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처럼 신자유주의 사회에서 노동자의 지위와 몸은 점점 노동자도 자영업자도 아닌 모호한 존재가 되어 가고 있다. 산업은 존재하지만 노동은 존재하지 않고, 노동은 존재하지만 노동자는 존재하지 않고, 노동자는 존재하지만 자본에 대항하고국가가 보호해야 하는 노동권은 존재하지 않는 꼴이 되어 가고 있다.

신자유주의는 이 소비의 사회에서 태어나, 이 소비의 사회를 극단으로 밀어붙였다. 어떤 소비인지는 내가 어떤 부류의인간이며, 어떤 사회에 속해 있는지를 드러낸다. 나는 소비함으로써만 존재한다. 이 말의 논리적 귀결은 당연히 소비할 힘,
즉 돈이 없는 사람은 존재할 가치도 없다는 말이다. 인간의 권리는 바로 소비자로서의 권리이다. 단지 시장에서만이 아니

아이들은 "사회의 비참한 현실을 직시하라!"는 주문에 대해
"사는 것도 힘든데 왜 우리로 하여금 이런 현실까지 보게 하느냐?"고 거칠게 저항한다. 고통받는 타인의 얼굴을 보며 내 존재의 정당성이 흔들리고 새로운 윤리를 세워야 할 필요성을느끼기는커녕, 그것이 내 미래의 얼굴이 되지 않기 위해 그 얼굴을 외면하거나 반면교사로 삼아, 이 공포의 체제에서 예외가 되기 위해 더욱더 적자생존의 경쟁에 뛰어든다. 그만큼 몰락에 대한 공포가 그림자처럼 바로 내 옆에 늘 붙어 다닌다는이야기이다. 이런 세상에서 타인과의 연대, 아니 하다못해 연민의 감각이라도 생겨나기는 거의 불가능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