팅커, 테일러, 솔저, 스파이 카를라 3부작 1
존 르카레 지음, 이종인 옮김 / 열린책들 / 2005년 7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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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몇 달 전에 존 르카레 님이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인터넷 뉴스로 접했단다. 아빠가 그의 소설을 읽은 것은 고작 두 권이지만, 두 권 모두 괜찮게 읽어서 그의 책들을 몇 권 더 사재기 두었었어. 작년에 전세계를 덮친 코로나 때문에 카를로스 루이스 사폰, 루이스 세풀베다 등 작가들이 운명을 달리했다는 소식을 들어서, 존 르카레도 혹시 코로나 때문에 돌아가셨나 기사를 읽어보니, 폐렴으로 돌아가셨다고 하는구나. 아무튼 아빠도 조금 늦었지만 그의 책을 읽으면서 추모하는 시간을 가져보기로 하고 그의 대표작 중에 하나인 <팅커, 테일러, 솔저, 스파이>를 읽었단다.

팅커는 땜장이, 테일러는 재단사, 솔저는 군인…. 이 말들은 옥스퍼드 동요 사전에 나오는 말들이라고 하는데, 팅커, 테일러, 솔저 말고 세일러(선원), 리치맨(부자), 푸어맨(가난뱅이), 베거맨(거지), 시프(도둑)까지 해서 어린아이들이 자신의 장래를 예측할 때 부르거나, 숫자 대신 순서 삼아 부르는 사용하는 말이기도 한다는구나. 이 소설에서는 스파이들을 부르는 명칭으로 사용되었어.

이 소설 <팅커, 테일러, 솔저, 스파이>는 이중 간첩에 관한 이야기란다. 이중 간첩은 영화의 소재로도 자주 등장하는 것만큼 긴장감과 재미가 고루 갖추고 있겠다는 기대감을 가지고 책을 폈단다. 이 소설은 실제 있었던 사건을 바탕으로 쓴 소설이라고 하더구나. 1960년대 소련 정보부 요원이 영국의 정보부에 잠입하여 정보를 빼냈던 사건이 있었대. 1960년대라면 냉전이 최고조에 달했던 시기라서, 스파이 활동도 활발하던 그런 시기로 아빠는 알고 있단다. 이 소설은 영화로도 만들어졌는데, 게리 올드만, 콜린 퍼스, 그리고 너희들이 좋아하는 베네딕트 컴버배치도 나온다고 하는구나. 영화는 아직 못 봤어. 언젠가는 볼 수 있겠지?


1.

몇몇 인물 소개부터 해야겠구나. 짐 프리도라는 낯선 사람이 서스굿 사립학교에 임시 선생님으로 왔어. 집도 없이 학교 근처 트레일러에서 생활하는데, 다른 선생님과 다른 분위기소설을 읽는 이라면 누가 봐도 전직 또는 현직 스파이라고 짐작하게 되는 인물이란다. 등에 총에 부상을 입었다가 아직 완전히 회복하지 못한 상태야.

조지 스마일리은퇴한 스파이야. , 정확히 이야기하면 은퇴 당한 스파이란다. 영국 정보부를 보안상 그들은 서커스라고 부르는데, 조지는 그 서커스에서 오랫동안 일했어. 서커스의 리더 컨트롤이 그의 직속상관이었고, 이른바 라인이었어. 서커스 내부에는 알력 다툼이 있었고 상대 세력에 견제하곤 했어. 그런데 어떤 사건이 있고 나서 컨트롤은 권력싸움에서 밀려나게 되었고, 그로 인해 좌천까지 되었다가 병에 걸려 죽고 말았어. 그가 그렇게 좌천되자, 그의 라인에 있는 이들도 하나 둘 은퇴 당하거나 좌천 당하게 되었단다.

어느날 집에 오니 옛 동료인 길럼이 찾아와 기다리고 있었어. 리키 타르라는 사람이 만나자고 했다는 거야. 타르도 서커스 요원이었으나 몇 달 전에 잠적한 사람이었어. 타르는 자신이 겪은 일을 이야기해주겠다고 했어. 뭔가 비밀이 있는 듯 했지. 그 자리에는 조지, 길럼, 그리고 영국 정부 요원인 레이콘이 함께 있었어. 타르는 6개월 전 홍콩에서 소련의 정보부 요원 보리스를 관찰하는 임무를 맡고 있었어. 그러다가 보리스의 아내 이리나와 사랑에 빠지게 되었대. 이리나는 망명하고 싶어했고, 이 사실을 런던에 보고를 했다고 했어. 그런데 바로 그 다음날, 이리나는 소련으로 강제 소환 당했다고 했어. 이것이 무엇을 뜻하느냐런던에 소련으로 정보를 전달해주는 누군가가 있다는 것이었어. 즉 서커스 내에 두더지가 있다는 것이었어. 타르는 이리나의 일기를 입수하게 되었는데, 그 일기장에는 서커스에서 일하고 있는 소련의 스파이에 대한 내용이 적혀 있었어. 두더지의 이름은 제럴드라고 불렀어. 그는 서커스에서 고위직으로 일하고 있다고 했어. , 이건 무척 심각한 일이면서 함부로 발설할 수 없는 사건이었단다. 도대체 누가…. 일단, 이 일은 진짜 믿을 수 있는 사람들에게만 이야기를 해야 했어. 영국 정부에서는 조지와 길럼은 정황상 두더지가 될 수 없다고 판단하고, 이 일의 조사를 조지에게 부탁을 했고, 피터 길럼이 도와주기로 했단다. 조지 스마일리는 옛 동료를 찾아가서 도움을 구한다. 특히 컨트롤이 쫓겨난 이후 좌천된 동료들을 중심으로


2.

