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레젠테이션의 신 - 버려야 이긴다 가벼워야 이긴다
전철웅 지음 / 쌤앤파커스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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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분명히 말할 수 있다. 프레젠테이션은 그런 것이 아니다. 레고 블록 끼워 맞추듯 딱딱 들어맞는 단계별 법칙도 없을 뿐더러 수학 공식처럼 대입만 하면 자동으로 해결되는 솔루션도 존재하지 않는다. 그러한 것들이 있을 리가 없다. 이유는 간단하다. 프레젠테이션은 사람이 사람에게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 '프롤로그' 중에서

 

 

프레젠테이션에 법칙이나 공식은 절대로 없다

 

책의 저자 전철웅은 수백 억대 비즈니스 프레젠테이션 현장에서 검증된 대한민국 최고의 프레젠테이션 마스터다. 삼성전자, 삼성물산, 포스코건설, 현대건설, 현대리바트, 금융감독원,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 등 국내 유수의 대기업과 공기업을 대상으로 프레젠테이션 컨설팅을 하며 중대 프로젝트 TF팀을 이끌었다. 그야말로 '이 바닥'에서 알아주는 업자 중의 업자로 통한다.

 

그는 기업 클라이언트 대상의 프레젠테이션 컨설팅 외에도 다양한 분야의 강연 활동을 하고 있다. 그의 꿈은 소박하다. 클라이언트와 웃으며 프레젠테이션을 준비하고 즐겁게 이기는 것과 

 

 

 

 

 

 

 

프레젠테이션은 설득이 아니다

 

프레젠테이션은 절대, 절대로 설득이 아니다. 프레젠테이션을 설득이라고 생각하는 순간 '헬 게이트' 오픈이다. 왜냐하면 설득에는 반드시 '논리'라는 괴물이 따라붙기 때문이다.

 

설득의 정의는 '상대편이 이쪽 편의 이야기를 따르도록 여러 가지로 깨우쳐 말함'이다. 상대방이 이쪽 편의 이야기를 따르도록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당연히 논리적으로 풀어내야 할 것이다. 설득을 한다면서 떼를 쓰며 드러눕거나 눈물로 읍소하는 사람은 없다. 어찌 보면 이건 본능이다. 설득하고자 하는 사람은 논리력의 유무와 상관없이 무조건 논리로 풀려 한다.

 

하지만 생각해보자. 길어야 10분, 짧으면 5분 안에 끝나는 프레젠테이션을 논리적으로 풀어낸다는 게 과연 현실적으로 가능한 것인가? 정말로 그런 일이 가능해서 프레젠테이션은 설득이라고 떠들어대는 것인가? 논리라는 미명하에 정체불명의 법칙과 시스템들이 난무한다. 이에 순진한 발표자들은 장단에 맞춰 춤을 추는 것일 뿐이다.

 

 

나만 잘하면 그뿐이다

 

사실 경쟁 프레젠테이션을 준비하면서 경쟁사를 신경 쓸 필요가 전혀 없다. 이유는 간단하다. 심사위원들은 경쟁사와 우리 회사를 비교, 분석하지 않기 때문이다. 경쟁 프레젠테이션에서 만약 당신의 회사가 1등을 했다면 그건 다른 경쟁사보다 더 좋아서 1등을 한 게 아니다. 그냥 당신네 회사가 '좋아서' 뽑힌 것이다. 반대로 당신네 회사가 경쟁사보다 뭔가 부족해서 떨어졌다고 생각하지도 마라.

 

물론 이에 대해 반기를 드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저자는 12년 동안 실전 프레젠테이션 밑바닥을 두루 경험한 결과 스스로 깨달은 바가 심사위원들은 절대 비교나 분석을 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그냥 "좋다", "안 좋다" 그 두 가지 기준만 있을 뿐이다. 더 좋아서 뽑는 것이 아니라 그냥 좋으면 뽑는 것이다. 이처럼 경쟁 프레젠테이션은 절대로, 상대적 평가가 아닌 '절대 평가'다.

