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왕업 - 상 - 아름답고 사나운 칼
메이위저 지음, 정주은 옮김 / 쌤앤파커스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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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권이 약화된 틈을 타 중원의 패권을 차지하려는 영웅들의 각축전 속에서, 금지옥엽으로 보살핌만 받던 한 여인이 점차 권력의 비정함을 깨닫고 사랑하는 한 남자와 패권을 위해 나서는 호쾌한 무협 멜로극이다. 이 작품은 중국 여성작가 메이위저(寐語者)의 데뷔작으로, 권력의 비정한 속성, 욕망을 위한 배신, 사랑의 절절함 등을 섬세하게 표현함으로써 독자와 문단의 호평을 받았다.

 

 

치열한 궁중 내 권력암투, 그리고 두 남녀 간의 사랑

 

책의 저자 메이위저는 자유분방한 상상력으로 무장한 중국의 바링허우八零后 세대를 대표하는 작가로 평가받는다. 1980년 충칭重慶에서 태어난 그녀는 역사와 소설에 관심이 많아 웹 게시판에 올렸던 글들이 큰 인기를 모으기 시작하며 작가로서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그녀의 대표작 <제왕업帝王業>은 이렇게 탄생했다.

이 작품은 방대하고 호쾌한 스타일과 독자들을 몰입시키는 탄탄한 스토리로 인기를 모으며, 온라인 조회수 10억 뷰를 넘어선 것은 물론, 2007년 출간된 후 500만 부가 팔리며 초대형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또한 이 소설을 원작으로 한 중국 최고의 드라마 제작진과 장쯔이 등이 주연으로 참여한 블록버스터 드라마 <강산고인江山故人> 제작이 완료된 상태로, 2020년 최고의 기대작으로 손꼽히고 있다.

당대 최고 문벌세가 낭야왕씨의 고귀한 딸이자, 모든 영웅들이 흠모하는 여인, 왕현. 그녀는 어릴 적부터 궁궐을 마치 내 집처럼 드나들며 황제와 황후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자랐다. 아름다움과 존귀함, 재주와 청매죽마靑梅竹馬(연인이나 부부가 어릴적부터 사이 좋게 지낸 관계)의 연인까지 모자람이 없다. 하지만 영원히 평탄한 삶이란 없다. 황실 내 권력 다툼과 변방의 반란이 발생하면서, 연모하던 3황자와의 인연을 끊고 가문의 보존을 위해 아버지가 강권하는 정략결혼을 고민하게 된다.

왕현은 이미 지난날의 연약한 여인이 아니었다. 세상의 권력자들이 감히 그녀를 얕보지 못하게, 그 누구도 그녀의 운명을 좌지우지할 수 없게 천하를 손에 쥐고자 결국 정략결혼에 동의하게 된다. 마침내 혼례가 있던 그날, 변방의 반란 소식에 생면부지 남편은 혼례에 얼굴도 비추지 않고 급히 변방의 전장戰場으로 출정해버린다. 이후 그녀에게는 감당하기조차 어려운 죽음의 칼바람이 불어닥친다.

 

 

 

 

소설의 주인공인 '나'는 바로 왕현(아무)인데, 그녀의 고모는 왕후, 그녀의 어머니는 공주인 전형적인 권력가문 출신이다. 큰 애로없이 순탄하게 성장한 그녀는 황제의 총애를 받던 사귀비의 아들인 3황자(자담)를 연모했지만 정작 그녀의 배필은 다른 남자였다. 15살의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혼례식에 나서는 그녀의 남편은 미천한 가문 출신의 변방 장수 소기(예장왕)다. 이 남자는 당대 최고의 문벌세가 낭야왕 집안과 전략적 제휴를 한 셈이다.

 

그런데, 신혼 초야도 보내지 못한 채 소기는 폭동을 진압하고자 급히 변방으로 떠난다. 이후 소기로 인해 부족을 잃었다는 돌궐족에 왕현은 납치당하고 3년 동안 생이별의 아픔을 겪는다. 이렇게 전개된 상권의 스토리는 결국 소기가 왕현을 구출, 부부로서의 인연을 이어가는데, 황궁의 지배 기회는 점점 소기에게로 다가온다. 두 명의 황제가 죽고 궁중의 실력자인 사귀비 마저 죽었기 때문에. 마침내 소기의 황궁 입성으로 상권의 이야기는 끝을 맺는다. 이제 본격적인 궁중 암투가 전개될 하권을 기다리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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