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하늘의 문을 열다 - 코스모피아 천문대장이 들려주는 재미있는 별 이야기
이세영 지음 / 계명사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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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단히 친절한 책입니다. 지구과학 중 공간지각 능력을 요하는 부분에 대한 설명이 비교적 만족스럽습니다. 물론 조금더 손을 보면 우주 행성들의 공전궤도와 각 행성들의 자전 방향을 한 페이지를 할애하여 설명했더라면 초심자들에게 상당히 도움이 됐을텐데하는 아쉬움은 남습니다. 그래도 코스모피아를 직접 운영하며 겪은 다양한 에피소드와 중간중간 들어간 지동설과 천동설에 대한 이야깃거리가 독자들의 눈높이를 망라할 수 있다란 점에 흡족했습니다. 별자리의 세세한 위치까진 필요없지만 별자를 볼 때 거치는 일련의 과정들에 대한 설명이 깃들어져 있었더라면 좀더 별과 친해졌을텐데 하는 아쉬움도 여전히 남아있습니다. 책의 사이즈가 삽화를 보기 쉽게 구성되었고, 편집도 글싣는 순서도 문안합니다. 특히 요즘 화성에 관련된 소식이 많은데, 여러 위성들과 탐사로봇에 대한 구체적인 기술은 시기적절했다고 보고, 저도 요약식으로나마 과거의 탐사로봇을 반추해볼 수 있었기에 좋았습니다. 에어백으로 튕겨서 착륙했던 수준에서 직접 착륙하는 발전 과정이 불과 몇년 이내 이뤄질 걸 보면, 인류의 진보도 굉장히 빠른 것 같습니다. 과거 광공해가 적어 미약한 기술의 망원경으로도 토성을 관찰했던 여러 과학자들이 존경스럽습니다. 괴팍한 스승에게서 물려 받은 기록들을 집대성하여 일반원칙을 찾아낸 케플러는 그의 3법칙으로 유명하고, 계산법을 발견하여 소행성 지대를 찾아낸 과학자도 대단합니다.(티티우스 보데) 또 음력과 양력의 계산 유래 및 1년이 12개월로 나뉜 이유 등 흥미로운 소재를 저자가 잘 간추려서 소개해주었습니다. 별자리 사진은 참 멋있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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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짧은 세계사
제프리 블레이니 지음, 박중서 옮김 / 휴머니스트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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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역시 기대에 미치는 간략하면서 흥미진진한 책이었다. 인류가 정착하는 과정을 기술하려는 목적으로 집필했다는 이 책은 이미 베스트셀러였던 화려한 과거가 있고, 근근히 저자의 고향인 호주와 섞인 예를 제시하여 재미나게 읽을 수밖에 없었다. 세계사에서 우리나라가 직접적으로 영향을 끼친 것은 금속활자가 대표적이다. 물론 발명 시기와 활용시기에는 다소 차이가 있었다. 그만큼 우리 기술도 근대이전에는 밀리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 이 책 속엔 한국은 미비하다. 어쩔 수 없다. 넓고 넓은 세상의 주인은 계속 바뀌었고, 그간 아시아는 중국을 중심으로 알려져 있었다. 로마, 영국, 독일, 러시아, 일본 등의 강대국은 세계사를 아주 화려하게 차지하고 있다. 세부적인 내용 중 미처 접해보지 못한 사건보단 저자의 비유가 더욱 돋보였다. 가령 로마의 10세기가량의 지배기간을 최근 강성국가에 비교하는 대목이 특히 그랬다. 미국과 로마를 바꿔보면 재미있다. 일반 세계사 책은 흐름이 중요하고 각종 연도와 지역에 대한 기록과 사진이 첨부되는데, 이 책은 짧은 세계사답게 간략하면서 빠르다. 종교에 관한 내용이 신선했다. 이슬람과 기독교 간의 현재까지 이어진 전투(모스크가 엄청 많이 지어지고 있다고 한다)와 불교의 태동, 그리고 여러 종교들이 성장하는 배경과 인간의 계몽 속도의 관계를 보면 진보를 거듭하며 성장한 인류에 감사하게 된다. 불안정적인 속성때문에 결코 완벽한 평화는 유지되지 않을 것 같다. 저자도 말미에 세계정부를 꿈꾸는 이들이 또한번의 불장난을 저지를 공산이 있다고 한다. 아프리카 국가들이 독립한지 얼마 안됐지만, 내전을 종식하고 자원의 저주를 풀고 제자리를 찾아 세계사의 맹주가 되길 조금 기대하고 있다. 그래야 대륙간 균형이 맞는다. 세계사는 세상을 보는 틀과 개인과는 다르게 크게 움직이는 세상을 알게 되는 안내판이다. 공산주의와 독재자의 탄생에는 짧게나마 지속된 흉작 혹은 경제피폐가 그 배경이 되었다. 당위성을 찾기 어려운 스탈린의 등장과 밑도 끝도 없는 종교전쟁 등은 생각해볼거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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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운 가슴으로 세상을 훔쳐라 - 소프트뱅크 손정의 회장의 경영 철학
마쓰모토 유키오 지음, 노경아 옮김 / 스페이스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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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정의가 워낙 출중한 인물이라 관련 서적도 많이 읽었고, 대개 모르는 내용이 없어서 어떨까하며 읽었는데

