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회영과 젊은 그들 - 아나키스트가 된 조선 명문가
이덕일 지음 / 역사의아침(위즈덤하우스)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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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을 읽으면서 저자인 이덕일 선생과 우리 시대의 보물 같은 작가 조정래 선생에게 고마움을 느낀다.  책의 구성이 어떻고 내용이 어떻고 하는 사치스런 말을 하고싶지 않다. 

 얼마 전 TV에서 아마  '역사스페셜' 이던가 아니면 '한국사 전' 이었던가 하는 프로그램에서 이회영 선생에 대한 조명이 있었다.  그 전에도 들어본 적은 있었던 이름이었지만 그가 이정도로 큰 사람이었는지는 몰랐었다.  당시 선생의 손주며느님 인터뷰에서 끼니를 거르면서도 독립운동에 대한 열정을 잃지 않았던 선생과 그의 가솔들에 대한 얘기를 들을 때 눈시울이 뜨거웠던 기억이 있다.  반면에 지금 우리사회는 어떠한가?  고 노무현 대통령 집권기에 그렇게 노력했던 과거사 진상규명의 노력은 지금 어찌 됐는가?  과연 과거사를 바로 세우는 것이 다 지나간 과거에 발목 잡혀 바쁘게 돌아가는 세상에 쓸데없는 짓거리나 하자는 것인가? 참으로 통탄할 일이다.  정말로 8.15 직후 매국적 인사 60만명만 제대로 댓가를 치르게 했더라면 지금 이 나라는 완전히 다른 모습이리라고 확신한다.  그런 점에서 미군정 기간을 나는 또다른 식민시대라고 부른다.  이 책을 읽는  내내 8.15 이후 지금까지의 우리 역사를 확 뒤집어 놓고 싶은 생각이 간절했다(할 수만 있다면 얼마나 통쾌할까) 

 그리고, 이 책을 읽는 동안 조정래 선생의 역작 '아리랑'에 나오는 수많은 장면들이 자꾸만 떠올라 눈물이 나왔다.  이덕일 선생은 역사학자로서 소위 '노론사관', '식민사관'과 외롭고도 힘겹게 싸워오고 있는 분이다. 왜 이런 사람이 각광받지 못하고 하계의 메이저가 되지 못하는지 한탄스럽다.  그나마 최근 그의 저작들이 서점가에서 주목받고 있음을 위안삼아야 하는가? 

 제2, 제3의 젊은 이덕일이 계속해서 나올 때 우리의 역사가 그야말로 바로 서는 날이 올 거라고 믿고 있다.  아직은 이 나라의 수준이 거기까지는 아닌 것이 너무나 한스럽다. 

 이 책 독립운동가의 한 사람인 이회영 선생을 중심으로 한국인 아나키스트를 재조명한 책이다.  개인적으로 인물사는 별로 좋아하지 않았는데(너무 좁은 서술일 것 같아서) 이런 지금까지의 생각이 바뀌게 해 준 책이다.  인물사도 충분히 읽어 볼만 하다는 생각이 든다.  다만 이덕일 선생처럼 제대로 된 시각을 갖춘 사람이 써낸 책이어야 하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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