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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복탄력성 - 시련을 행운으로 바꾸는 유쾌한 비밀
김주환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1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무한도전> 노긍정님께서 이런 말씀을 하셨다. "여러분, 제가 행복해서 웃는게 아닙니다. 웃기 때문에 행복한 거예요!" 노홍철의 가장 큰 장점은 폭발할듯한 에너지와 주변을 밝게 만드는 아우라에 있다. 럭키가이라 외치는 그는 어쩐 일인지 복불복 게임에서도 매번 '복'에 들어간다. 

 

'회복탄력성'이란 곤란에 직면했을 때 이를 극복하고 환경에 적응하여 정신적으로 성장하는 능력, 즉 정신적 저항력을 뜻한다.(61p) 회복탄력성은 유전자에 의해 결정되기도 하지만 시간의 흐름, 환경 요인, 문화, 교육, 개인의 노력 등에 의해 변화되기도 한다. 그렇다면 이런 회복탄력성은 어떻게 높일 수 있으며, 이를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 이를 위해 저자 김주환은 한국의 문화와 환경에 맞는 53가지 문항으로 구성된 '한국형 회복탄력성지수 검사(KRQ-53)'를 제시했다. (66~69p)

 

회복탄력성은 크게 세 가지 요소로 구성되어 있다. 첫째, 자기조절능력 이다. 감정조절력, 충동통제력, 원인분석력의 세 가지 요소가 결합된 자기조절능력은 '나를 통해 타인을 이해하는 법'을 알려준다는 측면에서 큰 의의를 갖는다. 여기서 저자는 하워드 가드너의 다중지능과 기존의 지능개념을 연결해 뇌의 활성화에 관한 아주 놀라운 사실을 전달해 준다. 우리 뇌에는 내측전전두엽(medial prefrontal cortex)와 쐐기전소엽(precuneus)이 있는데 이 부분은 스스로에 대해 생각할 때와 타인에 대해 생각할 때 모두 동일하게 활성화 된다. 즉, 자아성찰과 타인에 대한 험담은 모두 같은 뇌에서 이뤄진다는 것이다. 결국 자기를 파악해 스스로를 컨트롤 할 수 있을 때 타인을 이해할 수 있는 힘이 생기는 것이다. 그렇다면 본인만 알고 남을 모르는 사람들은? 남도 모르지만 자기 스스로도 모르는 것이다.

 

둘째, 대인관계능력 이다. 소통능력, 공감능력, 자아확장능력 이 결합된 이 능력은 '함께'라서 더 행복한 '사회적 인간'의 속성을 증명한다. 여기서 내가 이 책을 읽는 동안 (다 읽고 나서도) 침을 튀기며 사람들에게 외치고 다녔던 한 실험이 등장한다. 그 내용이 무척 방대하지만 꼭 집고 넘어가야 하는 부분이라 적어보겠다.

 

< 풀리지 않는 수수께끼 ( 41~55p) >

하와이 군도 중 북서쪽 끝에 둘레가 50킬로미터쯤 되고 인구는 3만 명에 불과한 카우아이라는 섬이 있다. 대자연의 신비를 경험할 수 있는 이 섬은 1950년대만 하더라도 벗어나고 싶은 지옥같은 곳이었다. 다양한 인종들이 다양한 계층을 이루고 있지만 주민 대다수가 범죄자나 알코올 중독자 혹은 정신질환자였고 교육조차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즉, 이 섬에서 태어난다는 것은 불행한 삶을 예약하는 것과 다름 없었다. 이런 불행한 환경과 고립된 섬이라는 지리적 여건을 이용해 1950년대 중반, 카우아이 섬 종단 연구가 시작됐다. 섬에서 태어나는 모든 신생아를 추적 조사하는 이 연구는 환경이 아이의 성장에 얼만큼의 영향력을 갖는지 확인하는 아주 획기적인 - 후대 사회과학계의 역사적 기록으로 남은 - 실험이었다. 여기서 조사 대상이었던 신생아들 중 약 2/3는 (예상되는데로) 악조건의 영향을 그대로 물려받은 어두운 어른들이 되어 있었다. 그러나 나머지 1/3은 어땠을까? 전도유망한 청년들로 성장해 있었다.

