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만 모르는 비밀 하나 - 나를 응원하는 작은 목소리
후이 지음, 최인애 옮김 / 미디어숲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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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나를 포기하지 않으면 세상도 나를 포기하지 않는다. 전혀 기대하지 않은 순간 불현듯 마주치는 따스함과 온기, 비참하고 어둡게만 보이던 인생을 조금씩 바꾸는 용기가 그 사실을 증명한다. 그대만 모를 뿐, 세상은 그대를 몰래 몰래 사랑하고 있다. - '작가의 말' 중에서




나를 채워 주는 사람, 나를 망치는 사람


결혼으로 서로의 부족함을 채워 줄 수 있으려면 두 사람 모두 상당한 수준의 성숙함과 배려심이 있어야 한다. 그렇지 못하다면 최소한 둘 다 긍정적 에너지가 있어야 한다. 즉, 다른 부분은 전부 다르더라도 에너지의 방향만큼은 같아야 한다.


나는 연애소설을 좋아하는데 상대가 SF영화를 좋아하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러나 도박을 좋아한다면 문제다. 나는 쇼핑, 상대는 여행을 좋아한대도 갈등의 소지가 없다. 그러나 성실히 노력하며 사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는 나와 달리, 상대가 나태하게 집구석에 틀어박혀 게임만 한다면 갈등이 폭발하는 것은 시간문제다. 우린 이런 장면을 종종 TV 예능 프로그램에서 목격하곤 한다.


내게 끈기가 있다면 상대에게는 융통성이,

내게 용기가 있다면 상대에게는 신중함이,

내게 감성이 있다면 상대에게 이성이 있어야 한다.

적어도 서로 배울 만한 장점과

보완할 수 있을 정도의 단점만 있어야 한다.

그래야 서로 채워주는 사이가 될 수 있다.


긍정적 에너지를 가진 사람이 부정적 에너지를 가진 사람을 만나면 부정적 에너지가 보완되는 게 아니라 긍정적 에너지가 사라져 버린다. 근묵자흑近墨者黑, 그저 똑같은 부정적 에너지를 가진 사람이 되어 버린다. 이런 관계에서는 아무리 노력한들 서로의 부족함을 채울 수 없다.


돈을 벌어야 하는 이유


“왜 돈을 벌어야 해요?”


아가씨, 좋은 질문이야. 먼저 물어볼게. 만약 스스로 벌지 않으면 누구 돈을 쓸 생각이야? 부모님? 애인? 남편? 혹은 더 먼 미래의 자식들? 뭐, 그것도 나쁘진 않겠다. 그렇다면 평생 잊지 말아야 할 주문이 있는데, 이를 외울 때는 반드시 목소리를 낮추고, 최대한 부드럽게 말해야 해. 또한 불쌍해 보이는 표정도 짓고, 간절한 눈빛을 보내면서, 주문을 외워 보자.


“미안한데 돈 좀 줄 수 있어…?”


돈이 없어 비굴해지거나, 사랑을 포기하거나, 고통받거나 후회할 일 따위는 없어. 이게 바로 우리가 죽어라 노력해서 돈을 벌어야 하는 가장 분명한 이유야.


바라는 삶


정갈한 삶의 태도를 지닌 사람만이 정갈한 물건의 주인이 될 수 있다.

길가에서 산 꽃 한 송이, 어느 집에나 있는 평범한 이불, 흔히 살 수 있는 전기 주전자, 특별할 것 없는 디자인의 기성복도 이들의 손에 들어가면 정갈함의 일부분이 된다.


‘정갈함’은 물질적 극치가 아니라 정신적 극치이며, 억지로 꾸며 낼 수 있는 게 아니라 오랫동안 진심으로 추구하고 노력해야 얻을 수 있는 결과다.


정갈한 삶의 본질이란 결국, 구석구석 제 손으로 돌보고 꾸린 편안한 공간에서 잠들고 깨며, 평범한 매일을 좀 더 충만하고 건실한 하루로 만들어가는 데 있다. 정갈하게 사는 사람은 누구나 왕족이다, 자신의 삶을 온전히 다스리고 있기에.


인생은 전적으로 자신이 결정해야 한다


인생은 수학 문제가 아니다. 공식을 대입한다고 답이 나오지 않을뿐더러 그나마 맞는 공식도 없다. 인생은 자유 주제 글쓰기다. 누구나 자기 생각대로 주제를 정하고 얼개를 잡고 내용을 채워 가야 한다.


큰 흐름에서 벗어나지만 않는다면 자신이 작성한 초안에 맞춰 최대한 글솜씨를 뽐내는 것이 최고다. 마지막에 받아 든 점수가 설혹 마음에 들지 않는다 해도, 적어도 이렇게 살아낸 인생은 누군가의 지시를 따르거나 누군가의 것을 베낀 게 아니기에 자신에게 떳떳할 수 있다.


인생이라는 놀이공원에서 롤러코스터를 탈지, 관람차를 탈지는 전적으로 자신이 결정할 일이다. 남들이 좋다고 해서, 다들 그렇게 산다고 해서 나도 그 전철을 밟을 이유는 없다. 내게 주어진 단 한 번의 인생을 최선을 다해 내 마음에 들게 살아내면 그만이다. 결국은 각자 앞에 놓인 생, 그 길을 갈 뿐이다.


세상이 몰래 우리를 사랑하고 있다


어떤 책은 마지막 페이지에 다다라서야 비극이 해결되고 아름다운 결말이 드러난다. 어떤 그림은 마지막 터치가 끝나고 나서야 명암이 분명해지며 전체적인 풍모가 명확해진다. 어떤 일들은 다 지나고 나서야 그때는 별 의미를 두지 않았던 행동들이 사실은 얼마나 많은 사람의 선의와 진심이었는지 깨닫게 된다.


추한 얼굴 아래 누구보다 따뜻한 마음을 가진 노트르담의 꼽추처럼 어둠 속에서 남몰래 나를 돕는 이가 있다. 나는 깨닫지 못하지만 내가 오늘 하루를 무사히 살아내도록 보이지 않게 돕는 우렁각시 같은 이가, 삶의 곳곳에 존재한다.


내가 나를 포기하지 않으면 세상도 나를 포기하지 않는다. 그대만 모를 뿐, 세상이 그대를 몰래 사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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