의외로 빌게이츠와의 비교가 신선했다. 그리고 5단계로 분류한 발전 추이는 많은 공부가 되었다. 10~20년을 내다본다는

것은 도대체 얼마나 대단한 일일까? 그 계통에 통달을 해야 흐름이 보일 것이다. 손정의는 전공이 소프트웨어와는 하등의

관계가 없지만 탁월한 사업가 소질로 발명을 하여 자본금을 만들고 그것을 토대로 흐름을 읽고 정공법으로 투자를 하여

엄청난 거부를 일궜다. 그런데도 멈추지 않고 성장을 향하고 있으며 경영 일선에 있다. 60대엔 회사를 물려준다는 그의

계획대로 엄청나게 에너지를 발산 중이다. 배우지 않을 수가 없다. 동반성장을 좋아하고 아시아를 각 국가로 쪼개보는 게

아닌 전체로 보고 통합을 시도한다. 료마의 영향력도 대단했지만, 손정의의 의지와 하고자하면 끝장을 보는 기질도

그의 성공의 큰 자산이자 밑거름이었다. 유한한 시간을 최대한 활용하여 거듭 매진하는 그의 열정과 생활 자세를 보면

인간이 다다를 수 있는 극한의 자기 개발의지를 엿보는 것 같다. 회사의 진화 또한 매우 이채롭다. 미국에서의 성공은

뒤로 한 채, 태어난 곳에서 해야할 도리가 있다며 돌아가 사업을 일으키고 야후를 시가보다 5배는 더 지불하고 구매하는

행보와 아이폰 도입, 방송통신 결합 등 IT계에서 일어나는 거시적이고 인프라 관련된 진화는 손정의가 큰 역할을 이미

했다. 70%만 승산이 있어도 승부를 겨뤄본다는 그의 승부사 기질도 그저 멋질 뿐이다. 많이 배운다. 얇지만 담백하고

크게 손정의를 함축적으로 독자에게 전달해주는 필자의 준비성도 훌륭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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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벌레 이야기 - 독서중독을 일으키는 진짜 벌레들의 유쾌한 반란
스티븐 영 지음, 우스이 유우지 엮음, 장윤선 옮김 / 퍼플카우콘텐츠그룹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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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 작가의 귀여운(?)상상력에 장단을 맞추며 빠르게 읽을 수 있던 책이었다. 깊이라기보단, 그냥 관점을 달리하여 글을 쓰는 재미를 선사했다고 할까? 벌레 중에는 나와 똑같은 유형도 있었다. 작가에 따르면, 나는 도서관에서 그 벌레에 감염된 셈이다. 엄청나게 많은 책을 고르고 정작 다 읽어보지도 못한 채, 두어권을 빌리고 집에 가서 다 읽고 다음 날 또 도서관에 가 좋은 자리를 맡고 서가에서 이런 저런 다양한 장르의 사회과학, 경제경영, 시사잡지를 몽창 싸들고 앉는다. 그런데 그 순간에 너무나 행복하고 기쁘다. 지식의 보물섬에 홀로 앉아 있는데, 게다가 학교 도서관이 에어컨도 빵빵하고 아름다운 친구들도 많고, 지하로 내려가면 사먹을 간식들이 종류별로 다양하게 즐비해있다. 천국. 사물함에서 그 전날 읽지 못한 책을 마저 읽고 반납한 후, 같은 패턴으로 양서를 간추린 후, 빌리고 집에 가는 내내 지하철에서, 혹은 카페에서 친구를 기다리며 그 책을 음미하며 읽는다. 히틀러와 스탈린의 책을 읽으며 시대가 인물을 만들고 죄악을 빗는다는 사실을 발견하며 씁쓸해하기도 하고, 토마스 만의 책을 읽으며 참으로 어려운 내용일세 하고 투덜거리며 번역서를 읽는다. 마키아벨리의 군주론은 몇 번씩 읽고 손무의 손자병법도 그냥 좋다니까 읽는다.

