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지 명령이 내려진 다음날, 현실에서 이 기업들은 자금을 댈다른 방법을 찾아야 할 것이다. 한가지 확실한 모델이 있다. 바로이 책을 읽고 있는 모두가 경험하게 될 자본주의의 대안적 형식인 구독이다. 우리 각자가 페이스북의 사용료로 한 달에 50센트나 1달러씩 지불해야 한다고 상상해보자. 갑자기 페이스북은 더이상 광고주를 위해 일하며 우리의 은밀한 소원과 취향을 상품으로 바치지 않게 될 것이다. 페이스북은 우리를 위해 일할 것이다. 사상 최초로 이들의 일은 무엇이 광고주를 행복하게 하는지 파악하고 그것을 제공하기 위해 우리를 조종하는 것이 아니라, 무엇이우리를 행복하게 하는지 파악하고 그것을 제공하는 것이 된다. 그러므로 대다수 사람처럼 우리가 집중할 수 있기를 바란다면, 페이스북은 그것이 가능해지도록 웹사이트를 재설계해야 할 것이다. 우리가 화면 앞에서 각자 고립되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으로 연결되기를 바란다면, 페이스북은 어떻게 하면 그럴 수 있을지를 알아내야 할 것이다. - P247

"현재 구글은 우리의 지메일을 전부 읽고 우리의 스타일을 모방할 수 있는 모델을 만들어서 광고 회사에 판매할 수있습니다. 사용자인 우리는 실제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조차 모르죠." 그러나 우리는 이상할 만큼 반갑고 설득력 있는 이메일들- 받기 시작할 텐데, 그 이메일들이 꼭 자신처럼 느껴지기 때문이다. 아자는 이렇게도 말한다. "구글이 우리의 지메일을 전부 읽고, 우리가 빠르고 긍정적으로 응답한 이메일을 확인해 그 스타일을 학습할 수 있습니다. 그러면 어떤 스타일이 우리를 특히 잘 설득하는지 알게 되죠. 여기에는 불법인 지점이 전혀 없어요. 이러한 활동에서 우리를 보호할 법이 없어요. 이게 우리의 사생활을침해하나요? 우리의 자료를 판매하는 게 아닌데요. 그저 우리가어떻게 기능하는지에 대한 지식을 우리 자신보다 더 많이 파악해최고 입찰자에게 판매하는 거예요." - P264

우리가 운동을 조직해 맞서 싸우지 않는다면 대안은 무엇일까?
트리스탄과 아자는 내게, 현재 우리는 규제받지 않는 감시 자본주의가 우리에게 할 수 있는 일들의 초입에 있을 뿐이라고 경고했다. 그들은 갈수록 더 정교하고 침략적으로 변할 것이다. 두 사람은 여러 사례를 제시했는데, 그중 하나는 다음과 같다. 현재 ‘스타일전이 style transfer‘라는 기술이 존재한다. 이 기술을 사용하면 컴퓨터에 반 고흐의 그림을 잔뜩 보여준 뒤 새로운 장면을 가리킬 때컴퓨터가 반 고흐의 스타일로 그 장면을 재창조할 수 있다. 아자는 ‘스타일 전이‘ 기술이 조만간 당신이나 나에게 적용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 P2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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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자는 이 과정을 설명하며 "페이스북과 구글 서버 내부에 우리를 본뜬 작은 저주 인형이 있는 모습을 상상해보라 말했다. "처음에 이 인형은 우리와 그리 비슷하지 않습니다. 인간의 표준 모델 같은 거예요. - P195

하지만 그때부터 이들은 우리의 클릭 흔적 [즉 우리가 클릭하는 모든 것]과 우리가 잘라낸 발톱, 우리가 떨어뜨린 머리카락[즉 우리가 검색하는 모든 내용, 우리 온라인 생활의 모든 자잘한 정보들을 수집하기 시작합니다. 이들은 우리가 별로 중요하게 여기지 않는 메타데이터를 전부 재구성하고, 저주 인형은 점점 우리와 닮아갑니다. [그때 예를 들어] 우리가 유튜브에 나타나면, 그 인형을 깨워서 인형에 수십만 개의 영상을 시험해보며 인형이 어떤 영상에 반응하고 움직이는지를 봅니다. 어떤 영상이 반응을 끌어낸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우리에게 그 영상을 보여주는 겁니다." 너무 무시무시한 이미지여서 나는 잠시 말을 멈췄다. 아자가 설명을 이어갔다. "참고로, 이들은 지구에 사는 인간 네명 중 한 명꼴로 이런 인형을 갖고 있습니다." - P196

