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나의 모든 계절이야
유혜율 지음, 이수연 그림 / 후즈갓마이테일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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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였던 나와 엄마였던 우리 엄마, 그리고 엄마인 나와 아이인 나의 아이를 생각하며 품에 꼬옥 안을 수밖에 없는 그림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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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탉은 왜 늦잠을 자지 않을까?
이한상 지음, 여기최병대 그림 / 월천상회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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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밤마다 쉬이 잠들지 않는 아이들 때문에 고생하시나요?

저는 우리집만 그런가 했는데, 그림책 <수탉은 왜 늦잠을 자지 않을까?>가 탄생하게 된 이유를 알고서는 왠지 모르게 안심과 동질감에 무척이나 반가웠습니다.

재미있는 이야기를 들려주지 않으면 절대 안 자던 일곱 살 딸랑구를 재우기 위해 작가님이 필사적으로 지어낸 이야기라니 저도 엄청 기대가 되네요. ^^




옛날 옛날에, 아주아주 중요한 일을 하는 아주 중요한 수탉이 살았다네요.

그 일은 바로 '꼬끼오~'하고 새벽 울음을 울어 해님을 깨우는 것이었지요.

대대로 이어온 이 중요한 일을 수탉은 자랑스럽게 생각했지만, 그만큼 힘들어 했습니다.

새벽잠 한 번 늘어지게 자 보는 게 소원이었다니까 말이에요.




매일 고되게 해님을 깨우건만 돌아오는 건 친구들의 불평이었어요.

수탉은 문득 따뜻한 난롯가에서 곤히 새벽잠에 빠져 있는 고양이를 보며 부러운 생각이 들었지요.

자신의 처지가 딱하게 느껴지자 마침내 결심을 하는데요.

자신의 중요한 일을 대신할 누군가를 찾기로 말이에요.




수탉은 잠꾸러기 고양이를 찾아가 부탁했는데요.

'꼬끼오'하고 울어야 하는데 고양이는 '이야옹!'만 하는 거예요.

안 되겠다 싶은 수탉은 마음씨 좋은 돼지, 서서 자는 말, 참견쟁이 개, 아무 때나 우는 오리, 풀 뜯는 양들을 차례대로 찾아갔지요.

하지만 '꼬끼오'라고 제대로 울 수 있는 친구는 하나도 없었어요.

그러다 마침내 숲에서 그나마 적임자라고 할 만한 동물을 하나 찾아냅니다.

해님을 깨우는 중대한 일의 후임자는 바로 늑대.

사실 늑대는 동물들 틈에 끼어 살며 편히 먹이를 구하겠다는 흑심을 품고서 수탉을 대신하겠다고 한 것이지요.

자, 과연 늑대는 수탉의 중요한 일을 잘 해내고 자신의 배도 배불리 채우게 될까요?

그리고 무엇보다 수탉은 소원이던 늦잠을 잘 수 있을까요?




동물 친구들을 하나하나 만나며 울음을 가르쳐보려는 수탉의 고군분투를 보며 안타까움과 동시에 웃음이 나오는 것을 막을 수가 없더군요.

그리고 행여나 늑대가 수탉의 임무를 완벽수행해서 친구들에게 위기가 닥치는 건 아닌가 걱정이 잠깐 됐는데 그런 불행한 결말은 아니니 안심하고 보셔도 됩니다. ^^

이 재미있는 옛날 이야기의 부제로 수탉이 왕관 모양 벼슬을 얻게 된 이유를 달아주고 싶네요.

우리 모두 때로 맡은 일의 고단함과 남들이 알아주지 않는 속상함에 이런저런 방법을 찾아보고 낙담하기도 하고 잘못된 선택을 하기도 하지요.

그래도 결국 내 일을 내가 해내는 그 만족감, 맡겨준 이의 인정 같은 보상의 기쁨을 스스로 발견할 때 행복해지는 것 같아요.

그리고 이야기는 각자가 자신의 목소리로 자신의 소리를 낼 때 자기다워지는 게 맞구나라는 생각도 하게 해줍니다.

이야기를 들려주는 엄마에게는 조금 긴 듯하지만 아이들에게는 여전히 짧기만 한 재미와 생각거리가 담긴 그림책 <수탉은 왜 늦잠을 자지 않을까?>

오늘밤도 아이들이 읽어달라고 들고 오겠네요.