 

어떻게 그럴 수 있었을까? 정답은, '사람'.


앞날이 촉망되는 1/3의 아이들은 그들의 입장을 무조건적으로 이해해주고 받아주는 어른이 적어도 그 아이의 인생 중에 한 명은 있었다는 것이다. 그 사람이엄마였든 아빠였든 혹은 할머니, 할아버지, 삼촌, 이모이든 간에, 그 아이를 가까이서 지켜봐주고 무조건적인 사랑을 베풀어서 아이가 언제든 기댈 언덕이 되어주었던 사람이 적어도 한 사람은 있었던 것이다.

 

다시 현실로 돌아오자. 카우아이 섬이 주는 교훈은 바로 사람은 '혼자일 수 없다'는 것이다. 사람들 속에 있을 때 자신을 증명하고 버텨나갈 힘을 얻는 다는 것이다. 새삼 인간의 깊은 속성을 '사회적동물'이라는 한 마디로 정리한 아리스토텔레스가 대단하게 느껴진다.

 

마지막 회복탄력성의 요소는 긍정성이다. 자아낙관성, 생활만족도, 감사하기가 연결된 개념이다. 개인적으로 회복탄력성 요소 중 후천적으로 가장 빨리, 가장 많이 향상시킬 수 있는 부분이 아닐까 한다. 행복은 능력이다. 긍정적 정서를 통해 자신을 자기가 원하는 방향으로 이끌 수 있다는 점에서 아주 뛰어난 능력이라고 할 수 있다. 게다가 타인에게 행복을 나눠줄 수 있기 때문에 원만한 인간관계(두번째 구성요소)와 자기조절능력(첫번째 구성요소)의 근간이 된다고도 볼 수 있다.

 

회복탄력성이 어떻게 구성되는지 알아봤다. 이제는 이 회복탄력성을 어떻게 높일 수 있는지 알아볼 차례다. 저자가 제안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감사하기와 운동하기. 감사하기는 심리학이 발견해 낸 감정들 중 가장 강력하고 지속적인 효과를 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감정이나 마음의 변화가 심장박동의 변화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것을 생각한다면, 감사하기를 통해 꽉찬 느낌이 드는 것이 내 몸에 어떤 작용을 하는지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운동은 실천하기 어려운 분야 중 하나다. 따라서 운동을 '해야하는 어떤 것'으로 여기지 말고 그저 '몸 움직이기'의 하나로 생각하자. 우리 몸은 움직일 수록 뇌에게 건강해질 수 있는 신호를 보낸다. 혈액 순환을 향상시키고 스트레스를 감소시킬 뿐 아니라 사고 능력을 증진시킨다.

 

[회복탄력성]은 논어에서 부터 시작해 사회과학, 뇌과학, 심리학, 생리학, 생물학이론과 각종 실험까지 아우르는 참 다이나믹한 책이다. 자칫 논문을 읽는 건지 자기계발서를 읽는 건지 헷갈릴 수도 있다. 그런데 한 문장 한 문장 따라가며 저자가 제시하는 실험에 참여하고 스스로를 이해하다 보면 '긍정의 힘'을 온 몸으로 느낄 수 있다. 문학책을 읽는 느낌으로 이 책을 읽었다. 차이가 있다면 소설에서는 꽂히는 문장들이 있었지만 여기서는 꽂히는 실험들이 있었다. 스스로가 실패해 약하고 쉽게 무너지는 사람이라 생각한다면 이 책을 꼭 한번 읽어보도록 하자. 적을 알고 나를 알아야 백전백승이라 했다. 거친 세상, 힘든 세파가 지긋지긋하다면 이 책을 통해 나를 알고 세상을 이해해 '긍정적인 나'로 다시 한번 태어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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