내가 들은 설명에 따르면, 테크 기업이 무언가를 공짜로 제공한다면 그건 언제나 저주 인형을 더욱 정교하게 만들기 위함이다.
구글맵은 왜 공짜일까? 저주 인형이 우리가 매일 가는 곳의 자세한 정보를 알아낼 수 있기 때문이다. 스마트 스피커인 아마존 에코와 구글 네스트 허브는 왜 생산 단가보다 훨씬 저렴한 약 30달러(25파운드)에 판매될까? 더 많은 정보를 모을 수 있기 때문이다. 즉 저주 인형이 우리가 화면에서 검색하는 내용뿐만 아니라 집에서 말하는 내용까지 포함할 수 있기 때문이다. - P197

넷째, 알고리즘의 작동 방식 때문에 이 웹사이트들은 우리를 자주 화나게 만든다. 과학자들은 수년 전부터 실험을 통해 분노 자체가 우리의 집중력을 망가뜨린다는 사실을 입증해오고 있다. 과학자들은 사람들이 분노하면 주변에서 벌어지는 논쟁에 평소만큼 집중하지 못하며 "정보 처리의 깊이가 얕아"짐을 발견했다. 2즉, 더 얄팍하고 부주의한 방식으로 사고하게 되는 것이다. 우리 모두가 이런 기분을 느낀 적이 있다. 분노로 온몸이 떨리면 아무것도 들리지 않는다. 이 웹사이트들의 사업 모델은 매일같이 우리의 분노를 부채질한다. 이들의 알고리즘이 퍼뜨리는 단어가 ‘공격, 나쁜, 비난‘임을 떠올려보라. - P207

인터넷이 이렇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었지만 소셜미디어 알고리즘은 정반대의 효과를 내고 있었다. 브라질의 반민주적세력에 힘을 실어주고 있었던 것이다. 전직 군인이었던 자이르 보우소나루Jair Bolsonaro는 원래 오랫동안 주변부에 위치한 인물이었다. 그는 주류에서 한참 벗어나 있었는데, 비도덕적인 발언을 계속하고 극단적인 방식으로 사람들을 공격했기 때문이다. 그는 브라질이 군부 독재하에 있을 때 무고한 시민을 고문한 사람들을 칭찬했다. 상원의 여성 의원들이 너무 못생겨서 강간하고싶지도 않다고 그들은 그럴 가치도 없다고 말했다. 또한 아들이 게이인것을 아느니 차라리 아들이 죽는 게 낫다고 말했다. 그때 유튜브와 페이스북이 브라질 국민이 뉴스를 접하는 주요 수단 중 하나가 되었다. 유튜브와 페이스북의 알고리즘은 분노를 유발하는 내용을 선호했고, 보우소나루의 세력이 극적으로 커졌다. 그는 소셜미디어 스타가 되었다. 대통령 선거에 출마하며 알레망 주민 같은사람들을 대놓고 공격했고, 가난한 흑인 시민은 "번식"에조차 좋지 않으며 "동물원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경찰에게 더 큰 권력을 부여해 빈민가에 더욱 강화된 군사 공격을 가하겠다고, 즉 대량 학살의 면허를 주겠다고 공언했다.
브라질 사회는 긴급하게 해결해야 할 중대한 문제가 많았다.
그러나 소셜미디어 알고리즘은 극우파와 터무니없는 허위 정보에 힘을 실어주고 있었다. 선거 운동 기간에 알레망 같은 빈민가에 사는 많은 사람이 온라인에 퍼진 한 이야기를 깊이 우려했다. - P215