며칠 듣더니 이야기를 다 외운 아이들이 동물 친구들을 더 늘려달라고 부탁을 하는 바람에 저희 집은 등장하는 동물 친구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는... ^^;;

이야기의 즐거움에 빠지듯이 꿈나라에도 얼른 빠지기를 바라며 동물 울음 연기를 위해 저는 목을 풀어야겠군요.

부디 여러분의 빠른 육퇴를 기원하며 이만 총총. *^^*


*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아 보고 생각하고 느낀 것을 담은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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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을 뿌려요, 조금씩, 더 많이 키다리 그림책 66
로라 에동 지음 / 키다리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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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가에 핀 민들레 홀씨를 보면 그냥 지나치지 못하는 아이들.

오늘도 어김없이 볼을 한껏 부풀려 따스한 입바람을 붑니다.

세상 예쁜 꽃들이 참 많지만 민들레만큼 우리에게 가깝고 친숙한 꽃이 또 있을까요?

그 민들레 이야기가 담긴 사랑스러운 그림책이라 그럴까요?

그림책 <사랑을 뿌려요, 조금씩, 더 많이>도 그래서 더 친근하게 다가오는 것 같습니다. ^^




앞면지를 펴자 찻길 옆 인도에 텅 빈 벤치 하나가 놓여 있고, 왠지 쓸쓸해 보이는 고양이 한 마리가 이쪽을 바라보고 있네요.

삭막한 도시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장면인지라 익숙하군요.

그런데 정말 여기에 아무 것도 없는 걸까요?




한겨울 땅 위의 추위를 피해 따스한 땅 속에서 긴 잠에 빠진 친구들이 보이네요.

그 친구들 사이에 민들레 요정과 함께 잠이 든 작은 민들레 씨앗.

어떤 꿈을 꾸고 있을까요? ^^




봄소식을 알리는 봄비에 달디 단 꿀잠을 자던 민들레 요정이 깨어납니다.

민들레 씨앗도 쑤욱쑤욱 뿌리를 내리고 땅 위로 푸릇푸릇 새싹을 틔우는군요.

봄비를 듬뿍 마시면서 무럭무럭 자라네요.




민들레는 잎사귀를 내고, 꽃망울을 틔우고, 노랗고 복실복실한 꽃을 피워냅니다.

세상 밖으로 나온 민들레 요정도 아주 바쁘군요.

민들레를 돌보며 틈틈이 주변을 지나가는 곤충 친구들과 반갑게 인사를 나누고, 도란도란 이야기를 하고, 즐겁게 노느라 말이지요.




민들레 요정은 나비와 꿀벌을 초대해 꿀차와 꽃가루 쿠키를 대접하기도 하지요.

그렇게 시간은 흐르고 복실복실했던 민들레 꽃은 하얗고 보송보송한 민들레 홀씨로 변해요.

바람이 불어오자 홀씨들이 바람에 올라타네요.




민들레 요정은 홀씨를 타고 새로운 곳으로 날아갑니다.

날아가는 동안에도 바람을 타고 멀리멀리 날아가는 다른 씨앗 친구들과 새들을 만날 수 있어 외롭지 않겠네요.

솜털 보송보송한 민들레 홀씨들은 그렇게 바람의 등에 업혀 어디까지 날아가는 걸까요?

정말 우리들이 상상하지 못한 곳에까지 민들레 홀씨는 내려 앉는답니다.




앞면지에서 봤던 텅 빈 길가와 벤치가 기억나나요?

어디에선가 날아온 씨앗들이 이렇게 싹을 틔우고 꽃을 피워 아름다운 곳으로 새로 태어났네요.

아무것도 없다 생각했는데 이곳에 민들레 씨앗이 찾아왔네요.

아주 적은 양의 흙만 있어도 뿌리를 내리고 노오란 얼굴을 내미는 민들레.

그 민들레의 한살이를 따라 여행을 한 것 같은 기분이 드는 그림책이네요.

<사랑을 뿌려요, 조금씩, 더 많이>는 글 없는 그림책으로 그림에 온전히 집중해 민들레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는데요.

그림책을 보는 모두의 마음에도 씨앗이 하나 뿌려졌겠다 싶습니다. ^^




텅빈 자리에, 어쩌면 쓰레기가 쌓인 그곳에, 싹을 틔울 수 없다고 생각되는 불가능의 장소에 민들레 씨앗과 민들레 요정은 찾아가는데요.

이 그림책의 제목처럼 민들레라는 사랑을 그런 곳에 뿌리기 위해서요.

