적인 면에서 이들을 구한 것이다.  

 

 

해피엔딩은 자신의 이야기에 믿음을 가지고
자신과 다른 사람들을 위한 기쁨을 만들어낼 방법을 찾는 것에서 시작된다.
펭귄은 우리 가족과 친구들에게 미소를 지을 수 있는 이유가 있는 것만으로도
삶이 얼마나 달라질 수 있는지 수없이 보여줬다.

 

 

 

 

사랑은 사랑으로 보은報恩한다

 

자신이 얼마나 회복됐는지 측정할 수 있는 한 가지 방법은 스스로를 돌보는 것을 넘어서 얼마나 많은 책임을 질 수 있는지 시도해보는 겁니다. 제게는 작고 여리고 아픈 펭귄을 돌본 일이 보람찬 경험이었습니다. 펭귄이 다시 기운을 차리고 독립적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돕는 일 자체가 저에게 많은 면에서 도움이 됐습니다.

 
저는 가능한 한 자주 제가 사람들에게 의지하는 게 아니라 사람들이 제게 의지할 수 있는 입장에 서려고 노력했습니다. 저녁을 한다거나 운전을 해서 사람들을 데려다주는 것과 같이 단순한 일이 될 수도 있습니다. 그건 쉽지 않은 일이었지만 점점 그 횟수가 늘어났고, 그런 일이 있을 때마다 저는 내 주위 사람들을 도울 수 있는 능력이 있고, 제 삶을 잘 통제하고 있으며, 제 인생이 달라질 수 있다는 믿음을 거듭 확인했습니다. - '샘 블룸이 독자들에게 보내는 메시지'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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