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을 디자인하다
윤슬 지음 / 담다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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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쯤 생각해봤던 컨셉이었는데 책으로 읽게됐다. 덕분에 27년전 썼던 일기장을 찾아봤는데 어디갔는지 찾을 수 없었다. 학사장교 임관후보생으로 5개월간 훈련을 받으며 육체적으로 정신적으로 상당히 힘들었을때 하루도 안 빠지고 일과 마지막 시간에 일기를 썼는데...특히 4박 5일간 200키로 야간행군을 갔을때도 텐트안에서 부지런히 썼던 알토란 같은 기억인데 아쉽다. 어딘가 있겠지만...


아무튼 이 책은 윤슬작가가 대략 20여년전의 일기장을 들춰내서 그 시간에 기록했던 글과 세월이 흘러 40세가 지난 원숙한 상태에서 젊은 시절을 바라보는 느낌을 좌우페이지에 교차로 엮어낸 에세이다.


각자가 서로 다른 추억을 가지고 살아가겠지만, 그 개인도 자기의 추억을 온전히 기억해내기는 어려울것이다. 책 곳곳에서도 그런 감정을 느낄 수 있었다. 내가 그때 어떤 심정으로 이런 글을 썼을까하며 기억을 떠올려봐도 도저히 생각나지 않는다는 심정을 토로한다. 그 당시는 그렇게 힘들었을지라도 어차피 시간이 해결해준다는 경구를 스스로 확인하는 지점이 아닐까?


아프니까 청춘이다라는 말을 좋아하지는 않지만, 젊은 시절의 고뇌와 고통을 잘 이겨내고 세월이 지나 돌이켜보면 뭐가 그렇게 힘들었을까라고 생각할때가 분명히 온다. 나도 올해 지천명의 나이에 도달했지만 그 어려웠던 순간들이 문득 문득 떠오를때가 있다. 하지만 그때만큼 고통스러운 감정이 살아나지 않는다. 오히려 더욱 더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원동력이 되는 느낌이다.


요즘도 가끔 생각날때마다 일상을 기록하고 있지만 이렇게 시간이 흘러 자기의 기억을 떠올려가며 상념에 잠길때 보다 더욱 알찬 삶을 살 수 있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싶다. 포켓사이즈에 내용도 심플해서 가볍게 읽기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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