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無 경영 - 롯데의 슬럼프 없는 성장 엔진
하지해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1년 9월
평점 :
품절


'롯데'라는 단어의 뜻을 아시나요? 롯데라는 기업명은 창업주 신격호 총괄회장이 직접 작명한 것이다. 괴테의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을 너무나도 감명 깊게 읽었기에 여주인공 샤롯데의 청순하고 아름다운 이미지 만큼이나 풍선껌도 소비자들로부터 사랑을 독차지하자는 의도에서 이를 택했다고 한다.

 




롯데의 로고를 보면, 영어 대문자 L이 세 개가 놓여 있음을 알 수 있다. 3개의 L은 각각 'Love', 'Life', 'Liberty'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 사랑, 풍요로운 삶, 그리고 자유를 뜻하는 이 단어에서 롯데가 지향하는 목표를 우리는 느낄 수 있다. 사랑은 롯데로 인해 모든 사람들이 행복을 누릴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풍요로운 삶은 궁핍의 시대를 넘어 모두가 더 나은 삶을 추구하자는 것이다. 자유는 개성과 창의를 존중하며 자유로운 것을 추구한다는 것이다.

 

롯데는 오래전부터 '거화취실去華就實'이라는 독특한 기업 문화를 갖고 있었다. 화려함을 배척하고 내실을 지향한다는 뜻이다. 현재의 롯데는 소리없이 쾌속 질주하는 고급 승용차 처럼, 슬럼프 없이 고속 성장을 하고 있다. 일본에서 껌 제조업으로 성공한 뒤 한국전쟁으로 폐허가 된 조국에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는 기업보국企業報國이라는 소명으로 롯데는 출발했던 것이다.

 

롯데가 현재의 위치에 오르기까지 수많은 위기를 겪어왔다. 하지만 기업의 존폐가 거론될 정도의 치명적인 실패는 없었다. 많은 기업들이 위기를 기회로 만들자고 외치지만 진정 위기를 기회로 바꾼 기업은 드물다. 지난 글로벌 금융위기 때 많은 기업들이 생존을 위해 긴축 경영에 돌입했다. 그러나 롯데는 오히려 적극적인 인수합병에 나서는 행보를 보였다. 롯데는 이 위기를 이용하여 진정한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는 기회로 삼았던 것이다. 이것이 가능했던 것은 롯데의 '3무無 경영' 때문이었다.

 



첫째, 성장의 한계가 없다.

둘째, 도전에 국경이란 없다.

셋째, 파벌이나 지역색이 없다.

 

제과업은 저성장 업종 중의 하나이며 미래가 불투명한 사업이다. 풍선껌을 만들던 제과회사가 호텔을 만들어 이미 아시아 최고의 호텔로 자리매김했다. 이젠 세계적인 호텔로 키우려고 야심찬 계획을 실현중이다. 또한 아무 것도 없는 허허벌판에 세계에서 제일 큰 실내 테마파크를 만들었고, 국내 최초로 인터넷 쇼핑몰인 롯데닷컴을 만들어 새로운 시장을 개척했다.

 

"뭐 간단합니다. 한 발 한 발 걸어서 올라갔지요. 진정으로 바라는 사람은 이룰 때까지 합니다"

 - 에드먼드 힐러리 경

 

관광공사가 운영하고 있던 반도호텔이 적자로 어려움을 겪자 박정희 전 대통령이 신격호 회장에게 호텔 사업을 해보라고 제안했다. '이해할 수 없는 사업에는 손을 대지 않는다'는 경영철학을 가진 신 회장은 세계적인 일류 호텔에 직접 투숙하면서 이를 하나씩 분석했다. 당시 한국은 급격한 산업화로 외국인 투자 유치에 공을 들일 때라 고급 숙박시설이 턱없이 부족했다.

철저한 분석 끝에 신 회장은 삽을 들었다. 1974년, 반도호텔을 허물고 그 자리에 롯데호텔을 신축하기 시작했다. 준공을 앞둔 어느 날, 느닷없이 호텔현장을 시찰하던 신 회장이 멀쩡한 복도 천장을 깨라고 지시한 일화는 특유의 꼼꼼함과 완벽함의 추구라는 단면을 여실히 보여준 사례이다. 화려한 겉모양 못지않게 보이지 않는 속까지 완벽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한 것이다.

롯데는 1979년 소공동에 건립된 롯데호텔서울을 시작으로 1988년 잠실에 롯데호텔월드를 세워 본격적인 호텔 체인화 사업에 돌입했다. 1993년 롯데호텔대전, 1997년 롯데호텔부산, 2000년 롯데호텔제주, 2002년 롯데호텔울산 등을 개관했다. 이후 해외로 눈을 돌려 2010년 9월 러시아를 시작으로 2013년 베트남 하노이, 2014년 중국 선양에 차례로 개관할 계획이다.






