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낭아치
박희주 지음 / 미디어저널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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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낭아치> 독특한 책제목이다. 안낭이라는 단어도 그렇고 아치라는 단어도 의미가 불분명하다.안낭의 사전적 의미를 찾아보니 '말안장 앞 양쪽에 달아 여러 가지 필수품을 넣어 두는 가죽 주머니'를 가지고 있으며, 안낭아치라는 의미에 대해서 저자는 안냥이라는 말과 동냥아치의 아치를 더한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이런 불분명한 의미를 가진 '안낭아치' 가 소설 속 주인공 김희훈의 어릴 적 친구들이 자신을 놀리는 별명이었고, 그의 인생을 흔들어 놓고 있었다.


주인공 김희훈. 그에게는 형 김일훈이 있었고, 자신은 김희훈이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었지만, 김이훈으로 자주 불리어진다. 별명 안낭아치를 가진 아이, 성인이 되어 교직생활을 하다 아내를 만나 새로운 사업을 시작하게 된다.하지만 사업의 사자도 모르는 주인공의 모습 속에서 전공이 화학이었다는 그 한 가지 이유로 시작한 새로운 사업은 그에게 성공을 가져 왔으며, 중소기업 사장으로서 살아오게 된다. 물론 아내 또한 교직 생활을 하였지만 남편 따라 교직 생활을 접었으며, 음악 학원 선생님이 되었다. 그렇게 남 부러울 것 없는 32평 아파트에 살아온 두 부부가 IMF 라는 큰 풍파를 만나게 된다. 1990년대 후반 우리가 잘 알고 있듯이 김영삼 정권에서 생긴 IMF 로 우리 사회는 급격하게 변화하였고, 국가 부도 사태를 맞이한 경험을 가지고 있었다.


이렇게 갑작스럽게 가산이 기울고 빚쟁이들이 찾아오는 가운데, 김희훈은 부부 싸움을 시작하였다. 아내가 무심코 던진 '나가 죽어!' 그 말에 김희훈은 밖으로 나와 버렸으며, 가까운 산으로 빙빙 돌아다니게 된다. 희훈이 우연히 보게 된 주검 하나. 그 주검에서 그 사람의 지갑을 가져나온 김희훈은 무심코 장난을 쳤으며, 그것이 예기치 않은 상황이 벌어지게 된다. 저수지에서 낚시를 하면서 김희훈이 아닌 주검의 실제 이름 한장몽 행세를 하면서, 자신은 살아있지만 죽었으며, 한장몽은 죽었지만 살아있었다. 그렇게 한장몽 행세를 하면서 낚시터에서 우연히 만난 목수 김영도와 미스 최, 본명 최선림과의 만남.30을 넘은 최선림은 은행원에 다니고 있었으며,김희훈과 만나면서 자신의 과거를 희훈에게 모두 털어놓게 되고, 친밀감을 형성하게 된다. 김희훈에게 한형이라 부르며 따뜻하게 다가오는 선림이 희훈의 입장에선 싫지 않았으며, 서로 사랑을 하게 되면서 희훈의 마음을 들여다 보게 된다.


희훈이라 부르는 남자. 그 남자의 모습을 보면 전형적인 우유부단한 스타일이다. 스스로 선택한 길에 대한 확신도 없으면서 전전 긍긍하는 모습, 생각만 많고, 자신의 행동에 책임지지 못하는 모습은 정말 답답하기 그지없다. 선림과 사랑하면서 생기는 문제들을 전혀 생각하지 않는 그의 모습, 그렇다고 김희훈은 쾌락을 추구하는 그런 한량 스타일은 아니었다. 한장몽으로 살아가지만 그것에 대한 미안함과 죄책감도 가지고 있다. 그로 인하여 동사무소를 통해 한장몽의 집을 찾아가면서, 한장몽이 죽기전 살았던 집에 찾아가는데, 김희훈은 김희훈 자신으로 살아가는 것도, 선림의 사랑을 받아들일 수 있는 능력도, 그렇다고 한장몽으로서 누군가의 가장 노릇하는 것도 불가능한 존재였다. 그러면서 그 세가지를 모두 할 수 있을 거라는 막연한 생각들이 소설 속에 펼쳐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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