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치보는 나, 착각하는 너 - 나보다 타인이 더 신경 쓰이는 사람들 심리학 3부작
박진영 지음 / 시공사 / 2013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무엇이 우리를 행복하게 하는가?"

반대의 질문, "무엇이 우리를 불행하게 하는가?" 하는 물음을 던지는 건 삼가라는 말을 들어본 사람이라면 '행복'에 무척 관심이 많은 사람일 것이다.

왜 반대의 질문을 던지지 말라고 가르치는지를 잠깐 이야기하고 넘어가자면, 인간의 사고는 무척 단순해서 원하는 것이 아니라 생각하는 것을 이루려 노력한다는 심리적 연구 결과가 있기 때문이다.

'불행'하게 하는 것을 피해 '행복'을 이루고자 하는 의도로 무엇이 나를 불행하게 하는가? 하는 물음을 던지지만 뇌는 생각 속에 등장한 단어 '불행'을 실현하려 움직인다는 역설적 결과를 부른다는 것이다.

그렇기에 같은 의도라면 긍정적인 단어를 사용하여 생각하라는 것이다.

 

<눈치 보는 나, 착각하는 너> 이 책은 한 심리학도가 자신이 배움을 통해 깨달은 것 가운데 사람들이 꼭 알고 있었으면 좋겠고, 이것을 알게 된다면 더 행복해지는 사람이 많아질 것이라는 바람에서 적어나간 책인 것 같은 느낌이다.

 

세상을 살아가다보면 타인과의 관계를 피할 수 없다. 이 관계는 애정이 넘치는 '좋은' 관계일 수도 있고, 만나기 싫고 피하고만 싶은 '나쁜' 관계일 수도 있다. 하지만 이 좋은 관계나 나쁜 관계가 처음부터 그렇게 되도록 정해져 있던 것은 아닐 것이다.

 

예전에 나는 이렇게 생각했다.

"내가 좀 더 잘하면 그 사람하고의 관계도 회복할 수 있을 거야."

"눈치보고 있다가 딱 좋은 타이밍에 짜쨘~하고 놀래켜 줘야지."

"또 내가 잘못한 건가, 이번에는 틀림없을 줄 알았는데 뭐가 문제였지." 하는 식으로 말이다.

뭐, 지금도 아주 하지 않는 건 아니지만 그 빈도는 확실히 줄었다.

 

내가 이런 이야기를 꺼낸 이유는 '눈치' 와 '착각' 사이에서 우리가 자주 범하는 오류들이 위에 적어 둔 생각 속에 들어있기 때문이다.

 

이 책 속에서 저자가 가장 강조하고 있는 것을 하나만 말해보라고 하면 '자존감'이라고 말할 것이다.

아이부터 어른까지, 모든 사람에게 자존감은 꼭 적당히 갖추고 있어야만 하는 행복의 필요 조건 중 하나다. 많은 심리학, 자기 계발서에서도 자존감을 높일 것을 이야기하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다.

 

총 네 개의 PART로 이루어진 이 책은 '나'에서 시작해 '너'를 거쳐 '우리'에 닿은 후 더 나은 관계를 이야기하는 '내일'을 위한 이야기를 차례차례 펴나간다.

나를 알고 적을 알면 백번싸워도 위태롭지 않다는 말을 인간 관계에 적용한다면 나를 알고 너를 알면 우리 관계는 건강해질 수 있다가 되지 않을까.

 

책의 내용은 사실 그렇게 색다른 이론이나 연구를 담고 있지는 않다. 대부분이 외국에서 연구 된 사례들을 담고 있으며 국내에 출간된 자기 계발서나 심리학 서적에서 한번 씩은 다루었던 내용이 대부분이다. 독창성을 꾀한 부분이 없지 않지만 그건 '마시멜로'를 '초코바'로 바꾼다거나 연구의 이름을 달리 적는 수준에 그치고 있을 뿐이다.

 

중간 중간에 심리학 상식을 체크해 볼 수 있는 O X 퀴즈가 삽입되어 있는데, 이건 쉬우면서도 틀렸을 경우에 무엇을 잘못 생각하고 있었는지 확인 해 볼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어 효과가 있을 것 같다.

 

연구의 도표도 곳곳에 들어있어서 글씨만 읽어나가기가 지루한 사람들에겐 좋을 것 같기도 하다.

 

이 책은 비슷한 서적을 많이 읽어 본 사람들에게는 식상하게 느껴질 수 있을 것 같아, 추천한다면 사회 심리학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사람들이나, 사례를 주루룩 나열하고 있을 뿐인 책에 거부감이 있는 사람들에게 적당할 것 같다는 말을 덧 붙인다.

 

인간은 혼자 살 수 없지만, 그렇다고해서 타인이 나에게 행복을 제공하거나 행복을 규정하는 것은 아니다.

'자존감'은 개인의 행복에 있어 중요한 문제다. 책을 많이 읽는다고 자존감이 높아진다거나 행복해지는 것은 아니다. 결국 그 과제는 스스로 해결해야만 하는 것이다. 그리고 자존감을 높였다고 해서 또 행복해지는 것도 아니다.

자존감은 내가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에서 내 위치를 정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타인의 아래에 있을지, 동등한 높이에 있을지, 위에 있을지를 정하는 것도 결국엔 나다.

 

저자는 책의 앞부분에서 사르트르의 '타인은 지옥이다'는 말을 인용하고 있다. 하지만 이 말은 거꾸로 생각해 볼 수도 있다.

'타인은 천국이다' '나는 지옥이다'

 

모든 것이 나 하기에 달렸다는 식의 막연한 책임 전가형 긍정 심리학을 지지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단순한 문제들은 내가 어떻게 생각하는가하는 시선의 방향을 전환하는 것만으로도 해결 될 수 있다는 말에는 동의한다.

 

눈치만 보고 착각에 빠지기 보다, 좀 더 자신을 갖고 타인과 세상과 마주하는 것이 필요하지 않겠나.

벌써 오래 전부터 문제가 되어온 자살 문제는 물론이고 범죄에서도 낮은 '자존감'은 큰 원인 제공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한다. 이제 더 이상 '자존감'은 개인의 문제에 불과한 것이 아니라는 이야기다.

 

우선은 나의 자존감을 회복하고, 세상과 소통해 나가다보면 더 좋은 세상, 더 나은 삶, 더 행복한 인생을 살 수 있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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