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탉은 왜 늦잠을 자지 않을까?
이한상 지음, 여기최병대 그림 / 월천상회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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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밤마다 쉬이 잠들지 않는 아이들 때문에 고생하시나요?

저는 우리집만 그런가 했는데, 그림책 <수탉은 왜 늦잠을 자지 않을까?>가 탄생하게 된 이유를 알고서는 왠지 모르게 안심과 동질감에 무척이나 반가웠습니다.

재미있는 이야기를 들려주지 않으면 절대 안 자던 일곱 살 딸랑구를 재우기 위해 작가님이 필사적으로 지어낸 이야기라니 저도 엄청 기대가 되네요. ^^




옛날 옛날에, 아주아주 중요한 일을 하는 아주 중요한 수탉이 살았다네요.

그 일은 바로 '꼬끼오~'하고 새벽 울음을 울어 해님을 깨우는 것이었지요.

대대로 이어온 이 중요한 일을 수탉은 자랑스럽게 생각했지만, 그만큼 힘들어 했습니다.

새벽잠 한 번 늘어지게 자 보는 게 소원이었다니까 말이에요.




매일 고되게 해님을 깨우건만 돌아오는 건 친구들의 불평이었어요.

수탉은 문득 따뜻한 난롯가에서 곤히 새벽잠에 빠져 있는 고양이를 보며 부러운 생각이 들었지요.

자신의 처지가 딱하게 느껴지자 마침내 결심을 하는데요.

자신의 중요한 일을 대신할 누군가를 찾기로 말이에요.




수탉은 잠꾸러기 고양이를 찾아가 부탁했는데요.

'꼬끼오'하고 울어야 하는데 고양이는 '이야옹!'만 하는 거예요.

안 되겠다 싶은 수탉은 마음씨 좋은 돼지, 서서 자는 말, 참견쟁이 개, 아무 때나 우는 오리, 풀 뜯는 양들을 차례대로 찾아갔지요.

하지만 '꼬끼오'라고 제대로 울 수 있는 친구는 하나도 없었어요.

그러다 마침내 숲에서 그나마 적임자라고 할 만한 동물을 하나 찾아냅니다.

해님을 깨우는 중대한 일의 후임자는 바로 늑대.

사실 늑대는 동물들 틈에 끼어 살며 편히 먹이를 구하겠다는 흑심을 품고서 수탉을 대신하겠다고 한 것이지요.

자, 과연 늑대는 수탉의 중요한 일을 잘 해내고 자신의 배도 배불리 채우게 될까요?

그리고 무엇보다 수탉은 소원이던 늦잠을 잘 수 있을까요?




동물 친구들을 하나하나 만나며 울음을 가르쳐보려는 수탉의 고군분투를 보며 안타까움과 동시에 웃음이 나오는 것을 막을 수가 없더군요.

그리고 행여나 늑대가 수탉의 임무를 완벽수행해서 친구들에게 위기가 닥치는 건 아닌가 걱정이 잠깐 됐는데 그런 불행한 결말은 아니니 안심하고 보셔도 됩니다. ^^

이 재미있는 옛날 이야기의 부제로 수탉이 왕관 모양 벼슬을 얻게 된 이유를 달아주고 싶네요.

우리 모두 때로 맡은 일의 고단함과 남들이 알아주지 않는 속상함에 이런저런 방법을 찾아보고 낙담하기도 하고 잘못된 선택을 하기도 하지요.

그래도 결국 내 일을 내가 해내는 그 만족감, 맡겨준 이의 인정 같은 보상의 기쁨을 스스로 발견할 때 행복해지는 것 같아요.

그리고 이야기는 각자가 자신의 목소리로 자신의 소리를 낼 때 자기다워지는 게 맞구나라는 생각도 하게 해줍니다.

이야기를 들려주는 엄마에게는 조금 긴 듯하지만 아이들에게는 여전히 짧기만 한 재미와 생각거리가 담긴 그림책 <수탉은 왜 늦잠을 자지 않을까?>

오늘밤도 아이들이 읽어달라고 들고 오겠네요.

며칠 듣더니 이야기를 다 외운 아이들이 동물 친구들을 더 늘려달라고 부탁을 하는 바람에 저희 집은 등장하는 동물 친구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는... ^^;;

이야기의 즐거움에 빠지듯이 꿈나라에도 얼른 빠지기를 바라며 동물 울음 연기를 위해 저는 목을 풀어야겠군요.

부디 여러분의 빠른 육퇴를 기원하며 이만 총총. *^^*


*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아 보고 생각하고 느낀 것을 담은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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