보우소나루의 지지자들은 그의 주요 경쟁자인 페르난두 아다드 Fernando Haddad 가 브라질의 모든 아이들을 동성애자로 만들려고 하며 이를 위해 교묘한 기술을 개발했다고 경고하는 영상을 만들었다. 이 영상에서는 한 아기가 젖병을 빨고 있었는데, 병에 이상한점이 있었다. 젖병 젖꼭지가 페니스 모양이었던 것이다. 인터넷에 유포된 이야기에 따르면, 아다드는 이 젖병을 브라질의 모든 유치원에 배포할 예정이었다. 이 이야기는 선거 기간에 가장 많이공유된 뉴스 중 하나가 되었다. 빈민가의 거주민들은 분개하며 아이들에게 페니스 모양의 젖꼭지를 빨게 하는 사람을 뽑을 수는 없다고, 그러니 보우소나루에게 투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알고리즘이 퍼뜨린 황당한 주장으로 나라 전체의 운명이 바뀌었다.
보우소나루가 예상 밖의 승리를 거두자 그의 지지자들은 "페이스북! 페이스북! 페이스북"이라고 연호했다. 이들은 알고리즘이해준 역할을 잘 알았다. 물론 브라질 사회의 여러 다른 요인이 작용했으며 알고리즘은 그중 하나일 뿐이지만, 신이 난 보우소나루의 지지자들이 가장 먼저 꼽은 요인은 페이스북이었다. - P216

"내적 트리거는 불편한 감정 상태입니다." 니르가 말했다. "핵심은 회피예요. ‘이 불편한 상태에서 어떻게 벗어나지?‘가 핵심이죠" 그는 우리 모두가 자신의 내적 트리거를 탐구하고 고찰해 그것을 없앨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마음을 들쑤시는 감정이나 지루함, 스트레스가 느껴질 때마다 내면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파악했고, 포스트잇 한 뭉치를 집어 알고 싶은 내용을 그 위에 적었다. 그리고 오로지 글을 충분히 오래 쓴 다음에만 구글에서 그 내용을 검색했다.
이 방법은 니르에게 효과가 있었다. 이로써 그는 알게 되었다.
"우리는 습관에 매여 있지 않습니다. 습관은 끊을 수 있어요. 언제나요. 우리는 습관을 바꿀 수 있어요. 그 방법은 내적 트리거가 무엇인지 이해하고, 어떤 행동을 하고 싶은 충동과 그 행동 사이에 일종의 틈을 만들어내는 겁니다." 그는 이와 비슷한 다양한 기술을 개발했다. 그는 우리 모두가 ‘10분 규칙‘을 따라야 한다고 믿는데, 그 규칙이란 핸드폰을 확인하고 싶은 충동을 느꼈을 때 10분만 기다리는 것이다. 또한 그는 우리가 ‘타임박스‘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하는데, 매일 할 일의 자세한 계획을 짜서 지켜야 한다는 뜻이다. 그는 앱이 온종일 우리를 방해하고 우리의 집중력을 없애지 않도록 핸드폰의 알림 설정을 바꿀 것을 권하고, 핸드폰에서 앱을 최대한 지우되 남겨야 할 앱이 있다면 그 앱의 사용 시간을 미리 정해야 한다고 말한다. 또한 이메일 구독을 취소하고, 가능하다면 이메일의 ‘업무 시간‘을 정해서 하루에 몇 번만 확인하고나머지 시간에는 무시하라고 조언한다." - P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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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 모든 것을 연구한 네이선은 생산적인 사람이 되려면 그저 가능한 한 스포트라이트를 좁히려고 해서는 안 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는 말했다. "저는 매일 산책을 나가서 정신이 일종의 정리를 하게끔 내버려둡니다. 의식에서 생각을 온전히 통제하는 방식이 꼭 생산적인 사고방식이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느슨한 연상 패턴이 독특한 통찰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마커스도 이에 동의했다. 그는 내게 눈앞에 있는 것에 집중하는 행위는 "소화해야 할 원재료를 제공하지만, "어느 시점이 되면 거기서 한 발짝 물러나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경고했다. "오로지 외부 세계에만 정신없이 바쁘게 초점을 맞추면 뇌가 현재 일어나고있는 일을 소화할 기회를 놓치게 됩니다." - P150