 

 

템플릿 없이 슬라이드 만드는 방법

 

템플릿이 꼭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슬라이드마다 제목을 달아야 한다는 고정관념 때문이다. 제목을 달아야 하니 당연히 제목과 본문을 구분 짓는 경계가 필요하고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제목을 넣을 상단 바 디자인이 필요하게 되고 결국 템플릿을 찾게 된다.

 

생각해보자. 우리는 지금 눈으로 읽어 내려가는 보고서를 만드는 게 아니다. 프레젠터가 친절히 설명해주는 프레젠테이션 슬라이드를 만드는 것이다. 그런데 제목이 왜 필요 한가? 저자는 지금까지 천문학적 금액이 왔다 갔다 하는 경쟁 프레젠테이션 슬라이드를 만들면서 형식적으로나 의무적으로나 제목을 달아본 적이 없다. 물론 템플릿을 만든 적도 없다. 그래도 결과만 좋았다. 슬라이드에 제목이 꼭 있어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버리자.

 

 

누구도 목차를 읽지 않는다

 

청중의 집중력이 가장 높은 시간대가 언제일까? 바로 발표를 시작하자마자 첫 1분이다. 아무리 비호의적인 청중일지라도 첫 1분은 집중하게 마련이다. 그런데 그 금쪽같은 시간을 의미 없는 목차나 읊어대는 데 쓴다는 게 말이 되나. 더욱 안타까운 점은 막상 현장에서는 그 어느 누구도 거들떠보지도 않는 목차 디자인에 너무 많은 시간을 허비한다는 사실이다.

 

바로 그 빌어먹을 템플릿에 목차가 포함되었다는 이유로 말이다. 프레젠테이션 디자이너 시절, 설계사 팀장들과 목차 디자인을 놓고 갑론을박을 벌이던 대형 건설사 시공사 팀장을 저자는 똑똑히 기억하고 있다. 누적된 야근과 철야로 인해 몸과 마음이 피폐해질 대로 피폐해진 사람들을 모아다놓고 고작 목차에 들어갈 막대기 디자인이나 신경 쓰고 있었던 것이다. 지금 당장 목차를 날려라.

 

 

발표 현장, 눈 감고도 그려져야 한다

 

무릇 사람은 모르는 만큼 긴장하는 법이다. 청중들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모르기 때문에 불안하고 긴장하는 것이다. 그렇다고 청중의 반응을 미리 알 수는 없다. 그저 막연히 예상만 할 수 있을 뿐이다. 하지만 발표 현장은 답사를 통해 미리 파악할 수 있다. 발표 장소가 머릿속에 각인된 상태에서 연습을 하는 것과 무지의 상태에서 하는 것과는 천양지차이다.

 

공간을 미리 예상하고 준비한 사람은 발표 당일, 최소한 낯선 공간으로부터 오는 어색함과 생소함으로 인한 불안과 긴장은 겪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사전 정보 없이 처음 발표 현장을 맞닥뜨리는 사람은 예상과 전혀 다른 분위기에 압도되어 불안감이 더 극대화될 수밖에 없다. 특히 청중과의 거리가 생각보다 훨씬 가깝다고 느끼면 불안감은 걷잡을 수 없이 증폭된다. 그렇기 때문에 현장 답사는 '가보면 좋고 아님 말고'가 아니라 무조건, 반드시, 기필코 가야 한다.

 

 

 

 

프레젠테이션, 결국 사람이 하는 일이다

 

프레젠테이션은 사람이 사람에게 행하는 일이다. 따라서 인문학이 사람을 다루는 학문이라면 프레젠테이션도 인문학의 일부다. 수많은 발표자들이 발표현장에서 영혼 없는 소리만 질러대는 이유가 바로 인간에 대한 진정한 이해가 부족한 탓이고, 형식적인 이론과 전략에만 공을 들이기 때문이다. 프레젠테이션과 사람을 결코 분리하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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