조지가 은퇴하기 전 서커스의 알력 다툼이 있었다고 했잖아. 그때 컨트롤과 대척점에 있던 사람이 퍼시 올러라인이라는 사람이었어. 퍼시 라인에는 빌 헤이든, 로이 블랜드, 토비 에스터헤이즈란 사람들이 있었어. 컨트롤과 조지가 쫓겨나게 된 사건이 있는데, 위치크래프트라는 작전이었어. 체코에서 이루어진 작전이었고, 이 작전에 참여한 주요 인물 중 한 명이 짐 프리도였단다. 그 작전은 실패했고, 짐 프리도는 작전 중 총격을 받고 소련에 잡혔다가 간신히 풀려났단다. 앞서 이야기했지만 그는 자신의 신분을 숨기고 학교에서 선생님 일을 하고 있어. 위치크래프트 작전 당시에는 몰랐지만, 지금 와서 생각해 보니 그 작전이 실패한 이유는 바로 서커스 내에 두더지가 있었기 때문이란 걸 조지는 깨닫게 되었어.

..

조지는 조심스럽게 옛 동료이나 두더지로 의심되는 사람들을 만났어. 토비, 퍼시, , 로이그 중에 빌은 불편관 관계였단다. 예전에는 동료로서 친한 척도 있었지만, 빌이 조지의 아내 앤과 불륜 관계를 맺으면서 불편한 관계가 되었거든.. 그리고 자신은 은퇴하고 빌은 여전히 현역에 있으니 더욱조지의 조사는 조심스럽고 은밀하게 이루어질 수밖에 없었단다. 피터는 현역으로써 서커스 내에 들어가서 데이터를 몰래 빼오는 역할을 했어. 이 또한 불법 행동이기 때문에 조심스러웠단다. 퍼시 올러라인 쪽도 사라졌던 리키 타르가 다시 영국에서 나타났다는 것을 알게 되고, 타르와 친분이 있는 피터를 불러 이것저것 꼬치꼬치 캐물었어.

살얼음판을 걷던 이 작전은거짓 정보 미끼를 던져 두더지가 누구인지 밝혀내게 된단다. 그 사람은 누굴까?^^ 이 소설은 이미 사실을 바탕으로 한 소설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대략 누가 두더지인지 의심이 되더구나. 이렇게 두더지라는 범인이 밝혀지면서 소설은 끝이 났어. 그 두더지는 영국 사람인데 왜 소련의 일을 하게 되었을까. 자본주의 사회의 신물을 느끼고 전향하게 되었다고 하는구나. 오늘날 온 세계가 자본주의 사회가 되고, 그로 인해 지구가 망해가고 있는 것을 보니, 그의 선택이 마냥 잘못된 것이라고 할 수 있을까 싶구나. 그렇다고 그가 전향한 사회주의는 올바른 시스템이었을까?

이 책이 흥미진진하기는 했지만, 쉽게 읽혀지지는 않았단다. 리뷰 몇몇을 읽어보니 번역의 문제를 제기하더구나. 그래, 매끄러운 번역은 아닌 듯 싶더구나.


3.

지은이가 스파이 소설 전문가답게, 소설 속에서 새로운 스파이 용어들을 만들어내곤 했단다. 소설 속에서는 스파이 용어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없었는데, 책 뒤쪽에 용어 정리를 해 두었더구나. 그래서 책을 읽다가 아래 용어 설명을 보면서 읽곤 했단다. 그런데 이 소설 속에서 사용하던 스파이 용어들이, 나중에 실제 세상에서도 스파이 용어로 사용하기도 했다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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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사 : 정보부( MI-6)의 입장에서 방첩부(MI-5)를 가리키는 말

고객 : 정보 이용자

고릴라 : 보안 요원

너서리 : 훈련소

네이버스 : 상대국 정보부 요원들

두더지 : 이중간첩

램프라이터 : 정보 탐문 요원

레그맨 : 연락책

레지던시 : 해외 지부

론드리 : 심문소

머더 : 정보부의 고참 여직원

베이비시터 : 경계 요원

부드러운(soft) : 비공식적인

서커스 : 영국 정보부

슈메이커 : 문서 위조자

스캘프헌터 : 정보부의 암살과 회유 전담 요원

신부(bride) : 정보부 요직원

주주맨 : 마법사, 지역 책임자

커튼 : 방첩부

테임 닥터 : 세뇌 요원

프롤(프롤레타리아) : 현장 요원

피아니스트 : 무선 담당자

하니트랩: 미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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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책의 첫 문장 : 사실을 털어놓고 말해서, 나이 많은 도버 소령이 톤턴 경마장에서 갑자기 죽지만 않았더라면 짐은 결코 서스굿 사립학교에 부임하지 못했을 것이다.

책의 끝 문장 : 내가 지난번에 보았던 그 권총은 아마 꿈을 꾸었던 것인가 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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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1-06-27 12:02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이책의 스파이 용어가 첨에 정말 낯설지만 읽다보면 어느새 책장이 휘리릭
영화도 있지만
원작을 넘어서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ㅅ^

bookholic 2021-06-27 12:23   좋아요 4 | URL
책 읽을 시간도 부족한데, 그렇게 말씀하시니 영화는 패쓰해야겠습니다~~^^
영화 소개해주는 유튜브로 대신해야지~~~

붕붕툐툐 2021-06-27 21:2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앗! 저 북플에서 존 르카레를 처음 알게 되었고 책은 아직 접하기 전인데 돌아가셨군요~ㅠ

bookholic 2021-06-29 05:13   좋아요 1 | URL
그래도 많은 작품 남기고 떠나셨으니, 그 작품들을 읽으면서 그를 추모해 보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