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트릭트 9 - District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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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계 우주선이 하늘에 떠 있고, 그 아래로 '인간 출입 금지'라는 푯말이 있는 포스터를 보고
이게 과연 어떤 영화일까 궁금했습니다.
전에 우리가 익숙하게 보았던 외계인 지구 침공을 다룬 영화는 아닌 것 같은 분위기인데..그럼 뭘까 하고...
게다가 <반지의 제왕>, <킹콩>등 대작을 통해 이제는 흥행 감독의 대열에 당당히 올라선
피터 잭슨 감독이 직접 제작을 맡았다고 하니 더더욱 기대를 안할 수가 없더군요.
지금 잠시 다른 곳의 영화 설명을 보니 이 영화의 감독 블롬캄프의 2005년 단편 영화
<얼라이브 인 요버거>를 바탕으로 장편 영화를 만든 것이군요.
이 영화는 몇몇 가지 요소에서 다른 영화나 드라마를 떠올리게 합니다.
우선 다큐멘터리 기법이나 흔들리는 카메라에서 <클로버필드>를,
바퀴벌레 같은 외계인의 모습에서 <맨 인 블랙>을 위시한 여타 영화들을,
하늘에 엄청난 외계 비행선이 떠 있는 모습에서 <V>나 <인디펜던스 데이>를 자연스럽게 생각하게 됩니다.
하지만 이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바는 분명한 것 같습니다.
개개인이 지니고 있는 그리고 누려야 할 권리는 어디로 실종되었는가 하는 것이지요.
거의 쓰레기 더미가 가득한 폐허와 다름 없는 9구역에 한정되어 살아가는 외계인들과
그곳마저 강제적으로 빼앗고 집단 난민촌으로 내몰려고 하는 인간들...
게다가 버젓이 행해지는 외계인 생체 실험까지...정말 이 영화는 SF 액션 스릴러 영화라고 하지만
그리 가볍게 보고 넘길만한 영화는 아닌 것 같습니다.
외계 바이러스에 감염되어 점차 외계인화 되어가는 주인공의 모습을 보면서,
우리네 사람들은 다른 처지에 있는 사람들의 환경을 경험치 않고서는 그들을 진정 이해할 수 없는 것인지...
후반의 탈출에 성공한 외계인 부자와 이들을 도와 웨폰 슈트를 입고 열심히 싸운 주인공의 모습을 보며
신나는 한 편의 액션을 보았지만 애잔한 그리고 편치 않은 진실을 대했다는 그 마음이 더 무겁습니다.
그리 이름 있는 배우 없이 일정한 파장을 남길만한 영화를 만들어 내었다는 사실에 작은 박수를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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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우시절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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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진호 감독의 그 어떤 영화보다도 <8월의 크리스마스>와 비슷한 인상의 영화인 것 같습니다.
그냥 산뜻하고 투명한 수채화 아니 동양화 같은 느낌이랄까요?
이 영화의 기본 줄기는 역시 유학시절 사랑했던 여인을 우연한 곳에서 다시 만나게 되고
예전의 사랑을 기억하며 다시 사랑의 감정을 강하게 느낀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청춘남녀의 불같은 사랑이 아닌 30대 중후반의 그런 나름의 깊이가 있는 그윽한 사랑이랄까요?
아무튼 두부초당이라는 인상적인 배경과 맞물려 그 사랑은 한 편의 시가 되고 그림이 되어 다가옵니다.
동하가 캐주얼한 복장으로 두보초장 앞에서 서성이며 메이를 기다리는 듯한 마지막 장면을 보며
이 둘의 사랑이 다시 결실을 맺을지 아닐지는 관객의 몫으로 남겨 놓은 것은
영화를 보는 우리도 자신의 옛 추억을 떠올리며 이 사랑에 공감했으면 하는 감독의 배려 같기도 합니다.
국경을 뛰어넘는 사랑이라는 소재가 보다 더 극적인 감성을 자극할 수는 있겠지만
대사의 대부분이 중국어와 영어로 이루어진 것은 이 영화의 흠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살짝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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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사랑 내 곁에 - Closer to Heav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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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서울 정도의 체중 감량을 참아내면서 일궈낸 김명민의 루게릭 환자 연기에 먼저 박수를 보냅니다.
그간 그리 일반적이지 않은 배역을 통해 보여지는 그의 연기에 반했었는데,
이번 영화를 통해서 이전보다 한 단계 더 올라간 그의 명품 연기를 접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하지원의 자연스럽게 우러나오는 인간적이고 솔직한 내면 연기에도 감탄했습니다.
이전 그녀의 작품들에서는 거의 느껴보지 못한 그런 모습입니다.
 