그는 생각 자체를 생각할 때 교향악에 빗대보라고 말했다. "교향악에는 바이올린 두 섹션과 비올라, 첼로, 베이스, 목관, 금관, 타악기가 필요하지만 이 모든 악기가 하나로서 기능합니다. 그 안에는 리듬이 있어요." 삶에는 스포트라이트 같은 집중을 위한 공간도 필요하지만, 그것 하나만으로는 솔로 오보에 연주자가 텅 빈 무대에서 홀로 베토벤을 연주하려는 것과 마찬가지다. 딴생각이 있어야 우리는 다른 악기들을 살려 아름다운 음악을 만들어낼 수 있다. - P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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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다른 한쪽 끝에서 필터 없이 그 정보를 그대로 받아들인다. 그러나 사실은 그렇지 않다. 그것이 종이에 인쇄된 책이든 텔레비전이든 트위터든, 새 미디어가 등장해 사람들이 그 미디어를 쓰기 시작할 때마다 사람들은 고유의 색깔과 렌즈를 가진 새 고글을 쓰는 것과 같다. 우리가 쓰는 각각의 고글은 세상을 다른 방식으로 바라보게 한다.
그러므로 예를 들어 텔레비전을 보기 시작하면, 퀴즈쇼 <운명의 수레바퀴Wheel of Fortune> 드라마 <더 와이어The Wire>는 특정 프로그램의 메시지를 흡수하기 이전에 이미 세상을 텔레비전과 비슷한 것으로 바라보게 된다. 이러한 이유로 매클루언이 새로운 미디어(인간이 의사소통하는 새로운 방식)가 나타날 때마다 그 안에 메시지가 담겨 있다고 말한 것이다. 신기술은 자연스럽게 우리가 새로운 규칙에 따라 세상을 바라보게 한다. 매클루언은 정보가 사람들에게 도달하는 방식이 정보 자체보다 더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텔레비전은 우리에게 세상은 빠르고 중요한 것은 표면과 겉모습이며, 세상만사는 한꺼번에 일어난다고 가르친다. - P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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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는 사이 복희는 집중해서 책을 마저 읽는다. 소설은 복희의 눈코입을 통과하며 거의 정확하게 이해받고 있다. 바로 이 사람을 독자로 만나기 위해 몇백 년을 살아남았다는 듯이, 소설은 복희의 손 아래에서 영광을 누린다. - P234

웅이가 잠자코 들으며 못을 박는다. 그는 문득 호시절을 지나고 있음을 느낀다. 딸에겐 젊음과 능력이 따르고 자신에게 체력과 연륜이 따르는 이 시절. 별다른 슬픔 없이 서로를 도울 수 있는 이 시절이 언제까지 계속될까? 영원할 리 없다. - P279

미소 짓는 슬아의 가슴속에 하나의 문장이 조용히 떠오른다.
여전히 사람들은 좋은 이야기가 나오기를 기다리고 있다. 슬아에게 그것은 흔들리지 않는 진리 중 하나다. 사람들이 좋은 이야기를 기다리고 있다는 걸 믿지 않았다면 어떻게 계속 쓸 수 있겠는가.
슬아는 자신에게도 신앙이 있었음을 알아차린다.
좋은 이야기에 대한 추앙과 문학에 관한 믿음으로 아는 움직여왔다. 신의 입을 빌려 기도하고 몸을 낮추듯, 슬아 역시 자기보다 먼저 살아간 작가들의 힘을 빌려 글을 쓴다. 작가들이 평생에 걸쳐 얻고자 하는 건 전지적인 시점일 것이다. - P294

불가능한 목표지만 연습을 포기할 수가 없다. 그건 어쩌면 신의 시선을 상상하는 일일지도 모른다. 다른 이가 무엇을 느끼는지 헤아리는 일을 어떻게 멈출 수 있을까. 나는 고작 미물일 뿐인데 말이다. 슬아는 처음으로 스님과 자신이 조금 비슷한 것을 하고 있다고 느낀다. - P295

납작 엎드릴 때마다 슬아는 알지 못하는 누군가를 향해 속으로 기도한다. 좋은 이야기를 쓰게 해주세요. 이 일을 계속 사랑하게 해주세요. 어딘가에 독자들이 있음을 믿게 해주세요. 용기 잃지않게 도와주세요. 절은 계속해서 이어진다. 108배는 슬아가 글을 쓰기 전마다 반복하는 의식이 된다.

한편 웅이는 매주 구매하는 로또 번호를 맞춰보고 있다. 이번에도 운은 따르지 않았다. 그치만 다음주에도 또 복권을 살 것이다. 언젠가는 당첨될 수 있을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그런 행운이자신에게도 일어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밤이 깊어간다. 서로가 서로의 수호신임을 알지 못하는 채로그들은 종교의 근처를 배회한다. - P297

대니 사피로의 책 <계속 쓰기>에는 랠프 월도 에머슨의 문장이 인용되어 있습니다. 저를 붙잡은 그 문장은 다음과 같습니다.
"좋은 작가는 자기 자신에 대해 쓰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의 눈은 언제나 자신과 만물을 관통하는 우주의 실을 향하고 있다."
평생 이 문장을 가슴에 품고 글을 쓰려 합니다. - P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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