너무나 흔하게 보이는 민들레라 그냥 잡초에 불과하다 생각했다가 정말 저런 곳에 어떻게 뿌리를 내렸지 싶어 그날 본 노오란 민들레가 어찌나 꿋꿋하고 강해 보이던지 그 장면이 제 머릿속에 한참 머물렀던 날이 떠올랐어요.

척박한 곳에서 뜨거운 햇살도, 부족한 물도, 사람들의 무관심도 견뎌내고 피워낸 그 꽃이 아주 오래도록 제 마음에 피어났는데요.

그 후로 민들레를 보면 꼭 그 노란 얼굴을 들여다 보게 되더라구요.

아이들은 누구나 민들레 홀씨를 반가워한다는 사실을 떠올리면 그 하얗고 보송보송한 얼굴이 참 아이들을 닮았다 싶네요.

다가올 어린이날을 떠올리며 이 세상이 민들레를 닮은 아이들이 더 많이 꽃을 피울 수 있는 곳이 되기를 바라봅니다.

민들레 홀씨라는 꿈이, 사랑이, 친절이, 다정함이 조금씩, 더 많이, 곳곳에 뿌려지고 피어나길요.

그렇게 세상이 좀 더 아름답고 사랑이 가득한 곳이 되기를 꿈꾸게 해주는 그림책 <사랑을 뿌려요, 조금씩, 더 많이>가 여러분 마음에도 뿌리내리길 바랍니다.


*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아 보고 생각하고 느낀 것을 담은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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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모양
다비드 칼리 지음, 모니카 바렌고 그림, 정원정 외 옮김 / 오후의소묘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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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사람들은 사랑을 말하고, 이야기하고, 노래하고, 춤추고, 자랑하고, 감추고, 주고, 받고, 죽고, 죽이고, 살리고 사랑합니다.

이렇게 말하고 보니 사람에게 붙는 모든 동사와 형용사가 사랑에게도 동일하게 사용되겠구나 싶은 생각이 드는데요.

그 중 가장 어울리는 게 무엇일까 생각해보니 무엇보다 사람은 사랑을 사랑합니다.

여기 사랑에 빠진 한 여자의 이야기가 있는데요.

이 여자의 사랑은 어떤 모양이길래 <사랑의 모양>이라는 제목과 함께 있는 걸까요?



사랑은 늘 그렇듯이 예고없이 불쑥 찾아옵니다.

여자는 정원에서 아무도 몰래 피어난 희고 아름다운 꽃 한 송이를 발견하고 이내 사랑에 빠지는데요.

모든 감정의 시작이 그렇듯이 처음에는 그 형태가 모호하지요.

그래서 이런 저런 노력들을 온전히 그 꽃을 위해 쏟는 나날을 보냅니다.



날마다 새로운 꽃을 피워 달콤한 향기를 뿜어내는 하얀 꽃은 여자의 기쁨과 행복이었어요.

하지만 그 기쁨과 행복은 오래가지 않았지요.

남아 있는 꽃이라도 붙잡아 보려는 여자의 노력은 그 수명이 정해져 있었고요.

이제 여자에게 남은 것은 미련과 슬픔, 고통과 죄책감들이었습니다.

여자는 어떤 목소리를 듣고, 춥고 긴 겨울밤을 질문의 실로 묶었다 풀었다 하면서 지내는데요.

과연 그 목소리가 들려준 이야기는 무엇이고, 다시 찾아온 봄에 여자는 어떤 답을 찾았을까요?



그저 불투명하고 모호했던 처음의 모양이 신기하게도 마지막이 되면 확실해질 때가 있기도 하고요.

그렇지 않을 때도 있지요.

그럼에도 단 한 가지 사실은 아주 확실하답니다.

바로 사랑이 있다는 것, 사랑이 여기 존재했다는 사실 말이지요.

여자의 정원에 머물던 하얀 꽃의 향기는 아주 오래도록 어떤 모양을 빚으며 기억되고 기억될 거예요.



그림책 <사랑의 모양>을 보며 사랑의 모양을 생각하다가 보니 어느새 사랑의 색과 향기, 맛과 질감, 성품과 목소리, 방향과 침묵, 무게와 움직임 그렇게 모든 것들이 한번에 다가왔다가 다시 멀어지기를 반복하는 기분이 드는군요.

그리고 그렇게 사랑이 모이고 모여서 사랑의 모양을 만들어 가는 것 같네요.

