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꽃도 꽃이다 1
조정래 지음 / 해냄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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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사교육은 '졸업장은 학교에서, 공부는 학원에서' 할 정도로 그 위세가 난공불락이 되었다. 그 폐해의 심각성은 너무 심해 더는 방치해서는 안 되는 극한에까지 와 있다. 연간 40조를 넘는 사교육 시장의 병폐는 누구의 책임일까. 그건 우리 모두의 책임이다. - 작가의 말' 중에서

 

 

사교육 시장의 병폐, 누구의 탓인가?

 

작가 조정래는 '작가정신의 승리'라 불리며 한국 문학뿐 아니라 세계 문학에서도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뛰어난 작품 활동을 펼쳐왔다. 그는 '20세기 한국 현대사 3부작'인 대하소설 <태백산맥>, <아리랑>, <한강> 등을 20년 동안 집필하며 1천3백만 부 판매 돌파라는 한국 출판사상 초유의 기록을 수립했다.

 

소설은 전국 680만 초·중·고생들이 자신의 꿈과 미래를 선택할 기회조차 얻지 못하고 오로지 대학이라는 한길만 바라보며 달리는 비통한 현재를 진단하고 우리 모두 함께 그려야 할 대한민국의 미래를 제안한다. 세상은 인공지능의 발달 등으로 과학과 인간의 행복한 조화를 꿈꾸는 이때, 보다 많은 돈과 좀 더 높은 지위만이 여전히 행복의 기준이 되고 있는 한국 사회의 현실은 비통하기만 하다.

 

소설의 제목만 봐도 아무도 모르게 피어나는 길가의 잡풀에서도 꽃은 피어나고 그 아름다움을 세상에 뽐내듯, 우리 모두가 풀꽃으로 태어나 제각기 그 빛을 발하며 삶을 영위해야 함을 강조하려는 작가의 의도가 고스란히 드러난다. 소설의 주인공은 15년차 국어교사인 강교민으로 소설의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한국의 교육 시스템을 고민하다

 

 

강교민모의고사 성적표를 복도 벽에 붙여 학생들에게 위화감과 긴장감을 조성하는 시스템에 반대해 교장실을 찾아 이를 항의한다. 그는 학생들이 성적에 연연해 불행해지는 현실을 고치지 않으면 안 된다고 항변하고, 학생들에게는 성적보다 인간의 가치를 더 소중하게 여기며 살아야 함을 역설하는 국어 교사다.

 

 

 


한편, 고교 동창 유현우의 긴급 요청으로 만난 자리에서 그는 유현우의 아들 지원이 엄마의 극심한 성적 관리로 인해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 자살을 결행하기 직전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지원과 그 엄마를 만나 상담하겠다고 약속한다. 이에 마음의 문을 꽁꽁 닫은 지원에게 불길 속에서도 자식을 구해내는 엄마들의 이야기를 해주며 지나친 간섭으로 보이는 엄마의 행동은 무한한 사랑 탓임을 강조하지만 지원은 오히려 진정 돕겠다면 자신을 엄마와 경쟁자인 친구들이 없는 곳에 있도록 도와달라고 부탁한다.

대학 졸업 후 전업주부의 길을 걸어온 김희경은 자신의 뒷바라지가 아들 지원의 생각과는 다름을 알고서 좌절하게 된다. 고교 동창 최미혜를 만나 이런 고민을 털어놓고 '엄마한테 자식이란 온 세상이나 마찬가지'라는 말을 들으며 공감과 위로를 받는다. 반면, 최미혜는 딸을 명문 여자대학에 입학시킨 후 동창들에게 자랑하던 김희경의 모습이 생각나 왠지 고소한 기분이 들면서도 한편으론 중학생 딸 예슬이 생각에 친구의 상황이 '타산지석'임을 깨닫는다.

유지원의 같은 반 친구 서주상은 싸움 잘하는 전남호와 한태식에게 매일같이 괴롭힘을 당한다. 이를 뻔히 보면서도 그들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아무런 도움을 주지 못하는 지원은 스스로에게 분노를 느끼며 좌절감에 괴로워한다. 전남호와 한태식은 또 다른 약자인 기간제 교사를 대상으로 수업시간에 장난을 빙자, 성희롱을 일삼다가 결국 담임 선생님에게 호되게 야단을 맞는다. 그러나 이들은 반성문 과제를 서주상에게 대신하도록 시킨다. 반성문을 전덜받은 사회 선생은 대필임을 직감하고 논술학원에서 돈 주고 써왔을 것으로 추정한다.