 

"성인 남자는 그런 곳에 가지 않을 것입니다!" (42 쪽)

1989년 탄생한 롯데월드는 기네스북에 등재될 정도로 세계적 규모의 실내 테마파크이다. 한 해 평균 관람객 수가 6백여만 명에 이른다. '꿈과 희망'으로 상징되는 테마파크가 출범하기까지 그 과정이 순탄하지 않았다. 신 회장의 구상에 대하여 사내에서는 반대의 목소리가 높았던 것이다. 당시는 테마파크에 대한 개념이 미처 정립되지도 않은 시기라서 놀이기구만 타는 유원지 정도로 생각했기 때문이다. 우려와 달리 개장 이래 누적 방문객 수가 2008년 1억 명을 돌파했다.

샤롯데의 사랑스러움과 달콤함을 고객에게 전달하려고 영화 관련 비즈니스를 위해 1999년 10월 롯데시네마를 처음 개관했다. 2012년까지 전국에 110개의 상영관을 갖추려는 야심찬 포부를 펼쳐보인다. 스포츠 엔터테인먼트의 구현을 위해 프로 야구 출범 원년인 1982년 롯데자이언츠를 창단했다. 국민체육진흥공단 발표(2011년 7월)에 의하면 롯데자이언츠의 경제적 파급 효과가 2,313억원으로서 국내 모든 프로 스포츠 구단 중 1위를 차지했다. 고급 레스토랑 같은 분위기에서 건강한 패스트푸드를 판매하는 롯데리아는 고객들에게 휴식과 문화 공간을 제공한다.


<2011 PO> 롯데 "내년에 꼭 우승" (부산=연합뉴스) 기자 = 23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2011 프로야구 플레이오프 5차전 SK 와이번스의 경기에서 패한 롯데 자이언츠 선수들이 관중들에게 인사하기 위해 그라운드로 나오고 있다. 2011.10.23 ccho@yna.co.kr


 

'인사가 만사다'라는 말이 있다. 인사는 학연이나 지연 같은 연줄에 얽매이거나 틀에 박힌 스펙으로만 평가한다면 이는 인사가 아니라 소모품을 충원하는 절차로 전락하고 만다. 조직에 뛰어난 자질을 갖춘 사람들이 아무리 포진해있어도 이들을 제대로 활용할 줄 모르고 인사에 있어 혼선을 빚는다면 이 조직은 모래알 조직에 불과할 것이다.

조조는 원소에 비해 절대적으로 힘의 열세인 상태에서 관도대전을 벌였다. 병력이나 보급 물자 등 모든 면에서 원소는 조조를 압도했다. 그러나 결과는 조조의 승리로 끝났다. 왜 일까? 조조의 뛰어난 리더십과 지략 덕분이라고 평가한다. 사실상 인재의 활용이 가장 중요했던 것이다. 당시 원소는 김칫국부터 먼저 마시고 있어서 인사 정책에 악수를 두고 있었다.

일을 잘하는 사람이라면 내부 출신, 합병 기업 출신, 외부 영입 등 출신을 가리지 않는 것이 롯데의 인사 철학이다. 롯데의 인재 존중은 롯데그룹 공모전을 통해 아이디어를 발굴하고 채용 루트를 확장하는 효과를 만든다. 또한 여군 장교의 채용, 희귀 언어 구사자 채용, 지방대생을 위한 총장추천제 등 글로벌 경쟁에 대비하기 위해 다양한 채용 채널을 열어두고 있다.



 

롯데도 신동빈 회장의 취임으로 2세 경영이 이루어졌다. 롯데가 제2의 전성기를 구가하기 위한 포석인 것이다. 신동빈 회장은 젊은 시절부터 롯데가 아닌 다른 곳에서 경험하며 기업 경영의 기초를 배웠다. 그는 여느 직장인과 다를 바 없는 봉급쟁이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일본 노무라 증권의 런던지점에서 근무했다. 여기서 글로벌 기업의 생존 방식과 투명 경영의 중요성을 배웠던 것이다.

롯데의 사업 분야가 식품, 유통, 관광, 중화학, 건설, 기계, 정보통신 등 다양하게  갖추고 있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 미래를 읽는 기업은 성공할 수밖에 없다. 일본 소프트 뱅크의 손정의 회장도 미래지향적인 기업 경영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롯데의 비전은 미래를 예측하고 행동 방향을 설정한 것이다. 진정 풍요로운 삶을 추구하는 행복한 공동체가 되길 기대해본다.

"더욱 좋은 제품, 더욱 새로운 서비스로 풍요로운 생활 문화를 창조해나갈 것을 약속드립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