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체를 바꾸면 인생이 바뀐다 - 국내 최고 필적 전문가 구본진 박사가 들려주는 글씨와 운명
구본진 지음 / 쌤앤파커스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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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원하는 인간상을 설정하고 거기에 맞는 글씨체로 바꾸어 인생을 변화시키는 방법을 연구했다. 사람의 내면을 바꾸는 방법 중에서 글씨 연습만 한 것은 없다. 비용이 거의 들지 않고, 쉬우며, 정밀하고, 효과적이다. 글씨를 수양의 도구로 삼아 자기 자신을 발전시키려는 당신의 시도에 대해 축하한다. 이 책을 통해 삶에서 스스로 주인공이 되고 멋진 미래를 맞이하기를 기원한다. - '프롤로그' 중에서

 

 

글씨 연습으로 나를 발전시킨다

 

책의 저자 구본진대한민국 제1호 필적학자, 독립운동가 친필 전문 컬렉터, 법무법인 로플렉스 대표로 서울대학교 법과대학을 졸업했고 같은 대학에서 법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21년간 검사로 근무하면서 낮에는 검사, 밤에는 독립운동가 친필 컬렉터로서 활동했다. 필적학의 세계에 입문한 후 친필을 1,000여 점 모으다 보니 이 분야에서 최고의 컬렉션을 이루었다. 필체가 의미하는 것을 찾아 필적학을 연구한 지 15년이 넘다 보니 이 분야에서 독보적인 존재로 인정받게 됐다.

 

그는 검사로 일하면서 살인범과 조직 폭력배들의 글씨에서 특이점을 발견하고 슬시와 사람 간에는 어떤 연관이 있음을 깨달았다. 또 그는 독립운동가의 친필 수집에 나서면서 이 과정에서 독립운동가와 친일파의 글씨에 차이가 있음을 발견했다. 그래서 그런 의미를 찾고자 연구한 분야가 바로 '필적학'인데, 글씨체를 보면 성격, 성장과정, 취향, 질병, 빈부 등이 집약되어 있다는 것이다.

 

사실 이런 연관성의 주장은 그가 처음이 아니다. 공자, 주자, 이황, 송시열, 아리스토텔레스, 아인슈타인, 구스타프 융, 셰익스피어, 괴테, 발자크, 보들레르, 에드거 앨런 포 등 수많은 사람들이 계속적으로 이를 주장해왔다. 글씨 연습을 통해 한 개인의 내면을 바꾸는 방법은 동양에서 무려 3,000년 동안 효과가 입증되었다.

 

 

 

 

나는 돌아가신 선친으로부터 가장 많은 영향을 받은 것이 바로 글쓰기 교육이었다. 무릇 한 사람은 네 가지의 자질을 갖추어야 성공한다는 것인데, 이 때 교육했던 내용이 '신언서판身言書判'이었으며, 그 중 하나가 '글쓰기'였다. 그 영향으로 어릴 적 나는 글씨를 예쁘게 잘 쓴다고 표창장을 많이 받았다.

 

저자는 "글씨는 손이나 팔이 아닌 뇌로 쓴다"고 말하면서 글씨를 '뇌의 흔적'이라고 강조한다. 그롷기 때문에 글씨체는 그 사람을 드러낼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그는 2018년 6월 트럼프와 김정은의 역사적 회담시 <로이터 통신>으로부부터 김정은의 필체 분석을 의뢰받기도 한 전문가이다.

 

조선의 명필 한석봉과 관련된 유명한 일화가 있다. 글씨 연습에 더욱 정진해야함을 일깨우고자 석봉의 모친은 방에 불을 끈채 어둠 속에서 내기를 했다. 즉 자신은 떡을 썰고, 석봉에겐 글을 쓴 후 누가 더 똑바르게 수행했는지 비교하자는 제안이었다. 그 결과 엄마의 떡은 가지런하고 석봉의 글은 비뚤비뚤한 것을 발견하고 더욱 글쓰기에 정진했다고 한다.   

 

강력부 검사 시절 저자는 친모를 살해한 피의자에게 살인 이유를 물었더니 "로봇을 죽였을 뿐인데 왜 그런 이야기를 합니까?"라고 피의자가 화를 벌컥 냄에 따라 더 이상 조사할 수가 없어서 자필로 하고 싶은 이야기를 써보라고 하자, 글자 하나에 높이가 20cm에 이를 정도로 그림을 그리듯이 둥글게 썼다. 확인해보니 정신 병력이 있었다.

 
필적학이란, 글씨로 그 사람의 성격 등을 알아내는 학문 분야다. 필적 분석은 성격 판별뿐만 아니라 진로 결정과 기업의 인사와 교육 등 실용적인 분야에서도 활용된다. 기업에서 인사를 단행하거나 신입사원을 뽑을 때 냉철한 판단이 요구된다. 경리 분야면 착실하고 꼼꼼한 사원을, 영업 분야라면 재치 있고 융통성 있는 사원이 필요하므로 필적 진단을 통해 직무에 적합한 인재를 선발할 수 있다.