 

"정말 그 애가 쓴 것일까요?"

 

 

 

박동욱과 김태호는 점점 더 비명을 심하게 질러대고 있었다. 그동안 교내에서 약자들을 괴롭히기만 했던 둘이 그간 약자로 분류되었던 배동기의 발차기에 나가 떨어지고 만 것이다. 일진에게 당하기만 하던 찌질이가 이들을 통쾌하게 해치워버렸단 사실이 교내에 삽시간에 전파되었다. 이 소식에 가장 놀란 사람은 담임인 강교민 선생이었다. 피해자가 일진 학생으로 병원에 실려갔으며, 가해자가 의외로 배동기라는 사실 때문이었다.

 

한 동안 배동기는 방과후에 알바를 하는 창고의 장씨 아저씨로부터 싸움 기술을 전수받아 야간에 연립 주택 앞마당에서 필살기인 급소 발차기를 훈련해왔던 것이다. 다른 학생들이 야간에 학원에 매달릴 때 그는 필살기를 연마하고 있었다. 훈련이 거듭되면서 자신감이 생기자 그는 옆반 친구 윤병서를 통해 괴롭힘을 당하는 학생들을 동네 놀이터에 비밀리에 모이게 했다.

 

"우리도 일진 새끼들처럼 한 덩어리로 똘똘 뭉치는 거야. 그리고 맞짱 뜨는 거야"

 

여덟 명이 모였지만 두 명은 포기하고 그날 이후부터 여섯 명은 밤마다 만나서 훈련을 했다. 이들도 학교 등록금을 겨우 내는 형편이기에 진즉 대학은 포기한 학생들이었다. 학원 대신 훈련에 정진할 수 있었다. 보름쯤 지난 점심시간에 두 명의 일진 학생은 배동기의 바지를 내리고 핸드폰으로 사진을 찍으려하자 "나도 사람이야!"라면서 이를 거부한 배동기와 일진 학생 간에 격투가 벌어졌던 것이다.   

 

 

두 학생의 엄마가 학교에 나타나 심하게 항의하기 시작하자 강교민은 연신 머리를 조아렸다. 오후엔 학생의 아버지까지 가세헸다. 가해자를 반드시 감옥에 보내겠다는 것이다. 정말 어처구니 없는 일이 진행되고 있었다. 그동안 자신들의 아들이 얼마나 학생들에게 폭력을 휘둘렀는지... 적반하장이다.

 

곧바로 선도위원회가 열렸다. 학부모들이 진단서를 첨부해 이미 경찰에 폭행 사건을 고발했기 때문에 학교에서 별다른 조치를 할 일이 없는 셈이었다. 교감은 학교의 명예가 실추되었다며 혀를 차고 있었다. 반 아이들이 사건 목격기를 작성했으므로 이를 증거로 제출하겠다는 강교민 선생의 말에 교감은 학부모들과 맞서면 안된다는 입장을 보였다.

 

생활지도부장도 교감에게 아부성 동조를 하자 강교민은 배동기가 박동욱과 김태호로부터 당한 폭행을 맞고소하게 하고 시민단체의 변호사를 내세웠다. 이에 경찰과 학부모 모두 풀이 꺾이고 말았다. 세 학생 모두 소년원에 보내겠다는 변호사의 말에 직격탄을 맞은 셈이었다. 학부모는 할수없이 고발을 취하했지만 배동기의 퇴학을 강하게 주장했다. 이에 교감은 이렇게 말했다.

 

"강 선생, 재단에까지 압력이 들어가는 모양이오,

애가 안됐지만, 강 선생이 그만 포기해요. 다른 길이 없잖아요"

 

강교민의 노력으로 소년원 신세만은 면했지만 더 이상 해 볼 도리가 없었다. 가난하고 빽없는 배동기는 결국 퇴학하는 것으로 결론이 났다. 두 사람은 짜장면을 마주하고 서로를 위로해 준다. 공부를 중도에 그만 두지만 사회에 더 빨리 진출할 수 있어 좋다는 배동기의 말이 가슴에 찡하게 박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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