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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리는 말하여질 수 없다 - 미래 인류를 위한 담론, 도덕경
차경남 지음 / 글라이더 / 2012년 12월
평점 :
노자의 도(道), 무위자연(無爲自然)은 학창시절 교과서에서 이미 들어봤을 내용이다. 하지만 교과서에서 배운 내용만을 가지고 노자의 사상을 통해 세상의 이치를 논하고, 내가 살아가는 인생의 이정표를 만들 수 있는 사람은 몇이나 될까?
노자의 철학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은 인생의 굴곡에서 생긴 마음의 상처를 가지고 있을 지도 모르며, 혹은 스스로를 고되게 단련하며, 인생의 목표를 향해 채찍질하고 있을지도 모를 것이다. 물론 이러한 인생이 잘못된 인생이라고 단정 지을 수는 없다. 어떻게 사는 것이 잘사는 것인지 그 인생의 답을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래서 우리는 철학을 통해 그 정답을 나름 찾고자 노력하는 것이다. 나는 정답이 없는 것에 대해 늘 사고할 수 있도록, 나를 지적인 사유인으로 만들어주는 이러한 철학책이 참 좋다. 특히 철학 중에서 동양철학이 나에게 매력적으로 다가왔고, 노자의 사상이 특히 그러했다.
아직도 내가 노자의 사상을 ‘000다’ 라고 운운할 만큼 그것을 다 통달했다고 할 수 없지만, 지금껏 읽어왔던 적지 않은 몇 편의 동서양의 철학서를 통해 나는 노자의 사상을 접했고, 내 삶의 위로를 받았었다. 노자는 이 도덕경 관련 책에서도 그러했지만, 무위를 말하며, 텅 비우는 것에 대한 중요성을 언급하며 산의 우뚝 솟음보다 아래로 흐르는 물의 매력을 언급한다. 그리고 특히 모든 것에 순응하는 물에 대해 찬양하듯 언급하고 있다. 나는 이러한 노자의 이야기를 통해 지난날의 나의 잘못에 대해 후회하며 자책아닌, 자책을 하고 있던 나를 위로할 수 있었다. 그리고, 내 앞에 놓인 여러 힘든 일들과 여러 다양한 사람들로 인해 힘들어하는 나에게 그 모든 것에 대해 유연해지는 물과 같은 태도를 갖게 하였다. 아직 인생을 많이 살았다고는 할 수 없지만, 물과 같은 인생이 아닌, 그 반대일 수 있는 내가 개척하는 인생은 참 고달프다는 생각이 든다. 개척하는 삶은 현실에 안주할 수 없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들고, 과거에 대한 반성은 필수일 것만 같다. 그래서 물과 같은 인생을 사는 것이 행복한 삶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물과 같은 인생은 또 달리 말하면 무위(無爲)이다. 무위(無爲)가 진리라는 노자의 이야기는 내 손에 쥔 나를 향한 채찍을 내려놓게 만들었다. 지금 껏 살아온 나의 삶도 내가 행한 잘못으로 인한 것이 아닌 것이 되고, 지금 내 앞에 다가온 힘든 순간, 기분 좋은 순간 모두에 그저 순응하도록 하였다. 이러한 생각들로 나는 안절부절해하며, 온갖 고민에 휩싸여 있던 나를 진정시킬 수 있었다.
이 책은 노자의 도덕경이라는 길지 않은 시를 저자 차경남의 해석을 통해 만날 수 있는 책이다. 나는 노자의 도덕경은 많이 들었지만, 실제 그 내용을 접한 것은 이 책을 통해서였다. 이 책을 통해 알게 된 노자의 도덕경은 참 매력적이었다. 노자의 도덕경은 앞서 말했듯이 시와 같다. 그래서 그 해석이 읽는 사람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나는 이러한 매력을 마음껏 이 책에서 찾아내고자 노력했다. 그래서 나는 온전히 저자의 시선과 사고에 100% 따르지 않았다. 나 또한 다시 해석하며 사유의 시간을 즐겼다. 특히 내가 저자와 조금 다르게 해석한 부분이 있는데 바로 ‘현지우현, 중묘지문’ 부분이었다. 나는 이 부분을 먼저 한자 그대로 해석하면서, 마음의 정화가 일어나는 기분이 들었다. 즉 ‘어둡고 또 어두운 가운데 신비로운 문이 있다.’라고 나는 해석했다. 저자는 짙은 어둠에서는 모든 사물의 경계가 없어지고, 나와 내가 없어진다. 바로 이러한 경계가 없어지는 것이 도라고 언급했다. 이 의미 또한 그럴 듯했지만, 나는 내 상황이 힘들었던 탓인지는 모르지만, 삶이 힘들고 암흑 같고, 나날이 그 암흑 같은 삶이 짙어질지라도 그 안에서 신비로운 문은 열릴 것이라고 해석하였다. 이러한 해석은 나의 고난한 삶을 위안했다. 지금 내가 겪고 있는 암흑 뒤에 더 짙은 암흑이 올지라도 그것은 곧 신비로운 문을 열리게 되는 순간에 다다른 것이라고 내 인생의 진리를 찾아냈다. 이 외에도 세상은 공평하다라는 내용을 통해 인생의 기쁜 순간, 힘든 순간은 공평하게 주어진다는 인생의 진리를 해석하게 되었고, 이후 그럼 나는 이러한 순간들이 다가왔을 때 어떻게 그 순간들을 대처해야 할까라는 또 다른 인생에 대한 질문을 던질 수 있었다.
이 책은 이렇듯 인생에 대해 사유를 할 수 있는 기회를 준 책이었고, 나를 위로해주고, 앞으로의 내 삶의 이정표를 세우게 도와주었다.
나는 지금 동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묻고 싶다. 행복한 삶, 올바른 삶은 무엇일까? 이것에 대한 답을 찾지 않은 채 살아가는 인생은 헛되지 않을까 싶다. 이것에 대한 나름의 답을 찾고자 한다면 철학책을 두루 살펴 본인의 인생 이정표를 세우는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그리고 혹 동서양의 철학을 조금 읽어 본 나에게 조언의 기회를 준다면, 노자의 도덕경에 관련한 이 책은 꼭 한 번 읽어봤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