 

어떻게 연습할까? 

 

하루에 20분 이상 매일 연습

줄 없는 종이에 연습

평소에 사용하는 필기구를 이용

자신의 이름부터 시작

좋아하는 문장이나 글

하루도 빼지 않고 40일 이상 연습

 

각角이 별로 없는 글씨를 쓰는 사람은 성격이 밝고 원만하며 합리적이다. 상상력이 풍부하고 아이디어가 많으며 유연성과 융통성이 있는 경우가 많다. 유머와 센스가 있는 경우가 많고 분쟁을 좋아하지 않는다. 이런 사람들은 때로는 상식에서 벗어나는 경우가 있고 편법을 활용하기도 한다. 창조적인 기획, 영업 등이 적합하다.

 

 

영화배우 이영애, 송혜교 등 연예인, 대종교의 나철, 혜민 스님과 같은 종교인, 김기창과 같은 화가, 한용운, 김동환과 같은 시인에게서 자주 볼 수 있다. 테레사 수녀의 둥글둥글한 글씨는 그녀가 온화하고 융통성이 있으며 밝고 긍정적이고 유머감각이 있고 사랑과 감성으로 가득 차 있었다는 것을 말해준다. 또 빌 게이츠처럼 자선사업을 하는 사람들도 둥근 글씨를 쓴다.

 

돈을 많이 벌고 싶다면 'ㅁ'에서 우측 상부는 둥글게, 우측 하부는 닫아라

 

'ㅁ'의 오른쪽 윗부분은 사회에 대한 태도를 나타낸다. 각지지 않고 둥그스름하게 처리되어 있으면 사회에 대한 인식이 열려 있는 것이다. 각져 있으면 성실하지만 다소 융통성이 부족하고 고지식하다고 할 수 있다. 'ㅁ'의 오른쪽 아랫부분은 자신의 마음 상태를 나타낸다. 확실하게 닫는 사람은 돈을 아무데나 펑펑 쓰지 않고 절약한다.

 

보통 큰 부자가 되는 사람들은 고집도 있지만 융통성도 있다. 매우 각진 글씨를 쓰는 사람은 강직하여 완고하기만 하고 융통성이 없어서 부자가 되기 어렵다. 또 글씨에 전혀 모가 나지 않고 마무리가 약하면 융통성은 있지만 계획성과 끈기가 부족하여 번 돈을 지키기가 어렵다. 내가 존경하던 그래서 모시기까지 했던 정주영 현대그룹 창업자의 필체도 이와 유사하다.

 



반면에 실패한 인물의 글씨를 살펴보는 것도 우리들에게 큰 도움이 된다. 조선사에서 가장 뼈아픈 임진왜란이 발발하자 백성을 버리고 중국으로 도주하려던 불통의 군주 선조의 글씨는 속도가 매우 빠르다. 이는 두뇌 회전이나 판단이 빠르다는 것을 보여준다. 게다가 글씨가 매우 균일하고 정돈되어 있어서 논리적이고 치밀하며 검소했을 것으로 보인다. 세로획이 길고 마무리가 확실한 것을 보면 의지력이 있고 업무 능력도 뛰어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글자의 간격이 좁은 것은 자의식이 강하고 자신에게 엄격했음을 보여준다.

 

하지만 선조는 리더십에 심각한 문제가 있었을 것이다. 형태가 반듯한 정사각형을 이루는 글씨는 그가 규정을 매우 중시하고 보수적이었음을 알려준다. 선조의 글씨는 획 사이가 거의 빈틈없는 밀폐형이다. 이 점이 선조 글씨의 가장 큰 특징인데 이렇게 공간이 작은 글씨를 쓰는 사람은 매우 드물다.


필적학에서는 자신만의 세계에 틀어박혀 마음이 넓지 않고 포용력이 없으며 남의 이야기를 잘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분석한다. 이런 유형의 인물은 작은 회사의 리더로도 적합하지 않은데 국가, 특히 큰 위기에 놓인 국가를 경영했으니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었다. 역사에는 가정이 없다고 하지만 선조는 국왕이 아니라 신하였다면 좋았을 것이다.

 

 

 

글씨 연습을 통해 인생을 바꿀 수 있다

 

이 책이 우리들에게 전하려는 메세지는 바로 이런 것이다. 동서고금을 통해 이미 확인된 사실이면서 동시에 저자가 겪은 경험이기도 한 것이다. 저자는 법조계, 미술계, 필적학 분야에서 최고가 되고 싶었고, 나아가 경제적 안정도 원했는데, 2000년대 후반에 글쓰기 연습을 시작한 이후 자신의 삶에 많은 변화가 생겼던 것이다. 이것이 글씨의 매력이며 연습의 효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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