사랑은 무한대로 확장하는 영혼이고, 공기같이 하나의 형태로 고정되어 있지 않는 존재 같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그럼에도 사랑이 바로 여기 있다는 것은 알 수 있지요.

이 곳에 사랑이 있음을 감사하며 사랑하는 이들에게 지금 막 빚은 내 사랑의 모양을 건네봅니다.

당신이 빚고 있는 사랑은 어떤 모양일까요? ^^

그저 지금 당신이 있는 그곳에 사랑이 있기를 바랍니다.

+ 모니카 바렌고 작가님의 그림이 마음에 드셨다면 쌍둥이 책인 <구름의 모양>도 함께 보시기를 권합니다.

우리 안의 다양한 감정들을 단정하고 차분하게 보여주는 것 같아 저는 무척 좋아하거든요. 게다가 그림들을 보고 있노라면 낙엽 냄새, 커피나 차의 향, 오래된 종이 냄새 같은 제가 좋아하는 냄새들이 나는 것 같아 한 장 한 장 오래 머무르게 된답니다. 그런 특별함을 느껴보시길 바라요. ^^


*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아 보고 생각하고 느낀 것을 담은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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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었던 용기
휘리 지음 / 창비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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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봄, 봄맞이 대청소를 하다가 발견한 작은 상자 안의 부치지 못한 편지 한 통.

잊고 있던 감정이, 서랍에 넣어 둔 채 시간의 먼지를 뒤집어 쓴 기억이 불쑥 찾아오게 만든 그림책 한 권.

<잊었던 용기>에서 유년의 편린 한 자락을 길고 긴 숨바꼭질 끝에 찾아내었습니다.



길고 긴 겨울방학.

우리는 그 긴 시간 동안 서로의 부재를 견뎌야 합니다.

겨울방학 동안 차고 흰 눈과 겨울의 추위보다 켜켜이 쌓여갈 시간을 참아야 했지요.



그렇게 겨울방학은 기다림으로 채워지는 시간이었어요.

겨울의 추위와 하얀 눈이 차곡차곡 쌓이듯 그리움도 고여갑니다.

하지만 다시 만난 우리 사이에는 기나긴 시간의 틈이 자리 잡고 안녕이라는 인사를 건네도 들릴까 머뭇거리게 만드는 공백이 존재했지요.



망설이다 지나쳐 버린 우리의 안녕은 봄이 왔어도 틔우지 못한 꽃망울이 된 채 꼼짝을 못합니다.

어색한 공기가 설레는 기다림과 보고팠던 그리움을 가리고 우리는 그걸 핑계로 서로 보이지 않는 척 눈길을 피했어요.

어쩌면 기나긴 겨울방학이 아직 끝나지 않은 걸까요?



꽃들이 환한 얼굴을 내밀고 빛날 때까지도 계속 우리는 머뭇거리며 제자리에 머물지요.

서로 먼저 다가와 주기만 기다리면서요.

아무 것도 하지 않고,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네요.

그러다 고이고 고이다 차고 넘치기 직전의 마음을 종이 위에 담아봅니다.




이번에도 기다려요.

하지만 친구의 답장을 기다리는 기다림은 이전과는 다른 기다림.

내가 내민 손을 친구는 잡아줄까요?



그렇게 우리들의 겨울방학은 진짜 끝을 맞이합니다.

용기를 붙잡고 우리는 감춘 마음을 꺼내고, 응답을 기다리고, 달라진 서로를 마주하지요.

방학의 끝에는 어느덧 한층 성장한 우리가 있네요.

잊었던 용기를 내서 한뼘 자란 용감한 나와 전해진 마음을 들여다보고 응답해준 한층 깊어진 눈의 너.

우리는 서로가 내민 손을 잡아 멀어졌던 거리를 당기고 조금 더 두텁고 단단한 사이가 되어 갑니다.



그림책 <잊었던 용기>에서 번져오는 미세한 떨림과 따스한 온기에 마음 한 켠이 환해지네요.

있었던 것들을 다시 떠오르게 하고, 잊었던 것들을 다시 건져올리는 시간이 담긴 한 통의 편지 같은 그림책 <잊었던 용기>

오늘 잊었던 나와 한때 함께였던 우리와 그날의 우리를 다시 떠올리는 나와 당신에게 건네는 작가님의 아름다운 그림책 편지 <잊었던 용기>

마음 속 우편함에 도착한 잊었던 용기 한 통, 모두가 그 작은 두드림에 응답하기를 바라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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