신간을 제일 먼저 선점한다. 따끈따끈한 신간을 먼저 읽는 순간, 천국을 체험하고, 반납 서가나 예약 서가에서 요즘 잘나가는 책을

살펴뒀다가 나중에 챙겨서 읽는다. 양서를 고르는 게 생각만큼 쉽지는 않아서 그런 식으로 선별을 하면 괜한 시간 낭비를 줄일 수 있다. 미친 듯이 바쁠 땐, 연체료를 내가며 간신히 책을 읽고 반납하며, 친구들이 책을 추천해주거나(물론 최근 2년내 주류나 비주류 정치인에 관한 서적 혹은 급진사상에 관한 책은 가려가며 읽는다.)선물해주면 무척 좋았다. 책벌레에 성향을 추가하면 더 좋을 것 같다. 추천해주는 사람들의 책이 그 사람의 내용과 수준(?)을 내포하니 말이다. 아무튼 이 책은 나의 추억의 시간을 되감기에 더없이 좋은 자극원이었고, 독특한 작자와의 첫조우라 기뻤다. 간혹 던지는 재료 중에 무척 쓸만한 사실들이 많다. 읽을 책을 선정하는데도 도움이 되었고, 그림은 좀 잘 그려야겠다는 생각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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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에 보내는 상자 - 믿고, 사랑하고, 내려놓을 줄 알았던 엄마의 이야기
메리 로우 퀸란 지음, 정향 옮김 / 매일경제신문사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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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히 잊혀졌던 기억일 뿐, 그것의 가치는 전혀 퇴색되지 않았다. 오히려 더욱 값져진 골동품처럼 향수와 정서를 담아 나를 움직인다. 어머니와 딸의 메모, 편지는 그들의 삶이 어떤 식으로든 연결지어졌으며, 한정된 시간 속에서 감정을 전달하며 울림을 만든다. 당시에는 간소한 일이지만, 훗날 돌이켜보면 그것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자신의 일부가 된다. 스라져가는 기억을 가까스로 붙잡아도 우리 존재자체가 사라질 즈음엔 도대체 그것의 의미는 무엇이었나 물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것에 대한 답은 삶 전체를 가꿔나가는 자세로 찾아야 한다. 어머니와의 관계는 다른 이들도 흡사하지만, 자신에게는 유일한 느낌이자 경험이다. 그곳에는 진보도 발전도 없다. 오롯이 따스함과 친밀함이 있을 뿐이다. 윤리와 도덕이 도전을 받는 시대가 오고, 모성애가 단순히 종족 번식의 용도라도 하여도, 우리는 누군가와의 관계에서 맺어지는 감정과 기억을 단순히 뉴런과 대뇌피질에 의존한 화학작용으로 치부해선 곤란하다. 스스로 삶의 가치를 부여하고 자신을 사랑하듯이 그저 나니까, 그리고 어머니니까, 또 나의 누구이니까란 이유만으로도 그 순간, 그리고 유한한 시간 속에서 이뤄지는 이야기에 의미를 두어야 한다. 디지털과 아날로그의 경계선이 어머니와 자녀간에는 없기를 바란다. 인간 관계는 모두 아날로그였으면 좋겠다. 활자와 영상 중심이 아닌, 체온을 느끼는 순수하며 유일한 경험 위주의 세상이 지속적으로 인류 문화에 뿌리를 잃지 않기를 바라며, 나 또한 펜을 쥐고 일기를 쓰련다. 잃어버리면 어떠랴.

나는 타이포그래피로 내 정서를 담아서 훗날 꼬부랑이가 되었을 때. 웃을 일 하나쯤 만들어볼 심산이다. 이 책은 그런 점에서 엄청난 선물을 나에게 준 셈이다.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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