영화는 겉보기에 불치병에 걸린 남자와 그의 곁을 항상 지키는 여인의 애닯은 사랑 이야기일 수 있지만,
끝까지 떠나보낼 수 없어 끝까지 곁에서 지켜주고 싶은 가족에 대한 진지한 성찰입니다.
이것은 같은 병동에 입원해 있는 다른 가족들의 짧은 이야기들로도 충분히 보여지고 있습니다.
 

<애자> 이후에 또 하나의 애잔한 감동을 우리들에게 선사할 좋은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애자>보다는 이 영화에서 더 가슴이 뭉클해졌네요...
아직도 영화가 끝나면서 들려오던 김현식의 '나의 모든 사랑이'라는 노래가 잊혀지지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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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임 - Fa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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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하나의 유명 뮤지컬의 영화화!
그 화려한 예고편 만으로도 사람들의 시선을 확 사로잡는 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영화는 기존에 제가 보아왔던 뮤지컬 영화와는 사뭇 다른 느낌이었습니다.
 

원작 뮤지컬은 있지만 뮤지컬 영화라기보다는 최근에 개봉했던 <드림업>처럼
중간 중간 주요 소재처럼 혹은 양념처럼 음악과 노래가 들어간 그런 영화같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인지 음악과 노래 그리고 춤은 좋았지만 뭔가 부족하다는 느낌이 계속되었네요.
 

21일 비도 많이 내린 날 이 영화 첫 시사로 보았는데 지금 다시 한 번 더 보면 생각이 달라질 수 있을까요?

그리고 구성적인 면에서도 입학 실기고사부터 졸업까지 시간을 학년별로 나누어
여러 주인공들의 우정이나 사랑, 그리고 관계와 성공을 향한 노력 등을 큰 테두리로 묶어 진행하는데 너무 수박 겉 핥기식은 아니었는지 하는 안타까움도 좀 들었습니다.
 

뮤지컬 영화라 하면 제가 생각하는 몇 가지 기본 틀이 있는데, 물론 지극히 개인적인 틀이지만,
이 영화는 그 틀에 맞춰지기보다는 오히려 음악 영화적인 틀에 더 가까이 다가가 있는 것 같습니다.
이 영화를 보고 나니 오히려 원작 뮤지컬을 무대에서 직접 보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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짱구는 못말려 극장판 : 태풍을 부르는 노래하는 엉덩이 폭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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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짱구는 못말려>의 원작자 우스이 요시토가 몇 일 전 불의의 사고로 타계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짱구는 못말려>를 아주 좋아한 편은 아니지만 이런 소식을 들으니 왠지 숙연해지네요.
많이 과장된 듯한 이야기지만 나름 가족간에 일어날 수 있는 다양한 일들을 재미있게 꾸며나갔었는데...
특히 짱구와 엄마와의 신경전은 참으로 백미였는데...여기에 짱아의 허를 찌르는 행동까지...
어쨌든 <짱구는 못말려>는 작가의 미완성 작품이 되고 말았습니다.
 

이 영화는 2007년에 제작된 짱구의 극장판 15번째 작품입니다.
흰둥이에게 채워진 외계인의 엉덩이 폭탄을 둘러싼 좌충우돌 짱구네의 활약을 그린 내용이지요.
우선 아이디어적인 면에서는 아주 획기적이진 않지만 그런대로 괜찮았습니다.
하지만 내용 전개라든지 구성은 생각보다는, 이전 극장판보다는 사뭇 견고함이 떨어지는 것 같았습니다.
너무 정신만 산란하게 만들고 말이죠.
그러나 짱구네가 부르는 가족노래(?)는 단순하면서도 내용이 확 와닿는 것이 사뭇 공감되었습니다.
 

그간 짱구는 못말려 극장판 2, 5, 8, 9, 10편과 <갓파 쿠와 여름방학을>을 감독한
하라 케이이치의 영화에 익숙해져서 인지
이번 짱구는 못말려 극장판과 13, 14편을 감독한 무토우 유지의 스타일에는 아직 적응이 안 된 것 같네요.
 

아무튼 짱구를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보고 만족하실 듯 합니다.
그리고 매번 생각하는 것이지만 짱구가 과연 아이들 용일까 하는 의구심이 중간 중간 든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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